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리뷰: 메탈슬러그 (P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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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게임센터를 전전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메탈슬러그’라는 게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설령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어느 오락실에나 한대 정도는 갖추어져 있던 게임이었으니 최소한 지나가면서 이름 정도는 보았으리라. 횡스크롤 게임으로써 재미 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기에 지금도 그 인기는 상당히 높다.
지금부터 소개할 ‘메탈슬러그’는 시리즈 최초로 3D 그래픽을 채용한 것이 특징이다. 그런 만큼 기존의 시리즈와는 다른 모습들이 많이 엿보이는데, 과연 3D로 구현된 메탈슬러그(편의 상 메탈슬러그 3D로 호칭)는 어떠한 재미를 줄 것인지, 또 기존의 시리즈와는 어떠한 점이 다른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이제는 3D로 놀아보자!!
과거 2D 그래픽으로 만들어졌던 게임들이 3D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그리 어색한 일이 아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요즘은 이러한 현상이 대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3D로의 외도(?)는 앞으로의 메탈슬러그가 계속 3D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암시하지는 않는 듯하다.
메탈슬러그는 게임센터를 태생으로 하는 만큼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는 3D 게임으로의 변신이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 게임은 뭐냐’ 라고 묻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게임의 경우에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게임센터에서의 이식작이 아니라 PS2 오리지널 게임이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게임 그래픽 수준은 그냥 적당한 수준이다. 높은 퀄리티를 보여 주는 것도 아니고(엄밀히 말하면 조금 떨어지는 쪽이다) 게임 상의 이펙트 등도 다소 부실한 느낌이다. 중간 중간 삽입된 동영상은 그런대로 봐 줄만 하지만 세부적인 디테일이 떨어지고 캐릭터의 움직임도 엉성하다는 느낌이 드는 탓에 약간은 실망감이 밀려온다. 다행히 3D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시점 자체는 꽤 자유로운 편.
캐릭터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풀 3D 게임인 만큼 과거 2D 시절의 일러스트는 안녕! 이라는 것이다.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는 모두 4명. 전작에도 등장했던 녀석들이기에 3D로 구현된 모습을 보는 것도 나름대로의 재미는 있다. 3등신으로 구성된 캐릭터들은 멋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개성적이고 귀여운 모습이다.
마르코 롯시 |
타마 로빈그 |
에리 카사모토 |
피오 제르미 |
PS2로 처음 등장한 오리지널 버전이기 때문인지 게임센터에서 이식된 버전들과는 느낌 면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게임 중간 중간에 무비가 많이 재생하고, 스토리 역시 상당 부분 보강되어 있다. 객관적으로 생각하면 기존의 메탈슬러그에 비해 볼륨이 더 풍성해진 느낌이랄까.
평면이 아닌 전투의 즐거움?
게임이 3D로 바뀌었다는 것은 단순히 그래픽의 차이가 있다는 것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기존의 평면적인 게임에서 입체적인 게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사실 게임 조작은 단순하다. 메인과 서브 웨폰, 그리고 근접전용 단검 공격이 공격의 전부이고, 점프와 같은 기초적인 게임 조작으로 모든 것이 끝나니 말이다.
하지만 단순히 각도만을 맞추면 되었던 전작들에 비하면 보다 다양한 전투가 이루어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등장하는 적의 수도 그다지 적지 않고, 헬기나 탱크 등 다양한 대상을 공격해야 하는지라 나름대로 적응도 필요하다. 이러한 점 때문인지 기본적으로 전방의 적을 자동으로 타켓팅 해 주는 록 온 기능이 제공되는데, 록 온을 사용하면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상당한 도움이 된다.
실제로 록 온 기능을 사용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비교해보면 난이도 차이가 상당히 크다. 특히 강력한 적을 상대함에 있어 록 온 상태에서 대상을 원형으로 돌며 공격할 경우 거의 데미지를 입지 않기도 했다. 또 게임 진행 중에는 탱크와 같은 탈 것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조작이 다소 어려운 편이라 예상보다 효용성이 떨어졌다. 공격은 강력하지만 능숙하게 조작하기가 힘들기에 오히려 내려서 직접 상대하는 것이 더 낫다는 느낌.
록 온 기능이 없었으면 꽤 어려울 뻔 했다 |
3D인 만큼 맵도 입체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
입체적인 맵 구성에 따라 숨겨진 요소도 많다. 예를 들어 근처로 가면 문이 열려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있다던가, 건물 지붕에 아이템이나 포로가 숨겨져 있는 곳도 있다. 또 상자들을 파괴하면 숨겨진 지역이 등장하는 등 맵을 탐색하면서 아이템을 얻는 재미도 있기에 단순히 무기를 사용해 싸우기만 하는 전작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제는 입체적으로 놀아야 한다는 것!! |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들도 많이 존재한다 |
무기의 경우 최초에는 간단한 것들만 가지고 시작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포로들을 구출하거나 특정한 위치에 있는 물건들(예를 들어 나무통과 같은)을 파괴하면 추가 무기들을 입수할 수 있다. 이렇듯 추가되는 무기들은 탄수 제한이 있지만 포로 구출 등으로 탄을 회복할 수 있어 사용 상에 크게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다.
미션 시작 전에 장비할 무기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입수한 무기는 모두 사용이 가능하기에 상황에 따라 샷건이나 로켓 런처 등 다양하게 무기를 바꾸어가며 진행할 수 있다. 덕분에 기존의 메탈슬러그에서 느꼈던 감동은 덜 하지만 전투 자체의 즐거움은 상당히 큰 편이다. 다른 3D 게임들에 비해 적이 많고 조금 정신 없다고 느껴지기는 하지만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
탄약 역시 포로에게서 받을 수 있다 |
게임의 진행은 미션 단위로 이루어지며 하나의 미션은 몇 개의 체크 포인트로 구성된다. 생명력은 존재하지만 엑스트라 캐릭터는 존재하지 않기에 한번 죽으면 게임 오버. 하지만 제한 없는 컨티뉴가 가능하고 컨티뉴 시 가장 최근의 체크포인트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만한 부분은 없는 편이다.
전작과 확연하게 달라진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간간히 과거 메탈슬러그의 모습도 언뜻 언뜻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다. 포로를 구출하는 것도 그렇고(포로가 도망치는 느낌도 꽤 비슷하다), 메탈슬러그 특유의 아기자기한 각종 요소들 역시 그러한 생각을 가지게 한다.
체크 포인트는 미션을 작게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
밀폐된 공간에서 적을 전멸시켜야 다음 진행이 가능한 형태가 많다 |
이제는 슬러그를 원하는 대로 개조한다
메탈슬러그 시리즈의 가장 큰 재미 중 하나는 다양한 슬러그들을 탈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지금까지도 수 많은 슬러그들이 등장한 만큼 3D로 만들어지는 슬러그들이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궁금하지 않은가? 이번에는 기본적인 슬러그에 장착시킬 각종 파츠를 개발, 이 파츠를 이용해 여러 가지 모습과 특징을 지니는 슬러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즉, 처음에는 별 것 아닌 모습이지만, 미션을 진행할 수록 점차 다양한 파츠들을 개발, 제작할 수 있으며, 이러한 슬러그의 커스터마이징은 기존 시리즈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다양한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참고로 파츠 제작에는 미션 진행 중에 획득한 광물들이 소모된다.
광석을 이용해 파츠를 만들고 |
파츠들을 이용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
캐릭터의 성장 역시 체크해야 할 부분. 메탈슬러그 3D에서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얻은 포인트와 메달을 이용해 캐릭터의 스킬이나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덕분에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한층 커졌다고 하고 싶은데, 문제는 생각보다 포인트를 모으기가 어려워 어느 정도 미션을 진행하기 전까지는 스킬 강화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생각보다 포인트 모으기가 쉽지 않다 |
미션 종료 후의 랭크가 높을 수록 얻는 것도 많다 |
조금 아쉬움이 남는 게임
화려한 변신과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선사한 메탈슬러그 3D. 시리즈 최초로 3D를 시도했다는 점도 그렇고, 전작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스템들도 많아 신선한 재미를 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나 달라진 모습에 과연 이 게임을 메탈슬러그 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언뜻 든다. 또 2인 플레이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단점이라 할 수 있을 듯.
하지만 메탈슬러그라는 브랜드를 떼어 놓고 보면 그래픽이 조금 쳐질 뿐이지 플레이 할만한 가치는 충분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미션 자체도 아기자기하고, 기본적인 액션의 재미 역시 평균 이상이다. 타격감이 조금 약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전반적인 게임 구성면에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새로운 모습의 메탈슬러그를 즐기고 싶다면 이 게임을 꼭 해보도록. 전과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