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그와트 레거시는 85GB 이상의 SSD용량을 필요로 한다 (사진 = 호그와트 레거시 홈페이지)
새롭게 출시된 호그와트 레거시를 기대하던 김씨. 작년에 구매한 RTX 3080와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로 사양 걱정 없이 다운로드를 눌렀다. 하지만 다운로드를 진행하다가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한다. ‘저장 공간’이 부족하다고? 부랴부랴 김씨는 용량 확장을 위해 SSD를 알아본다.
현재 SSD 시장은 NAND 종류에 따라 MLC, TLC SSD에 이어 QLC SSD가 출시됐고, DRAM과 DRAM Less 유무에 따라서는 성능 차이가 있다. 거기에 더해 최신 PCIe Gen5 지원 SSD가 등장함에 따라 PCIe Gen 3·4·5등 종류도 다양해졌다.
최근 소비자용 DRAM과 NAND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특히 SSD 시장은 작년 상반기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하락을 보이고 있어 과거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에 고용량을 갖춘 모델이 늘었다.
더불어 3D NAND 기술은 물론 DRAM을 없앤 ‘DRAM Less’를 특징으로 한 가성비 모델도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DRAM Less는 과거 MLC에서 TLC로 변경되던 과도기와 비슷해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장은 변화하고 있다. 기술 변화에 맞춰 소비자들은 변화한 특징들을 적재적소에 반영하면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
이번 기사는 데이터 저장 방식에 따른 NAND 종류 그리고 DRAM에 따른 성능 차이로 '서열'을 매기자는 것이 아니다. 활용도에 따라 나에게 맞는 SSD를 선택하는 방법을 스스로 알고 구매하자는 이야기다.
MLC to TLC, 격했던 과도기
과거 MLC SSD에서 TLC SSD로 변경할 때 많은 우려가 있었다. MLC와 TLC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에 따라 나누어지고, 동일한 공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 TLC인 만큼 동일 NAND에 더 많은 용량 구현이 가능하다.
이에 NAND의 데이터 저장 방식에 따라 1bit로 저장하면 SLC, 2bit로 저장하면 MLC, 같은 원리로 3bit와 4bit에 따라 TLC와 QLC로 나뉜다. 참고로 QLC의 경우 초기 TLC와 같은 이유로 쓰기 성능과 수명(TBW)이 낮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어 메인스트림 제품으로는 자리잡지 못했다.
당시 논란이 됐던 것은 TLC의 ‘안정성’과 함께 당시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었다.
▲ 씨게이트 파이어쿠다530은 TLC 기반이지만 PCIe Gen4 NVMe M.2 SSD 최고 성능을 보여준다
구조적으로 더욱 복잡하고 세밀한 전압 분배가 필요한 TLC가 MLC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지가 주된 주제였고 이는 안정성과 성능에 비롯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TLC SSD의 경우 MLC 대비 쓰기 수명도 낮았고 연속된 고용량 쓰기 작업에서 성능 하락이 발생한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지적됐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TLC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세분화된 전압 컨트롤이 가능해진 신형 컨트롤러와 펌웨어 그리고 고용량 구현에 유리한 신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TLC SSD가 시장의 메인이 됐다.
고용령과 고성능 주역, 3D NAND · DRAM의 등장
▲ NAND를 수직으로 적층하는 3D NAND를 통해 더 많은 용량 구현과 성능 향상을 이룩한다(자료 = SK하이닉스)
MLC에서 TLC로 넘어오면서 NAND 데이터 저장 용량이 증가됐다. 더불어 더 많은 NAND를 수직 적층, 쉽게 아파트 형식으로 쌓아 용량과 성능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3D NAND 기술이 등장한다. 이를 통해 3D TLC는 더욱 많은 용량을 보다 저렴하게 구성할 수 있게 되면서 지금의 TLC SSD가 된다.
최근 3D NAND 기술과 관련돼서 최대 232 NAND를 양산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NAND의 집적도가 올랐다고 해서 MLC 대비 쓰기 성능/수명 등의 요소를 100% 극복하진 못한다.
▲ 동일한 3D NAND SSD에도 더 높은 쓰기 수명을 보증하는 NVMe M.2 SSD 제품도 있다(모델,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525 SSD)
대표적으로 TLC 낸드가 MLC 대비 쓰기 성능이 하락하는 것을 잡지 못했다. NAND 태생적인 차이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데, 이를 보완한 것이 앞서 소개한 3D NAND(NAND 자체 성능 향상) 그리고 DRAM과 SLC 캐싱 기술이다.
SLC 캐싱은 TLC NAND 일부를 SLC로 동작하게 해주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TLC NAND의 단점인 쓰기 속도를 개선해 일정 구간 최고 성능을 유지하게 해준다. TLC 기반 SSD 벤치마크를 진행할 때 일정 구간은 최고 성능을 보이지만, 그 후 성능이 대폭 하락하는 것이 SLC 캐싱 구간이 지나서다.
DRAM 기술은 SLC 캐싱과 같이 성능 향상을 가져오지만 원리가 조금 다르다. SLC 캐싱은 SSD NAND의 일부를 SLC로 동작하는 것이라면, DRAM 기술은 NAND에 저장되어 있는 데이터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맵핑’테이블을 담당한다.
즉, SLC 캐싱처럼 DRAM 자체에서 데이터를 읽고/쓰는 것이 아니라 NAND 데이터에 더 빠르게 접근해 읽고/쓰게 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담당한다. 그래서 DRAM 유/무에 따라 SSD 성능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이 이 때문이다.
DRAM Less 등장, 최근 빠르게 보급 중
▲ 뉴파이어쿠다 520은 DRAM Less 모델이지만 HMB 기술이 적용됐다
▲ 뉴파이어쿠다 520은 DRAM이 없어 NAND와 컨트롤러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제조 단가 차이와 SSD 라인업 구성에 따라 DRAM을 없앤 제품도 있다. 초기 DRAM Less 모델은 SLC 캐싱 이후로 급격한 성능 하락이 있었다. 더불어 연속된 쓰기 작업 환경에서는 PC가 느려지는 등의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 좋지 않은 인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최근엔 HMB(Host Memory Buffer) 기술이 도입되면서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파이어쿠다 520 쓰기 더티 테스트 모습, DRAM Less지만 상당히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준다
HMB란 윈도우10 2017년 가을 패치를 통해 등장한 것으로 PC의 DRAM을 빌려와 사용하는 기술이다. SSD에 물리적으로 장착된 DRAM이 아닌 만큼 물리적인 DRAM을 적용한 것보다는 느리지만, DRAM-Less 모델 대비 향상된 읽기/쓰기 성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관련하여 최근 출시된 씨게이트 뉴파이어쿠다 520의 벤치마크를 살펴보면 SLC 캐싱으로 최고 성능을 내주는 구간은 짧지만, 전반적인 성능은 상당히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이렇듯 SSD 시장 흐름은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DRAM Less가 DRAM이 있는 제품보다 아쉬운 것은 맞다. 마치 3D TLC SSD가 MLC SSD의 근본적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과 같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단점을 보안하는 기술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 당연히 가격과 성능 그리고 용량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로 말이다.
시장의 변화는 필연적, 상황에 맞는 제품 선택이 중요
▲ NAS에 최적화된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125, 일반적인 SATA3 SSD보다 높은 쓰기 수명을 가지고 있다.
SSD 시장은 MLC에서 TLC SSD로 변하듯 이제는 DRAM 장착이 필수가 되던 시장이 DRAM Less + HMB 기술을 접목한 제품들로 변하고 있다. 물론 DRAM 장착 모델이 좋은 것은 맞으나, 시장의 변화를 피할 순 없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런 시장 변화의 흐름에 맞춰 각 제품이 가지는 특성을 이해하고 나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 외장 SSD에 따라 스마트폰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 있다(사진 = Fast One Touch SSD)
24시간 실시간 구동과 함께 오랜 쓰기 수명을 필요로 하는 NAS 혹은 NAS 캐시용 SSD라면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시리즈와 같이 쓰기 수명이 높은 SSD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고성능은 필요하지만 게이밍 PC 용도와 같은 일반 사용자라면 DRAM이 장착된 TLC 기반 PCIe Gen4 SSD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 PCIe Gen3 플랫폼이어도 Gen4 제품을 사용할 수 있으니 미래 PC 업그레이드를 감안한다면 Gen4 기반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가성비 PC라고 한다면 PCIe Gen3/4 기반의 TLC SSD에 DRAM Less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다만 값싸다고 아무거나 사기 보다는 기사에서 언급한 HMB 기술이 적용됐는지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자.
▲ 연속 쓰기 작업이 별로 없는 게이밍에선 가성비 SSD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순수 게이밍 PC에서 게임을 저장해 놓고 실행용도로 사용하거나, 서브 PC로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PC를 맞춘다면 QLC SSD도 가격적인 면에서 좋은 선택지다. 다만 내구성이나 순수 성능에 있어서 살짝 아쉽다.
마지막으로 QLC NAND를 사용한 SSD도 가격적인 면에선 좋은 선택지다. 다만 내구성이나 순수 성능에 있어서는 살짝 아쉬운 만큼, 메인 PC보다는 가벼운 데이터 저장이나 서브 PC 및 고용량 게임 단순 저장과 같이 용량 확장에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현재 SSD 시장은 신기술을 비롯해 제품 선택지가 많아졌다. 때문에 소비자가 SSD를 구매한다면 TLC인지 QLC인지 그리고 DRAM이 있는지 아니면 DRAM Less에 HMB 기술이 적용됐는지 등을 잘 체크한 후 구매하는 것이 좋다.
길문혁 기자/ansgur0317@manzlab.com
ⓒ 맨즈랩(http://www.manzlab.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