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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벙커에 내린 빛 '지중해의 화가들'

2021.06.01. 12:57:23
조회 수
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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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벙커 초입, 낡은 회색빛 벽이 지난 세월을 말해 준다
빛의 벙커 초입, 낡은 회색빛 벽이 지난 세월을 말해 준다

붓 터치가 살아 숨 쉰다.
음악이 쏟아진다.
어두컴컴한 벙커 안에서
지중해의 명화를 보고 듣는다.

보는 것, 듣는 것, 느끼는 것

글에서 사진으로, 사진에서 영상으로. 여행을 전달하는 방식은 그렇게 발전했다. 생동감, 어느 곳의 모습을, 소리를, 분위기를 좀 더 생생히 느끼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그림도 여행과 다르지 않다. 비로소 그림을 감상하는 것에서 벗어나 시청하기에 이르렀다. 그림이 움직이고 음악이 흐른다. 거장들의 황홀한 붓 터치가 살아 숨 쉰다. 화가가 그림에 담은 감정이 밀려온다.

지중해 화가들의 작품을 벽면 가득 전시한다
지중해 화가들의 작품을 벽면 가득 전시한다

제주, 어느 컴컴한 벙커에 빛이 들었다. 벙커는 드러내지 않는 것에 목적을 두는 장소다. 빛이 들기 시작했다는 의미는 이제 벙커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빛의 벙커’는 미디어아트 전시관이다. 과거 제주 성산 내 국가기간 통신시설이었던 버려진 벙커를 재탄생시킨 제주의 문화 공간이다. <빛의 벙커: 클림트>를 시작으로 <빛의 벙커: 반 고흐>를 거쳐 3번째 전시를 선보인다. <지중해의 화가들>에 관한 이야기다. 빛과 색채에 대한 영감과 모더니즘의 태동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 지중해의 예술을 벙커에 담았다.

전시는 총 6개의 시퀀스, 500여 점의 작품으로 진행된다. 인상주의 화가의 대표 ‘모네’를 시작으로 빛과 계절, 날씨를 표현하는 명암의 교차가 매력적인 ‘르누아르’, 신선하고 강렬한 화풍의 ‘샤갈’ 그리고 ‘파울 클레’의 작품도 선보인다. ‘파울 클레’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예술가 중 한 명으로 그의 상상력과 리듬감이 돋보이는 작품이 10분간 상영된다. 그림과 맞춰 나오는 음악은 인상주의 화풍에 발맞춰 서정적이고 색채감 넘치는 곡들로 선정했다. ‘클로드 드뷔시’, ‘모리스 라벨’ 그리고 ‘조지 거쉰’ 등 음악계 거장들의 대표곡들이다.


빛의 벙커의 벽, 바닥, 기둥 모든 곳이 전시 공간이다. 축구장 절반 크기의 벙커 모든 곳에 명화가 비춘다. 1,000개의 프로젝터와 수십개의 스피커에서 쏟아지는 예술은 그저 서 있는 것만으로 벅찬 여운을 남긴다. 원작과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는, 몰입형 미디어아트의 매력이 오래전 제주에 버려진 벙커에서 지금 가득 빛나고 있다.

버려진 벙커에 피어난 제주의 예술
버려진 벙커에 피어난 제주의 예술

빛의 벙커 : 모네, 르누아르, 사걀, 지중해의 화가들

주소: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2039-22
운영시간: 매일 10:00~19:00(입장마감 18:00)
입장료: 성인 1만8,000원, 청소년 1만3,000원, 어린이 1만원
홈페이지: www.bunkerdelumieres.com


글·사진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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