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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시대”… 코골이·층간소음 잡는 수면 이어폰 ‘앤커 사운드코어 슬립 A30’

2026.08.26. 09: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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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질이 곧 삶의 질로 직결되는 시대다. 웨어러블 수면 측정 기기부터 백색소음 기기, 스마트 매트리스까지 ‘슬립테크(Sleep Tech)’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는 배경에는 만성적인 수면 부족과 층간소음, 코골이 등 일상적 소음 스트레스가 자리한다. 단순히 잠을 자는 것을 넘어, 얼마나 깊고 안정적으로 잠들 수 있는지가 새로운 소비 기준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글로벌 전자기기 브랜드 앤커가 세계 최초로 ANC를 탑재한 수면 특화 이어폰 ‘앤커 사운드코어 슬립 A30’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A30은 능동형 소음 제거(ANC)와 수동형 차음(PNC)을 결합한 듀얼 차단 시스템을 통해 외부 소음을 능동적으로 억제하고, 이어팁 구조를 통해 물리적 차단 효과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3단계 코골이 마스킹 기능과 AI 기반 뇌파 오디오 기술을 더해 사용자의 수면 환경과 상태에 맞춘 사운드를 제공한다. 전작 대비 더욱 얇아진 초슬림·초경량 설계 역시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까지 고려한 설계라는 점에서 차별화를 시도한다. 단순한 ‘조용한 이어폰’을 넘어, 숙면을 위한 통합 솔루션을 표방한 A30이 슬립테크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앤커 사운드코어 슬립 A30

앤커 사운드코어 슬립 A30 구성품

국내 소비자에게 앤커(Anker)는 여전히 보조배터리와 충전기로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다. 그러나 이 회사의 오디오 전문 서브브랜드 ‘사운드코어(soundcore)’는 단순한 파생 라인을 넘어 독립적인 음향 브랜드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왔다. 초기에는 합리적인 가격대에 준수한 음질과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하는 ‘가성비’ 중심의 중·고급형 오디오 브랜드로 시장에 안착했다면, 최근에는 자체 음향 튜닝 기술과 고도화된 ANC(Active Noise Cancelling), 그리고 AI 기반 사운드 최적화 기능까지 앞세우며 기술 중심 브랜드로 체질을 전환하는 모습이다.

특히 무선 이어폰과 헤드폰 라인업에서 독자적인 드라이버 설계와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결합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며, 사용자 환경에 맞춰 소음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적응형 ANC와 개인화 오디오 기능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단순히 가격 대비 성능을 내세우는 브랜드를 넘어, 기술 완성도와 사용자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 오디오 전문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침실에 녹아드는 미니멀 디자인

‘앤커 사운드코어 슬립 A30’의 케이스는 제품의 지향점을 그대로 드러내는 디자인 언어를 채택하고 있다. 수면 특화 이어폰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전체적인 외형은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리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형태는 낮고 넓게 퍼진 원형에 가깝다. 상·하판이 완만한 곡률로 이어지며 손에 쥐었을 때 모서리의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매트한 화이트 컬러 마감은 빛 반사를 최소화해 차분한 인상을 주며, 침실 환경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톤이다. 상단에는 사운드코어 로고가 절제된 크기로 음각 처리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과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전면부에는 3개의 LED 인디케이터가 수평으로 배치되어 있다. 점 형태의 LED는 시각적 존재감을 최소화하면서도 배터리 잔량 및 충전 상태를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실제 점등 시에도 과도하게 밝지 않아, 야간 환경을 고려한 설계라는 점이 읽힌다. 이는 수면용 제품이라는 카테고리 특성을 반영한 세심한 디테일로 해석된다.

전면 LED를 통해배터리 잔량 및 충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뒤쪽에는 충전을 위한 USB 타입C 포트가 있다. 아쉽지만 무선 충전은 지원하지 않는다. 옆에는 블루투스 연결을 돕는 버튼이 마련되어 있다.

슬립 A30의 충전 케이스는 수면용 제품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콤팩트한 체급을 지향한다. 실제 크기는 지름 약 65mm, 높이 30mm 수준으로, 손바닥 위에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원형에 가까운 폼팩터다. 일반적인 무선 이어폰 케이스가 ‘주머니 수납’을 전제로 세로 비율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슬립 A30은 낮고 넓은 비율을 택했다. 덕분에 협탁 위에 두었을 때 안정감이 있고, 시각적 존재감도 과하지 않다. 또한 바닥면은 미끄럼 방지 처리가 되어 있어 테이블 위에서 미끄러지는 일을 방지한다.

무게는 실측 기준 약 66g(이어버드 포함)이다. 손에 들었을 때 묵직함보다는 단단한 밀도의 느낌에 가깝다. 과도하게 가볍지도, 그렇다고 부담스럽게 무겁지도 않은 절묘한 균형이다. 휴대성 측면에서는 가방이나 파우치에 넣어도 체감 부담이 크지 않은 수준이며, 침실 내 고정 배치 용도로도 안정적이다.

한 손으로 쉽게 열고 닫을 수 있는 슬라이딩 구조를 채택했다. 케이스 윗부분을 손끝으로 밀면 내부 수납부가 드러나는 방식이다. 위로 젖혀 여는 구조가 아니라, 상판이 레일을 따라 이동하며 열리는 설계라 공간 점유가 적고 동작이 간결하다. 침대 옆 협탁이나 좁은 공간에서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면용 제품의 콘셉트와 맞닿아 있다. 뚜껑이 크게 들리지 않기 때문에 시각적 움직임이 과하지 않고, 구조적으로도 불필요한 돌출부가 없다. 전반적으로 ‘열림’ 자체의 존재감을 최소화한 설계라고 볼 수 있다.

뚜껑을 열면 내부는 이어폰의 형태에 맞게 파여 있어 착탈이 자연스럽다. 이어폰은 자석으로 단단히 고정되는 구조라 케이스 가까이 가져가기만 해도 ‘착’ 하고 알아서 자리를 잡는다. 이 덕분에 수납 과정에서 손에서 미끄러져 이어폰을 떨어뜨리는 실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좌우 구분(L·R)도 명확한데, 잘못된 위치에 넣으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좌우가 뒤바뀔 일이 없다는 점 역시 편의성을 높인다.

아침까지 잊게 만드는 착용감

슬립 A30의 이어버드는 단순히 작은 수준을 넘어, ‘착용 사실을 잊게 만드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실제로 며칠간 사용해 보니, 아침에 일어나 이어버드가 여전히 귀에 꽂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는 순간이 반복된다. 수면 중 압박감이나 이물감으로 깨어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배경에는 물리적 설계 변화가 있다. 슬립 A30은 이전 모델인 ‘슬립 A20’ 대비 두께가 약 7% 더 얇아졌다. 수치상으로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귀 외부로 돌출되는 면적이 줄어들면서 체감 차이는 분명하다. 특히 옆으로 누워 잘 때 베개가 이어버드를 누르는 압력이 감소해, 장시간 착용 시 불편 요소가 크게 완화됐다. 

이어팁과 이어윙 등 부드러운 실리콘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특히 이어윙 내부에는 공기로 채워진 에어 쿠션이 적용되어 밀착 시 압력을 분산한다. 단단히 막는 차음 위주의 구조가 아니라, 압박을 완화하면서도 안정적으로 고정되는 방향이다.

이어팁과 이어윙은 실리콘 소재를 썼다.

이어윙 내부에는 공기로 채워진 에어 쿠션이 적용되어 있다.

구성품 역시 수면 특화 제품답게 세심하다. 사용자는 실리콘 이어팁과 폼 이어팁 중에서 자신의 귀에 맞는 타입을 선택할 수 있고, 이어윙 역시 여러 사이즈가 제공된다. 동봉 구성은 실리콘 이어팁 4쌍, 폼 이어팁 3쌍, 이어윙 3쌍으로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단순히 ‘기본 1~2개 사이즈’에 그치지 않고, 실제 착용 환경에 맞춰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리콘 이어팁과 폼 이어팁이 기본 포함되어 있다.

크기가 다른 이어윙도 포함되어 있다.

착용 방식은 직관적이다. 이어팁과 이어윙을 조합해 귀에 맞춘 뒤, 귀 안쪽 곡선을 따라 가볍게 밀어 넣는 방식이다. 하우징이 작고 둥글어 귀 안쪽 공간에 자연스럽게 안착하며, 실리콘 윙이 귀의 굴곡을 지지해 준다. 이 구조 덕분에 뒤척임이 반복되는 수면 중에도 쉽게 이탈하지 않는다.

사운드코어 슬립 A30 착용 모습

사운드코어 슬립 A30 착용 모습. 귀 바깥으로 노출되는 부분이 거의 없다.

사운드코어 슬립 A30(좌)과에어팟 프로(우) 착용 모습 비교

사운드코어 슬립 A30(좌)과갤럭시 버즈 프로 1세대(우)착용 모습 비교

혹시 수면 중 이어버드가 분리되더라도 이불을 뒤적이며 찾을 필요는 없다. 전용 앱을 통해 이어버드에서 비교적 큰 알림음을 재생할 수 있어, 주변에 있다면 빠르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디바이스 찾기 기능

무게 역시 한쪽 약 2.98g 수준으로 매우 가볍다. 수면용 이어폰에서 무게는 단순한 휴대성 문제가 아니라, 장시간 착용 시 귀에 누적되는 피로도와 직결된다. 슬립 A30은 이 하중을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낮췄다. 

배우자 코골이 대응 솔루션

: 생활 소음을 ‘잠들 수 있는 수준’으로

슬립 A30의 노이즈 캔슬링은 “음악 감상용 ANC”의 연장선이라기보다, 수면 환경을 전제로 설계된 ‘생활 소음 저감 시스템’에 가깝다. 핵심은 듀얼 노이즈 캔슬링(ANC+PNC)에 있다. 즉, 마이크로 소음을 상쇄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과 이어팁·차음 구조로 물리적으로 막아주는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PNC)을 결합해 수면을 방해하는 소음에 대응한다.

특히 침실에서 가장 흔한 ‘적’으로 꼽히는 배우자 코골이에 유용성이 두드러진다. 코골이는 일정한 저주파 성분과 반복 패턴을 가진 소음이라, 수면 방해 체감이 큰 편인데 슬립 A30은 이 영역의 거슬림을 ‘완전히 제거’가 아니라 ‘수면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실제 체감은 소리를 통째로 삭제한다기보다, 코골이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선명한 소리”에서 “멀리서 들리는 둔탁한 소리”로 물러나는 쪽에 가깝다. 예민한 사람에게는 이 차이만으로도 잠에 드는 허들이 크게 낮아진다.

슬립 A30 기본 설정 화면 / ANC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다.

이어버드를 탭하여 ANC를 켜고 끌 수 있다.

반려동물의 움직임이나 숨소리, 세탁기·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의 동작음, 창밖을 지나는 차량과 오토바이 소음 등 생활 소음 저감에도 일정 수준의 효과를 보인다. 완전한 무음에 가까운 차단까지 기대하긴 어렵지만, 실제 체감은 ‘수면을 방해하지 않는 수준’까지 소음을 낮춰주는 방향에 가깝다. 또한 일반적인 노이즈 캔슬링에서 간혹 느껴지는 귀 먹먹함이나 압박감 역시 비교적 잘 제어한 인상이다. 단순히 소리를 강하게 눌러버리는 방식이 아니라, 생활 소음을 한 단계 완화하면서도 귀의 압력 균형을 고려한 튜닝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PNC 영역에서는 폼(foam) 이어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폼 팁은 귓구멍을 빈틈없이 채우며 차음을 강화하는 방식이라, 특히 사람 목소리·생활 소음처럼 다양한 대역이 섞인 소음에서 차음 효과가 더 크게 체감된다. 슬립 A30은 실리콘 팁 외에 폼 팁을 선택지로 제공해, 사용자가 “편안함 우선” 또는 “차음 우선”으로 세팅을 바꿀 수 있게 했다. 같은 ANC라도 착용 밀착도가 받쳐주면 성능 체감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수면 환경에 맞춘 합리적인 구성이다.

폼 이어팁을 이용해 소음을 물리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노이즈 캔슬링이 모든 소리를 없애주진 않는다. 갑작스러운 큰 소리, 고주파 위주의 날카로운 소리, 불규칙한 충격음까지 완벽히 지우는 제품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슬립 A30의 접근은 명확하다. “완전한 무음”이 아니라, 잠을 방해하는 생활 소음을 ‘충분히 낮춰’ 수면 진입과 유지에 도움을 주는 것. 이 목적에 한해서는 효과가 꽤 만족스럽다. 배우자의 코골이, 반복되는 가전 소음, 바깥의 교통 소리처럼 ‘매일 밤 반복되는 스트레스’에 지친 사용자라면, 슬립 A30의 노이즈 캔슬링은 단순 기능이 아니라 수면의 질을 바꾸는 실용적인 해법으로 체감될 가능성이 크다.

듣고, 분석하고, 덮는다: 3단계 코골이 마스킹

배우자 등 주변 사람의 코골이를 해결하기 위한 또 하나의 기능이 있다. 바로 ‘코골이 마스킹’이다. 코골이를 무조건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코골이로 인해 잠이 깨는 순간을 줄이기 위해 ‘덜 거슬리는 소리로 덮어’ 수면을 유지하게 하는 방식이다. “듣고→분석하고→마스킹하는 3단계 코골이 마스킹 시스템”이다.

코골이 마스킹 설정 화면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케이스다. 이어버드를 보관하는 케이스는 이어버드 충전 기능 외에 실시간으로 코골이를 감지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이어폰뿐 아니라 케이스도 감지 역할을 하는 구조다. 따라서 케이스는 코를 고는 사람과 1.5m 이내에 두는 것이 좋다. 다음 단계는 ‘적응형 코골이 마스킹 사운드’다. 코골이 소리에 맞춰 상쇄(또는 덮어쓰기)에 가까운 마스킹 사운드를 발생시켜, 사용자가 체감하는 자극을 낮춘다. 예를 들어 ‘나이아가라 폭포’ 같은 강한 수류음부터 ‘비 내리는 골목’, ‘속삭이는 시냇물’처럼 결이 부드러운 사운드까지 선택지가 다양하다. 이는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며, 케이스의 코골이 트래킹에 의해 적합한 사운드를 자동으로 추천해주기도 한다. 감지된 코골이 소리에 따라 실시간으로 오디오 볼륨이 조정된다.

이를 통해 배우자의 코골이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더라도, 그 존재감이 한 단계 내려가면(선명한 소리 → 배경 소음 수준) 수면 진입이 쉬워지고, 중간에 깨는 일도 줄어든다. 모든 소리를 ‘삭제’하는 만능 해법은 아니지만, 침실에서 반복적으로 사람을 깨우는 자극을 ‘덜 깨는 형태’로 바꾸는 효과는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소음을 막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잠들기 좋은 소리를 고르는 오디오 라이브러리

슬립 A30의 수면 기능은 ANC와 코골이 마스킹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운드코어 앱의 오디오 라이브러리에는 수면 이야기와 명상, 뇌파 오디오, 백색 소음, 이명 마스킹 등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외부 소음을 줄이는 동시에 사용자가 편안하게 느끼는 소리로 수면 환경을 채울 수 있는 구조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명상·수면 앱 ‘Calm’과 협업한 프리미엄 오디오 콘텐츠다. 별도의 Calm 앱으로 이동하지 않고 사운드코어 앱 안에서 수면 이야기와 명상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수면 이야기는 픽션과 여행·기차, 자연 등의 주제로 나뉘며, 20~40분가량의 내레이션을 들으며 잠을 청할 수 있다. 명상 메뉴에는 긴장을 풀거나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초점을 맞춘 세션이 담겼다. 다만 Calm 콘텐츠는 영어 원문으로 제공되므로 한국어 내레이션을 원하는 사용자에게는 다소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Calm - 수면이야기

Calm - 명상

‘뇌파 오디오’는 잠들기 전 머릿속을 단순한 소리 패턴에 집중시키고 싶을 때 활용할 만하다. 별이 빛나는 하늘과 바다처럼 수면에 초점을 맞춘 음원부터 깊은 집중, 생산성 명상, 내면의 평화 등 집중·명상용 콘텐츠까지 용도별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는 양쪽 귀에 서로 다른 주파수의 소리를 들려주는 바이노럴 비트 기술이 활용된다. 두 주파수의 차이를 이용해 뇌파를 안정적인 패턴으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다만 체감 효과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수면을 보장하는 기능이라기보다 취침 전 긴장을 낮추는 보조 사운드로 접근하는 편이 적절하다.

뇌파 오디오 및 백색 소음 기능

백색 소음 메뉴는 이름보다 범위가 넓다. 컬러 노이즈뿐 아니라 폭풍우와 강, 해안, 고요한 바다, 샤워, 텐트 위의 비, 바람, 캠프파이어 등 물·자연·생활 환경음을 폭넓게 제공한다. 특히 여러 소리를 동시에 선택하고 각각의 음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유용하다. 건조기의 일정한 작동음에 폭풍과 폭우 소리를 섞는 식으로 자신에게 편안한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정해진 음원을 반복해서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소음이나 취향에 맞춰 개인용 수면 배경음을 구성하는 셈이다.

이명으로 조용한 밤이 오히려 불편한 사용자를 위한 이명 마스킹 기능도 갖췄다. 앱에서 이명 주파수 매칭 테스트를 진행하면 현재 느끼는 소리의 높낮이에 따라 알맞은 마스킹 오디오를 추천한다. 음원은 저음·중음·고음·초고음 등으로 구분되며, 핑크 웨이브와 부드러운 빗소리, 시냇물, 차임 같은 다양한 소리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이명의 원인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의료 기능은 아니며, 주변음을 이용해 이명 소리가 상대적으로 덜 두드러지게 만드는 보조 기능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명 마스킹 설정 화면

최대 45시간, 수면에 맞춘 전원 설계

수면 특화 제품이라는 포지션에 걸맞게 배터리 설계 역시 ‘하룻밤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다. 앤커의 자료에 따르면 사용 시간은 이어버드 단독 최대 9시간, 충전 케이스를 포함하면 총 최대 45시간이다(ANC on, Bluetooth off 기준). 한 번 완충해 두면 며칠 밤은 별도 충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이어버드는 각각 38mAh, 충전 케이스는 80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수치만 보면 이어버드 자체 용량은 크지 않은 편이지만, 수면용이라는 사용 맥락을 고려하면 8시간 전후의 연속 사용 시간이 핵심이다. 일반적인 수면 시간이 6~8시간대임을 감안하면, 한밤중 배터리 부족으로 꺼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셈이다. 이어버드 완전 충전 시간은 약 1.5시간이다. 자기 전 짧은 시간 충전해도 하룻밤 사용에 필요한 용량을 확보하기에 충분하다.

한편 슬립 A30은 기본적으로 블루투스 모드와 로컬 모드를 지원하는데, 두 모드의 차이는 단순 연결 방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블루투스 모드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음악, 스트리밍 사운드, 앱 기반 마스킹 오디오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방식이다. 반면 로컬 모드는 이어버드 내부에 저장된 오디오를 직접 재생하는 구조로, 블루투스 통신을 사용하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한 마스킹 사운드를 이어버드 내부에 저장하면 블루투스 연결 없이 쓸 수 있다. 이 방식은 무선 연결에 따른 전력 소모가 줄어들기 때문에 배터리 사용 시간이 더 길어지는 장점이 있다.

취침시 원하는 오디오를 선택해 들을 수 있다.

실사용 관점에서는 “자기 전에는 블루투스로 다양한 사운드를 탐색하고, 잠든 이후에는 로컬 모드로 전환해 저전력 상태로 유지”하는 운용이 가능하다. 수면용 제품에서 중요한 건 하룻밤 동안 꺼지지 않는 안정성인데, 로컬 모드는 그 안정성을 높여주는 수단이 된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앱 내 ‘잠든 후 자동 전환’ 기능이다. 수면 감지 이후 이어버드 동작을 어떻게 변경할지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자기 전에는 블루투스로 다양한 사운드를 듣고, 잠든 이후에는 로컬 모드로 전환해 저전력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면 후 로컬 오디오만 유지하고 ANC를 끄는 방식, 오디오를 완전히 일시 중지하고 기존 ANC 설정만 유지하는 방식, 오디오와 ANC를 모두 유지하는 방식 등으로 세부 선택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개인별 숙면을 위한 맞춤 설정은 물론이고,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도구로 쓸 수 있다. 잠들기 전에는 코골이 마스킹 사운드나 백색 소음을 재생하다가, 깊은 수면 단계로 들어가면 불필요한 기능을 줄여 전력을 아끼는 식의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사용자 취향에 맞춘 ‘수면 시나리오’를 설계할 수 있는 셈이다.

알림 및 알람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수면용이지만, 충분한 오디오 성능

수면에 특화된 슬립 A30은 ‘고음질 음악 감상용 TWS’를 타깃으로 한 제품은 아니지만 충분한 수준의 오디오 성능을 내며, 가벼운 음악 감상이나 유튜브·넷플릭스 시청, 취침 전 콘텐츠 소비용으로도 만족스럽다. 4.7mm급 소형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하며, 블루투스 코덱은 SBC와 AAC를 지원한다.

4.7mm급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실제 음악을 들어보면 베이스가 약간 존재감을 갖지만 과도하게 부풀려진 느낌은 아니며, 고역 또한 자극적이지 않다. 특히 장시간 착용과 수면 환경에서 피로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둔 탓인지 저·중·고음이 비교적 고르게 배치된 온화한 음색이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순하고 부드러우며, 자극적인 V자 튜닝이 아니라 플랫에 가까운 성향이다. 다만 공간감, 해상력, 다이내믹 표현력 측면에서는 상급 음악 감상용 TWS와 직접 비교하기엔 한계가 분명하다.

슬립 A30은 이전 세대 A20에는 없던 통화용 마이크를 새로 탑재했다. 통화 기능은 기본적으로 꺼져 있으며, 수면 중 방해를 막기 위해 앱에서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통화 시 음성 전달력은 준수하며, 실내 환경에서는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어폰을 넘어, 잠드는 환경을 설계하다

슬립 A30은 잠들기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착용한 동안의 수면 상태를 분석해 앱으로 보여준다. 아침에 사운드코어 앱을 열면 수면 점수를 중심으로 총수면 시간과 침대에서 보낸 시간, 각성 횟수, 수면 효율, 수면 시작 지연 시간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시간대별 변화를 그래프로 볼 수 있으며, 잠자리에 든 시각과 일어난 시각도 함께 기록돼 자신의 취침 습관을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된다.

수면 분석 화면

정리하면, 슬립 A30을 일반적인 완전무선 이어폰의 기준으로만 평가하면 제품의 핵심이 흐려진다. 고해상도 음원이나 화려한 음질보다 하룻밤 내내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는 형태와 생활 소음 저감, 코골이 마스킹, 수면용 오디오 콘텐츠에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외부 소음은 ANC와 이어팁으로 낮추고, 남은 소리는 마스킹 오디오로 덮으며, 잠든 뒤에는 설정에 따라 재생 방식과 ANC 상태까지 바꿔준다. 여러 기능이 ‘편안하게 잠들고 깨지 않도록 돕는다’는 하나의 목적을 향한다.

가장 추천할 만한 대상은 배우자의 코골이와 가전제품 작동음, 창밖 교통 소리처럼 밤마다 반복되는 소음으로 잠들기 어려운 사용자다. 한쪽 약 2.98g의 작고 얇은 이어버드는 옆으로 누워 자는 사람에게도 비교적 부담이 적다. 호텔이나 기차·비행기 등 낯선 환경에서 잠을 청해야 하는 출장·여행이 잦은 사람, 평소 백색 소음이나 명상 오디오를 재생해 두는 사람에게도 활용도가 높다. Calm 수면 이야기부터 뇌파 오디오, 직접 조합하는 환경음과 이명 마스킹까지 한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물론 모든 소리를 완전히 없애주는 제품은 아니다. 갑작스러운 충격음이나 날카로운 고주파 소음은 남을 수 있으며, 이어폰을 착용한 채 자는 것에 적응하는 시간도 개인마다 다르다. 코골이와 이명의 원인을 치료하는 의료기기도 아니다. 음악 감상이 주목적이거나 해상력과 공간감, 다양한 고음질 코덱을 중시한다면 일반적인 상급 TWS 이어폰이 더 적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슬립 A30이 지닌 의미는 분명하다. 수면 이어폰을 단순히 작은 이어폰이나 백색 소음 재생기에 머물게 하지 않고, 소음 감지와 차단, 마스킹, 콘텐츠, 수면 후 자동 전환까지 연결된 개인 맞춤형 수면 도구로 확장했다. 매일 밤 반복되는 소음을 참는 대신 자신에게 맞는 소리 환경을 만들고 싶은 사용자라면, 슬립 A30은 ‘음악을 듣기 위한 이어폰’보다 ‘더 편안한 밤을 위한 슬립테크’로 선택할 가치가 있는 제품이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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