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 디제이맥스 포터블 (PSP)
국산 음악 게임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EZ2DJ는 직관적인 조작 방식과 대중적인 취향의 음악, 고퀄리티의 비주얼로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그 EZ2DJ의 제작진이 만든 디제이맥스 온라인(이하 DMO)는 유동적인 신곡 및 시스템 업데이트를 통해 지금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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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소개할 디제이맥스 포터블(이하 DMP)는 DMO의 PSP 이식작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다양한 추가 요소와 신곡 등으로 DMO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음악 게임은 퍼즐과 더불어 휴대용 게임기에 걸맞는 장르임에도 일본에만 발매된 '태고의 달인 포터블' 외에는 마땅한 음악 게임이 없는 지금, DMP가 과연 얼마나 인기를 끌 수 있을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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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에 최적화된 조작방식
DMP를 즐기는 법은 매우 간단한데, 기어의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사운드 노트를 하단에 받으면 된다. 건반 계열의 음악 게임을 즐겨본 사람이라면 쉽게 플레이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기본적인 4버튼의 배치는 PSP의 구조에 맞게 좌측 방향 패드 ←,↑와 우측 버튼 패드 △,○를 사용하며, 6버튼과 8버튼의 배치는 →,□와 L,R 트리거가 추가되는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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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Z2DJ나 DMO에 있던 발판과 스크래치는 없지만 그 기능을 대신하는 아날로그 스틱의 입력도 지원하고 있는데, 단순히 스틱을 회전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입력에 무리는 없다. 다소 생소한 버튼 배치이긴 하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는 PSP의 구조상 최적의 형태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버튼을 엄지손가락으로만 눌러야 하기 때문에 장시간 플레이 하기 어렵고, 특정 노트 패턴을 누르기 어려워 버튼들을 문질러야 하는 상황이 자주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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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P의 판정은 상당히 너그러운 편이고 일단 누르기만 하면 콤보가 끊길 일이 없기 때문에, 결국 '문지르기'가 필수적이 되어 버린다. 음악 게임의 특성상 패턴의 다양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버튼의 구성에 맞게 노트를 배치했더라면 더욱 좋았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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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음악의 세계로
음악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DMP에 수록된 곡 수는 총 50여개로, 처음엔 40곡 뿐이지만 플레이량에 따라 점점 추가되는 형태이다. 대부분 DMO에 있던 곡이기는 하지만, 몇몇 신곡이 추가되었으며 캐쉬를 통해서만 플레이할 수 있었던 프리미엄 곡들도 있어 상당히 만족스럽다. 또한 DMP의 모든 곡은 PSP의 스피커 출력에 맞게 리마스터링 되어 있기 때문에 DMO와 비교해 전혀 어색함이 없으며, 이어폰 출력도 따로 지원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알맞는 출력 방식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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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 시리즈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비주얼도 PSP의 화면에 맞게 와이드로 제공되는데, 확실히 보기엔 좋아졌지만 해상도의 변경에 맞추지 못했는지 약간 눌린 듯한 느낌이 들며 몇몇 그림에선 문자를 식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DMP의 기본은 4버튼 플레이로 초보자에게 적합한 모드이지만, 보다 높은 난이도를 원하는 유저들을 위해 6버튼과 8버튼 모드가 따로 준비되어 있다. 또한 장르나 아티스트에 따라 정해진 4곡을 플레이하는 클럽 모드도 있으며, 아무 곡이나 원하는 난이도로 플레이할 수 있는 프리 스타일 모드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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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스타일 모드에서는 DMO와 마찬가지로 플레이 결과에 따라 디스크가 주어지는데, 특정 디스크의 경우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도전욕구를 상당히 자극하게 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인터넷을 통한 랭킹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 음악 게임의 경우 클리어 점수로 랭킹을 다투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이며 구현하기도 쉬웠을 법 한데, 어째서 그런 기능이 빠져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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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O에 있던 아이템이라는 요소도 DMP에 맞게 옮겨졌는데, 숨겨진 곡들과 마찬가지로 플레이량에 따라 추가된다. 사운드 노트나 기어의 스킨을 바꾸거나 랜덤, 미러와 같은 이펙트 효과를 걸어줄 수도 있는데, 각 아이템에 따라 추가 성능이 달라지기 때문에 아이템의 선택도 플레이에 상당히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다만 사운드에 관한 이펙트 조절이 없고, 옵션에서도 이어폰, PSP 스피커 선택만 있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에 맞게 사운드 조절을 할 수 없는 점은 상당히 아쉽다.
게임 외에도 즐길 것이 가득
DMP는 음악 게임으로써도 상당히 훌륭하지만, DMP의 소장가치를 한단계 더 올려주는 서비스 요소들도 상당히 많다. 갤러리 모드에서는 플레이어의 DJ 클래스와 아이템 수집량을 확인할 수 있으며, 400장의 수록곡 관련 이미지를 감상하거나 12개의 숨겨진 무비를 볼 수 있다. 무비의 경우 노 컷 버전이나 콘티 버전, 미공개 무비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상당히 가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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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게임은 특성상 배경 비주얼에 계속 신경 쓰기는 어려운데, 게임 중에 놓치거나 기어에 가려져서 보지 못했던 비주얼도 빠짐없이 전부 볼 수 있는 뮤직 비디오 모드는 그런 아쉬움을 말끔하게 해소해주고 있다. 또한 OST 모드를 사용하면 MP3를 재생하듯이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고, 게임에 수록된 곡들 외에도 리믹스 곡 같은 보너스 트랙도 들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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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다고 보기 어려운 난이도
DMP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에 충분한 요소를 갖추고 있지만, 유저들이 과연 오랫동안 즐길 수 있을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음악 게임에선 난이도에 따라 라이트 유저와 하드코어 유저로 나뉘게 되는데, 음악 게임에 소질이 없거나 적응을 하지 못하는 라이트 유저는 쉬운 곡만 찾아 플레이 하게 되고, 소위 뉴타입이라 불리우는 하드코어 유저들은 더욱 더 어려운 곡들을 원하게 된다.
DMP는 두 유저 그룹이 모두 만족할 만한 구성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라이트 유저에게 어려운 곡의 플레이를 강요하는 듯한 시스템이 문제다. 더 많은 아이템과 부가 요소들을 꺼내기 위해서는 어려운 곡을 한번쯤은 반드시 플레이해야 하며, 클리어하지 못하면 숨겨져 있는 곡을 플레이할 수도 없는 상황도 생긴다. 볼륨을 높이기 위해 숨겨놨던 요소들이 높은 난이도에 의해 발목이 잡히는 셈이다.
사실 라이트 유저라 하더라도 적응을 하고 실력을 쌓으면 되지만, 라이트 유저의 적응을 도와주는 어떠한 도움도 없으며, 오로지 리스타트를 통한 반복 플레이 밖에 할 수 없다. 하드코어 유저들은 지금의 DMP에 매우 만족하겠지만, 라이트 유저들은 게임을 쉽게 포기해 버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게임의 구성을 위해 억지로 만들어 놓은 듯한 최고 난이도의 8버튼 모드는 라이트 유저에게 과연 어떤 식으로 보여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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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PSP 게임의 신호탄이 되기를...
국산 콘솔 게임이자 몇 안 되는 PSP의 음악 게임으로써 DMP의 발매와 예기치못한 성공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 그 동안 일부 타이틀을 제외하고는 재미없는 게임으로 인식되던 국산 콘솔 게임의 이미지가 크게 쇄신되었으며, 음악이라는 장르를 통해 많은 여성 유저들에게도 PSP를 어필할 수 있었다.
첫 작품이라 그런지 아쉬운 점도 많지만, DMP는 잘 만들어진 음악 게임임이 분명하며 이미 DMO에 공개된 Vol.2와 연동되어서 나올 후속작은 더욱 나아진 모습을 보이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DMP의 성공을 필두로 양질의 국산 게임이 많이 쏟아진다면, 한국의 게이머로써 더 이상 뿌듯한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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