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0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렉서스 SC430은 ‘렉서스의 보석’으로 불린다. 81년 프레스티지 쿠페를 내세워 등장한 토요타 소아라의 4세대 모델로 2001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데뷔했다. ‘스포츠 & 럭셔리 쿠페’라는 소아라의 개발 컨셉트를 바탕으로 렉서스 브랜드로 거듭나면서 더욱 고급스럽게 발전했다.
전동식 하드톱과 V8 엔진 갖춰
SC는 이름 그대로 ‘Sports Coupe’를 의미한다. 차체는 전동식 하드톱을 갖춘 컨버터블로 루프와 B필러가 접혀 트렁크 안으로 수납되는 ‘리트랙터블’ 타입이다.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센터페시아는 렉서스 LS에서 보았던 밝은 우드 그레인으로 단장했다. 스티어링 휠과 기어 레버를 질감 좋은 우드로 감싼 인테리어는 고급스럽다. 운전석 메모리 시트와 좌우 따로 제어할 수 있는 전자동에어컨, 히팅시트,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등의 고급장비를 가득 채우고 듀얼 에어백과 사이드 에어백, 브레이크 어시스트 시스템, 제동력 배분방식 ABS 등 적극적인 안전장비도 충분하다.
엔진은 LS430과 같은 V8 4.3ℓ DOHC. 5천600rpm에서 최고출력 285마력을 내고 42.8kg·m의 최대토크는 3천500rpm에서 나온다. 트랜스미션은 5단 AT. 최고시속 250km, 0→시속 100km 가속은 6.7초다. 전동식 하드톱과 V8 엔진 등 여러 면에서 SC430의 경쟁상대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포츠 컨버터블 SL클래스를 꼽을 수 있다.
매뉴얼 역시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게 깔끔하고 고급스런 분위기가 물씬하다.
스티어링 휠 왼편에는 갖가지 컨트롤 버튼이 촘촘하게 모여 있다. 헤드램프 워셔와 사이드 미러 폴딩 버튼, 헤드램프 높이 조절 버튼 등 갖가지 장비를 조작할 수 있어 운전자만 아는 마술 램프들이 숨어 있는 듯하다.
이 위치에는 도난방지 시스템 컨트롤 장치도 달려 있다. 부득이하게 배터리 연결을 끊을 때는 이 도난방지 시스템을 해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알람이 작동하면서 모든 도어가 자동으로 잠긴다.
트립정보는 계기판이 아닌 오디오 공조시스템의 디스플레이 창에서 조절한다. 모니터 왼편에 ‘INFO’ 버튼을 누르면 주행가능거리와 갖가지 경고문구, 평균 연비 등이 번갈아가며 나타난다.
전동식 하드톱은 SC의 가장 큰 매력. 그만큼 관리가 중요하고 작동시킬 때는 갖가지 조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먼저 톱을 작동할 때는 시동키는 ON에 두어야 한다. D레인지 상태에서도 작동하지만 차가 움직이면 이내 작동이 멈춘다. 컨트롤 버튼은 센터페시아 위쪽에 자리한 OPEN, CLOSE 버튼을 이용한다. 원터치 방식은 아니어서 스위치를 누르고 있어야 한다. 중간에 버튼에서 손을 떼면 작동이 멈춘다. 열거나 닫는 동작이 모두 끝나면 ‘딩동’ 하는 부저가 울려 임무를 마쳤음을 알린다.
리트랙터블 하드톱 작동 조건 가운데 첫째가 트렁크 안에 러기지 스크린이 완전히 닫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드톱을 열고 닫을 때는 트렁크에 짐이 없는 것이 좋다. 트렁크 공간이 확보되어야 그 자리에 차 지붕과 B필러를 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작은 물건이라도 하드톱의 개폐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는 하드톱의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둘째 트렁크가 닫혀 있는 상태에서만 작동을 시작하고, 셋째 글러브 박스 안쪽의 트렁크 메인 스위치도 켜져 있어야 한다.
하드톱 작동은 온도에도 영향을 받는다. 영하 20℃ 이하에서는 여닫지 않는 것이 좋다. 또 하드톱이 작동할 때는 루프 위에 다른 물건이 없도록 해야 한다.
처음 전동식 하드톱을 접한 오너라면 하드톱을 열고 닫으며 신기함을 느끼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열고 닫기를 반복하면 차체 보호 서킷이 작동하면서 동작을 멈출 수 있다. 이때는 시동 스위치를 끄고 잠시 후 다시 시도하는 것이 좋다.
트렁크를 열어 보면 가장 먼저 스페어 타이어 커버가 보인다. 타이어 펑크 때 쓸 수 있는 템포러리 타이어로, 사이즈는 145/70 R17이다. 작은 스페어 타이어가 마련되었지만 하드톱을 트렁크에 수납했을 때는 짐공간이 여전히 부족하다. 짐을 싣는 것 대신 상쾌한 봄기운을 차안 가득 담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