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generated image @ChatGPT 4o
지난해 Wi-Fi 7(802.11be) 이 공식 발표되면서 차세대 무선 인터넷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흔히 네트워크 분야의 진보는 그저 속도가 빨라지는 거 아닌가 막연한 생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속도 이외의 다양한 분야에서 진일보한 모습이 두드러져 관련 제품을 구입하는 데 미리 숙지해야 할 사항이 늘어났다. 우선 공유기보다 자신의 스마트폰을 다시 돌아보자.
Wi-Fi 7은 공유기만 지원해서 구동되는 규격이 아니다. 데이터를 수신하는 단말기, 즉 스마트폰까지 Wi-Fi 7을 지원해야 확실한 체감을 하게 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에서는 2024년 1월 출시된 갤럭시 S24 울트라부터 지원한다. 물론 이후 출시된 갤럭시 기종이라도 저가형 하위 기종은 지원하지 않을 수 있으니 스펙표를 상세히 체크하자. 애플은 2024년 9월 출시된 아이폰 16부터 지원한다. 하위 기종은 출시하지 않는 제조사니 이해하기 쉽다. 그 외 스마트폰들 중에서는 소니 엑스페리아 1 VI, 구글 픽셀 8, 픽셀 8 프로, 그리고 원플러스 11 기종 이후부터 Wi-Fi 7을 지원하니 스마트폰 기변할 때 참고하자.
46Gbps로 빨라진 속도에 4086-QAM까지!
Wi-Fi 7은 이론상 최대 46Gbps 속도를 지원한다. 이전 Wi-Fi 6(9.6Gbps)보다 약 4~5배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고화질 스트리밍, 대용량 파일 다운로드, 클라우드 게이밍 환경에서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특히, 4096-QAM(Quadrature Amplitude Modulation) 기술이 적용돼 같은 대역폭에서도 최대 20%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즉, 같은 네트워크에서도 Wi-Fi 7을 지원하는 기기라면 더 빠른 속도를 경험할 수 있다.
▲ Wi-Fi 7 으로 스마트폰을 연결한 후 전송 속도를 테스트하는 영상
<출처 : Youtube Alex Ziskind 채널>
네트워크 용어라 QAM 개념이 어렵게 보일 수도 있다. 옛날 전화를 생각해 보자. 당시엔 아날로그 음성 신호를 그대로 전달했는데 이럴 경우 잡음이 많고 동시에 여러 메시지를 보낼 수 없었다. 반면 디지털 시대로 전환된 후 개발된 QAM은 음성을 작은 디지털 데이터 조각으로 나누어 전송해 전송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4096-QAM은 데이터를 12비트로 표현해 4096개로 전송함을 의미한다. 즉, 4096개의 서로 다른 신호를 이용해 한 번에 12비트(0과 1로 이루어진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말이다.
세가지 주파수 대역을 동시에 사용한다!
▲ MLO의 개괄도
<이미지 출처 : www.cnx-software.com>
또 한 가지 Wi-Fi 7의 핵심 기능은 MLO(Multi-Link Operation) 기술이다. 기존 Wi-Fi는 한 번에 한 개의 주파수 대역(2.4GHz, 5GHz, 6GHz)만 사용했지만, Wi-Fi 7은 여러 주파수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이 기술 덕분에 네트워크가 혼잡해도 자동으로 다른 대역으로 전환, 끊김 없는 안정적인 연결이 가능하다. 게임을 하거나 화상회의를 할 때, 갑자기 신호가 끊기는 일이 줄어드는 것이다.
마치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운행하는데, 차선 한 개로만 가는 것과 세 개 차선을 이용하는 것의 차이와 비슷하다. 차선이 한 개뿐이면 차선이 막히거나 느려졌을 때 데이터 전송도 같이 느려지게 되는데, 세 개를 동시에 쓰면 트래픽이 분산되어 전송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
대역폭이 2배! 320MHz이라서 좋은 점
MLO가 차선의 개수를 의미하면, 대역폭은 도로의 폭과 같다. Wi-Fi 7은 기존 Wi-Fi 6의 160MHz 대역폭보다 2배 넓은 320MHz 대역폭을 지원한다. 쉽게 말해, 더 많은 데이터를 한 번에 보낼 수 있어 속도와 안정성이 동시에 향상된다.
다만 이 기능은 6GHz 대역에서만 가능하다. 즉, 6GHz 주파수를 사용할 수 없는 지역에서는 Wi-Fi 7의 최대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역시 한 번에 대용량의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고해상도 8K 영상 스트리밍, 대용량 클라우드 백업 등에서 장점이 발휘된다. 또한, 여러 기기를 공유기 하나에 연결했을 때 속도 저하가 적어 상당히 각광받는 Wi-Fi 7의 메리트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일본과 중국의 일부 지역은 6GHz 사용이 제한되므로 사용 시 꼭 체크해 봐야 한다.
같은 Wi-Fi 7이라도 등급이 나뉘니까 구입 시 꼭 체크!
등급 | 최대 속도 (Gbps) | 대역폭 | MIMO 스트림 수 | QAM 변조 |
BE3600 | 최대 3.6 Gbps | 160MHz | 2x2 MIMO | 1024-QAM |
BE6500 | 최대 6.5 Gbps | 160~240MHz | 4x4 MIMO | 1024-QAM |
BE9300 | 최대 9.3 Gbps | 240MHz | 4x4 MIMO | 4096-QAM |
BE13000 | 최대 13 Gbps | 320MHz | 8x8 MIMO | 4096-QAM |
BE19000 | 최대 19 Gbps | 320MHz | 8x8 MIMO (MLO 지원) | 4096-QAM |
BE24000 | 최대 24 Gbps | 320MHz | 12x12 MIMO | 4096-QAM |
BE33000 | 최대 33 Gbps | 320MHz (MLO 사용) | 16x16 MIMO (최대) | 4096-QAM |
구(舊) 버전도 그랬듯이, Wi-Fi 7도 하위 등급이 나뉘어 앞서 소개한 속도, 대역폭, QAM 등의 스펙이 모두 다르다. 지금까지 정독한 기술들을 구매할 때 실수로 이용할 수 없을 지도 모르는다는 말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제일 하위 등급인 BE3600은 최대 속도가 3.6Gbps밖에 안되고 160MHz 대역폭에 1024-QAM 방식을 사용한다. 최대 스펙의 BE33000과 너무 차이가 난다. 물론 등급이 올라갈수록 공유기 가격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자신이 필요한 성능을 넘어 오버 스펙 제품을 구입하게 되면 상당한 예산 낭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위 표를 참고해 적절한 제품을 고르는 게 현명한 소비로 이어질 것이다.
익숙하고 믿을만한 제조사별 Wi-Fi 7 공유기들
알다시피 한국에서 유통되는 인터넷 공유기 제조사는 손에 꼽힐 정도다. 그만큼 한국의 유저들에게 신뢰받는 제조사는 이미 정해져 있다는 말이다. 이들 공유기 제조사도 발 빠르게 Wi-Fi 7을 지원하는 제품을 선보였다. 비교적 최근에 출시되어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 위주로 소개하겠다.
우리나라 공유기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EFM은 9만 원대 보급형과 47만 원짜리 고급형 제품을 동시에 출시했다. 우선 보급형 제품인 EFM ipTIME BE3600QCA 유무선공유기<95,000원>는 앞서 언급한 대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BE3600 등급 Wi-Fi 7을 지원하는 공유기다. EFM의 상징인 화이트 컬러가 아닌 블랙이라 좀 낯설긴 하지만, 외형은 EFM이 추구해온 느낌 그대로 전승되었다. 쿼드 코어에 1.1GHz 클럭 속도를 지원하는 퀄컴 IPQ5312 CPU를 탑재했고 메모리는 DDR4 512MB를 내장했다. 무선 수신 채널은 듀얼 밴드이며 Mesh, VPN, OFDMA 등 최신 네트워크 부가 기능을 거의 모두 제공해 가성비가 매우 뛰어난 제품이라 하겠다.
고급형 제품인 EFM ipTIME BE19000<479,000원>은 모델명 그대로 BE19000 등급인 Wi-Fi 7 인터넷 공유기다. EFM 제품의 고유 화이트 컬러로 제작되어 멀리서 봐도 그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50만 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도 가격이지만, 분리형 안테나가 무려 8개나 달려있으며 크기도 다른 EMF 공유기에 비해 무척 커져서 외형적으로도 든든한 제품으로 느껴진다. 외형만큼 내장된 부품도 꽤 든든하다. 쿼드코어에 2.6GHz에 달하는 클럭 속도를 자랑하는 브로드컴 BCM4916 CPU를 탑재했고 DDR4 256MB 메모리를 장착한 것이 눈에 띈다. 거기에 트라이 밴드 채널을 운용하며 24.GH, 5GHz, 6GHz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 거기에 사용 중인 기기에만 Wi-Fi 신호를 전송해 낭비를 줄이는 빔포밍 기능과 점보 프레임 등 유용한 기능을 추가로 제공하고 앞서 언급한 Mesh, OFDMA, VPN 등의 부가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높은 가격만큼이나 Wi-Fi 7 규격의 메리트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공유기다.
ASUS로 넘어오면 일단 보급형 기종인 ASUS RT-BE58U 유무선공유기<204,670원>를 들 수 있다. ASUS는 그동안 가장 보급형 모델도 10-20만 원 선으로 내놓는 등 고급화 전략을 취한 바 있다. Wi-Fi 7 시대에도 똑같이 약 20만 원대 ASUS RT-BE58U 제품이 하위 라인업을 구성한다. ASUS RT-BE58U 대표적인 보급형 기종으로 BE3600 등급으로 구동된다. 2.0GHz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1GB RAM을 탑재해 강력한 성능을 제공한다. 또한 4개의 고성능 안테나가 탑재되어 있어 Wi-Fi 신호 도달 범위가 넓고, 네트워크 안정성이 뛰어나다. 더불어 ASUS 고유의 AiMesh 기술로 라우터 여러 대를 이용해 넓은 공간을 커버할 수 있고 포괄적 3단계 보호가 자랑인 ASUS Network Security 기술도 제공받는다. 타사 제품보다 비싼 가격이 옥의 티지만 그만큼 ASUS가 제공하는 여러 고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공유기다.
ASUS는 중고급형 기기 ASUS RT-BE92U 유무선공유기<426,900원>도 출시했다. 5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Wi-Fi 7 BE9700 등급을 지원해 보급형 제품과 전송 속도부터 차이를 보인다. 최대 9.7Gbps 속도에 트라이밴드 채널을 운용하며 ASUS RF 및 AIMesh 기능도 기본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외부로 뻗어 나오는 안테나 4개 말고도 본체 내부에 안테나를 1개 더 배치, Wii-Fi 사각지대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물론 보급형 모델에 장착된 보안 기술과 부가 기능들은 기본으로 배치되어 상당히 강력하고도 안전한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공유기다.
무엇보다도 ASUS Wi-Fi 7 공유기 중 단연 으뜸은 ASUS ROG Rapture GT-BE98 유무선공유기<1,185,000원>다. ROG, 그것도 Rapture가 붙은 120만 원에 육박하는 초고급형 Wi-Fi 7 공유기다. 등급부터가 BE25000이기 때문에 최고 무선 속도 11.5Gbps, 유선 속도는 10Gbps에 달한다. 무엇보다도 강력한 네트워킹 성능을 요하는 게이밍 콘셉트로 나온 제품이기 때문에 10Gbps 유선 랜 포트 2개, 2.5Gbps 포트는 4개까지 사용할 수 있다. 10Gbps 포트 중 한 개는 전용 게임 포트로써 연결된 모든 장치보다 우선적으로 작동한다. 이 외에도 게임 패킷을 우선 처리하는 적응형 QoS, 가장 짧은 ping 시간과 낮은 지연 시간을 위해 경로를 따라 연결하는 기능까지 내장해 게이머에 최적화된 네트워크 환경을 구성할 수 있다. 또한 VPN과 일반 인터넷 연결을 동시에 실행하고 다양한 게임 서버의 ping 시간을 스캔하는 게임 레이더 기능까지 제공한다. 그야말로 게임에 살고 게임에 죽는 헤비 게이머들을 위한 맞춤형 Wi-Fi 7 공유기라 할 수 있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인기가 많은 TP-Link는 Archer라는 이름의 라인업으로 Wi-Fi 7 시대를 맞이한다. 그중 보급형인 TP-LINK Archer BE230 유무선공유기<129,000원>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BE3600 등급의 Wi-Fi 7 네트워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본체 위에 무수한 천공이 뚫린 디자인이 눈에 띈다. 그 본체 뒤에는 2.5Gbps 랜포트 1개와 1Gbps 랜포트 3개가 배치되었다. 일반적으로 보급형 유무선 공유기가 갖춰야 할 거의 모든 기능을 제공하며 TpLink 고유의 Home Shield 기능으로 DDoS, 포트 침입 등을 막아준다.
Tp-Link도 고급형 제품이 존재한다. BE9700 등급이며 트라이 밴드를 지원하고 최대 9.7Gbps 무선 속도를 제공하는 TP-LINK Archer BE550 Pro 유무선공유기<324,720원>가 주인공이다. 안테나 6개와 빔포밍 기술로 넓은 범위에서 안정적인 Wi-Fi 신호를 제공하며 Tp-Link Tether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설정, 관리할 수 있다. 제공받는 강력한 보안, 네트워크 기술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인 편이며 작은 규모의 사무실이나 보안이 필요한 공간의 유무선 네트워크 환경을 구성하는데 안성맞춤이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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