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하면 콩기름이나 옥수수기름이 당연했던 때가 있었다. 우리 집도 그랬다. 그런데 지금은 올리브유를 주된 식용유로 사용한다. 튀김, 전 부침, 볶음 등 모든 요리에 말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른다. 아마 TV에서 올리브유의 효능이나 영양 같은 것을 주야장천 떠든 탓이 아닐까, 지레짐작만 해볼 뿐. 요리에 별 관심이 없던 때는 이게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는 문제였는데, 요리에 흥미를 가지고 즐기게 되자 은근히 신경 쓰이는 문제가 됐다. ‘이거, 이렇게 써도 되는 거야?’
식물성 기름의 대명사가 된 식용유
식용유. 식용유의 사전적 의미는 ‘먹을 수 있는 기름’이지만 오늘날엔 콩기름이나, 올리브유와 같은 식물성 기름 모두를 의미한다. 우리가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 것은 삼국사기에 그 기록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오래되었다. 물론 그 시절 식물성 기름이라고 해봐야 들기름, 참기름, 콩기름, 면실유 정도가 전부였지만 말이다.
식용유, 어떤 종류를 가장 많이 쓸까?
2022년 FIS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식용유 시장은 2020년부터 증가세로 전환했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5,308억을 기록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열풍을 실감케 했다. 2020년 상반기와 2021년 상반기 품목별 소매 매출에서는 참기름> 카놀라유> 대두유> 올리브유> 포도씨유 순으로 시장점유율과 매출을 차지했다.
내가 먹는 식용유, 어떻게 만들었을까
식용유를 구매할 때 종류만 고민했지, 어떻게 추출했는지 고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식용유는 추출 방법에 따라서 정제와 비정제로 나뉜다.
정제는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고온 고압의 과정을 거쳐 제조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유익한 성분이 제거된다는 단점이 있다. 비교적 저렴한 것이 특징이며, 향이나 색이 없고 발연점이 높다.
비정제는 화학물질과 고온 고압의 과정 없이 불순물만 여과하는 건강한 제조 방식이다. 고온 고압 시 나타나는 탈검, 탈산, 탈색, 탈취와 같은 작업이 없어 유익한 성분이 살아 있다. 재료 본연의 색과 향기가 살아 있으며 발연점은 낮은 편이다. 단점은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것이다.
식용유마다 다르다! ‘발연점’
앞서 설명한 내용 중 유독 생소한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발연점이다. 영어로 ‘smoke point’라 쓰이는 발연점은 기름이나 지방에서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연기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온도다. 다시 말해 기름이 타기 시작하는 온도라는 뜻이다.
식용유에서 발연점은 기름의 종류마다 다르고 어떻게 정제하느냐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발연점이 낮은 기름을 가열해 발연점 이상으로 요리하면, 트랜스 지방으로 변해 건강을 해치는 음식이 된다. 그래서 발연점이 낮은 기름을 사용할 땐 샐러드드레싱처럼 열을 가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을 권한다.
내가 쓰는 기름, 어떤 기름인지는 알고 쓰자!
앞서 언급했듯, 현재 국내 식용유 시장은 올리브유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아래 문단을 통해서는 그중에서도 특히 수요가 많은 네 종류의 기름을 조금 더 상세히 다뤄보려고 한다.
① 해바라기씨유
▲ 사조대림 해표 해바라기유 500ml (1개) (4,310원) ▲
비타민 E가 풍부한 해바라기씨유는 맛이 깔끔하고 산뜻하지만, 향은 약한 편이라 여러 요리에 활용하기 좋은 기름 중 하나다. 해바라기씨유는 대부분 유럽에서 생산되는데, 상당수의 유럽연합(EU) 회원국은 GMO 작물의 재배 및 유통을 금지하고 있다. 그 때문에 유전자 조작을 불안해하는 이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용유다.
② 올리브유
▲ 데체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1L (1개) (13,490원) ▲
올리브유를 구매할 때 보면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이라는 말을 참 많이 본다. 하지만 이는 올리브유의 하나의 종류일 뿐이다. 실제로는 성분, 제조법, 품질 등에 따라 더욱 다양한 종류로 나뉜다. 크게는 엑스트라 버진과 버진(Virgin), 퓨어 (Pure)까지 세 가지 등급으로 구분한다. 엑스트라 버진의 경우 조미용으로 적합하기 때문에, 튀김용으로는 발연점이 높은 퓨어 등급을 추천한다.
Tip. 올리브유는 보관 시 직사광선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③ 카놀라유
▲ CJ제일제당 백설 카놀라유 500ml (1개) (3,190원) ▲
해바라기씨유, 올리브유는 이름만 들어도 딱 그 근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카놀라유는 대체 무슨 기름인지 감이 안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카놀라유는 유채꽃씨인 유채씨를 추출해 만든 기름인데,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풍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발연점이 높기 때문에 볶음이나 튀김 요리할 때 사용하기 좋다.
Tip. 카놀라유를 보관할 때는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1년간 사용할 수 있다.
④ 포도씨유
▲ 사조대림 해표 포도씨유 900ml (1개) (6,840원) ▲
포도씨유는 와인과 건포도를 제조할 때 나오는 포도씨를 압착해 얻은 기름이다. 카테킨이 풍부하여 산패 속도가 느리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음식 고유의 맛과 향을 살려주기 때문에 다양한 요리에 두루두루 사용하기 좋다. 가능하면 화학적 정제 처리를 거친 것보다는 냉압착 방식으로 짜낸 기름을 고르는 것이 좋다.
가스 불 켜기 전, 그 식용유 잠깐 내려놔 보세요!
① 튀김 요리
: 튀김 요리는 조리 내내 고온을 유지해야 해서 발연점이 240도 이상의 고온 식용유를 사용해야 안전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그 때문에 발연점이 높은 카놀라유나 해바라기씨유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특히 카놀라유는 튀김 요리 중에서도 생선과 해산물 요리에 더 잘 어울린다. 해바라기씨유 같은 경우에는 육류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② 부침/볶음요리
: 부침 요리 역시 발연점이 높은 식용유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추천하는 종류는 포도씨유다.
③ 샐러드/무침
: 샐러드나 무침 요리를 할 땐 발연점이 낮은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획, 편집 / 다나와 김주용 jyk@cowave.kr
글 / 김효정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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