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세계라면협회(WINA)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간 라면 소비율은 1인당 74.6개로 전 세계 8위 수준이다. 이는 일주일에 1.4개 정도를 먹는 셈. 그야말로 한국인의 소울푸드라고 할 수 있는 라면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아무리 취향이지만 선호도가 높은 라면은 존재하는 법. 때문에 다양한 라면을 꼽아 라면 계급도를 제작해보았다.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당연히 등급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라면이 없던 경우도 있었고, 반대로 이 라면이 그 정도급인가 싶은 라면도 있었다. 순위는 ‘이상형 월드컵’을 참고하였으니 본인의 최애 라면이 없더라도 아쉬워 말자. 한국인의 면 라이프를 책임질 40여 가지 맛있는 라면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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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
▲ 유튜브에서 사랑받고 있는 핫템 '불닭볶음면' (출처: 소련여자 유튜브)
때는 2012년, 혜성처럼 나타난 그분의 존함은 불.닭.볶.음.면. 화가 매운 많아 보이는 닭 캐릭터가 새겨진 검정 패키지부터 미각을 압도한다. 8년간 매출만 1조 2천억 원을 이뤄낸 삼양의 일등공신. 처음 한 입은 생각보다 '안 맵네' 하지만 뒤이어 따라오는 묵직한 쓰라림에 깜짝 놀라 젓가락을 내려놓게 한다. 맛과 유명세에 비하여 건더기는 거의 없는 편이라서 삼겹살 등을 넣어 먹는 다양한 레시피가 유명하다. 맛있게 매운맛이 전 세계를 사로잡았으며 현재까지도 라면은 물론 아몬드, 떡볶이, 김밥 등 여러 시리즈가 나온다. 나올 때마다 '그거 먹어봤어~?' 또는 '새로운 불닭 시리즈 먹기 챌린지'가 유튜브를 달구기도 한다.
오뚜기 진라면
▲ 갓종원님께서 인정하는 진라면 (출처: 오뚜기 유튜브)
오뚜기의 대표적 라면 진라면. 1988년 서울 올림픽 시즌에 태어나서인지, 올림픽에서 스타가 된다면 진라면이 모델로 납치해간다는 썰도 있었다. 누구나 '1등급에 있을만 하지'라고 인정할 만큼 무난한 맛을 자랑하는 스테디셀러다. 소위 진순, 진맵이라 하여 순한 맛, 매운맛으로 판매되고 있다. 매출로 보면 신라면에 항상 뒤처지지만 가성비가 좋은 것도 특징이다.
팔도 비빔면
▲ 광고만 봐도 침샘이 새콤하게 자극된다 (출처: 팔도 공식 유튜브)
비빔면 계의 절대강자. 팔도 비빔면 (마약)소스에 중독되면 팔도 밖에 못 먹는다는 소리가 있다. 심지어 비빔면 소스만 따로 출시할 정도니 소스에 맛은 다한 셈. 매콤하기보단 달달함이 큰 팔도 비빔면은 삼겹살, 상추쌈 레시피로도 유명하다. 면이 얇아 하나만 먹으면 허전하고 두 개 끓이면 과하기 때문에 끓는 물 앞에서 늘 고민하게 만든다.
특히 요즘엔 마케팅에 힘을 쓴 건지 시대에 맞게 괄도 네넴띤이라는 패키지로 흥미를 끌기도 했다. 괄도 네넴띤이 무엇인 지 알 지 못해 인쇄가 잘못 되었다고 라떼들 사이에서 잠깐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괄도 네넴띤은 비빔면보다 한 단계 높아진 매콤한 맛으로 이름 뿐만 아니라 제품 그 자체로도 사랑을 받았다. 괄도 네넴띤의 어그로 이후에도 미샤와 콜라보 하여 BB면을 출시하였으며,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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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안성탕면
▲ 강호동의 원픽 라면으로 유명하다 (출처: 농심 유튜브)
내 입에 안성맞춤. 안성탕면이다. 농심의 아이덴티티인 안성탕면은 호불호가 갈리는 대표적인 라면이다. 건더기는 거의 없고 오로지 수프 맛으로 승부하는데, 된장 라면 제품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된장 베이스를 사용하였다. 때문에 특유의 신맛과 먹고 나면 입안에 맴도는 감칠맛이 우수하여 밥을 말아먹기 좋다. 몇 번의 리뉴얼을 거쳐 밀가루 맛도 잡았다고 한다.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특이하게 경상권에서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무려 부동의 1위 신라면을 제쳤다고 하니 말 다 했다.
농심 올리브 짜파게티
▲ "아.어.가"가 짜파구리의 시초라는 것을 요즘 애들은 알고 있을까? (출처: 농심 유튜브)
춘장 베이스의 짜장 소스를 분말화하여 만든 라면으로 짜장라면의 원조. 짜장라면이지만 오리지널 짜장면 맛과 다른 건 어쩔 수 없다. 면발이 굵은 편이며 면발 한 줄 한 줄이 올리브유로 코팅되어 짜파게티 고유의 고소함으로 완성했다.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라는 카피로 소비자에게 각인되어 여전히 짜장 라면계의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에 힘입어 판매량이 고공행진 중이다.
삼양 삼양라면
▲ 최근 매운 맛도 출시되어 기대되는 제품이다 (출처: 삼양식품 유튜브)
국내 최초 라면으로도 유명한 삼양라면. 오래된 역사 탓인지 수많은 리뉴얼과 파동들을 겪었지만 여전히 그 맛을 기억하는 으르신들도 많은 덕분에 여전히 2등급에 자리하고 있다. 햄 건더기가 들어있고 대체로 부대찌개의 국물 맛과 비슷하여 밥과 말아먹기에도 잘 어울린다. 다른 라면에 비해 맵기는 약한 편이므로 맵찔이들에게는 먹기 적당한 라면이나 심심한 맛으로 호불호가 갈린다. 최근에는 삼양라면 매운맛, 콰트로 치즈 맛도 출시됐으나 판매량은 미미하다는 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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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스파게티
▲ 쩝쩝박사님 이국주가 선보인 오뚜기 스파게티 레시피! (출처: MBC 공식 유튜브)
뽀글이의 원조. 전역하고도 가끔 생각나서 햄과 참치를 섞어 뽀글이 만들어 먹으면, '이걸 굳이 내가 왜 먹고 있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군대에서 먹던 맛을 기대하고 먹으면 안 된다. 그 시절 그곳에서 먹었기에 추억 보정이 된 거다. 어쨌든 오뚜기 스파게티는 간단히 스파게티가 생각날 때 먹기 좋은 라면이나 케첩 소스가 강한 탓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적당한 판매량과 10~20대 소비층의 지지로 3등급엔 자리할 만큼의 값어치는 톡톡히 하고 있다.
오뚜기 열라면
▲ 맵찔이들은 패키지만 봐도 도망간다는 열라면
맵찔이들과 타협하지 않는 오뚜기의 열라면. 상당히 얼큰하고 매운 걸로 둘째가라면 서럽다. 건더기보다는 수프 맛으로 승부한다. 마트에서 묶음 세일을 많이 하는 편이므로 가성비도 좋은 편. 한때 매운맛으로는 1위 자리를 차지할 만큼 스코빌 지수 5,013SHU로 높은 편이었으나 틈새라면, 핵불닭볶음면 등에 자리를 내주면서 아쉽게 2위로 전락했다. 그러나 국물 라면 중에선 여전히 매운 편이다.
팔도 틈새라면
▲ 이 광고는 맵부심을 자극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출처: 팔도공식 유튜브 채널)
명동 빨계떡의 매운맛을 살려낸 틈새라면. 매운맛 부동의 1위였으나 핵불닭볶으면과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그냥 맵다의 수준이 아니라 국물의 뜨거움에 힘입어 혀를 마구 때리는 수준이라고 할까? 열라면과 달리 건더기 구성 또한 풍성하다. 여기서 청양고추나 땡초 같은 걸 넣는다면 당신의 위는 차라리 죽여 달라고 소리칠 것이다. 외국인 유튜버들이 도전해보고 눈물을 흘린다는 그 맛. 다시는 한국을 무시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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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도시락
▲ 최근 광복절을 맞아 국뽕 차오르는 패키지를 선보였다. (출처: 팔도공식 유튜브 채널)
러시아에서 더 핫한 걸로 유명한 팔도의 도시락면이다. 기존 컵라면 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사각형 용기로 도시락이라는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굳혔다. 다른 라면과 달리 국물이 많고 구수한 맛이 나며, 얇은 면을 사용해 면이 빨리 익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여러 번의 리뉴얼을 거쳤지만 한국에선 생각보다 외면당했다. 그러던 중 저 멀리 러시아에서 응답이 왔다. 덜 맵고 삼삼한 맛이 통한 건지 이역만리 그 추운 동토에서는 라면=도시락을 뜻할 정도로 국민라면이 되었다고 한다. 러시아 라면 시장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에서 부진한 매출을 러시아에서 톡톡히 해내며 외화벌이에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농심 무파마탕면
▲ 술 마신 다음날 속을 풀어줄 것만 같은 비주얼은 말해 뭐해. (출처: 농심 유튜브)
해장이 필요한 자들이여 여기로 오라. 한국인의 입맛을 가장 잘 살린 라면으로, 이름처럼 무, 파, 마를 듬뿍 넣었다. 국물 맛이 깔끔하면서도 그다지 맵지 않아 일명 해장라면이라고도 불린다. 한때의 인기를 생각하면 4등급에 있는 게 억울할 정도. 아 옛날이여. 건더기는 단출하지만 라면 한 젓가락에 국물 한 숟가락이면 달착지근한 맛이 입안을 감돈다. 뽀글이를 해먹으면 맛있다는 후문이 있다. 다만 다른 라면에 비해 가격대가 있는 편이라서 나름 플렉스 한다는 선임들만 찾는 라면이기도 했으며, 마니아들 사이에선 여전히 유효한 맛 보장 라면이다.
팔도 꼬꼬면
▲ 추억의 꼬꼬면 탄생 예능, 남자의 자격 (출처: KBS Entertain 유튜브)
그야말로 영욕의 역사를 모두 지닌 팔도 꼬꼬면이다. KBS 남자의 자격에서 이경규가 개발하고 팔도가 히트시킨 팔도 꼬꼬면. 대회에선 2등을 했지만 시장 반응에선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심지어 입고됐다는 소문이 SNS에 떠돌면 서울에서 꼬꼬면 구하러 경기도 모처까지 내달려야 할 정도로 인기였다. 닭 육수 국물을 기반으로 특유의 알싸한 매운맛에 기존의 라면들과 달리 하얀 국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청양고추와 대파를 더 곁들이면 절정의 맛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꼬꼬면은 물의 양에 따라 맛이 크게 좌우되는 편이므로 물 조절이 관건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김명신 kms92@danawa.com
글 / 홍이 news@danawa.com
참고자료 / PIKU 이상형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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