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8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미개통 구간이었던 송추IC-의정부IC 사이의 사패산 터널이 뚫리면서 대한민국 심장, 서울 주변의 혈액순환이 빨라졌다. 1988년 1월 판교에서 구리까지 고속도로 개통을 시작으로 20년 만인 2007년에 북쪽 구간이 완공되면서 서울 외곽을 한 바퀴 도는 ‘순환도로’가 드디어 완공되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서울을 감싸는 순환선으로 복잡한 시내를 관통하지 않고 외곽으로 빠르게 돌아나갈 수 있고 서울과 주변위성도시의 왕래를 쉽게 한다. 그리고 서울로 진입하는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와 그물망처럼 연결된다. 이 때문에 수도권의 교통난 해소와 물류비 절감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스트라다>는 새롭게 개통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따라 직접 한 바퀴 달려보았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거리기준이 되는 판교IC 지점부터 반 시계 북쪽 방향부터 시작했다. 전 구간은 양쪽으로 쭉 뻗은 편도 4차선 도로에 최고속도는 시속 100km 제한을 기본으로 구간마다 차선이나 제한속도는 약간씩 달라지기도 한다.
한 바퀴 도는 걸리는 총 거리는 127.6km. 러시아워를 피해 낮에 달리는 동안 막히는 정체되는 구간은 없었고 제한속도를 넘지 않으며 도중에 사진 촬영을 하면서 도는데 약 2시간이 소요됐다. 같은 조건에서 촬영을 하지 않고 혼자 꾸준히 달렸다면 1시간 반 정도 걸렸을 것이다. 트립 컴퓨터상에 찍힌 거리는 127.2km로 보도 자료에서 이야기한 거리와 비슷했다. 통행료는 모두 8천800원으로 북부 구간이 서울외곽고속도로 총 길이의 4분의 1을 조금 넘는 구간이지만 통행료는 4천600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한 바퀴 통행료의 절반을 넘는다. 91.3km의 남부 구간은 4천200원이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한강을 중심으로 약 91.3km의 남부 구간은 국가의 예산으로 건설된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고 북쪽의 약 36.3km 구간은 민자사업으로 (주)서울고속도로가 담당한다. 한국도로공사가 담당하는 남부 구간은 통행량도 많고 만약 적자가 나더라도 다른 고속도로의 흑자로 충원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일산IC부터 퇴계원IC까지의 북부구간은 (주)서울고속도로에서 30년간 관리한 후에 국가에 무상으로 반납해야하는 민자 사업이다. 그 기간 내에 건설비와 투자비를 다 되돌려 받아야 하기 때문에 통행료가 차이가 나고 있다.
직접 한 바퀴를 달려보니
900원의 통행료를 내고 경기도 성남 판교 IC에 진입해 10분 정도 달리자 성남영업소가 나온다. 판교 IC에서 받았던 영수증으로 통행료를 대신하고 계속 달리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경기도에서 구역상 서울 송파구 지역으로 들어간다. 이곳을 지나 차선을 꽉 채우며 달리던 통행량은 중부고속도로와 연결되는 하남분기점까지 함께 움직이다가 절반 이상이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으로 빠진다.
차선이 2차선으로 좁아지며 인터체인지 구간을 지나면 중부고속도로에서 올라오는 상행선 흐름과 합쳐지며 다시 통행량은 늘어난다. 그리고 한강을 함께 건넌 주변의 승용차와 화물차는 구리영업소를 지나 구리 IC로 가면서 하나둘씩 사라진다.
이후에 퇴계원 IC부터 (주)서울고속도로가 담당하는 북부구간이 시작된다. 불암산 영업소에서 1천600백 원의 통행료를 내고 통과하면 앞에는 병풍처럼 넓고 커다란 북한산이 떡하니 나타난다. 한 차선에 한두 대씩만 앞뒤 시야에 보이며 서로 넓은 간격을 유지하고 쾌적하게 주행할 수 있다.
앞에 보이던 웅장한 북한산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도로는 북한산 밑 터널로 빠져 들어간다. 수락산 터널과 의정부 IC를 지나면 길이 3천997m로 세계에서 가장 긴 4차선 ‘사패산 터널’이 나온다. 환경단체와 종교계의 반발로 공사가 2년이나 지연됐던 곳이다. 약 4km에 가까운 긴 거리 때문에 터널 안에는 교통사고와 긴급 상황에 대비한 비상 갱도가 700m 간격으로 설치돼 있고 내부 공기 흐름을 돕는 45대의 팬을 갖추고 있다. 이후 양주영업소에 도착하면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을 통과한 대가로 서울외관순환고속도로 통행료 중 가장 비싼 2천700원을 내야한다.
약 30분간 36.3km의 북부 구간을 달리면서 모두 4천300백 원의 통행료를 냈다. 이전에 퇴계원에서 일산까지 1시간 넘게 걸리던 시간을 절반이하로 줄여주고 그만큼 기름을 태우는 시간도 줄어 연료비가 줄겠지만 당장 지갑에서 나가는 돈이기에 운전자에게는 부담이다.
민자구간을 지나 한국도로공사가 담당하는 구간으로 들어서는 일산과 자유로 IC를 지나 김포영업소를 지나면 통행량이 다시 부쩍 늘어난다. 통행 속도는 떨어지지 않지만 화물차들이 주위를 감싸며 끼어들 빈틈을 주지 않는다. 서울외곽순환도로의 서남부 구간은 가장 바쁜 구간.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를 시작으로 제 1, 2 경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그리고 경부고속도로까지 이어지는 분기점과 IC가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인천 지역의 수출입 물류 센터와 공장에서 나오는 크고 다양한 종류의 화물차들이 많이 눈에 띈다. 또한 김포, 부천, 평촌, 안양 지역의 신도시가 인접해 출퇴근 시간에는 상습적 정체구간으로 변하는 구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