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23일 기준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하락한 상태다.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사용한 차량 구매 결제를 중단한 것에서 비롯된 가상화폐 하락 사태는 중국의 규제 강화로 정점을 찍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채굴장 단속에 나선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시즌2가 막바지에 가까웠다고 섣불리 단언할 수 없다. 하락세임은 분명하지만, 그래픽카드 가격이 하락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이런 시기에 게이밍 PC를 마련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냉정하게 생각하자면 지금 고가의 그래픽카드를 사는 건 확실히 낭비에 가깝다. 이에 나름 저가형 본체도 준비해왔다. 첫 번째는 GTX 1650을 탑재해서 로스트아크와 같이 최근 각광받는 PC온라인게임을 즐길만한 현실적인(하지만 여전히 예전 시세보다는 비싼) 게이밍 PC이고, 두 번째는 RTX 3070을 탑재한 고사양 게이밍 PC다.
▲ 가성비 본체를 구성하려면 FHD 게이밍이 가능하면서 가격도 착해야 하는데 그래픽카드가 아직 비싸다
최신 게임의 요구사양에 맞춰 그래픽카드를 선택하자
중고 그래픽카드라는 선택지를 제외하면, 현시점에서 그나마 게임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선택지는 지포스 GT1030이다. GT1030은 10만 원 초반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GTX 750보다 조금 더 나은 성능을 지녔다. 온라인 게임 정도는 옵션 타협 후 그럭저럭 즐길 수 있는데, 한계도 명확하다. 스팀, 에픽 스토어 등의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고사양 게임을 즐기기에는 부족하다. 즉 존버용 그래픽카드다.
▲ 지포스 GTX 950보다는 최대 2배, GTX 1050보다는 최대 70% 더 빠른 성능을 갖췄다.
그렇다면 GT1030보다 조금 더 나은 그래픽카드는 없을까? 실질적으로 스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저렴한 그래픽카드는 GTX 1650이다. GTX 1650은 GTX 1050 Ti와 GTX 1060 3GB 사이의 성능을 갖췄다. 옵션 타협 후 FHD 해상도에서 그럭저럭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가성비 게이밍 PC를 구성한다면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대안이라 볼 수 있다. 사실 이것도 가격이 많이 올라서 불만이지만, 당장 50만 원 이하에서는 이게 최선이다.
▲ RTX 3070은 이전 세대의 70 시리즈보다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이어 고사양 그래픽카드는 어떤 제품이 좋을까? 아무 걱정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그래픽카드는 RTX 3080이지만, RTX 3080은 재고 수가 적어 부르는 게 값이다. 실질적으로 고성능 그래픽카드 중 가장 좋은 선택지는 RTX 3070이라 볼 수 있다. RTX 2080 Ti 급의 성능을 갖췄기에 FHD 환경은 정복했다고 볼 수 있고, QHD 해상도에서도 고주사율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최신 대작 게임인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의 그래픽카드 요구 사양을 통해 최근 그래픽카드 요구 사양을 파악해 보자.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의 최소 사양은 AMD 라데온 RX 560,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50 Ti다. 이어 권장 사양은 AMD 라데온 RX 5700,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70이다.
최소 사양인 GTX 1050 Ti보다 GTX 1650이 조금 더 좋기 때문에 GTX 1650으로도 어지간한 최신 게임은 구동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RTX 3070이면 권장사양인 GTX 1070을 아득히 초월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 즉 GTX 1650, RTX 3070 중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급의 최신 게임은 돌릴 수 있다.
표준 FHD 게이밍 환경을 제공한다. 로스트아크에 딱!
인텔 코어 i5-11400 + 지포스 GTX 1650 견적
▲ 코어 i5-11400 프로세서와 지포스 GTX 1650 견적(5월 23일 기준)
인텔 11세대 로켓레이크S 프로세서는 하이엔드 제품군에서는 조금 아쉬운 성능을 보였지만, 메인스트림 제품군에서는 강세를 보인다. IPC가 높고 기본 메모리 클럭 3200MHz를 사용할 수 있어 20만 원대 CPU 중에서는 특히 게이밍 성능이 뛰어난 편이다. 이번 견적은 그런 로켓레이크S 기반 코어 i5 프로세서와 메인스트림 게이밍 그래픽카드 GTX 1650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로스트아크, 사양이 높지 않은 스팀 게임들을 플레이하는 정도로는 문제 없다.
코어 i5-11400는 로켓레이크S 아키텍처 기반이며 6코어 12스레드로 동작한다. 기본 클럭 2.6GHz, 부스트 클럭 4.4GHz로 동작한다. L3 캐시는 12MB다. 새로운 코어 아키텍처로 최대 IPC가 19% 향상됐고, DDR4-3200 메모리를 지원한다. 최대 20개의 CPU PCIe 4.0 레인을 지원해 PCIe 4.0 기반 SSD로 사용할 수 있다.
하루라도 빨리 그래픽카드 가격이 정상화되기를 기도하며 고른 그래픽카드는 40만 원대 초중반에 판매 중인 지포스 GTX 1650이다. 10만 원대의 지포스 GT1030보다는 높은 가격이지만, 사실 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메인스트림 게이밍 그래픽카드 중에서는 지포스 GTX 1650이 그나마 가장 저렴한 편이라 볼 수 있다.
코어 i5-11400은 기본 메모리 지원 클럭이 DDR4 3200MHz이다. 즉 듀얼 채널 DDR4 3200MHz 메모리 시스템을 구성했을 때, 게임 프레임을 높게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맞춰 DDR4 3200MHZ 8GB x2 구성으로 선택했다. 메인보드는 기본으로 3200MHz 메모리 클럭을 사용할 수 있는 B560M 제품군을 선택해 비용을 줄였다.
SSD는 대용량 게임에 맞춰 NVMe 500GB 제품군으로 선택했다. 저장공간이 모자를 경우 B560 메인보드는 확장성이 뛰어난 편이니 추후 저장장치를 추가해 대응할 수 있다. 파워서플라이는 500W 구성이다. 코어 i5-11400과 GTX 1650 시스템의 소비 전력이 타 게이밍 시스템보다는 낮기에 정격 500W 파워서플라이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추후 그래픽카드 교체를 염두에 둔다면 더 용량이 큰 파워서플라이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사양 게임을 고주사율 모니터로 즐기자. 검은사막도 문제 없다.
인텔 코어 i7-10700KF + 지포스 RTX 3070 견적
▲ 코어 i7-10700KF 프로세서와 지포스 RTX 3070 견적(5월 23일 기준)
11세대가 아닌 이유는, '그래픽카드가 너무 비싸서 다른 부품에서 한푼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서'다. 현시점에서 8코어 CPU 중 가장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군은 인텔 코어 i7-10700KF다. 코어 i9-9900K와 동급 성능을 지녀 게이밍 성능이 아주 뛰어나지만 가격은 최저가 기준 30만 원대 중반에서 구할 수 있다. 특히 멀티 스레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임에서는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코어 i7-10700KF는 코멧레이크S 아키텍처 기반이며 8코어 16스레드로 동작한다. 기본 클럭 3.8GHz, 부스트 클럭 5.1GHz로 동작한다. L3 캐시는 16MB다. 인텔 퍼포먼스 맥시마이저로 자동 오버클럭을 지원해 편안하게 최대 성능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래픽카드는 200만 원대 초중반에 판매 중인 지포스 RTX 3070을 선택했다. 지포스 RTX 3080이 대략 300만 원대에 근접하기에 RTX 3070이 실질적으로 하이엔드 그래픽카드의 상한선이 된 셈이다. 그런 RTX 3070을 사용하면 고주사율 모니터에서도 프레임을 높게 유지할 수 있다. FHD 240Hz 및 QHD 144Hz 환경에서 쾌적한 게이밍이 가능하다.
메모리는 듀얼 채널 DDR4 3200MHz 구성으로 게임 프레임을 높게 유지할 수 있다. 메인보드는 8+1 전원부를 갖춘 B560 메인보드다. 특히 내구성이 뛰어난 제품을 선택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온보드 이더넷은 2.5G며 양방향 AI 노이즈 캔슬링을 지원해 쾌적한 게이밍 환경을 제공한다.
SSD는 대용량 게임을 편하게 저장할 수 있는 NVMe 1TB 제품군으로 선택했다. 파워서플라이는 750W 80PLUS 골드 등급이다. 코어 i7-10700KF와 지포스 RTX 3070 시스템은 좋은 파워를 사용해야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정격 출력 750W에 최고 92% 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제공하는 파워서플라이라면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찰흙'을 피하는 최소한의 사양
게임을 즐길 때 해상도를 낮춰 프레임 수를 확보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해서라도 해결이 되면 다행인데, 해상도 및 옵션을 낮추더라도 그래픽카드의 힘이 부족하면 프레임이 잘 안 나올 수 있다.
게다가 해상도와 옵션을 낮추면 아름다운 그래픽이 아니라 '찰흙' 같은 못생긴 그래픽을 봐야 하니까 게임에 몰입도 안 된다. 그러므로 게이밍 PC를 선택한다면, 최소한 게임은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그래픽카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더 비싼 고성능 그래픽카드도 좋지만, 무리할 이유는 없다.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 대비 -40% 가까이 하락했기 때문에, 시간은 우리의 편이다.
기획 송기윤 / iamsong@danawa.com
글 김도형 /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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