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 이니셜 D 스트리트 스테이지 (PSP)
한 때 주춤했던 PSP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이렇다 할 만한 대작 게임이 발매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산 게임 DJ MAX가 발매와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했고(필자 주변에도 PSP를 가진 사람들은 모두 구매하는… 실로 놀라운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여기에 고갯길 레이싱 게임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이니셜 D’가 발매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게임센터를 자주 찾는 사람들에게 이니셜 D 시리즈는 그리 낮선 존재가 아닐 것이다. 아니, 게임을 모른다고 해도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도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기에 지명도 면에 있어서는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할 수 있을 터, 하.지.만 과연 PSP라는 휴대용 기기에서도 이니셜 D의 독특한 즐거움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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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이니셜 D!!
결론부터 말하자면 PSP용 ‘이니셜 D 스트리트 스테이지’에서도 게임센터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기본적인 코스 구성은 물론이고 등장하는 라이벌과 차종에 이르기까지 빠짐 없이 등장하며, 낮과 밤, 마른 땅과 젖은 땅, 역주행 등 세부 설정 항목 역시 존재하고 있고, 레이스 시작 전후에 벌어지는 경쟁자들과의 대화 이벤트도 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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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팬을 달아오르게 하는 회화 이벤트도 존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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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의 모습도 아케이드 버전과 동일하다 |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화면이 와이드 방식이기 때문에 시야가 조금 더 넓어졌다는 정도? 물론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아케이드 버전이 아니라 혼자서도 플레이해야 하는 만큼 자신이 펼친 레이스의 리플레이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으며, 타임 어택 모드 등에서는 고스트 등을 세워 놓고 연습을 할 수도 있다.
실제 주행해 보면 코너링이나 차량의 움직임 같은 부분이 게임 센터와 매우 비슷한 느낌으로 구현되어 있다. 이니셜 D 자체가 원래 그리 어려운 조작을 요하지는 않기에 다른 레이싱 게임에 비해 조금 쉽다고 생각되는 편이지만, PSP의 특성을 감안했는지 조작이 좀 더 쉬워졌다는 느낌이 든다.
다만 방향키 입력 시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살짝만 눌러 줘도 차체가 옆으로 많이 꺾이는 편이라 적응하는데 약간 시간이 필요했다. 또, 아케이드 버전과 동일한 코스를 수록해 코스를 익히는 것은 가능하지만, 조작감에 차이가 나는 관계로 게임센터에서의 대전 연습용으로는 활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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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넓어진 게임 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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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이 더욱 쉬워졌다 |
게임 구성은 이전에 PS2로 발매되었던 ‘이니셜 D 스페셜 스테이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인다. PS2 버전의 경우 스토리 모드가 있어 만화를 보는 듯한 연출과 함께 스토리를 즐길 수 있었던 반면 PSP 버전은 아케이드용 '이니셜 D 아케이드 스테이지 Ver.3'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인지 코스와 경쟁자를 선택해 플레이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때문에 독특한 모드가 하나 정도 추가되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케이드 버전을 즐기는 필자로서는 그다지 큰 아쉬움은 들지 않는 편이었다. 그래도 PS2 버전에서 타쿠미가 물을 흘리지 않고 레이싱을 하는 부분을 PSP에서도 재현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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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 정도면 만족인가
그래픽적인 부분은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수준인 것 같다. 아무리 PSP가 첨단 휴대용 기기라고는 하지만 값비싼 기판을 사용하는 아케이드 게임을 어찌 완벽 이식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그래픽적인 면에서는 어느 정도 다운그레이드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데, 그래도 그리 티가 나지 않도록 신경을 쓴 덕분에 실제 게임을 해 보면 ‘그래픽이 너무 딸려서 재미가 안나~’하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즉, 차체의 디테일이 떨어지거나 하는 부분은 있지만 그다지 신경이 쓰일 정도는 아니라는 이야기. 여기에 이니셜 D의 가장 큰 메리트라 할 수 있는 신나는 배경 음악 역시 그대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이어폰을 끼고 볼륨을 키운다면 어느 정도 게임 센터의 분위기도 나는 편이다. 프레임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부분도 없어 무난하게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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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글화가 되지 않고 일본 버전 그대로 발매가 되었다는 점이 상.당.히 아쉽기는 하다. 물론 그로 인해 발매가 빨리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메뉴에서부터 충실한 매뉴얼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사실 한글화 할 부분이 그리 많은 게임도 아니니까… 그래서 더 아쉬운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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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도 답답 답답 답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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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를 이용한 업그레이드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PSP 버전은 아케이드 게임과 상당 부분 닮아 있다. 게임센터에서 사용하는 카드 시스템만 없을 뿐이지 많은 부분이 일치하는 것이다. 그래도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레이스를 완주할 때마다 한 장의 카드를 받는다는 것. 이렇게 입수한 카드는 컬렉션 용도만이 아니라 무선 랜을 통해 다른 사용자와 트레이드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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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라는 새로운 요소가 등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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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특정 코스의 경쟁자를 모두 쓰러뜨릴 경우 해당 코스의 카드를 별도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카드의 효용 가치는 트레이딩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입수하게 되는 카드는 수집 목적의 컬렉션 카드와 튜닝 카드로 나뉘는데, 튜닝 카드를 이용하면 자신의 차량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것이다.
튜닝 카드는 다시 튠업 카드와 드레스업(차체의 외관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카드로 나뉘며, 최초 차량 선택 시에는 준비된 5가지 중 하나의 업그레이드 형태를 선택하게 되는데, 튠업 카드를 사용하면 최고 5단계까지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진다. 업그레이드를 할수록 보다 차량의 성능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사실.
공공도로 최강 전설을 꿈꾼다
얼마 전 국내 극장가에 영화로도 개봉되었지만 이니셜 D는 생각보다 파급 효과가 컸던 만화이다. 이 만화로 인해 일본에서 고갯길 레이싱이 더 많은 인기를 끌기도 했고, 또 이니셜 D의 배경이 되었던 우스이 고개는 승부를 벌이기 위해 몰려드는 레이서들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리고 게임 역시 다른 레이싱 게임들과 차별화된 느낌을 선사해 고정 팬을 상당히 많이 확보하고 있는 편이다. 이러한 게임을 PSP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게임 팬이나 원작의 팬들에게 상당히 기쁜 일이 아닐까 싶다. PSP 버전 역시 게임성이나 재미에 있어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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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화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다소 걸리기는 하지만 이 점을 제외하면 이니셜 D는 단점이 별로 없는, 재미가 보장된 게임이다. 원작에 등장하는 경쟁자들이 있어 혼자서 플레이해도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다른 게이머와 대결 시에는 일대일 고갯길 배틀에서 오는 또 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다.
혹시 지금까지 콘솔 레이싱 게임이라고 하면 ‘그란투리스모’나 ‘릿지 레이서’, ‘번아웃’ 정도 만을 알고 있던 게이머라면 이니셜 D를 통해 또 다른 레이싱의 즐거움을 경험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공공도로에서 벌어지는 거리 레이서들과의 혈투, 이니셜 D에서 그 즐거움을 느껴볼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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