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돌과 갈돌판
신석기 시대 갈돌과 갈돌판에서 시작된 믹서기 역사는 오늘날 블렌더, 진공블렌더, 핸드블렌더, 착즙기, 녹즙기, 분쇄기 등 찬란한 믹서기 문명을 이룩했다. 그런데 현대인 눈에는 그놈이 그놈이다. 그래서 용도는 뒤로하고 브랜드나 가격, 후기 개수만 보고 샀다가 두세 번만 쓰고 중고마켓으로 보내버리는 사람들도 있다(예를 들면 필자 같은).
▲ 블렌더(좌), 착즙기(중앙), 분쇄기(우)
현재 믹서기 시장은 크게 블렌더, 착즙기, 분쇄기로 분류된다. 그런데 블렌더와 분쇄기는 모두 칼날을 회전해 재료를 분쇄하고, 기능도 믹서, 다지기, 주서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같은 제품군이 아닌가 혼동되기도 한다. 앞으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분쇄기와 블렌더는 같은 듯 다르다는 게 결론이다.
분쇄기 vs 블렌더 주요 특징 비교
분쇄기와 블렌더는 분쇄 용도인 것은 동일하나 분쇄기는 이름 그대로 분쇄에 특화된 반면 블렌더는 분쇄와 섞기에 특화되었다. 이는 외형에서 쉽게 구분되는데, 블렌더 용기는 주로 플라스틱이나 트라이탄을 사용하며 길고 슬림한 비주얼인 반면, 분쇄기는 원통형 스테인리스에 투박한 모양이다.
▲ 블렌더(좌)와 분쇄기(우)의 칼날 높이 차이(출처: 쿠쿠전자 / 신일전자)
기본적으로 블렌더는 채소, 과일처럼 부드러운 식자재를 갈아 섞어서 주스나 스무디를 만들어 먹기 좋게 개발된 제품이고, 분쇄기는 콩, 곡물, 건어물 등 마르고 딱딱한 식자재를 가루 수준으로 잘게 갈아 조미료로 만들기 좋게 개발된 제품이다. 그래서 블렌더 용기는 믹서 과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투명하지만, 분쇄기는 식자재가 사방으로 강한 충격을 주며 튀어 오르기 때문에 내구도가 높은 스테인리스 용기를 자주 사용한다.
분쇄기 vs 블렌더 작동 방식 비교
▲ 건조 분쇄에 특화된 분쇄기(좌), 분쇄와 믹스에 특화된 블렌더(우)
분쇄기와 블렌더는 모두 칼날을 빠르게 회전시켜 식자재를 분쇄한다. 두 제품 모두 용도에 따라 칼날 교체가 가능하고,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rpm도 10,000~35,000 사이로 비슷하다.
미세한 차이가 있다면 분쇄기는 마른 재료를 가루로 만들기 쉽도록 블렌더보다 칼날이 좀 더 낮게 위치해 있고, 파쇄가 목적이기 때문에 블렌더만큼 소비전력이 크지 않다는 것. 반면 블렌더는 재료를 파쇄 후 물 같은 액체류와 믹스하기 때문에 칼날이 분쇄기보다 좀 더 높게 위치해 있고, 소비전력이 분쇄기의 2배 이상 높다.
분쇄기 vs 블렌더 칼날 종류 비교
분쇄기와 블렌더의 차이는 사용 칼날에서도 드러난다. 블렌더는 다중날이 많은 반면, 분쇄기는 일자날, 십자날, S날이 많다. 먼저 다중날은 5~8중날까지 있고 날개 수가 많을수록 블렌딩 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블렌더에 주로 사용된다.
▲ 출처: 한일 분쇄기
반면 분쇄기는 재료 특성에 따라 분쇄의 강약을 조절하는 경우가 많은데, 각 용도에 맞는 칼날을 골라 쓸 수 있도록 보통 3개 종류 칼날을 제공한다. 일자 칼날은 쌀가루, 고춧가루, 커피 가루 등 파우더를 만들 때 사용되며, S 칼날은 마늘이나 채소를 다져서 양념으로 만들 때, 십자 칼날은 반죽이나 소스를 만들 때 재료가 잘 섞일 수 있도록 저어주는 역할을 한다.
분쇄기 vs 블렌더 용기 종류 비교
앞서 설명했지만 분쇄기 용기는 스테인리스, 블렌더 용기는 트라이탄이나 유리를 주로 사용한다. 스테인리스는 스크래치에 강하고 냄새도 잘 배지 않아서 딱딱하고 향이 강한 식자재를 분쇄하는 데 좋으며 세척도 편해 염분이 많은 식자재를 분쇄하는 데도 문제없다. 최근 1년간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분쇄기의 용기 선호도는 스테인리스 50%대, 유리 용기 2-30%대인데, 이는 내구성 좋은 두 용기의 제품이 분쇄기 시장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 스테인리스 용기 분쇄기와 유리 용기 블렌더
한편 트라이탄은 유리의 투명함과 플라스틱의 깨지지 않는 성질을 결합해 식자재 블렌딩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으면서 내구성이 강하고 블렌더의 빠른 회전마찰에 견딜 수 있게 내열성도 우수하다. 때문에 트라이탄은 초고속블렌더나 핸드블렌더 카테고리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 분쇄기는 전면투시창이 있는 용기 제품을 쓰는 게 좋다
참고로 제품을 선택할 때 분쇄기는 용기 용량이 큰 것이 좋다. 그래야 많은 양의 재료를 분쇄하기 편하다. 또 재질이 불투명 소재이기 때문에 투명 표시창이 있는 용기가 좋으며, 손잡이가 달려 있거나 용량 표시선이 있으면 사용이 좀 더 편하다.
▲ 텀블러 용기를 지원하는 블렌더가 있다
반면 블렌더는 용도에 따라 용량 선택이 달라지는데, 식구 수가 많고 많은 양의 식자재를 블렌딩할 때는 대용량 용기를, 적은 양의 식자재를 블렌딩하려면 소용량 용기가 적합하며, 다이어트 등을 위해 셰이크를 자주 해먹는다면 텀블러 용기가 포함된 블렌더를 추천한다.
분쇄기 vs 블렌더 기능 비교
기본적으로 블렌더는 스무디, 셰이크, 이유식 등 블렌딩 용도로 쓰이며, 분쇄기는 가루 조미료를 목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두 제품 모두 원리가 동일하다 보니 기능도 유사한 점이 많다.
▲ 보통의 분쇄기 메뉴 버튼
분쇄기와 블렌더 제품 페이지를 보면 분쇄, 반죽, 다지기, 소스 및 주스 만들기 등이 가능하다고 소개돼 있는데 막상 실제로 사용해 보면 분쇄기는 블렌더보다 분쇄는 깔끔하지만 믹서 기능은 약해서 주스나 스무디, 셰이크를 만들어 먹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반대로 블렌더는 액체 요리에는 강하지만 분쇄기처럼 마르고 딱딱한 식자재는 가루처럼 갈리지 않는다.
▲ 속도 조절이 20단계까지 가능한 핸드블렌더
또 다른 차이점으로는 속도 단계인데, 분쇄기는 속도 조절이 2~7단계로 심플한 반면 블렌더는 제품에 따라 20단계까지 지원되는 제품이 많다. 섬세한 속도 조절이 가능한 만큼 요리 범위는 블렌더가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분쇄기 추천해 드립니다~
▲ 한일전기 SHMF-3260S
한일전기에서 2019년 출시한 분쇄기로 3.2L 용기를 제공해 많은 양의 식자재를 분쇄할 때 쓰기 좋다. 또 기본 일자날을 비롯해 십자날과 S날을 제공해 다지기와 섞기, 반죽이 가능하며 2단계 속도 조절과 펄스가 가능해 식자재 특성에 맞춰 분쇄력을 조절할 수 있다. 추가 투입구가 있어 사용 중에도 재료를 추가할 수 있으며, 전면 투시창이 있어 식자재 분쇄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거기다 화이트&레드의 깔끔한 디자인은 덤이다.
▲ 신일전자 SMX-CO4500SJ
올해 3월 출시된 신일전자 분쇄기다. 16,000rpm에 600W의 강력한 모터 파워를 가져 땅콩, 호두처럼 딱딱한 견과류도 곱게 갈리며 실제 소비자 후기도 좋은 편이다. 4.5L의 넉넉한 용량을 갖췄으며 일자날, S자날 두 개 칼날을 제공해 분쇄와 다지기가 가능하다. 2단계 속도 조절과 펄스 모드를 지원하며, 블랙 컬러의 세련된 디자인이 어떤 주방에 두어도 잘 어울릴 듯하다.
▲ 에버홈 글라스텐 짤스윙 EV-MC9000
올해 에버홈에서 출시한 미니미 한 분쇄기다. 특이하게도 스테인리스와 유리 소재 2가지 용기를 제공해 식자재 특성에 맞춰 사용하기 좋으며, 일자날과 S자 2개 칼날을 제공해 분쇄와 다지기가 가능하다. 용량은 2.5L로 1~2인 가구가 사용하기 좋은 크기이며, 작지만 이동 손잡이와 미끄럼 방지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알차게 갖췄다. 모터파워도 350W로 우수한 편이다.
▲ 해피콜 엑슬림 뉴트로 HEBL-HUA1 Series
2021년 해피콜 신제품인 초고속블렌더다. 28,000rpm에 다중날을 사용해 아무리 부피가 큰 재료도 섬세하게 갈아내며, 식자재 입자가 부드러워 주스로 만들어 먹어도 목넘김이 편하다. 용기는 트라이탄 소재로 내구성이 강하고 사용자에 맞춰 쓸 수 있도록 2L, 1.2L 두 가지 용량을 제공한다. 10단계 속도 조절과 펄스 모드를 지원해 스무디, 양념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며 자동세척 및 오토 쿨링 시스템, 모터 과열 방지 등의 위생안전장치를 추가해 안심하고 쓸 수 있다.
기획, 편집 / 다나와 김명신 kms92@danawa.com
글, 사진 / 강은미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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