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가끔 주변 사람들 중에 '대체 신이 무슨 짓을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능력도 좋고, 성격도 좋고, 외모도 끝내주고, 집에 돈도 많은 사람들 가끔 있잖아요. 그러면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엄친아 또는 끝판왕, 또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재수 없다'라고 하기도 하죠.
IT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 라는 명대사가 떠오르는, 모든 스펙을 다 갖춘 넘사벽 하이엔드급 제품들이 있죠. 관련 분야에서 눈에 띄게 뛰어난 제품을 소개하는 코너. <이 구역의 미친X>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인덕션 구역의 미친X]
주방의 품격을 높이다
연기를 끌어안은 후드일체형 인덕션
보라 X PURE
주방에는 빠질 수 없는 몇 가지 필수 요소들이 있다. 음식을 저장하는 냉장고, 위생을 책임지는 싱크대, 그리고 불을 관장하는 가스레인지. 아니 이제는 인덕션이라고 해야 할까? 가스레인지는 안전을 비롯한 여러가지 측면에서 일반 가정에서 점점 모습을 감추었고 그 자리는 전기레인지로 채워졌다.
▲ 주방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후드일체형 인덕션.
인덕션이 마치 전기레인지를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지만 사실 전기레인지의 한 종류에 지나지 않다. 전기레인지는 가열 방식에 따라 유도 가열 방식인 인덕션과 직접 가열 방식인 하이라이트로 구분되는데 하이라이트 보다 인덕션이 훨씬 비싼 가격대로 형성되어 있다. 얼마나 비싼 지 인덕션 계의 에르메스인 보라 X PURE는 200만 원대의 프리미엄 냉장고를 4대나 살 수 있는 값이다.
인덕션 / 빌트인 / 화구수 4구 / 소비전력 7600W / 슬라이드터치 / 프리존(플렉스존) / 후드일체형 / 후드부품분리세척가능 / 크기(가로x세로x깊이): 830x199x515mm
명품 인덕션은 연기를 먹어
불은 사용하면 연기가 난다. 이는 당연한 이치다. 문제는 그 연기가 신체에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밥은 해 먹어야 하니 천장에 연기를 빨아들이는 후드를 달아 임시방편적인 환기를 한다. 이 때문에 불을 쓰는 곳은 대부분 주방 한 구석에 박혀 있다. 후드를 설치할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구석으로 내몰린 것이다.
▲ 후드일체형 인덕션의 인기순위가 궁금하다면? (클릭)
후드일체형 인덕션은 인덕션에게 자유를 주었다. 제품 자체에 후드가 장착되어 있어 따로 후드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졌다. 보라 X PURE도 후드를 품고 나온 인덕션이다. 심지어 후드일체형 인덕션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하단 여부 공간을 확보해 하부 수납공간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높이는 불과 199mm. 정말 후드가 달려있는지 의심이 될 정도다.
▲ 냄비, 팬, 그릴 등에서 발생하는 연기를 빈틈 없이 빨아들인다.
이렇게 얇은데 제대로 후드의 기능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은 NO. 당당하게 이 가격으로 판매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제품 중앙에 위치한 팬은 독보적인 시스템과 파워로 초당 1m의 속도로 상승하는 연기를 잡아챈다. 연기의 상승 속도보다 더 큰 교차 흐름을 발생시켜 연기를 빈틈없이 빨아드린다. 우리는 새하얀 연기가 기세를 펼치지 못하고 중앙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홀린 듯 감상할 수 있다.
▲ 환기 정화 시스템 및 순환 필터 장치가 통합되어 있지만 높이는 200mm 미만이다.
아일랜드 주방이라고 하면 머리 속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드넓은 주방 중심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커다란 조리대 하나. 모던한 북유럽 감성 그 자체인 인테리어 속에서 우아하게 요리하고 있는 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불을 써야 할 때는 후드 이슈로 재료를 주섬주섬 들고 가 벽으로 붙어야 한다는 것이다.
▲ 브릿지 기능을 통해 더 넓은 조리 영역을 제공한다.
후드 설치가 필요치 않는 보라 X PURE가 있다면 아일랜드 식탁에서 바로 조리가 가능하다. 주방 인테리어의 한계가 없어진 셈이다. 조리 용량도 적지 않다. 보라의 PURE 시리즈 모델 중에서도 가장 넓은 쿡존을 자랑하는 X PURE는 총 4개의 화구를 제공하며 조리 영역은 무려 230x230mm나 된다. 이 영역은 두 개 이상의 인덕션 화구를 하나로 연결하는 브릿지 기능으로 최대 230x460mm까지 늘릴 수도 있다.
손가락 하나로 조작하는 다양한 기능들
▲ 터치를 통해 직관적으로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보라 X PURE는 슬라이드 터치 조작부를 가지고 있다. 위치는 팬 아래로 길게 뻗어 있어 얼핏 디자인적인 요소로도 보인다. 조작은 상당히 쉬운데 직관성이 뛰어난 아이콘들이 속속 그려져 있으니 굳이 설명서를 읽지 않아도 웬만한 기능들은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그럼 어떤 기능들이 있는지 조금 살펴볼까. 먼저 자동 가열 기능이다. 지정된 시간 동안 최대 출력으로 가열한 후 뒤이어 설정한 레벨로 알아서 재설정되는 기능이다. 보온 기능도 있는데 낮은 출력으로 음식물을 따듯하게 유지하는 기능이다. 상황에 따라 녹이기, 보온, 약한 불로 끓이기 등 3단계로 설정할 수 있다.
보급형 인덕션에서는 쉽게 보지 못하는 재미있는 기능들도 있다. 팬 크기 인식 기능은 조리구역 내 조리기구의 크기를 자동으로 감지하여 딱 그 구역만을 가열하는 기능이다. 일시 중지 기능은 급한 상황에서 모든 조리구역을 일시적으로 비활성화하는 기능이다. 기능 취소 시 이전의 설정으로 다시 재작동한다.
후드까지 물세척으로 깨끗하게
▲ 후드를 모두 분리해 물 세척 할 수 있다.
가스레인지와 비교하면 인덕션은 아주 간편하게 청소를 할 수 있다. 그럼 후드가 달린 인덕션은? 후드 때문에 청소가 심히 불편할 것 같지만 의외로 쉽다. 보라 X PURE의 후드는 탈부착되는 분리형 구조다. 흡입 노즐은 손으로 바로 뺄 수 있고 그 안의 필터도 끌어당겨 분리시킬 수 있다.
조리 중 발생하여 팬 속으로 들어간 액체나 잔여물은 에어 가이드 하우징까지 흘러 들어갈 수 있는데 이 에어 가이드 하우징마저 플랩을 당기고 몇 개의 잠금 장치를 열면 간단하게 제거가 가능하다. 이물질들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다시 차곡차곡 끼워 넣으면 청소 끝이다.
비싸지만 포기할 수 없는 지출?
▲ 보라 X PURE 같은 후드 일체형 인덕션은 가격대가 비싸지만 고급스러운 주방을 완성할 수 있어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지금까지 보라 X PURE의 매력에 대해서 살펴봤다. 해당 제품에 관심이 생겼다면, 우선 후드일체형 인덕션에 대해서 잘 알아볼 필요가 있다. 후드일체형 인덕션은 일반 인덕션보다 크기가 크기 때문에 설치 공간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설치가 불가능한 공간인데 구입할 경우 구매해 놓고 다시 반품을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무조건 저렴한 제품을 고르는 것도 추천하지 않는다. 후드일체형은 후드의 흡기 성능이 중요한데, 고급 모델은 흡입력이 강하고, 소음도 적은 편이지만, 일부 저렴한 모델은 흡입력이 약하거나 소음이 클 수 있다.
또한, 후드와 인덕션이 결합된 형태이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다소 클 수 있다. 전력 소비가 너무 많으면 전기 요금 부담이 커질 수 있으니까 에너지 효율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기적인 유지보수가 지원되는지도 체크하자. 후드가 함께 달려 있어서 기름이나 먼지가 쌓이기 쉬우며, 정기적으로 청소나 필터 교체를 해야 하므로 유지보수 비용과 번거로움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완벽하고 이상적인 주방을 추구하는 이들에겐 보라 X PURE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주방의 필수 구조물이나 다름없는 후드를 속 시원하게 떼어내 버릴 수 있으며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를 실현시킬 수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요리의 편의를 높이는 부가기능과 요리사의 적인 메케한 연기를 얼굴에 닿기도 전에 끌어내린다.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이 큰 흠이긴 하지만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주방의 로망을 실현하기에는 나쁘지 않는 선택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r
글 / 양윤정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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