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스타일러를 처음 세상에 내놓으며 의류관리기 시장을 개척한 LG전자는 발 빠른 개발과 출시 덕에 관련 특허를 200개 넘게 보유하고 있다. 이 특허권 때문에 타 기업들은 LG 스타일러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것을 보고도 쉽게 유사 제품을 출시할 수 없었다. 기술력이라면 뒤지지 않는 삼성전자도 꽤나 애를 먹은 모양인지 삼성 에어드레서는 LG 스타일러 등장 이후 무려 7년 시간이 흐른 뒤에야 출시할 수 있었다.
삼성 에어드레서가 LG 스타일러의 특허 기술을 요리조리 피해 만들어진 만큼, 두 제품은 외형만 비슷할 뿐 작동하는 원리는 전혀 다르다. 각 자사의 의류관리기를 소개하는 주요 키워드 역시 LG 스타일러는 의류 '관리', 삼성 에어드레서는 의류 '청정'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무빙 행어 VS 제트 에어
LG 삼성
흔들어 턴다 바람으로 날린다
▲ LG전자는 의류관리기 관련 출원 건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업이다. (2022년 4월 기준)
먼저 의류관리기의 핵심 기능인 먼지 제거 기술부터 살펴보자. LG 스타일러는 '무빙 행어'로 털어내고, 삼성 에어드레서는 '제트 에어'로 날려버린다.
▲ LG 스타일러의 작동 방식.
LG 스타일러는 옷걸이를 분당 200회 움직여 먼지를 떨어트린다. 관성의 법칙을 이용한 건데, 우리가 옷을 툭툭 쳐서 먼지를 털어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옷이 빠르게 움직이면 가만히 있으려고 하는 먼지가 이 움직임에 따라가지 못해 옷과 자연스럽게 분리된다. LG전자가 일찌감치 선점한 기술답게 먼지 제거 능력은 우수하나, 진동과 소음이 부담스럽다는 사용 후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 LG 스타일러는 측면 거치 방식으로 옷을 걸고 빼기가 쉽다.
대신 LG 스타일러는 옷걸이를 가리지 않는다. 옷걸이가 걸린 행어가 움직이는 거지 옷걸이 자체에 어떤 특수한 기능이 숨겨져 있는 건 아니라서 집에 쌓여 있는 일반 철제 옷걸이로 대체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LG전자 측에서는 권장하는 방식은 무빙 행어 전용 옷걸이를 사용하는 것이다. 무빙 행어에 옷걸이가 제대로 걸쳐지지 않을 경우 의류케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참고로 정품 옷걸이의 가격은 26,620원이다.
▲ 삼성 에어드레서의 작동 방식.
삼성 에어드레서는 옷에 묻어 있는 먼지나 냄새를 강력한 바람으로 날려버린다. 먼지 청소용 에어건을 의류용으로 만들어 탑재시켰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여기에 미세먼지 필터까지 장착해 옷에서 분리된 먼지가 제품 내부에 떨어지거나 다른 옷에 다시 묻지 않도록 했다.
바람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는 등의 한계가 있긴 하지만 옷의 겉면뿐 아니라 내부까지 먼지를 깔끔하게 털어낼 수 있고 소음과 진동도 상대적으로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LG 스타일러는 사용 후, 내부에 떨어진 먼지를 가끔씩 닦아줘야 하지만 삼성 에어드레서는 미세먼지 필터가 한번 걸러주기 때문에 내부를 닦아줄 필요가 없다.
▲ 삼성 에어드레서의 미세먼지 필터. 제품 내부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미세먼지 필터는 기본적으로 1개 지급되며, 6개월마다 교체해야 한다. 참고로 정품 필터 외에도 다양한 호환 필터가 정품의 1/4 수준인 개당 1만 원 정도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 삼성 에어드레서의 옷걸이. 옷걸이를 빼서 옷을 건 다음에 내부에 끼워 넣어야 한다.
제트 에어로 의류를 관리하는 삼성 에어드레서는 옷 안쪽까지 바람이 잘 통과되도록 디자인된 전용 안감케어 옷걸이(34,880원)를 사용한다. 옷걸이를 제품 내부에 장착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옷걸이를 사용하려면 일반 옷걸이 키트를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단, 일반 옷걸이 사용 시 의류 케어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트루 스팀 VS 제트 스팀
LG 삼성
스팀 분출구 3개 스팀 분출구 1개
먼지를 털어냈다면 이제 세균을 박멸할 차례다. 두 제품 모두 스팀을 통해 살균, 소독, 탈취를 진행한다. LG 스타일러는 물통을 끓여 스팀을 만들고, 삼성 에어드레서는 파이프에 열을 가해 스팀을 만든다. 이를 두고 LG는 '트루 스팀'이라 칭하며, 삼성은 '제트 스팀'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스팀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는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만들어진 스팀이 옷에 얼마나 고르게 닿는지가 문제다. LG 스타일러는 3개의 분출구에서 스팀이 분사되며 삼성 에어드레서는 단 1개의 분출구에서만 스팀이 분사된다.
▲ 삼성 에어드레서의 스팀 분사 방식.
스팀 효과는 분출구가 2개 더 많은 LG 스타일러가 당연히 더 뛰어날 것 같지만, 삼성전자측에서는 에어드레서가 자체 바람으로 스팀을 고루 퍼뜨려 두 제품의 스팀 분사 범위나 스팀량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다고 주장한다. 여담으로 삼성 에어드레서의 분출구가 하나뿐인 이유는 LG전자에서 복수의 스팀 분출구에 대한 특허를 가져갔기 때문이다.
▲ LG 스타일러의 듀얼 트루 스팀.
이러한 가운데, 올해 초 LG전자는 스팀 히터 2개로 구동되는 '듀얼 트루 스팀 기술'을 지원한 신제품을 새롭게 선보였다. LG전자에 따르면, 소비전력이 다른 두 개의 히터로 스팀을 보다 미세하게 조절해 기존에 지원하지 못했던 예민한 옷감의 스팀 코스를 지원한다.
저온 제습 VS 공간 제습
LG 삼성
히트펌프 건조로 손상 없이 산뜻하게
▲ LG 스타일러는 히트펌프 저온 제습 건조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LG 스타일러는 옷감 손상 없이 습기를 제거하는 저온 제습 특허 기술을 적용했다. 건조기처럼 히트펌프로 습기를 응축수로 변환한 뒤, 낮은 온도의 건조해진 공기를 내부에 순환시켜 옷감을 말리는 방식이다. 저온 제습 건조라 옷감 변형이나 손상 없이 보송하게 의류를 건조한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 삼성 에어드레서 또한 히트펌프 건조 기술로 습기를 제거한다.
삼성 에어드레서 또한 히트펌프 건조 기술로 의류에 남아 있는 습기를 빨아들인다. 두 기업 모두 히트펌프를 활용한 저온 제습을 내세우고 있으나, 구동 방식과 관련한 세세한 부분에서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측에서도 '특허받은 히트펌프 저온 제습'이라며 이 부분을 차별점으로 강조하고 있다.
▲ 실내 제습 기능을 사용하면 옷의 습기나 주변 습도를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다.
실내 제습 기능 또한 두 제품 모두 탑재했다. 제습 기능을 켠 뒤, 문을 열어 놓고 가동하면 제습기를 쓴 것처럼 주변 공간 습도가 떨어진다. 다만, 제습 용량은 삼성 에어드레서가 11.5L로, LG 스타일러(10L) 보다 약간 더 많다.
의류 관리 코스
LG 삼성
다양한 의류케어 코스, 다운로드도 OK
의류 관리 코스는 LG 스타일러나 삼성 에어드레서 모두 큰 차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두 제품 모두 다, 강도와 속도, 옷감에 따라 최적화된 수십개의 의류케어 코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 LG 스타일러는 옷 속 유해세균 4종, 바이러스 11종을 99.99% 제거한다.
LG 스타일러와 삼성 에어드레서가 대표적으로 탑재하는 코스는 '정장', '울/니트', '실크/캐시미어', '교복', '정장', '청바지', '패딩', '아기 옷', '유해 세균/바이러스 제거'이다. 그외에 LG 스타일러는 '정전기 제거', '담요 데우기' 코스 등이, 삼성 스타일러는 사용 패턴에 맞게 코스를 추천해 주는 'AI 코스'를 차이점으로 눈여겨볼 만하다.
▲ 삼성 에어드레서도 바이러스 및 유해 세균을 제거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건조 기능 또한 의류 관리 코스처럼 다양하다. LG 스타일러, 삼성 에어드레서는 둘 다 블라우스, 셔츠, 수영복, 아웃도어 의류 등을 섬세하게 건조할 수 있고, 원하는 시간 동안 의류를 건조하는 기능으로 '시간 건조'라는 기능을 내장한다.
그 외에 코스는 각 제품마다 지원 여부가 상이할 수 있다. 따라서 의류 구매 전 제품이 어떤 코스를 지원하는지 살펴보자. 해당 코스가 없더라도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의류 관리 코스를 다운로드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나, 의류 관리 코스와 마찬가지로 모델마다 다운로드가 가능한 코스는 상이하다.
기획, 편집 / 조은혜 joeun@danawa.com
글 / 양윤정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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