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스위스가 아닌 시계 중 자사 무브먼트를 만들어 내는 몇 안 되는 브랜드가 세이코다. 10만 원대 저가 엔트리부터 최고급 컴플리케이션을 오가는 독특하면서도 대단한 워치 메이커다. 킨다로 핫토리에 의해 1881년 도쿄 긴자에서 시작된 상당히 오래된 브랜드로 최초의 쿼츠 손목시계를 생산한 기업이자 쿼츠 파동을 일으킨 주역이다.
▲ (좌)1960년 첫 번째 그랜드 세이코, (우)2016년 그랜드 세이코
세대를 거듭할수록 최신 유행을 반영하면서도 그랜드세이코만의 아이덴티티는 변하지 않는다
헷갈리기 쉬운 그랜드 세이코는 세이코 사의 최고가 라인으로 1960년 탄생했다. 당시 일반적인 시계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으로 이상적인 시계를 만든다는 목표를 갖고 출발했다. 공식적인 COSC 기준을 통과함은 물론 자체적으로 더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럽에서도 그랜드 세이코의 기계식 시계 제조 기술을 인정했다. 얼마 전인 2017년엔 세이코에서 자회사로 독립해 독립적인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다.
#1 세이코 아스트론
▲ SSH001J1 3,300,000원
1969년 쿼츠 파동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세이코에서 최초로 대량 판매 및 생산한 쿼츠 시계로 첫 모델 이름은 35SQ다. 출시 당시 가격은 45만 엔. 중형차 한 대 값에 호가하는 가격으로 상당히 비싸게 책정됐다. 즉 그만큼 기술적 성능이 뛰어났다는 것이다. 이후 현재 세이코 아스트론의 완성형 디자인을 있게 한 시계는 5X로 현행 모델의 디자인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 SSH105J1 4,400,000원
현재 세이코는 아스트론 GPS 솔라 라인을 다양하게 구축 중이다. GPS 솔라, GPS 솔라 크로노그래프, GPS 솔라 듀얼타임, 리미티드 에디션 등 기능을 세분화하고 소재 역시 스틸, 티타늄, 세라믹 등 여러 가지로 적용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2 그랜드 세이코-헤리티지
그랜드 세이코는 컬렉션 이름보단 무브먼트에 따라 제품군이 나뉜다. 크게 기계식 무브먼트 9S 시리즈, 스프링 드라이브 9R 시리즈, 초정밀 무브먼트 9F 시리즈로 나뉜다고 보면 된다.
▲ Grand Seiko Heritage Collection SBGA211 (USD 5,800)
SBGA211은 9R65무브먼트를 탑재하고 스노플레이크 다이얼을 매치한 헤리티지 컬렉션 제품으로 눈송이처럼 희고 아름다운 다이얼뿐만 아니라 미끄러지며 회전하는 부드러운 초침의 움직임도 큰 매력 포인트다. 스노플레이크 다이얼 제품은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컬렉터블한 시계로 알려져 있을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3 그랜드 세이코-엘레강스
2017년 세이코에서 독립해 현재까지 그랜드 세이코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랜드 세이코가 럭셔리 워치로 자리를 잡으면서 한 일 중 하나는 일본이 가진 예술적 기교를 시계 위에 표현하는 것이었다. 손재주 좋은 일본 장인들의 노하우를 집약한 결과 엘레강스 컬렉션에선 다채로운 아트 피스가 탄생했다.
▲ Grand Seiko Elegance Collection SBGJ251 USD 6,800
▲ Grand Seiko Elegance Collection SBGJ249 USD 6,800
▲ Grand Seiko Elegance Collection SBGE271 USD 6,000
▲ Grand Seiko Elegance Collection SBGE269 USD 6,000
2021년 세이코 탄생 14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제품은 일본어로 ‘세키(セキ)’ 24절기 중 봄, 여름, 가을 겨울 절기에서 영감을 얻는 GMT 기능 시계다. 2종은 기계식 하이비트 무브먼트를, 나머지 2종은 스프링 드라이브 무브먼트를 탑재한 제품으로 모두 스틸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구성에 다이얼에 개성을 줬다. 춘분엔 그레인 마감 처리한 그린 다이얼, 소서는 시원한 하늘색 물결 패턴, 한로는 운치있는 가을 밤 하늘 다이얼, 동지는 눈이 내린 듯 하얀 다이얼을 매치했다.
세이코, 브랜드 이슈
오랜 시간 저가형 시계라는 주홍글씨 때문에 저평가됐으나 막상 시계에 대해 깊게 들어가 보면 가성비에 있어서 따라올 자가 없는 게 세이코다. 그랜드 세이코도 스위스 고급 시계와 비교했을 때 기능 대비 저렴한 게 사실. 이는 스위스에 비해 저렴한 인건비 영향도 있다고 한다. 한국에선 일본과 적대적인 관계 때문에 판매가 저조하다면 유럽에선 굳이 아시아 국가에서 만든 시계를 착용할 필요가 없으니 영원히 1순위 시계로는 포지셔닝이 어렵다. 다만, 세이코가 가진 일본 특유의 정갈하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은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명맥을 유지하긴 충분하다.
편집 / 다나와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 에디터Q news@danawa.com
이미지: https://www.seikoboutique.co.kr/, https://www.grand-seiko.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