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마음에 드는 제품이 당신 앞에 나타났다. ‘에라, 모르겠다’ 지르면 3일 후회하고, ‘어쩌지, 어쩌지’ 망설이다 놓치면 3년 아른거린다. 정말이다. 필자는 아직도 몇 년 전 구매를 망설였던 빨강 패딩의 영롱한 자태를 잊지 못한다. 그때 그 녀석을 구매했더라면 겨울의 질이 한 단계 높아졌을 것이 틀림없다. ‘더 추워지면 사자’ 미뤘던 게 화근이었다.
추울 때 패딩을 사는 건 이제 다 옛말이다. 최근 패션 업계에서는 7~8월 신상 패딩을 출시하는 것이 하나의 흐름이 되었다. 신상품을 미리 출시하면 올해 겨울 트랜드를 소비자에게 소개할 수 있고, 구매 반응을 살펴 주력 아이템을 선정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역시즌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는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패딩을 구매할 수 있고, 기업도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린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하는 셈이다.
최초 출시가는 어디까지나 출시가일 뿐, 큰 폭의 할인은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때부터는 패딩과 구매자의 눈치 싸움이 시작되는데, 예외는 존재하나 결국 그래프는 점점 상승 곡선을 그리기 마련이다. 날은 점차 선선해질 테고, 이때부터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패딩이 점점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니 말이다. 본격적인 패딩 전쟁이 선포되는 10월 이전에 결단을 내리는 게 아무래도 유리할 테다.
롱이냐 숏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일단 패딩을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길이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길이가 짧은 패딩의 경우 활동성이 뛰어나고, 옷을 입었을 때의 핏도 더 살아난다는 장점이 있다. 롱패딩은 어쩐지 어린 친구들이 입는 옷 같고, 외형을 신경 쓰는 편이라면 숏패딩을 포기하기란 어렵다. 긴 패딩의 경우 다리까지 가려줘 겨울 점퍼에서 가장 중요한 보온성을 강화했다. 추운 건 죽어도 못 참는, 겨울과 친하지 않은 이들은 롱패딩을 결코 놓을 수 없다. 어차피 개인 취향 문제이므로 어느 편이 좋다, 나쁘다 이야기할 수는 없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많은 브랜드로는 밀레, 아이더, K2, 노스페이스, 네파 등을 꼽을 수 있다. 해당 브랜드를 대표하는 숏패딩, 롯패딩을 살펴보며 나에게 맞는 제품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눈 크게 뜨고 찾아보자.
① 밀레
프랑스의 아웃도어 브랜드로 1921년 마르크 밀레 부부가 설립했다. 등산용 기능성 배낭을 만들어 오다가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아웃도어 의류 제작을 시작했다. 인류 최초의 에베레스트 등반 산악인을 비롯해 광범위한 후원을 통해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로 입지를 다졌다. 국내에서는 등산복 전문 브랜드 이미지에서 탈피해 전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토털 아웃도어 브랜드로 범위를 확장했다. 산악인 엄홍길을 기술고문으로 위촉했으며 전국 매장 수는 240여 개에 달한다.
▶ 밀레(MILLET) 아르덴 벤치다운2 (MUOWD478, 블랙)
구스다운 점퍼로 솜털과 깃털의 혼합비율은 8:2로 준수한 편이다. 출시가는 42만 8,000원이며 현재는 약 13만 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방풍, 보온 기능을 지닌 소재를 사용해 장시간 따뜻함을 유지한다. 롱패딩이나 길이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긴 편은 아니라서 남녀노소 누구나 입기에 적합해 보인다. 블랙의 단정한 디자인이며 디테일이 많지 않아, 질리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밀레(MILLET) 에수스 다운 (MUOUD454, 블랙)
블랙의 멋스러운 구스다운 점퍼로 충전재인 솜털과 깃털은 8:2 비율로 들어갔다. 가장 먼저 부드러운 블랙 후드 퍼가 눈에 들어오는데, 뻣뻣하지 않고 부드러운 소재라 피부에 닿아도 부담이 없다. 가슴 쪽에 지퍼를 적용한 주머니가 있고, 양옆에 커다란 포켓이 자리해 수납공간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무광 소재이고, 로고 외 별도의 무늬가 없어 심플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② 아이더
아이더(Eider)는 프랑스의 의류 브랜드이다. 북극의 극한 환경에서 자신의 털을 뽑아 새끼를 보호하는 아이더 오리를 모티브로 탄생했다. 1962년에 설립되었으며 2006년 국내에 론칭, 한국인의 체형에 최적화된 상품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 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2008년 6월 라푸마의 자회사가 되었고, 2009년부터는 라푸마와 케이투코리아 그룹 산하로 진출했다. 깔끔한 디자인이 특징이며 최근에는 박보검과 아이린을 브랜드 모델로 기용하며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 아이더 스테롤 플러스 다운 자켓 (DMW19517)
롱패딩 하면 블랙 컬러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눈처럼 하얀 화이트 컬러 제품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입었을 때 화사한 느낌은 덤이다. 구스다운 점퍼로 혼합비율은 솜털, 깃털 8:2다. 700필파워의 높은 수치로 깃털 사이에 많은 공기를 함유했다. 덕분에 열전도를 차단하는데 탁월하며 보온력이 뛰어나다. 출시가 44만 원으로 현재는 약 32만 원에 구매 가능하다. 방풍, 보온 기능을 갖춰 한 겨울에도 적합하다.
▶ 아이더 카라스 구스 다운 자켓 (DMW19575)
마찬가지로 구스다운 점퍼이며 솜털, 깃털의 혼합비율이 8:2로 기본기가 탄탄하다. 베이지 컬러로 청바지와 입어도 잘 어울리고, 활동적인 분위기의 코디가 가능하다. 후드는 탈부착이 가능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방풍, 보온 부가기능을 두루 갖췄으며 30mm의 퍼가 목 뒤를 부드럽게 감싼다. 2018년 동일 라인업과 비교하면 라쿤퍼 면적이 10mm나 증가했다. 출시가 36만 원으로 현재에는 약 26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③ K2
국내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 가장 높지는 않지만 가장 험해서 아무나 오를 수 없는 K2(8,611m)를 모티브로 삼았다. 등산, 트래킹, 워킹, 캠핑, 여행 등 아웃도어 활동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거친 환경에서 신체를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력을 갖췄다. 한편 케이투코리아는 2009년에 아이더 및 라푸마의 국내 상표권을 인수한 바 있다.
▶ K2 EMPORIUM 마조람 롱다운 (KUW19595Z1)
구스다운 점퍼이며 최근 등장하는 제품들이 그러하듯 솜털, 깃털 비율은 8:2로 표준 이상의 품질을 갖췄다. 본래 출시가는 36만 9,000원이며 현재는 약 14만 원에 구매 가능해 할인 폭이 무척 큰 편이다. 가슴 쪽에 K2 로고가 멋스럽게 새겨져 있고, 후면에는 로고나 무늬 없이 간결한 디자인을 갖췄다. 단추가 아닌 지퍼를 적용해 간단하게 입고 벗을 수 있다. 일체형 모자로 탈부착은 불가능하다.
▶ K2 EMPORIUM 로체 헤비 다운 (KMW19591Z1, 블랙)
한 마디로 터프한 디자인을 갖춘 숏 점퍼다. 엉덩이를 덮는 길이가 아니라, 골반 정도까지 떨어져 날렵하면서도 활동성을 강조했다. 후드 역시 상황에 따라 탈부착이 가능하다. 구스다운 점퍼이며 8:2 혼합 비율로 구성됐다. 살짝 광택이 도는 소재를 사용했으나, 과하지 않아 어떤 옷과도 잘 어울리는 편이다. 출시가는 33만 2,000원이며 현재는 약 13만 원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④ 노스페이스
미국의 등산용품 및 아웃도어 브랜드다. 브랜드명은 미국 요세미티에 위치한 하프돔 북벽에서 따왔다.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문산악인들에게는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97년에는 국내에 브랜드 론칭을 했고,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떠오를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국내 TOP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후 한국 독점 브랜드인 노스페이스 화이트 라벨을 선보이기도 했다.
▶ 노스페이스 슈퍼 에어 다운 (NC1DK52A, 블랙)
구스다운 점퍼로 혼합비율 8:2 비율을 지켰다. 영하의 추운 날씨를 버텨내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출시가는 43만 9,000이며 현재는 약 37만 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방풍, 방수, 보온 기능을 패키지를 갖춘 제품이다. 또한 넉넉한 길이로 다리를 따뜻하게 감싸준다. 지퍼 안쪽에 레터링 디자인을 담아 유니크하면서도 멋스러운 외형을 완성했다. 노스페이스 로고가 좌측에 자리하며, 후면의 경우 우측 상단에 자리한다.
▶ 노스페이스 익스플로어링 3 다운 자켓 (NJ1DK55A, 블랙)
TV 광고에 노출된 메인 상품으로 최초 출시가는 29만 9,000원이다. 노스페이스의 주력 신상품으로 할인 폭이 크지는 않다. 현재는 약 25만 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구스다운 점퍼이며 8:2의 솜털, 깃털 비율을 충족한다. 기능성 소재인 드라이벤트로 제작해 방풍과 보온은 기본 투습 기능까지 갖췄다. 덕분에 다양한 상황에서도 따뜻하면서도 쾌적한 착용이 가능하다. 경량 점퍼에 속해 잘 접으면 작은 주머니에 수납하는 것도 가능하다.
⑤ 네파
2005년 이탈리아 아웃도어 브랜드를 인수해 국내 론칭했다. 2012년에는 평안L&C로부터 독립해 ‘네파주식회사’로 출범했다. "네파는 자유다"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이제는 아웃도어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모델 전지현을 장기간 기용하며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패션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디자인과 기능성을 갖추면서 일상생활에서 입기에 부담 없는 상품을 다수 선보이고 있다.
▶ 네파 리미타토-S 벤치 다운 (7F72019)
화사한 화이트 색상이 돋보이는 2019년 신상 롱패딩이다. 구스다운 충전재를 사용했으며 우모량이 370g으로 무척 넉넉한 편이다. 이정도면 아웃도어 활동이 잦은 준전문가가 입기에 적합해 보인다. 솜털과 깃털의 혼합비율은 8:2로 준수하다. 또한 방풍, 보온 기능을 두루 갖췄다. 최초 출시가는 39만 9,000원이며 현재는 약 18만 원에 구매가 가능한 상황이다. 남녀 공용으로 누구나 입기에 부담 없는 디자인이다.
▶ 네파 로드스타 클랙식 다운 자켓 (7F72010)
클래식한 디자인과 은은한 그레이 컬러가 돋보이는 점퍼다. 길이는 골반 정도 위치하는 숏점퍼로 구스다운이 아닌 덕다운 충전재를 사용했다. 충전재의 중량을 뜻하는 우모량은 330g으로 무척 우수한 편이다. 솜털과 깃털의 비율은 8:2로 추위를 견뎌내기에 적합한 수준이다. 방풍, 보온 기능을 탄탄하게 갖췄으며 최초 출시가는 39만 9,000원이다. 현재는 14만 원 정도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저렴한 가격과 넓은 선택의 폭, 부지런한 자가 멋진 패딩을 얻는다!
지금이야 패딩 생각이 간절하지 않지만, 입김이 나오고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강추위가 다가오면 패딩 없이는 집 밖에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는 한다. 모든 일이 닥쳐왔을 때 급하게 움직이면 실패 확률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이미 줄어든 선택지도 문제이지만, 꼼꼼히 비교해서 살펴볼 시간적 여유와 마음의 여유 모두 없기 때문이다.
신상품은 대체로 가장 더운 8월 가격이 내렸다가 9월 이후부터 점차 가격이 오른다. 유행에 민감한 편이라면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구매해야겠지만, 가격 변동의 위험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2019년 여름 신상 패딩을 미리 살펴보며 자신에 취향에 맞는 상품을 발견했다면 가격이 오르고, 사이즈가 빠지기 전에 구매하자. 내 눈에 예쁜 상품은 남이 보기에도 예쁠 테니 말이다.
기획, 편집 /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사진 / 황시진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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