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가벼운 노트북은 사실상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전유물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당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주력 경량 노트북들은 매우 비쌌어요. 그래서 그런지 '가벼운 노트북은 비싸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지만, 최근에는 여러 제조사들이 가벼운 노트북들을 출시해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에 이들의 가격대도 많이 낮아졌습니다. 이제는 100만 원 이하에서도 1~1.3kg 정도의 가벼운 노트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2023년 이후 출시한 최신형 경량 노트북 중에서 '가격이 착한' 제품들을 골라 소개합니다. 2023년 10월 25일 다나와 카드 최저가를 기준으로 80~120만 원 사이에 있는 노트북이며, 오픈마켓 특가 행사까지 겹친다면 추가 할인도 기대해볼 수 있어요. *가격대가 맞더라도 출시한지 오래 됐거나, 중고/리퍼 상품이거나, 상품성이 너무 낮은 제품은 제외했습니다.
입맛대로 고르세요, 레노버
레노버는 노트북 라인업이 다양하기로 유명합니다. 80~120만 원 사이의 경량 노트북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소비자의 취향이나 용도에 맞춰 고를 수 있습니다.
레노버 씽크북 14 Gen6 ABP 21KJ0033KR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힌 것을 찾는다면 씽크북 14가 있죠. 레노버 씽크북 14 Gen6 ABP 21KJ0033KR(948,000원) 는 16:10 비율의 2.2K 해상도, sRGB 100% 색영역을 지원하는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메모리 슬롯 2개, M.2 SSD 슬롯 2개로 업그레이드 편의성도 좋아요. MIL-STD-810H 인증 주요 테스트 8종 통과(진동, 낙하, 충격, 먼지저항, 고도, 고온, 저온, 온도변화)로 제품의 하드웨어 내구성도 입증했습니다.
프로세서는 라이젠 3세대(바르셀로)를 사용했고, 기본형은 라이젠 5 7530U를 장착했네요. 다만 기본형은 메모리 8GB, SSD 256GB라서 약간 부족할 수 있으니, 메모리와 SSD 추가를 염두에 둬야겠어요. PD충전, SD카드, Wi-Fi 6E, 블루투스 5.1 등의 편의 사양도 최신의 것으로 탑재. 배터리는 60Wh. 무게는 1.3kg. 어디 한 구석 빠지는 곳이 없는 팔각형 스펙.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L 14ABR8 82XS001AKR (SSD 512GB)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L 14ABR8 82XS001AKR (SSD 512GB) (880,000원) 는 10월 하순 기준으로 젠3 7530U 7730U 모델 둘다 88~90만 원 사이를 오가고 있네요. 그래서 거의 같은 값이면 7730U 모델이 더 이득이에요.
메모리 16GB, SSD 512GB가 기본으로 탑재되기 때문에 CPU, 메모리, 저장공간의 가성비가 씽크북보다 좋습니다. 대신에 16:9 비율의 FHD 해상도 디스플레이(sRGB 100%)는 해상도와 비율 면에서 씽크북보다 다운그레이드, 배터리 용량도 47Wh로 더 적습니다. 디자인이나 마감도 씽크북에 비해 약간 밋밋한 느낌이죠. 하지만 무게는 1.17kg으로 훨씬 가벼워요.
본인이 성능 상의 가성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면 아이디어패드. 디스플레이 품질과, 제품의 마감, 내구성 등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면 씽크북으로 고르시면 될 것 같아요.
레노버 요가 6 13ABR8 83B20032KR (SSD 512GB)
레노버 요가 6 13ABR8 83B20032KR (SSD 512GB) (969,000원) 는 2in1 입니다. 터치펜을 사용할 수 있고, 뒤집어서 태블릿처럼 활용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죠. 영상을 보거나, 비즈니스 상황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거예요. 라이젠 7530U(젠3)를 탑재해 일상 용도로 무난한 성능이며, 기본 메모리와 저장공간도 16GB / 512GB 여서 추가 업그레이드를 굳이 하지 않아도 되겠어요.
디스플레이는 16:10 비율의 1920 x 1200 해상도 IPS 패널이고, sRGB 100%로 물빠진 색감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다만 화면 사이즈가 13.3이어서 좀 작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메모리는 온보드 장착 방식이어서 업그레이드는 안 된다는 점은 아쉽네요. 씽크북과 마찬가지로 MIL-STD-810H 인증을 받아 물리적인 내구성이 좋아 보이고, 요가 라인업이어서 기본 마감이 더 고급스럽다는 것도 장점. 무게는 1.37kg
레노버 씽크패드 L13 Yoga Gen4 21FR0002KD (SSD 256GB)
레노버 씽크패드 L13 Yoga Gen4 21FR0002KD (SSD 256GB)(1,126,020원) 도 2in1입니다. 많은 부분이 위에서 살펴본 요가 6와 유사한데요, 디스플레이도 거의 동일하고, 메모리 16GB, 프로세서도 젠3 7530U~7730U로 동일하게 구성됐어요. 저장공간이 기본 256GB인 것과 배터리가 기본 46Wh인 것은 좀 아쉬운 점이네요.
그대신 씽크패드 라인업의 독보적인 디자인과 마감, 우수한 타이핑 감촉, 그리고 '빨콩(빨간콩)'으로 불리는 씽크패드만의 트랙포인트, 비즈니스 노트북으로서 데이터 보안이 더 강력해졌다는 점 등은 장점입니다.
파빌리온-에어로는 여전히 강력. HP
HP도 노트북 라인업이 굉장히 다양하지만, 전통적으로 이 가격대에서는 존재감이 그리 돋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2년 전부터 파빌리온-에어로를 통해 1kg 미만 초경량 노트북을 저렴하게 보급하면서 시장을 뒤흔들고 있죠.
HP 프로북 440 G10 820X3PA (SSD 512GB)
HP 프로북 440 G10 820X3PA (SSD 512GB)(790,120원)는 인텔 13세대 코어 i5-1340P를 탑재했어요. 저장공간도 512GB를 제공하기 때문에 가격에 비해 스펙을 꽤 잘 넣어줬다는 인상입니다.
그대신 디스플레이에서 원가 절감이 좀 이뤄진 것 같네요. FHD 해상도, NTSC 45%, 250nit의 스펙은 최근 트렌드에 비하면 좀 부족해 보입니다. 그래서 이 제품을 휴대용 + 집에서 메인 PC로 모두 사용할 거라면 방에 모니터 정도는 하나 추가하시는 것이 좋겠어요. 그러면 이 노트북의 성능은 온전히 활용하면서, 디스플레이 색감이 부족한 단점을 모니터가 커버해줄 수 있죠.
포트는 USB Type-C 10Gbps 포트 2개와 Type-A 포트 2개로 넉넉하게 주어졌습니다. 보통 경량 데일리 노트북들에는 없는 유선랜 포트도 있는 것이 장점이에요. 배터리 51Wh, 무게는 1.38kg.
HP 파빌리온 에어로 13-be2085AU (SSD 512GB)
HP 파빌리온 에어로 13-be2085AU (SSD 512GB)(1,097,000원) 은 한때 우리나라 노트북 시장에서 1kg 미만 초경량 노트북 보급 붐을 이끌었던 라인업이에요. 리비전 되면서 디자인(외부 로고가 구형 HP 로고에서 신형 HP 로고로 변경됨)이 훨씬 업그레이드 됐고, 메모리를 DDR5 16GB 기본 장착한 모델들이 국내에 유통 중이죠. 초반에는 DDR4 8GB였는데, 메모리 용량 업그레이드를 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많았거든요.
CPU는 제품에 따라 라이젠 젠3+ 아키텍처인 7535U, 7735U 등을 사용합니다. 딱히 고성능이 필요하지 않다면 7535U 모델이 이 노트북의 컨셉, 용도에 더 잘 맞을 것 같네요. 디스플레이는 16:10 비율의 1920x1200 해상도. 최대 400nit의 밝기, sRGB 100%입니다. 해상도가 약간 아쉬워 보이지만 13.3인치 화면이기 때문에 실제로 체감되는 화질은 나쁘지 않다는 평이에요. 리비전 하면서 가격대가 좀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는데, 특가 행사 등을 이용하면 여전히 초경량 노트북으로서 상품성이 우수합니다.
HP 엘리트북 630 G10 88A68PA (SSD 512GB)
프로북은 뭔가 아쉽다구요? 좀더 가볍고 고급스러운 비즈니스 노트북을 원하신다면 HP 엘리트북 630 G10 88A68PA (SSD 512GB)(1,160,000원)이 있습니다.
프로세서는 저전력 성향의 13세대 인텔 코어 i5-1335U를 탑재. 저전력 성향이지만 10코어(2P+8E)이기 때문에 일상 용도의 사무, 인터넷, 영상 감상 등에는 남아 도는 성능이죠. 메모리 16GB와 저장공간 512GB가 기본인 것은 장점이네요. 디스플레이는 평범한 16:9 비율의 FHD 해상도. 하지만 최대 400nit의 밝기에 sRGB 100% 색감은 마음에 들어요. 썬더볼트4 포트가 달려 있고, 무게가 1.22kg으로 프로북보다 가볍다는 점. 그리고 마감이 훨씬 고급스럽다는 점도 장점.
올해의 크랙 ACER, 극강의 밸런스 ASUS, 큰 화면 + 초경량 LG전자
에이서는 올해 존재감을 많이 어필했죠.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 '헬네오(헬리오스 네오)' 열풍을 만들고, 데일리 노트북 시장에서는 스위프트 GO OLED로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에이서 스위프트 GO 14 OLED SFG14-71-58F1 (SSD 512GB)
에이서 스위프트 GO 14 OLED SFG14-71-58F1 (SSD 512GB)(879,880원)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디자인만 빼면 모든 걸 다 가졌다고 불릴 정도로 알차게 짜여진 스펙을 자랑하거든요.
13세대 인텔 코어 i5-13420H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메모리 기본 16GB, 저장공간 512GB 국민 스펙을 기본으로 제공합니다. 디스플레이가 핵심인데 2.8K (2880x1800) 고해상도의 OLED 패널을 탑재했죠. OLED 특유의 가독성 이슈도 해상도가 워낙 높아서 큰 문제가 안 된다는 평이 있네요. DCI-P3 기준 100%의 우수한 색영역과 90Hz 주사율도 장점. 거기에 썬더볼트 포트도 넣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비슷한 스펙의 14인치 OLED 패널을 장착한 고급 경량 노트북들이 대게 1.0~1.2kg 사이였던 것에 비해 이 제품은 1.32kg 이어서 초경량은 아니고 무게감이 살짝 있다는 것. 그리고 크기에 비해 두께가 좀 두껍고, 디자인이 밋밋하다는 점입니다.
에이서 스위프트 GO 14 OLED SFG14-42-R16Z (SSD 512GB)(1,020,000원) 같은 최신 라이젠(젠4 7840U) 칩셋을 탑재한 것도 있는데요. 라이젠 7840U 버전은 가격이 약간 더 비싸지만 내장그래픽 성능이 월등해서 게임도 어느 정도 구동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썬더볼트가 빠지는 대신 USB4가 들어가서 포트 부분도 만족스럽네요.
ASUS 젠북 14 UM3402YA-KP391 (SSD 512GB)
원래 이 가격대에서는 외산 브랜드 절대 강자가 ASUS 였는데, 올해에는 80~120만 원대 신제품 출시가 약간 뜸했었죠. 기존 라인업을 사양 업그레이드한 제품들이 시장을 지켰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ASUS 젠북 14 UM3402YA-KP391 (SSD 512GB)(899,000원) 입니다.
젠북 14는 경량북 시장에서 스테디셀러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14인치 크기에 16:10 비율, 고해상도(2560x1600) IPS 패널을 장착해 OLED를 꺼리는 사용자들에게 여전히 강력한 상품성을 지녔습니다. CPU는 라이젠 3세대 7530U와 7730U가 있는데 7530U 모델 쪽이 좀 더 가성비가 좋아 보이네요. 메모리는 기본 16GB, 저장공간도 기본 512GB입니다.
75Wh의 넉넉한 배터리 덕분에 사용시간이 굉장히 길다는 평이고, 포트 구성도 Type-C 2개, Type-A 1개, MicroSD 슬롯까지 국민옵션으로 탑재됐어요. 전체적으로 매우 무난한 사양과 구성이기 때문에 누가 골라도 실패하지 않는 데일리 노트북이죠. 다만 무게가 1.35kg이니 깃털처럼 가벼운 수준은 아니라는 점.
LG전자 2023 그램 15 15ZD90RU-GX56K
LG전자 2023 그램 15 15ZD90RU-GX56K(1,124,920원)은 2023년형 그램 중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하는 제품이에요. 오늘 노트북 검색 기준이었던 80~120만 원 사이에 걸리는 유일한 2023년형 그램입니다.
무엇보다도 15.6인치 크기에 1.14kg 초경량인 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앞서 소개한 다른 노트북들은 13.3~14인치 작은 화면이면서도 더 무거운 경우가 많았거든요. 인텔 13세대 코어 i5-1335U와 메모리 16GB는 좋은 점이고, SSD가 기본 256GB부터 시작하는 건 약간 아쉽네요. 추가할 슬롯은 있으니 저렴해진 SSD를 따로 구매해서 추가하는 것도 좋아요. 썬더볼트4 포트를 제공하는 것도 굉장한 메리트이고 80Wh의 대용량 배터리도 장점입니다.
단점은 딱히 없지만, 굳이 꼽자면 디스플레이가 16:9 비율에 FHD 해상도인 것은 트렌드에 뒤쳐지는 느낌이네요. 내년 버전이 나온다면 적어도 비율만이라도 16:10 비율이 된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기획, 편집 / 다나와 송기윤 iamsong@cowave.kr
글 / 김진우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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