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이 낀 날 비 유난히 관절 부위에 통증이 악화한다. 이는 높은 습도로 인하여 체내 수분을 방출시키는데 어려움이 생겨 관절낭이 붓기 때문이다. 또한 음식의 부패가 유난히 빠르기도 한데 이는 공기 내부의 과도한 습도로 인하여 미생물 및 곰팡이의 번식과 대사 작용이 활발해져 부패의 진행 속도가 증가한 것이다.
적정수준의 습도는 쾌적한 공기 질의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과도한 습도는 꿉꿉한 느낌과 함께 위와 같은 많은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에 따라서 제습 기능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으며, 제습 기능이 빨래 건조에 사용되면서 계절성 가전제품이 아닌 필수 가전제품으로써 자리 잡고 있다.
제습 기능이 있는 기기로는 에어컨과 제습기가 있으며 두 제품 모두 기기 내부로 흡입된 공기를 냉각기에 유입시켜, 공기 중 수증기를 응결시키는 방법으로 습기를 제거한다. 습도 조절의 원리가 같고 제습 성능이 비슷한 두 제품, 그렇다면 두 제품의 차이점은 무엇이며, 기기별 장단점이 무엇일까?
▶에어컨
에어컨이란 상대적 고온의 실내 공기를 흡입하여 냉각시킨 후 팬(FAN)을 통하여 다시 실내로 공급하여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기기이다. 본디의 목적은 실내 공기 온도를 낮추는 데 있으나 작동 원리상 자연적으로 제습 효과가 나타나 제습할 수 있다.
냉각기 부분으로 실내 공기가 팬에 의하여 유입되면 냉각기 내부 냉매의 기화 과정에 필요한 열을 유입된 실내 공기에서 빼앗아 사용한다. 이에 유입된 공기는 열을 잃고 온도가 낮아진 상태로 공조 장치에 의하여 방출된다. 기화된 냉매는 압축 모터로 인하여 강제로 액체가 되며, 이에 의하여 응축기에서 액화 과정에 따른 열이 방출되어 실외기를 통하여 뜨거운 공기가 유출된다. 이를 또다시 팽창 밸브를 통하여 강제로 기화시키는 과정으로 냉매를 순환시킴으로써 에어컨이 작동된다. 이때 냉각기의 온도가 낮아 유입 기체 내부의 수증기가 응결되고, 유입 기체는 수분을 잃게 되어 건조한 공기가 되는데 이 과정으로 제습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에어컨의 경우 냉각기와 응축기가 각각 실내기, 실외기로 구분되어 있으며 실내 온도조절이 목표인 만큼 방출되는 공기 온도가 낮아 더욱 쾌적한 느낌을 준다. 또한 풍량과 용량이 크기 때문에 제습이 양이 많으며 응결된 물을 바로 배수 호스를 통하여 배수하여 제품 사용 시간 동안 연속으로 배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풍량과 용량이 커서 제습량이 많은 것이지 제습기에 비하면 제습 성능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에어컨은 필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제습기로써 에어컨을 사용할 때 필터가 수분에 상당히 노출되어 곰팡이와 세균 번식이 더욱 활발해진다. 또한 에어컨 증발기(수분이 응결되는 부분)의 경우 상시 물방울이 맺혀있어 곰팡이와 세균 번식의 위험성이 매우 높은데, 세척이 비교적 쉬운 필터에 비하여 그 과정이 매우 까다로워서 유지와 관리가 쉽지 못하다. 따라서 에어컨을 제습기로 사용하면 에어컨의 유지 및 관리가 매우 어려워진다.
실내의 온도가 목표 온도에 도달할 때 실외기의 작동이 멈추면서 송풍모드, 즉 실내 공기 순환 모드(냉매 순환이 멈추고, Fan만 작동되는 상태)로 변경되면 실내 공기가 물방울이 맺힌 에어컨 증발기를 지나게 되면서 수분을 머금어 습한 공기가 방출되어 제습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제습되는 양은 실내 냉방 목표 온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권장 실내온도인 약 26도에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제습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확연한 제습 효과를 느끼기 위해서는 추위가 느껴질 정도까지로 설정 온도를 낮춰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냉방비 낭비를 유발한다. 또한 냉방과 제습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생긴다.
대부분 에어컨이 고정형이기 때문에 실내 부분별 제습이 어렵다. 예를 들어 방만을 제습하고 싶어도 에어컨은 거실에 고정되어 있으므로 거실과 방 모두를 제습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에어컨의 유동이 흘러야 하는 면적이 넓어지면서 작은방에 온도는 설정 온도에 달성하지 못하였음에도 에어컨이 송풍 모드에 도달하여 제습 효과가 더욱 떨어질 수 있다.
▶제습기
제습기는 이름처럼 제습을 주목적으로 사용되는 기기로써 실내의 공기를 흡입하여 냉각기에 응결시켜 건조한 공기를 만들어 낸다. 냉각기와 응축기가 일체형으로 되어 있으므로 방출되는 공기 온도가 높은 편(약 30-40도)이어서 주 사용 계절인 여름철에 이점은 냉방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냉각기에서 응결된 물방울이 물탱크로 방출되어서 모아지기 때문에 연속적인 배수가 불가능하여 일정 수준 물이 채워지면 물탱크를 비워주어야 한다. 소음 또한 큰 편이라서 소음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고려할 사항이다.
냉각기 표면 응결을 이용하였기 때문에 주변의 기온이 낮으면 응결되자마자 바로 얼어붙어 제습할 수 없어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서 ‘제상 운전’기능을 탑재하여 18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질 때 히터를 함께 가동하는 방식이 있으나, 히터를 사용한 만큼 더 큰 소비전력이 요구되며, 제상 운전이 가동되어도 여름철 제습량에 비하면 그 효율이 떨어진다. (실상 18도를 기준 18도 이하의 기온일 경우 효율이 점차 떨어지기 시작함)
제습기를 가동 후 내부 팬만을 작동시켜 내부의 물을 모두 증발시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곰팡이와 세균의 번식이 활발해져 악취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관리가 번거로운 편이다. (요즘에는 제습기 가동을 멈추면 자동으로 건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따라서 생략 가능)
그러나 에어컨에 비하여 작은 소비전력을 가졌으며, 제품의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고, 실내 온도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도 뛰어난 제습 효과가 나타난다. 그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에어컨에 비하여 작은 크기를 가졌고, 제품에 이동이 쉬운 경우가 많아 실내 부분별 제습이 가능하여 습도 조절을 위해 잠깐씩만 사용한다면 작은 소비전력으로 큰 제습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