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이 있다. 지금보다 옛 인물이 상대적으로 나을 때 쓰는 말인데, 실제로 많은 곳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직장을 옮겼는데 영 아니다 싶을 때 쓰기도 하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는데, 예전만 못할 때 쓰기도 한다.
최근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플레이하며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을 다시 한 번 떠올린다. 20년 전에 만들어진 이 게임이 쟁쟁한 최신 게임들을 기억에서 지워버렸기 때문. 게다가 몸이 기억하고 있던 부분도 많아서 추억 되살리기도 좋다.
추억의 게임으로 치부했지만, 여전히 재미있고 긴장감 넘치며, 플레이어를 잡아두는 매력이 있다. 게다가 요즘 게임들은 어떻게든 내 지갑을 털어가기 위해 온갖 DLC와 패키지를 팔아먹는데, 디아블로 레저렉션은 게임 하나 구매하면 끝이니 얼마나 경제적인가? 이 보다 가성비 좋은 게임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 20여년 만에 부활한 게임의 인기가 새삼 실감나는 순간이다
이 기세를 몰아 현재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PC방 점유율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게임 리서치 기업인 게임트릭스의 게임 순위를 보면 2021년 10월 30일 기준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 20년 만에 부활한 것은 좋은데, 문제의 요소까지 부활했다.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고!
초기에는 게이머가 대거 몰려 서버가 불안정했고 심지어 요즘은 대기열까지 발생한다. 그만큼 많은 수의 게이머들이 디아블로를 즐기고 있다는 증거.
20년 전 게임이라고 무시했는데... 뚜껑 열어보니 사양이 ‘세상에 맙소사!’
디아블로 레저렉션은 게임의 기본 틀은 전혀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그래픽만 리마스터한 것인데, 그 품질이 매우 높아 다시 주목 받았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권장사양은 이렇다. 먼저 인텔 코어 i5-9600K 혹은 AMD 라이젠 5 2600 프로세서 이을 요구하고 있는데, 모두 6코어 이상 제품들이다. 여기에 메모리는 16GB 이상,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60 혹은 AMD 라데온 RX 5500 XT가 필요하다. 이 구성은 FHD(1920 x 1080) 해상도 기준에서 플레이할 경우를 가정한 권장사양으로 풀이된다.
▲ 최대 효과(좌)와 최소효과(우)의 차이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최소 그래픽 효과와 최대 그래픽 효과 사이의 간극이 제법 존재한다. 최신 그래픽 기술을 사용하면서 기본적인 텍스처 품질 외에도 광원 효과까지 다양하게 활용했기 때문. 최저옵션으로 플레이하면 거의 '찰흙'에 가까운 저품질 그래픽을 보여주기도 한다.
참고로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을 FHD 해상도에서 풀옵션으로 쾌적하게 즐기기 위한 시스템은 대략 이렇다. 프로세서는 최신 6코어 이상을 권장한다. 최신 제품으로는 11세대 인텔 코어 i5-11400 프로세서 이상, AMD 라이젠 5-5600X가 있다.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3060 급 이상 혹은 AMD 라데온 RX 6600 이상이 해당된다. 이는 FHD 기준이며 해상도와 그래픽 효과를 높이면 그래픽카드를 더 비싼 것으로 선택해야 된다. 여기에서는 최고 옵션을 기준으로 제안할 것이므로 이에 기인해 최대한 최적 가격대의 PC를 제안하고자 한다.
<2021년 11월 5일 다나와 최저가 기준이며, 실시간 금액과는 일부 다를 수 있음>
부품들은 최대한 가격과 성능 등을 고려해 반영한 것으로 절대적인 것은 아니니 참고만 하자. 독자의 취향과 예산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각 부품의 특성을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필자가 선택한 구성의 가격대는 130만 원대다. 반도체 수급에 의한 가격 상승이 아쉬울 따름.
프로세서는 11세대 인텔 코어 i5-11400을 선택했다.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중 가장 가격 대비 성능이 준수한 제품이다. 소위 균형이 잘 잡힌 제품이라는 의미다. 총 6개의 코어를 바탕으로 하이퍼스레딩(Hyper-Threading) 기술이 더해지면서 실제 구조는 6코어/12스레드다. 12개의 코어가 명령어를 동시에 처리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면에서 이점이 있다.
작동속도는 기본 2.6GHz에서 최대 4.4GHz까지 작동하도록 되어 있다. 최대 작동속도에서는 코어 전체가 아닌, 일부(단일)만 적용된다는 점은 감안해야 된다. 발열과 전력소모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한 결과다. 우리도 집중할 때는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지 않은가? 프로세서도 이와 비슷하다. 성능이 약간 아쉽게 느껴진다면 코어 i7 프로세서로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이 있지만, 가격적 압박 때문에 추천은 하지 않는다.
메인보드는 에이수스 PRIME B560M-A(코잇)을 선택했다. 프로세서 자체가 본격적인 오버클럭을 지원하지 않고, 시스템 구성의 전반적인 균형을 고려해서다. 그래도 기본기는 착실하다. M-ATX 규격의 메인보드 안에 풀뱅크 메모리 구성이 가능하고, 적절한 구성의 전원부와 슬롯들도 제공하고 있다. M.2 슬롯은 2개 제공되며, USB 단자도 3.2 Gen1 C형과 3.2 Gen2 A형 등이 다양하게 섞여 있다. 이 정도라면 기본적인 부품과 외장장치의 사용이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다.
그래픽카드는 라데온 RX 6600, 그 중에서 사파이어에서 선보인 제품을 선택했다. 이 제품은 최근 AMD가 선보인 중급 라인업으로 RDNA 2 아키텍처가 적용되어 최적의 성능을 제공한다. 스트림프로세서 1792개를 담고 있으며, 2044MHz의 게임 작동속도와 최대 2491MHz까지 상승해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도록 되어 있다. 중급이지만 실력은 확실하다. AMD 측에서는 사이버펑크 2077이나 워치독스 리전 등 다양한 게임이 FHD 해상도에서 60 프레임 이상을 구현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메모리는 GeiL DDR4-3200 CL22 PRISTINE 16GB (8GB x 2), SSD는 마이크론 Crucial MX500 500GB (대원CTS), 케이스는 앱코 NCORE G30 트루포스 블랙 등을 리스트에 넣었다.
<2021년 11월 5일 다나와 최저가 기준이며, 실시간 금액과는 일부 다를 수 있음>
FHD를 봤으니 이제 QHD 해상도에서 최고의 성능을 경험할 시스템 구성을 살펴보자. 해상도가 상승하는 이 구간부터는 금액대가 상당히 높아진다. 디아블로 레저렉션이 풀옵션에서는 요구 사양이 상당히 높아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요즘 그래픽카드 가격이 '금값'이기 때문에 최종적인 시스템 구성 가격은 210만 원대를 상회하게 되었다.
최적의 성능을 경험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하고자 프로세서는 AMD 라이젠5 5600X를 선택했다. 인텔 코어 i5와 마찬가지로 6코어를 제공하며, SMT(Simultaneous Multi-Threading)를 통해 12스레드 처리 능력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이 프로세서는 오버클럭을 자유롭게 지원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최고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중급 프로세서로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라이젠5 5600X은 기본 3.7GHz, 최대 4.6GHz로 작동한다. 전반적으로 높은 속도가 높고 아키텍처 완성도가 뛰어난 편이어서 다양한 환경에서 쾌적한 경험을 제공한다. 현재 추천하는 구성은 멀티팩으로 박스 없이 프로세서와 쿨러가 제공되는 구성이다. 물론 정품과 동일하다.
그래픽카드는 이엠텍 지포스 RTX 3070 BLACK EDITION OC 8GB LHR을 선택했다. 요즘 시스템 구성을 제안할 때 가장 난처한 것이 이 그래픽카드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급이 불안정하고 가격이 높아서다. 시간이 지나면 점차 해결이 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해결이 요원해 보인다.
지포스 RTX 3070은 5888개 쿠다코어에 별도로 RT, 텐서 코어 등이 추가되어 기본적인 3D 가속 외에도 인공지능이나 여러 연산에 최적의 성능을 제공한다. 작동속도는 최대 1770MHz. 여기에 큼직한 냉각장치에 최적의 부품 구성으로 안정성까지 두루 갖췄으니 손에 넣기만 한다면 게임을 즐기는데 아쉬움은 전혀 느끼지 못할 듯하다.
이 외의 부품도 확인해 보자. 전반적인 전력소모가 상승(범인 : 그래픽카드)하기 때문에 파워서플라이는 700W 출력에 80PLUS 스탠다드 인증을 받은 FSP HYPER K 700W 80PLUS Standard 230V EU를 선택했다.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를 진행한다면 가급적 효율과 출력이 높은 80PLUS 골드 등급 1000W 전후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DATA XPG DDR4-3200 CL16 SPECTRIX D50 16GB는 비교적 낮은 타이밍 값에 3200MHz 작동을 지원해 프로세서와 호흡을 맞추기에 적합하며, SK하이닉스 GOLD P31 M.2 NVMe 500GB SSD는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을 감안했다. 마이크로닉스 M60 메쉬는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다. 제품 선택지는 다양하므로 취향과 예산에 따라 구성하는 것이 좋겠다.
<2021년 11월 5일 다나와 최저가 기준이며, 실시간 금액과는 일부 다를 수 있음>
4K 해상도 내에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소개할 차례다. 픽셀 수가 FHD(1920 x 1080)의 4배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성능을 내려면 최고 성능을 낼 수 있는 부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 보니 가격이 300만 원대로 크게 상승하게 되었다.
프로세서는 AMD 라이젠5 5600X (멀티팩)으로 결정했다. 4K 게이밍까지도 충분한 능력을 보인다. 필요에 따라 라이젠7 5800X 혹은 그 이상의 제품을 선택하면 되겠다. 메인보드는 에이수스 ROG STRIX B550-F GAMING WIFI II(아이보라)를 선택했다. B550 칩셋을 탑재해 최적의 기능을 제공한다. 메인보드 크기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확장성에서도 장점이 있다. ROG 브랜드 답게 전원부 구성도 탄탄하다. 무엇보다 무선 네트워크(와이파이) 설정을 지원해 랜선 없이도 인터넷을 쓸 수 있다.
그래픽카드는 끝판왕인 이엠텍 지포스 RTX 3080 BLACK EDITION OC 10GB LHR을 선택했다. 8704개 쿠다코어에 여유로운 RT, 텐서코어가 탑재되어 있다. 기본 1440MHz 작동속도에 최대 1740MHz까지 상승한다. 게임을 즐기는 입장에서는 꿈의 그래픽카드다. 상위 제품으로 지포스 RTX 3080 Ti 혹은 RTX 3090이 있으며, 경쟁 제품인 라데온 RX 6800~6900 XT 등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고사양 제품일수록 그 외 부품들도 다양하게 접근하고자 했다. 우선 파워서플라이는 시소닉 FOCUS GOLD GM-850 Modular로 80PLUS 골드 등급에 850W 출력, 모듈러 시스템으로 필요한 케이블만 연결해 쓸 수 있다. 이 제품 외에도 가급적 800W 이상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
여기에 프로세서와의 궁합을 고려해 메모리는 G.SKILL DDR4-3200 CL16 TRIDENT Z RGB 16GB, 빠른 데이터 입출력을 위해 SSD는 PCI-Express 4.0에 대응하는 WD BLACK SN850 M.2 NVMe 500GB 등을 선택했다. 케이스는 다크플래시 DLX21 (블랙)을 선택했는데 취향에 따라 바꿔도 된다.
글 강형석 / news@danawa.com
기획 편집 송기윤 / iamsong@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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