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리뷰: 기타루맨 Lives! (P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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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의 국내 정식 발매 초창기에 선보였던 리듬 액션 게임 ‘기타루맨’은 상당한 재미와 게임성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고, 훗날 염가판이 저렴한 가격에 발매되기도 했지만, 게임성에 비해선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게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물론 필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이러한 현실이 아쉬웠던 것 일까. 이 게임이 ‘기타루맨 Lives!’라는 이름을 달고 PSP에 부활하고 말았다. 철 지난 게임 우려먹기가 계속되는 PSP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타루맨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이 게임을 이동하면서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가운 것은 숨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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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그대로입니다
기타루맨 Lives!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아날로그 스틱과 4개의 버튼을 이용해 기타를 연주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코나미의 기타 연주 게임인 ‘기타프릭스’ 같은 식은 아니다. 물론 ‘디제이맥스’ 같은 건반형 게임과도 다르다. 어찌 보면 꽤 색다른 입력 방식을 요구하는 게임인 것이다.
사실 이 게임의 특징은 최대한 키 입력 방식을 단순하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기타를 치는 느낌을 강하게 내고 있다는 점이다. 대전 상대와의 배틀 모드를 제외하면, 아날로그 스틱을 표시되는 라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나오는 바에 해당하는 버튼을 적절히 눌러 주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아날로그 스틱을 계속 움직여 주면서 바의 길이만큼 버튼을 입력하는 식이기 때문에, 부드럽게 이어서 연주한다는 느낌이 꽤 강하게 와 닿는다. 물론 게임에 사용되는 곡도 상당히 듣기 좋고, PS2 초창기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모델링이나 영상 수준도 높은 편이다.
이미 이 게임을 해 본 사람이라면 주인공이 여주인공의 옆에 앉아 어쿠스틱 기타의 음색을 들려주던 스테이지를 기억할 것이다. 연주가 계속될 수록 조용히 잠에 빠져드는 그 장면은 음악과 게임 화면이 조화를 이루며, 기타루맨이 의도하는 본연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동영상은 물론 게임 화면의 퀄리티도 상당히 높다 |
사실 기타루맨의 캐릭터들은 그리 멋지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편이지만(조금 귀여운 느낌이 들기는 한다) 개성이 살아 있다. 그리고 동영상 퀄리티도 받쳐주기 때문에 귀 뿐만 아니라 눈까지 즐거운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어려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쉬운 게임, 그리고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 바로 기타루맨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PSP 버전의 기타루맨 Live!는 과연 PS2 버전과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라고 질문을 던지고 싶지만, 서두의 제목만 보고도 이미 모든 것을 유추했을 테니 쓸데 없는 말은 그만두도록 하겠다. 그렇다. 게임에 대한 부분은 달라진 점이 전혀 없는 것이다.
화면 비율이 변경된 점을 제외하면 게임 화면이나 메뉴 등 모든 부분이 동일하다. 게임 악보나 난이도도 물론 동일하고 동영상이나 스테이지 화면 역시 같다. 원작이 한글화 되었던 탓에 PSP 버전 역시 한글화 상태로 발매된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이 게임의 원작은 PS2이고 사실 PSP의 성능은 이보다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과의 퀄리티 차이를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 참으로 대단하다. 화면이 작아졌기 때문인지 오히려 영상은 더욱 깔끔한 느낌이고 말이다. 뭐랄까 추가된 부분은 부족하지만 게임의 이식도 자체는 상당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이제 대전으로 놀아보자
이렇듯 PSP 버전이 PS2와 동일한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다른 점은 있다. 바로 애드혹 모드로 2인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 2인 플레이에는 대전 모드와 협주 플레이 모드가 준비되어 있는데, 대전이야 뭐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고, 협주 플레이에 대해서 조금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협주의 진행 방식은 서로에게 조금씩 다른 형태의 악보가 등장하고 두 사람이 연주를 시작하면 이 두 소리가 멋지게 어우러지는 것이다. 사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연주에 열중하게 되기 때문에 협주 소리가 잘 들리지는 않겠지만 컨셉 자체는 단순한 대결보다 오히려 나은 듯 하다.
만일 당신의 옆에서 커플이 함께 연주하며 러브러브 어택을 날린다면~?! 게다가 협주 모드에서 눈 여겨 볼 만한 것은 협주 모드에서만 연주할 수 있는 새로운 음악이 2곡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이왕이면 스토리 모드에도 추가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어쨌든 팬들에게는 희소식인 셈.
MP3 플레이어로도 사용할 수 있는 PSP의 기기 성격에 걸맞게 PS2 버전에는 없었던 쥬크 박스 모드도 추가되었다. 마음에 드는 곡이 있다면 게임을 플레이 하지 않아도 이동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기타루맨의 음악 중에 좋은 것이 꽤 많은지라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 생각된다.
민감한 것은 조작감
마지막으로 다룰 부분은 조작감이다. 사실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신경 쓰게 되는 것이 PSP로 기타루맨 특유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느냐 하는 것일 텐데, 결론적으로 말해 이런 리얼한 손맛은 이번에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아니, 어찌 보면 더 쉬울 수도 있겠다. 기타루맨에서는 아날로그 스틱을 계속 입력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다 보면 은근히 왼손 엄지손가락에 힘이 빠지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PSP 버전은 아날로그 스틱을 보다 가벼운 힘으로 조작할 수 있기에 동일한 곡을 연주해도 힘이 빠져 실수할 확률이 적은 것이다.
버튼이야 양쪽 기기의 배치가 동일하니 감각이 크게 다를 일도 없고 말이다. 물론 오래 플레이 하게 된다면 패드보다 무거운 PSP 쪽이 더 피로감을 느끼게 되겠지만, 전체적으로는 PS2 버전에 비해 더 낫다는 느낌이다. 단, 출현하는 버튼을 정확하게 눌러 주는 배틀 모드의 경우에는 PS2 버전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이것은 와이드 화면 때문인데, 상하에서 등장하는 버튼의 경우 볼 수 있는 시간이 적고, 또 액정 자체의 잔상으로 인해 빠르게 내려오는 버튼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버튼을 눌러 줄 때의 느낌도 거의 살아나지 않기에, 동일하이지만 난이도 자체는 PSP 버전이 더 높다는 느낌이 들었다.
재미있습니다, 재미있어요~!!
처음부터 예상되었던 것이긴 하지만 PSP가 등장하면서 과거의 명작이나 한번쯤 다시 해 보고 싶은 게임들이 많이 컨버전되고 있는 것 같다. 가끔은 ‘과연 PSP만의 오리지널 게임은 몇 퍼센트인거냐’라고 묻고 싶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가 일상화되다 보니 이제는 그런 쪽에 기대를 걸게 되는 상태라고나 할까.
어쨌든 이 게임은 PS2 버전과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은근히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된다. 짧은 시간을 즐기기에도 좋고, 음악을 감상하는 것도 즐겁다. 단지 곡 수가 너무 적다는 점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지만… (멀티플레이에서만 즐길 수 있는 2곡의 추가로는 부족하단 말이다!)
실제 해보기 전에는 별 것 아닌 게임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게임을 즐겨 보면 자연스럽게 중독되는 것이 바로 기타루맨이다. 아직 이 게임을 접해보지 못했다면 이 기회에 한번쯤 플레이 해 보기를 권한다. 그 생생한 조작감과 재미를 느끼는 순간 이미 기타루맨의 팬이 되어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