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신학기의 계절이 다가온다. 공부를 잘했든 못했든 이제 막 대학에 진학해 새로운 곳에서 생활을 시작하려는 대학교 신입생들! 정확히는 이들을 혈육으로 둔 가족들! 마음 같아서야 캠퍼스 낭만을 응원하며 아파트 한 채 전세로 얻어주고 카드 한 장 주며 필요한 거 사라고 하고 싶지만, 로또가 당첨돼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씁쓸해하지 말자.
▲ 자취집, 이상과 현실 (출처: (좌) 픽사베이)
비록 유리 지갑의 월급 노예일지언정 앞서 직장생활 시작한 사회 선배님의 저력을 보여줄 기회는 있다. 저가 브랜드 위주로 알뜰하게 손품을 팔면 50만 원으로도 그럭저럭 살만한 자취템을 마련할 수 있으니.
50만 원으로 생활가전 풀셋 장만, 가능할까?
냉장고, 세탁기, 텔레비전, 붙박이장과 책상까지 모두 구비된 풀옵션 오피스텔이나 원룸이라면 50만 원으로는 소고기를 사 먹어도 될 것이다.
▲ 풀옵션 원룸이면 걱정 없지만 덩그러니 방 한 칸뿐이라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출처: 픽사베이)
하지만 아무것도 없이 덩그러니 방 한 칸만 있다면 먹고 자고 생활할 수 있는 가전제품을 구비해야 한다. 밥이라도 먹으려면 냉장고와 가스레인지가 필요하고, 깨끗한 옷을 입으려면 세탁기가 있어야 할 테니까…
▲ 먼저 예산을 정한 뒤 제품을 검색해보자
가전 대리점에 직접 가서 제품을 만져보고, 제대로 고른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50만 원 선에서 가전 풀셋을 마련할 수 있는 곳은 인터넷 쇼핑몰 정도다. 방법은 간단하다. 인터넷 검색으로 가격대와 제품을 정한 뒤, 가전마트에서 크기와 용량 정도만 확인하고 결제하면 끝이다.
▲ 운이 좋으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더 저렴하게 가전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이 100% 저렴한 것은 아니다. 막 오픈한 전자마트나 대리점은 용량 확인용으로 한 번쯤 방문해도 좋고, 이마트에서 가열차게 밀고 있는 일렉트로마트도 저렴한 제품들이 꽤 많다. 물론 필요한 제품일 경우에만 사야 한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말자. 어떤 제품이든 싸다고 계획 없이 막 사면 후회할 가능성이 높은데, 가전제품의 경우 그 가능성이 몇 배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필수 가전, 냉장고와 세탁기
꼭 필요한 가전제품을 두 개만 꼽으라면 당연히 냉장고와 세탁기다. 일용할 양식이 되어줄 냉동식품과 엄마가 보내준 반찬들은 배고픔도, 빠듯한 용돈도 아껴주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들은 필수가전이다 보니 가격이 저가부터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 위니아대우 FR-B183SW / 위니아대우 클라쎄 EKRB151CDW
▲ 삼성전자 RT09K1000WW / 대우루컴즈 R90M1-G / 창홍 ORD-090B0W / 캐리어 클라윈드 CRF-TD090MDA
냉장고의 경우 위니아대우 182L제품은 22만 원 대에, 144L 제품은 19만 원 대에 구입할 수 있으며 90L 모델을 기준으로 삼성전자 제품은 19~21만 원대에, 대우루컴즈 제품은 18만 원대에, 캐리어와 창홍 같은 해외 브랜드 제품은 15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 미디어 MR-157LB / 미디어 MR-50LB
미디어 제품의 경우 157L 모델을 17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으며 냉동실이 없는 50L이하 제품은 8만 원대로도 구매 가능하다.
안타깝게도 세탁기는 냉장고보다 다소 가격대가 높다. 요즘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셀프 빨래방도 있지만, 모이다 보면 그 돈도 상당해질 수 있기 때문에 세탁기 구매는 필수다.
▲ 요즘에는 체인점식 빨래방도 많아서 근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출처: 워시프렌즈)
겨울 이불 빨래까지 하기 위해서는 15kg 이상이 적당하지만, 가격대가 높아지므로 이불 빨래는 등에 짊어지더라도 셀프빨래방에서 해결하자. 괜히 지인의 집을 이용하면 신세를 져서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으므로 주의!
▲ 하이얼 HWM60MG / 미디어 MW-60P1 / 로퍼 RT-505
세탁기 역시 중국 브랜드로 가면 저렴해지는데, 하이얼과 미디어의 6kg 제품은 18만 원대, 10kg 제품도 26만 원대다. 통돌이 세탁기 브랜드 로퍼는 5.2kg 제품이 18~20만 원 선에서 가능한데 설치를 직접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 이노크아든 IA-W1 / 대웅모닝컴 HS-MW3150G
손빨래를 많이 하거나 빨래를 잘 하지 않는다면 10만 원 미만에 구매 가능한 아기용 세탁기(3~5kg)를 구매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보다시피 소량의 속옷과 양말 정도만 빨래할 수 있는 수준이니 참고하길.
안 살 수 없는 전자레인지와 전기레인지
자취인의 필수템인 라면과 햇반 조리를 위해서는 가스레인지와 전자레인지가 필수다.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버너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겠으나 번거로움과 위험성 그리고 소모품인 부탄가스 비용을 생각한다면 비합리적이다.
▲ 총알이 든든하다면 이동형 2구 인덕션을 추천한다 (출처: 삼성전자)
예전에는 주방에서 무조건 가스렌지를 사용했으나 이제는 인덕션, 즉 전기레인지의 시대가 왔다. 별도의 설비가 필요해 번거로운 가스레인지 대신 콘센트만 꽂으면 어디서든 요리를 할 수 있는 전기레인지는 매우 편리하다. 초기에는 가격대가 높았으나 다양한 브랜드에서 제품이 출시되고 대중화되면서 가격대가 낮아졌다.
▲ LG전자 디오스 HEI1V9 / 쿠첸 CIR-F151 / 테팔 익스프레스 IH-7208KR
대기업 브랜드로 3구 이상의 제품을 산다면 여전히 고가지만, 1구 전기레인지의 경우 LG전자 제품을 사도 10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 좀 더 눈을 낮추어 쿠첸, 테팔 등의 브랜드 제품을 알아보면 10만 원 이하도 가능하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 PN풍년 뉴 스마트 PSNKA-2000 / 이마트 ICA-1901 /
EPCSKOE LJY-22C / 샤오미 미지아 청춘판 DCL002CM
기타 중소 브랜드로 구매하면 5만 원 미만, 심지어 2만 원대로도 구매가 가능하다. 조금 과장하면 버너보다 더 저렴한 수준이다.
▲ 삼성전자 MS23K3535 / LG전자 MW22CD9 / SK매직 MWO-M8A01
전자레인지는 가격이 낮아진 지 꽤 오래돼서 아무리 가난한 자취생이어도 한 개는 있을 정도다. 찬밥을 데워 먹거나 각종 레토르트 식품을 편리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가구 수와 상관없이 현대인들의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 이마트 MWM-S1901M / 이노소닉 MW3100 / 쿠잉 MM-R20A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20L 정도면 문제없이 1인 가구 혹은 그 이상도 사용할 수 있으며, 삼성전자나 LG전자 제품은 8~10만 원대로, SK매직과 위니아대우는 6만원 대로, 이마트, 쿠잉 등 중소기업 브랜드는 5만 원 미만으로도 구매가 가능하다.
▲ 이마트 일렉트로맨 AFG-18011D / 이스타 에어오븐 시즌2 EAF-1500D
미니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 같은 제품도 10만 원 미만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금전적 여유가 있거나 나중에 추가 구매를 할 예정이라면 아예 처음부터 이들도 구매 목록에 포함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커피 10잔 값 아끼면 마련할 수 있는 계절가전
▲ 삼성전자 SFN-K35GABL / 신일산업 SIF-S14RWS / 한일전기 EFe-434
여름에는 폭염을, 겨울에는 한파를 선사하는 극단적 기온의 우리나라. '까짓거 부채나 뽁뽁이로 버티면 되지!'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친다. 선풍기나 난방기기는 이제 계절가전을 넘어서 생활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았다.
▲ 로이체 바람쎈 RC-50 / 파세코 PCF-AP7080SJ
삼성전자, 신일산업, 한일전기의 스탠드 선풍기의 경우 4~5만 원 대면 구매 가능하며 중소 브랜드로 내려가면 2~3만 원 대로도 살 수 있다. 전기료 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큘레이터도 2만 원대로 마련할 수 있다.
▲ 캐리어 CSF-A061CS / 한솔일렉트로닉스 HSE-50K
만약 총알이 든든하다면 24만 원 대로 설치 가능한 캐리어나 미디어의 에어컨 6형도 고려해볼 만하며, 한여름의 더위를 도무지 이기지 못하겠다면 20~25만 원 사이의 이동식 에어컨도 추천한다. 이동식 에어컨은 직접 설치도 가능하기 때문에 에어컨 설치 기사를 애타게 기다릴 필요도 없다.
▲ 윈드피아 WH-21GR / 신일산업 SEH-W702WS
겨울은 당연히 난방 매트와 전기히터(혹은 온풍기)다. 특히 10평 미만의 원룸일 경우 대류 형식의 전기히터를 구매하면 난방 효과를 볼 수 있다. 난방 매트는 전기 매트와 온수 매트가 있는데 온수매트는 전기매트보다 가격대가 높으며 관리가 까다롭기 때문에 전기매트를 추천한다.
▲ 보국전자 애쉬카키 안심세탁 전기요 BKB-9614 / 보이로 전기요 UB3
단 안전 및 위생적인 관리를 위해 너무 저렴한 제품보다는 물세탁이 가능한 4~5만 원 대의 제품이 좋겠다.
살림살이는 하나씩 장만하며 늘릴 때가 즐겁다
최근에는 가전제품의 종류가 매우 다양해지면서 혼자 살아도 제대로 살림살이를 구비해놓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크기는 커지고 가격은 낮아지는 텔레비전, 빗자루보다 가벼워진 무선청소기, 도우미 아주머니 못지 않은 로봇청소기,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건조기와 스타일러까지 그 끝이 없을 정도다.
▲ 솔직히 TV 있어도 잘 안 본다... (출처: 픽사베이)
물론 다 있다면 좋겠지만 자취초년생에게는 부담스러운 상당한 예산과 공간 점유가 필요하다. 그러니 일단은 꼭 필요한 것을 중심으로 제품을 구비해 미니멀하게 살아보는 습관을 들여보자. 텔레비전 대신 스마트폰, 무선청소기와 로봇청소기 대신 쓰레받기와 빗자루, 공간을 최소로 차지하는 빨래 건조대로 살아보고 조금씩 장만해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살림살이는 살면서 장만한다는 말이 꼭 신혼부부만의 전유물은 아닐 테니까…
50만 원 자취가전 견적 (다나와 기준)
-위니아대우 FR-B183SW 182L 냉장고 221,250 원
-하이얼 HWM60MG 6kg 세탁기 187,000 원
-이마트 ICA-1901 1구 전기레인지 39,800 원
-위니아대우 KR-M202BMP 전자레인지 51,490원
합계 : 499,540 원
기획, 편집 / 다나와 오미정 (sagajimomo@danawa.com)
글, 사진 / 조주연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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