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리뷰: 사무라이 참프루 (P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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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 힙합 = 사무라이 참프루
사무라이 참프루는 2004년 일본 WOWOW에서 방영된 TV 애니메이션이다. 카우보이 비밥으로 유명한 와타나베 신이치로씨가 감독을 맡은 사무라이 참프루는 퓨전 장르의 사무라이 힙합 시대극으로 일컬어지고 있는데, 과거 일본의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브레이크 댄스를 연상케 하는 검술과 힙합 스타일의 배경음악, 개성적인 캐릭터 디자인과 현대적인 말투가 섞여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무겐, 진, 후우 세 사람이 '해바라기 향기가 나는 사무라이'를 찾는다는 단순한 내용이었지만, 독특한 장르 설정과 와타나베 감독의 스타일리쉬한 연출로 많은 인기를 얻은 바 있다. 그러한 사무라이 참프루가 방영 종료 2년 만에 게임화 되어 나타났는데,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시나리오와 게임만의 신캐릭터로 많은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럼 게임 속의 사무라이 참프루(이하 참프루)는 과연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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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은 깔끔한 작화로 좋은 평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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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 라이센스판 코믹스가 나오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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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참신한 게임을 만들기로 유명한 그래스하퍼가 제작 | 참고로 참프루는 오키나와 사투리로 '이것저것 뒤섞다'라는 의미 |
원작을 최대한 살린 구성
힙합 스타일, 혹은 그래피티라고도 할 수 있는 참프루의 화면 구성은 게임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데, 애니메이션의 곡이 그대로 쓰인 오프닝은 연출이나 구성이 애니메이션과 거의 흡사하기 때문에 위화감이 별로 들지 않는다. 캐릭터가 전부 3D로 제작되어 약간 당황스럽긴 하지만, 크게 딴지를 걸만한 수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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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인 오프닝 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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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곡인 Battlecry가 그대로 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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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애니메이션 오프닝 | 이것은 게임 오프닝. 3D인 것만 빼면 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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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의 신캐릭터 | 덕분에 새로 추가된 장면도 있다 |
게임 내에서도 참프루 만의 독특한 개성이 묻어 나온다. 수없이 접하게 될 로딩 화면은 음악 CD의 부클릿과 같은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으며, 로딩 화면의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에 기나긴 로딩 시간도 지루해지지 않는다.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키는 연출과 빠른 편집 속도를 이용한 화면 전환 등은 애니메이션에서 쓰였던 것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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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들어진 로딩 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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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도 다양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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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렇게 썰렁한 로딩도 간혹 있지만 | 참프루만의 개성적인 스타일로 점철되어 있다 |
CG 동영상과 실시간 랜더링 동영상, 게임 중에도 이와 같은 연출은 계속해서 사용되며,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제공하는 힙합 스타일의 배경음악이 이러한 연출을 훌륭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다. 또한 비트 박스를 연상시키는 게임 내 인터페이스나, 플레이어의 취향대로 바꿀 수 있는 배경 음악도 상당히 신선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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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약간 어색할 수도 있는 인터페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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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음악을 구입한 뒤 바꿀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 |
그래스하퍼 만의 독특한 액션
제작사인 그래스하퍼 매뉴펙쳐는 킬러7, 미시간 등 참신한 게임을 개발하기로 유명한 회사이다. 참프루는 겉으로 보기엔 애니메이션에 기반한 평범한 캐릭터 액션 게임으로 보일 지도 모르지만, 그래스하퍼는 참프루의 독특함을 최대한 살려내어 다른 액션 게임과 차별화하는데 성공했다.
앞서 말했듯이 참프루의 인터페이스는 비트 박스와 흡사하다. 인터페이스의 중앙에는 2개의 턴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는데, 각각의 턴테이블에 리듬 트랙을 설정할 수 있고 언제든지 우측 아날로그 스틱으로 트랙을 변경할 수 있다. 트랙은 배경음악을 바꾸는 데도 쓰이지만, 트랙마다 제공되는 콤보가 바뀌고 그 효과 또한 다르기 때문에 전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격이 싼 트랙은 콤보가 길어 다른 효과를 보기 힘들지만, 비싼 트랙은 콤보가 짧아 다양한 효과를 즉시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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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에서 트랙을 구입한 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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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테이블에 설정해두면 언제든 트랙을 바꿀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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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트랙은 콤보 루트가 많아 좋아 보이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 콤보가 짧으면 딜레이도 적고 효과 발동 루트도 짧다 |
콤보에 따른 효과 중 제일 눈에 띄는 것은 하이퍼 모드이다. 일직선의 기본 콤보 루트를 성공시키면 콤보 루트 중에 빨간색 사각형이 생기는 구간이 있는데, 이 구간의 콤보를 성공시키면 하이퍼 모드가 발동한다. 그리고 하이퍼 모드가 발동되면 짧은 시간 동안 화면이 붉게 변하면서 플레이어의 공격 스피드와 이동 스피드가 상승한다.
참프루는 어느 정도 자동 락온이 되기 때문에 하이퍼 모드에서는 버튼만 연타해줘도 화면 내의 모든 적들을 순식간에 쓸어버릴 수 있다. 또한 하이퍼 모드로 적을 없애면 적이 떨구는 돈이 증가하며, 텐션 게이지도 빨리 차기 때문에 기회가 될 때마다 하이퍼 모드를 발동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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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보 루트에 생긴 빨간 사각형이 하이퍼 모드 발동 루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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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된 버튼을 누르면 하이퍼 모드 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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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랴아아아 | 너희들은 이미 죽어있다 |
기본 콤보나 하이퍼 모드로 적을 없애면 화면 왼쪽 하단에 있는 스피커 게이지에 텐션이 누적된다. 스피커 게이지가 가득 차면 게이지 옆의 댄스맨(공식 명칭)의 머리에 별 마크가 뜨는데, 이 상태에서 등장하는 적의 머리 위에는 별 마크가 뜨게 된다. 별 마크가 떠있는 적을 한대 쳐주면 화면이 전환되며 패드의 버튼 하나가 랜덤으로 표시되는데, 이 버튼을 타이밍에 맞춰 쳐주면 참프루의 백미인 살진(타테) 모드로 전환된다.
살진 모드가 발동되면 하이퍼 모드와 비슷하게 버튼을 연타하면 되지만, 하이퍼 모드와 다른 점은 적 하나를 상대로 일정 시간 내에 모든 버튼을 연타하여 타격한다는 점이다. 또한 살진 모드에서 100연타 이상을 하게 되면 매우 독특한 스타일의 전투로 변경되는데, 이 곳에서 100명을 베면 특정 아이템이 지급된다. 살진 모드는 일반 전투와는 달리 타이밍과 연타로 이루어져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재미를 가지고 있으며, 그 연출은 마치 영화 사무라이 픽션과 흡사하여 보는 재미도 함께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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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하단의 스피커 게이지에 주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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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태의 적을 치면 이런 화면으로 전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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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된 버튼이 표시되자마자 눌러주자 | (또)우랴아아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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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미 죽어있다 | ...인데, 100 콤보 이상이면 또 다른 스타일리쉬 연출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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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00명만 썰어주자 | 아이템 획득. 살진 모드에 빠지면 정말 대책 없다 |
또한 적의 공격에 맞춰 공격 버튼을 누르면 발동하는 카운터 어택도 상당히 재미있다. 같은 맥락으로 귀무자 시리즈의 일섬을 들 수 있는데, 일섬보다 훨씬 발동하기 쉽지만 살진 모드 발동과 마찬가지로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형식이기 때문에 역시 긴장감이 넘친다. 이를 응용한 테크닉 가드나 테크닉 카운터는 단순히 발동하는 버튼만 다른 것뿐이지만, 일단 성공시키면 즉시 하이퍼 모드로 전환되기 때문에 잘 이용하면 보다 쉽게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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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공격에 맞추어 공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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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동안 버튼이 랜덤하게 뜬다. 타이밍에 맞춰 누르면 카운터 성공 |
이처럼 참프루의 액션성은 다른 게임들과는 확실하게 차별되지만, 아쉽게도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타격감의 경우 뭔가 어설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타격음은 좋지만 데미지를 받는 모션과 약간 모자란 패드의 진동이 문제다. 다행히 종잇장을 베는 듯한 느낌은 아니지만, 조금만 더 손봤더라면 더욱 훌륭한 타격감이 나올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적들의 패턴이 단순하다는 것도 큰 단점인데, 거의 가드를 하지 않으며 공격도 어쩌다 한번씩 해주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베는 족족 다 얻어맞는다. 하이퍼 모드나 살진을 쉽게 발동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라 해도, 가드 할 필요가 없는 적의 인공지능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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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펙트는 훌륭하지만 뭔가 어설픈 타격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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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라 쓰고 '샌드백'이라 읽는다 |
그래픽이 전부는 아니라지만...
많은 고전 게임이 그러하듯이, 게임 자체가 훌륭하다면 그래픽이 좋지 않다 해도 분명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 하게 된다. 하지만 게임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그래픽이고, 게임을 평가하는 하나의 척도인 만큼 어느 정도의 비평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참프루의 그래픽은 기대 이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시간 랜더링의 그래픽은 마치 PS1 시절의 그 것을 떠올리게 하며, 오프닝을 제외한 CG 영상도 최신 게임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역부족이다. 지금까지 그래스하퍼에서 제작한 게임들이 그래픽 퀄리티적인 면(연출이 아닌)에서 좋은 평을 받은 적은 없지만, 참프루는 좀 지나쳤다고 할까. 게임은 확실히 재미있고 한번 해보면 계속 플레이하게 되는 묘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지만,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는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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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말 PS2의 그래픽일까...라는 의심도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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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고해상도의 2D나 카툰 렌더링은 어땠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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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습격하는 곰인데... | ...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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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에선 하하하... 하고 웃고 있는데, 정말 웃고 계신 겁니까 | 저런 얼굴로 끼요오오오~ 라니, 정말 울고 싶어진다 |
그 외에도 자잘한 단점이 많은데, 카메라 이동을 전혀 지원하지 않는 점은 의외로 불편하다. 게임의 진행이 거의 외길이다 보니 처음엔 불편하다고 느끼지 못하지만, 복잡한 미로 식의 맵에서는 이동에 상당한 애로사항이 생긴다.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
'일시 정지' 기능이 없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참프루는 애니메이션과 같이 1화, 2화...식으로 진행되는데, 한 화를 끝내기 전까지 세이브는 커녕 일시 정지할 수도 없다. 한 화당 약 2,30분이 걸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치명적인 단점이며, 게임 구성에 비해 부족한 배려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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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고정식이다 보니 이렇게 진행해야 할 때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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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화면으로 나가는 것은 이 화면에서만 가능하다 |
그래도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게임
비록 그래픽과 시스템적인 면에서는 최신 게임다운 면모를 보이지 못했지만, 그래도 참푸르는 잘 만들어진 액션 게임임이 분명하다. 애니메이션의 인기를 등에 업었다고 말하기 무색할 정도로 발매시기가 늦었지만, 독특함으로 무장된 참프루와 그래스하퍼의 조합은 성공적이었으며, 애니메이션의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현재로선 후속작이 나올 가능성도 희박하고 정식 발매 역시 그리 희망적으로 보이지는 않는 상황인지라 원작 애니메이션의 팬들로부터만 관심의 눈길을 받겠지만,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대작만 찾지 말고 가끔은 참신하고 신선한 게임을 즐겨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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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살진 한번 해보시라니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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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저기서 즐길 수 있는 미니 게임의 잼도 쏠쏠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