대형 SUV가 패밀리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상황에서도 카니발은 넓은 공간과 뛰어난 활용성을 앞세워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카니발'이 차지하는 위치는 이미 독보적이다. 대형 SUV가 패밀리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상황에서도 카니발은 넓은 공간과 뛰어난 활용성을 앞세워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또 최근에는 단순 가족용 MPV를 넘어 의전과 비즈니스, 레저를 모두 아우르는 다목적 차량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 가운데 새롭게 등장한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는 기존 카니발과 하이리무진 사이의 새로운 선택지로 볼 수 있다. 하이리무진이 제공하던 높은 실내 공간과 개방감을 보다 현실적인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모델로, 단순히 루프 높이를 높인 파생 모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는 기존 카니발과 하이리무진 사이의 새로운 선택지로 볼 수 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존재감은 유지하고 공간은 더욱 여유롭게
차량을 처음 마주하면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부분은 역시 높아진 차체다. 일반 카니발과 비교하면 전고가 270mm 높아졌지만 실제 비례감은 예상보다 자연스럽다.
단순히 지붕을 덧붙인 듯한 모습이 아니라 루프 디자인이 차체와 부드럽게 연결되면서 전체적인 실루엣은 오히려 더 안정적이다. 기존 하이리무진에서 경험했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과도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다.
전면부는 카니발 특유의 웅장한 인상을 그대로 유지했다.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과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대형 MPV다운 존재감을 강조하고, 측면에서는 길게 이어지는 차체와 높아진 루프가 만나 더욱 당당한 비율을 완성한다.
후면 역시 수직형 리어램프와 넓은 테일게이트 구성이 안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한다. 또 하이루프 전용 보조제동등과 크롬 장식이 더해져 일반 모델보다 한층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카니발 하이루프의 진짜 가치는 문을 열고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작된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높아진 천장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거실
사실 카니발 하이루프의 진짜 가치는 문을 열고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높아진 루프 덕분에 머리 위 공간이 넉넉하게 확보되면서 실내 전체가 일반 카니발보다 훨씬 넓게 느껴진다. 숫자로 표현되는 공간 이상의 차이를 체감하게 되는데, 특히 2열과 3열 승객이 느끼는 개방감은 기대 이상이다.
실제로 탑승해 보면 몸을 세운 상태에서도 여유가 충분하고, 차량 내부를 이동하거나 아이를 돌보는 상황에서도 훨씬 편안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어 보인다. 장거리 여행에서 반복적으로 승하차하거나 실내에서 움직일 일이 많은 패밀리카 특성을 고려하면 이런 변화는 생각보다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실내 천장에는 스웨이드 소재가 적용돼 촉감과 시각적인 만족감을 동시에 높인 부분도 눈에 띈다. 또 후석 LED 독서등은 야간 이동 시 활용성을 높여준다. 전반적으로 일부 옵션을 추가한 것이 아니라 이동 공간 자체의 분위기를 한 단계 끌어올린 느낌이다.
해당 모델 실내 전체를 둘러보면 하이리무진에서 느껴졌던 프리미엄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일상적인 활용성은 더욱 높인 구성이라는 점이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카니발 하이루프는 국내에서 3.5리터 가솔린과 1.6 터보 하이브리드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운영된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부드럽고 여유로운 파워트레인
카니발 하이루프는 국내에서 3.5리터 가솔린과 1.6 터보 하이브리드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운영된다. 이번 시승에서 경험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대형 MPV에 기대하는 부드러운 주행 감각을 충실하게 구현한 모습이었다.
시동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실내는 상당히 조용하고 계기판을 확인해야 차량이 출발 준비됐다는 사실을 인식할 정도로 엔진 존재감이 크지 않다. 또 출발 역시 전기모터가 먼저 움직이면서 매우 부드럽게 시작된다.
신호가 바뀌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량은 무게감 있는 차체를 예상보다 가볍게 밀어낸다. 스포티하게 튀어나가는 성격은 아니지만 운전자의 의도에 맞춰 자연스럽게 속도를 높여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도심에서는 전기모터 개입 비중이 높아 저속 주행이 상당히 매끄럽다. 변속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정체 구간에서도 엔진 개입이 최소화되면서 대형 MPV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가 이어진다.
카니발 하이루프의 가장 큰 장점은 장거리 이동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긴 여정일수록 더욱 빛나는 승차감
카니발 하이루프의 가장 큰 장점은 장거리 이동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장마철 우천 상황에도 고속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높여보니 차체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세를 유지하고, 긴 휠베이스에서 오는 묵직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높아진 루프를 적용했음에도 차체가 흔들리거나 불안정하다는 느낌은 거의 없으며, 직진 안정성도 기대 이상이다.
해당 모델은 승차감 역시 기존 카니발이 가진 장점을 그대로 이어간 모습이다. 과속방지턱이나 노면 이음새를 통과할 때 충격을 한 번 걸러낸 뒤 실내로 전달하는 느낌이 강하고, 서스펜션은 단단하기보다 부드러운 성향으로 세팅돼 장거리 이동에서 피로를 줄여준다.
급격한 차선 변경이나 코너링에서는 스포츠 SUV처럼 민첩한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이동하는 MPV 본연의 성격을 고려하면 오히려 이러한 세팅이 더 잘 어울린다.
카니발 하이루프는 하이리무진이 다소 부담스러웠던 소비자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가격으로 비슷한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부분이 매력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하이리무진과 일반 카니발 사이 가장 현실적 선택
이번 시승을 통해 확인한 카니발 하이루프는 단순히 천장만 높인 모델이 아니었다. 기존 카니발의 뛰어난 활용성과 하이리무진의 개방감, 그리고 하이브리드 특유의 정숙성과 효율성을 하나의 패키지로 완성하면서 새로운 MPV의 방향성을 제시한 모델에 가까웠다. 특히 장거리 여행이 잦은 가족이나 의전과 비즈니스 이동을 동시에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높아진 실내 공간이 제공하는 만족감은 생각보다 훨씬 크게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리무진이 다소 부담스러웠던 소비자들에게는 보다 현실적인 가격으로 비슷한 공간 경험을 제공하고, 일반 카니발보다 한층 여유로운 이동 환경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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