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와 세탁기. 두 가전은 이제 삶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가전이다. 그런데 냉장고는 김치, 화장품, 와인, 간식 등 다양한 용도에 맞춰 발전 중인데, 세탁기는 여전히 온 가족이 쓰는 덩치 큰 가전에만 머문 것 같다. 분명 그런 줄 알았는데…
▲ 운동러들을 위해 어느 대학생들이 디자인한 자전거 세탁기. 물론 출시되지 않았다
(출처: Dalian Nationalities University)
세탁기도 냉장고처럼 각 용도에 맞춘 전용 제품으로 진화 중이었다. 익숙한 아기 세탁기부터 운동화 세탁기, 속옷 세탁기, 휴대용 세탁기, 심지어 히잡 전용 세탁기까지 존재했다. 우리 세탁기 형님, 언제 이렇게 가족을 늘리셨을까? 세탁기라 하면 아직도 통돌이와 드럼 세탁기가 전부인 줄 아는 여러분을 위해 전용 세탁기들이 다나와 문을 두드렸다.
애 낳으면 왜 필요한지 알게 됩니다. 아기 세탁기
미혼일 땐 존재도 몰랐다가 임신 후 알게 되고, 출산하고 나서야 그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아기 세탁기다. 아기 빨래를 목적으로 개발된 제품군은 아니지만 소량씩 매일 세탁해야 하는 아기 옷 특성상 소형 세탁기가 아기 세탁기로 간택되었다.
▲ 아기세탁기는 삶기 기능을 갖춘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출처: 삼성전자)
보통 3~6kg 용량의 소형 세탁기가 사용되는데, 아기 옷이 순면 소재가 많고, 분유나 침, 땀 같은 단백질류에 주로 오염되다 보니 고온 삶음 세탁 기능을 갖춘 제품이 많이 사용된다. 아기 빨래 목적의 소형 세탁기 수요가 늘어나자 아기 옷 세탁 모드를 탑재한 제품들도 많아졌는데, 고온수에서 세탁 후 4~6회 정도 헹굼 과정을 거친다. 그래야 세제가 말끔히 제거되어 아기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고, 옷을 물고 빠는 아기 입에 유해 성분이 들어가지 않는다.
아기 세탁기, 어떤 제품들이 있나?
▶ 삼성 아기사랑세탁기 3kg WA30T2101EE
아기엄마들에게 인기 높은 삼성 아기사랑 세탁기다. 세탁 용량 3kg으로 아기 빨래에 적합하다. 표준, 울, 섬세 코스는 물론 아기 옷 세탁 모드와 삶음 세탁 모드도 지원한다. 무세제 통세척 기능을 사용하면 아기 세탁기를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작지만 대용량 세탁기 주요 기능을 대부분 갖추고 있어 아기가 성장한 후에도 양말, 속옷 세탁기로 알차게 쓸 수 있다.
▶ 일코전자 에스틸로 삶는 세탁기 ILW-300BHT
최대 80°C까지 물 온도를 조절해 아기 옷을 세탁할 수 있다. 세탁 용량도 최대 3kg으로 매일 발생하는 아기 옷을 세탁하는 데 넉넉하다. 표준, 쾌속, 속옷, 울코스, 통세척, 삶음 등 10개 세탁 코스를 지원하며 상부 도어가 투명한 강화유리로 돼 있어 세탁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다. 가격도 대형 제조사 제품보다 저렴한 263,020원이다.
▶ LG전자 트롬 트윈워시 F17WDBPM
자녀를 계획 중인 예비 신혼부부라면 LG전자 트롬 트윈워시 F17WDBPM를 추천한다. 대용량 트롬 세탁기와 소형 미니워시가 수직 연결된 구조로 1개 세탁기 놓을 공간에 2개 세탁기를 사용할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 미니워시는 세탁 용량 4kg으로 다량의 아기 옷과 손수건 등을 세탁하는 데 넉넉하며, 아기 옷 세탁모드와 삶음 외 대용량 트롬 세탁기 주요 기능을 대부분 갖췄다. 단 바닥에 놓고 쓰기 때문에 빨래를 넣고 뺄 때 허리를 숙여야 해서 불편할 수 있다.
이미 LG 트롬 세탁기를 쓰고 있다면 미니 워시만 따로 구입해 쓸 수 있다. 단 2008년 이후 출시된 15~21kg 트롬세탁기만 가능하다. 또 미니워시만 단독으로 쓸 수 없다. 트롬 세탁기 하단부 사출물이 미니워시와 체결돼 스위치를 정확히 눌러줘야 작동하기 때문이다.
아기 세탁기 굳이 써야 할까? 가능하면 아기 세탁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기 빨래는 일평균 옷 2~3벌, 손수건 10장 정도가 발생하는데 21kg 이상 대용량 세탁기를 사용하면 물과 전력 낭비가 크다. 합성 섬유 소재 성인 옷과 함께 빨면 순면으로 된 아기 옷이 손상될 수 있다. 기존 세탁기를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가급적 성인 빨래와 분류해 별도로 세탁하길 권장한다.
반려동물 천만 시대! 꼭 필요한 반려동물 세탁기
▲ LG전자 세탁기는 아예 펫 의류 세탁 모드를 추가했다 (출처: LG전자)
소형 세탁기는 반려동물 빨래를 위한 세탁기로도 사용된다. 반려동물도 옷, 수건, 방석 등 빨래가 발생한다. 배변 실수가 잦은 고령 반려동물들은 빨래가 더 많이 생긴다. 이 빨래들에는 털과 반려동물 냄새가 배어 있어 사람들 옷과 같이 세탁하면 털이 묻고 반려동물 냄새까지 옮을 수 있다. 반려동물 세탁기는 굳이 고가 제품을 살 필요 없이 크기가 작고, 사용이 편한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반려동물 세탁기, 어떤 제품들이 있나?
▶ 대웅 휴앤봇 HS-MW25G
59,0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형 소형세탁기 중 인기 높은 대웅 휴앤봇 HS-MW25G 세탁기다.
2.5kg과 3kg 용량 두 개 모델이 있는데 2.5kg 용량이라도 수건 10장 정도는 넉넉히 빨 수 있다. 240W 출력으로 회전력이 좋아 초소형 세탁기에서 보기 드문 세척 성능을 자랑한다. 양팔에 쏙 안기는 크기에 무게도 가벼워 이동 편의성이 뛰어나고 셀프 설치도 할 수 있다. 단 다이얼로 조작하기 때문에 초기 사용 시 적응이 필요하다.
▶ 이노크아든 IA-W1
세탁 용량 3kg에 디자인이 예쁜 제품이다. 수건 10장 혹은 애완동물 옷 10장을 한 번에 세탁할 수 있는 용량이며 세탁-헹굼-탈수 코스로 작동한다. 150W 출력으로 의류를 세탁하며, 작고 가벼워 여성들도 무리 없이 들어 옮길 수 있다. 단 휴앤봇 제품과 마찬가지로 다이얼 조작이라 초기 사용 시 적응이 필요하다.
▶ LG전자 트롬 펫 F24EDE
반려동물과 세탁기를 같이 써도 괜찮은 애견/애묘가라면 LG전자 트롬 펫 F24EDE을 추천한다. 기존 트롬 세탁기 기능에 펫케어 세탁 모드를 더했다. 이 코스로 작동하면 애완동물 빨래를 애벌 세탁 후 100°C 스팀을 내뿜어 배변, 체취 냄새를 제거한다. 또 피부가 민감한 반려동물을 위해 고온수와 냉수로 4번 헹구는 4중 헹굼 모드도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AI로 세탁물 무게와 옷감의 부드러운 정도를 감지해 옷감별 적정 세탁 모드로 작동함으로써 의류 손상을 최소화한다.
출장이 잦은 직장인에게 유용한 휴대용 세탁기
▲ 여행에서 쓸 수 있는 캐리어식 세탁기. 물론 가짜다. 그저 여행 가방일 뿐...
(출처: SuitSuit Washing Machine Suitcase)
출장이 잦은 사람들을 위한 휴대용 세탁기도 있다. 크게 접이식 세탁기와 초음파 세탁기로 분류되는데, 접이식은 이름 그대로 접었다 펼 수 있어 여행 가방에 넣고 다니며 쓸 수 있다. 속옷, 양말 등을 빠는 데 유용하다. 초음파 세탁기는 초음파 진동을 사용해 목, 소매 등 의류 일부에 찌든 때나 얼룩을 제거한다. 스틱 형태가 많고 핸드백에 들어갈 만큼 크기가 작아 휴대성이 뛰어나다.
휴대용 세탁기, 어떤 제품들이 있나?
▶ 샤오미 MOYU 접이식 미니세탁기 XPB08-F1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샤오미 접이식 세탁기다. 실리콘 소재라 폴딩이 가능하며, 펼쳤을 때 높이는 29cm, 접었을 때는 10cm로 줄어든다. 덕분에 여행 가방에도 무난히 수납할 수 있다.
미니세탁기지만 60°C 고온 세탁이 가능하고, 원단에 따라 세탁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등 있을 건 다 갖춘 제품이다. 세탁 용량은 0.8kg으로 속옷 6벌 정도 세탁하기 좋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해외직구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샤프 UW-A1
초당 38,000번 초음파 진동을 일으켜 옷에 묻은 얼룩이나 찌든 때를 분리해주는 스틱형 휴대용 세탁기다. 식사하다 옷에 음식물이 튀거나 화장품 등 이물질이 묻었을 때, 보기 싫은 얼룩을 제거할 때 좋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얼룩이 묻은 부분을 물에 담근 뒤 전원을 켜서 얼룩진 부위를 문지르면 된다.
한 손에 쥐기 쉬운 슬림하고 컴팩트한 사이즈라 가방에 넣고 다니기 좋다. 해외직구로 구매할 수 있고, 가격은 154,71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저가 유사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나 후기가 좋은 편이다.
▶ Scrubba Wash Bag

한 번에 티셔츠 2벌, 양발 2벌, 속옷 2벌을 세탁할 수 있다. '뭘 이런 걸 돈 주고 사나?'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의외로 25만 명이나 구매한 유명 제품이다. 후기도 만족스러운 편.
운동화, 속옷, 히잡... 패션 잡화 전용 세탁기
끝으로 소개할 전용 세탁기는 운동화, 속옷 등 패션 잡화를 전용으로 세탁하는 제품이다. 운동화 세탁기의 경우 운동화 표면의 얼룩과 먼지를 효과적으로 분리할 수 있도록 세탁기 중앙에 솔이 장착돼 있고, UV 살균이 가능하다. 속옷 세탁기는 초소형 세탁기와 비슷하나 크기가 훨씬 작아 방에 두고 쓸 수 있다. 또 단백질이 많은 속옷 살균을 위해 고온 세탁 기능을 갖췄다.
패션 잡화 전용 세탁기, 어떤 제품들이 있나?
▶ 운동화 세탁기 XPB50-188
운동화 전용 세탁기로 회전판 중앙에 대형 나일론 솔이 수직 장착돼 있다. 운동화를 넣으면 가운데 솔이 회전하며 먼지와 때를 분리한다. 또 세탁기 내부에 UV 램프가 장착돼 있어 세탁 내내 살균한다. 최대 2~4켤레 운동화 세탁이 가능하고, 크기가 작아 좁은 공간에서도 사용하기 좋다.
▶ 샤오미 MINIJ 미니 언더웨어 세탁기--U6
전기 포트와 비슷한 크기로 방에 두고 혼자 쓰기 좋은 속옷 전용 세탁기다. 커피포트처럼 생긴 주제에 담금, 세탁, 삶기, 헹굼, 탈수까지 가능하다. 분당 800회 회전해 속옷의 찌든 때를 분리하며, 디자인도 예뻐 인테리어 효과도 볼 수 있다. 0.05kg 용량으로 개인 속옷 2~3장을 빠는 데 좋다.
▶ 동부대우전사 히잡 세탁기
이슬람여성들의 전통 의복인 히잡 전용 세탁기도 있다. 우리나라 전통 복식도 아닌데 이 세탁기를 소개한 이유는 우리나라 제조사인 동부대우전자(현 위니아전자)에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는 7kg 소형 드럼 세탁기와 별 차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세탁기에는 '이슬라믹 린스'라는 코스가 추가돼 있다. 이 코스는 얇고 부드러운 히잡이 손상되지 않게 손빨래하듯 천천히 섬세하게 세탁해준다. 하이라이트는 코란에 나온 '히잡 세탁법 규율'을 그대로 적용한 점이다. 이슬라믹 린스 모드를 사용하면 세탁 종료 후 세탁조 35%만큼 물을 채우고 세탁조를 시계방향, 반시계방향으로 각각 두 번씩 30초간 회전해 세례 의식을 표현한다. 히잡 세탁기는 2014년 출시된 후 매년 20% 판매 신장을 기록 중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오미정 sagajimomo@danawa.com
글, 사진 / 강은미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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