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구매가이드] 추억의 오락실을 거실로 불러오는 방법

오래될수록 좋은것이야 많다지만, 그 안에 게임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흔히 말하는 추억보정이 작용힌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게임이 가정 내로 들어온 이후 동네 곳곳에 있던 오락실은 시대에 밀려 사라져 갔지만 소위 "오락실 게임"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남아 고전 게임, 레트로 게임 또는 오락실 게임 등으로 불리며 아직까지 수요층이 존재한다.


당시 게임은 언어를 몰라도 조작이 간편해 누구든 쉽게 즐길 수 있었고, 어떤 게임이든 둘이서 플레이 하는게 당연했다. 물론, 게임 내 숨은요소(또는 미신)을 위해 반드시 혼자만 즐기는 부류도 있었으나, 간혹 처음보는 사람과 옆자리에 앉아 게임을 즐기는 경우도 비일비재 했다. 지금 생각하면 독특한 경험이었다.

그 후로 PC 및 가정용 콘솔 게임시장이 활성화 되며 오락실은 점차 사라졌어도 많은 사람들은 PC 환경에서 MAME, NeoRAGE 등의 에뮬레이터를 사용하여 꾸준히 즐겨오고 있다. 그러나 그 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소 복잡한 설정에 귀찮음을 느껴 포기했을 것이다.

최근들어 이러한 소비층을 파고든 레트로 게임기 시장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 월광보합이라는 레트로 게임기가 등장한 이후 잔잔하던 고전게임 기기의 판매량이 (다나와 판매량 기준) 열배이상 늘어나며 커다란 태풍이 될 조짐이 보인다.

대체 월광보합이 무엇이길래?
월광보합(영문명 Pandora's Box)은 과거 오락실에서 볼 수 있었던 수백여개의 레트로 게임을 내장한 게임기이다. 기본적으로는 게임이 내장된 보드 형태의 제품이었으나, 최근 판매되는 제품은 조이스틱(아케이드스틱) 내부에 내장되어 얼핏 보기엔 조이스틱으로 보인다. 가정의 TV나 모니터에 연결하면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오락실 게임기 처럼 모니터와 캐비넷까지 결합되어 완제품으로 판매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월광보합은 사용된 이미지나 저장된 수백개의 게임에 대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즉, 월광보합은 고전게임 에뮬레이터 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월광보합 정품을 찾아라?
그러나 월광보합 정품을 찾기란 어렵다.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는 탓에 생김새도 제각각이고, 애초에 에뮬레이터인 만큼 정품이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될지부터 고민해봐야 한다.

게다가 월광보합이 인기를 끌자 월광보합을 모방한 다양한 가품이 등장한다. 월광보합 부터가 라이선스를 무시하고 디자인에 게임 캐릭터 등을 가져다 쓴 만큼, 가품 또한 다양한 게임 캐릭터와 디자인을 그대로 베꼈다. 심지어 구동화면까지도 유사한 탓에 정품과 가품을 가리기가 더욱 더 어려워졌다. 그 때문인지, 현재 레트로게임기 시장에서 월광보합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나, 팔리는 제품이 과연 정품인지 가품인지 구분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사야 할까?
정품과 가품이 있다면 정품을 구매하고 싶은것이 일반적인 심리겠으나, 월광보합 정품은 내장된 게임의 라이선스가 없기 때문에 가품과 별반 차이가 없다. (게다가 중국 직수입이라 어느쪽이든 AS가 어렵다.) 심지어 정품은 비교적 완성도가 높아 펌웨어 수정이 불가능한데 반해 가품은 커스텀롬 구동이 쉬운 탓에 가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 커지는 추세이다. 때문에 정품과 가품을 구분하기 보다, 각각 제품의 성능을 알아보고 구매해야 한다.

월광보합으로 대표되는 레트로 게임기를 구매할때는 아래와 같은 점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1. 게임 수
게임 수는 당연히 많으면 좋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있는 숫자에는 맹점이 있다. 중복되는 게임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게임 자체가 버전이 여러가지인 경우도 있을 뿐더러 같은 게임이라도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 언어별로 존재하는 경우 등 다양한 경우로 중복된 게임이 등장한다. 


때문에 게임기에 적혀있는 600개, 1000개, 1300개 등의 게임 개수는 물론 클 수록 좋긴 하나, 약 800개 이상이라면 대부분의 게임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 게임 개수 800개 이상 제품이면 OK!

2. 게임 종류
같은 오락실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마계촌(1985)과 철권5(2004)를 구동하는 하드웨어는 다를 수 밖에 없다. 3D 게임은 보다 고성능으로 동작해야 하는데, 최근에 등장한 일부 제품만이 3D 게임을구동할 수 있다.


현재 판매되는 월광보합3D 제품은 정품인 Pandora's Box가 아닌, 가품인 Pandora's Treasure 3D 로 확인되고 있으나 대부분 판매자는 여전히 '월광보합3D' 명칭으로 판매중이다. 이 외에도 국내 제작 제품인 장고 아케이드 컨트롤보드 RS는 '월광보합 5S 3D' 라는 별명이 붙어있기도 하다.

→ 3D 게임명 확인 필요!

3. 비디오 출력
구식 모니터가 구현하는 화면은 그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지만 요즘 시대에 동축 케이블로 브라운관 TV에 연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많은 제품이 요즘 TV에 사용 가능하도록 HDMI 출력을 지원하지만, 일부 게임기는 D-SUB(VGA) 규격인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현재 대부분 게임기는 SVGA(800 x 600) 해상도로 구동되나, 월광보합 3D와 같은 고성능 제품은 간혹 FHD(1920 x 1080) 에서 동작하는 경우도 있다.


장고아케이드 RS와 같은 몇몇 제품은 스캔라인 이레이저(제네레이터)가 포함되어 과거의 브라운관 분위기를 내주기도 하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다.

→ 비디오 단자 확인! 필요시 스캔라인 이레이저를 장착해보자 (D-Sub용 케이블에 장착 가능)

4. 캐비닛 여부
게임기는 TV와 연결한 채로 계속 놔둘 수도 있지만, 거실에 둔다면 보통 미관을 위해 잘 수납해두었다가 게임 시에만 연결할 것이다. 그러나 이 번거로움이 게임기를 켜기 힘들게 만드는 최대 요인이 된다. (이는 주변에 많은 이의 경험으로 이미 증명된 바 있다)



그러나 오락실에서 보던 게임기가 집에 있다면? 전원을 켜고 끄는 정도의 수고면 옛 추억과 편리함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추후 보관이 부담이 된다면 조립형태의 제품도 고민해볼만 하다. 단, 어느쪽이든 구매 전에 가족 구성원의 동의는 반드시 받도록 하자.

→ 캐비닛 크기, 입식/좌식 여부, 완제품/조립식 여부를 확인!

5. 커스텀롬 구동 여부
편하게 쓰려는 게임기지만 그럼에도 불편한건 고쳐서 쓸 여지가 있어야 한다. 정품 월광보합은 게임기에 내장된 게임이나 펌웨어의 변경이 불가능하지만, 비정품은 커스텀롬 이라 불리는 유저제작 롬 파일로 변경이 가능하다. 변경을 한다면? 없는 게임을 추가하고 불필요한 게임을 삭제하거나, 게임을 보다 찾기 쉽게 만들어주는 등 다양한 혜택이 따른다.


모델별로 지원하는 커스텀롬이 다를 수 있으며, 만약 잘못된 파일을 덮어씌워 펌웨어 적용에 실패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백업에 주의하도록 하자.

→ 원한다면 검색을 통해 커스텀롬 적용방법을 확인하자!

6. 정품 여부
레트로 게임 시장에도 진정한 의미의 정품은 존재한다. 다수의 레트로게임과 게임기를 제작했던 닌텐도(Nintendo)사는 작년말 닌텐도 클래식 미니 라는 게임기 시리즈를 출시했는데, 이 시리즈는 닌텐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북미: NES/SNES), 패미컴/슈퍼패미컴(일본: FC/SFC) 등을 최신 사양인 USB전원, HDMI 비디오 출력, 메모리 내장방식(게임 카트리지 미사용) 등의 사양으로, 외형을 축소시켜 구현한 그야말로 "추억의 게임기" 이다.


현재까지 출시된건 위에 기재된 4가지 모델로, 각 모델은 해외에서 출시때 마다 초동물량이 매진되는 등 대 인기를 끌었으나 아쉽게도 국내에는 정식판매되지 않아 해외직구나 구매대행을 통해 구매할 수 밖에 없다. 

→ 콘솔 게임기를 추억한다면 더할나위 없는 선택


※ 구매요령 요약

• 게임 수 / 종류 → 최소 800개 이상. 철권5 같은 3D 게임은 게임이름 확인이 필수
• 비디오 출력 → 사용중인 TV나 모니터에 연결 가능한지 확인! (HDMI 여부 등)
• 캐비닛 여부 → 공간에 여유만 있다면 추천한다 (편하다)
• 커스텀롬 구동 여부 → 능력껏 게임을 추가할 수 있다. 벽돌 주의!(백업 필수)
• 정품 여부 → 오락실이 아닌 콘솔의 추억을 원한다면 닌텐도의 정품게임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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