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암호인가? i3, i5, i7, i9...
알파벳과 숫자가 뒤섞인 인텔 CPU의 라인업은 PC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마치 군대에서 쓰는 분류 기호처럼 느껴지기만 한다. 게다가 PC는 단순히 CPU 하나만 있다고 돌아가는 기계도 아니다. 그 안에 들어가는 부품들이 어떻게 조합되는지에 따라 성능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그 사실이 상황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물론 비싼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럼 생각을 단순하게 해서 "어차피 비싼 게 제일 좋은 거 아니야?"라며, "그냥 시장에서 제일 비싼 메인보드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도 사실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현실에서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커피 한 잔을 마실 때도 저가형 커피 전문 매장을 찾으며 계산하게 되는 시점에, 어떻게 그런 소비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돈맥경화가 심한 이때, PC 구매도 알뜰하게 해야 미덕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뭔가 일리가 있다고 여기는 이의 주머니 사정을 위해 이번에도 위클리포스트가 나섰다.
1. 인텔 CPU i3, i5, i7, i9 이게 다 뭔데?
사실 인텔 CPU 등급은 굉장히 알아보기 쉽다. 예를 들어, 자동차 메이커들이 차를 구분할 때 숫자 넘버링을 붙이지 않는가? 숫자가 올라가면 더 좋은 차다. 인텔 CPU도 똑같다. 인텔의 CPU는 크게 코어 i3, 코어 i5, 코어 i7, 코어 i9 등급으로 나뉜다. 숫자가 올라갈수록 더 좋은 CPU다.
해당 CPU 등급은 성능으로 구분되어 있고, 이에 가격도 비례한다. 그럼 선택 기준은? 당연히 사용자에 따라 달라진다. 사용 환경을 떠올려 보고 고르면 쉽다.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기준으로 각 등급의 특징을 살펴보자.
이보다 먼저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특징을 알아두어야 한다.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성능 코어(P코어)와 효율 코어(E코어)로 구성된다. P코어는 복잡한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고, E코어는 백그라운드 작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두 개의 코어를 합쳐 최대 24개의 코어와 최대 32개의 스레드를 지원한다.
코어 i3: 주로 가벼운 작업과 일반적인 사무용으로 적합한 엔트리 라인업이다. 문서 작업, 온라인 게임, 간단한 멀티미디어 작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다. 예산이 한정된 초보자나 사무용으로 PC를 구축하려는 사용자에게 추천된다. 그런데 사실 현 시점에서 코어 i3 프로세서는 보기 쉽지 않다. 이왕이면 코어 i5로 바로 올라가는 것이 훨씬 더 낫기 때문이다.
대표 모델: 코어 i3-14100. P코어 4개에 8스레드다. 내장 그래픽 인텔 UHD 730을 지원한다. E코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오래전에는 코어 i7가 4코어 8스레드인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코어 i3가 그런 구성을 갖추고 있다. 세월이 무상하다.
코어 i5: 게임 및 다양한 작업을 지원하는 메인스트림 라인업이다. 온라인 게임은 물론이고, 고사양 게임이나 기본적인 영상 편집 작업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용자는 코어 i5 정도면 대부분 만족할 수 있다.
대표 모델: 코어 i5-14400F. P코어 6개에 E코어 4개로 16스레드 구성이다. 내장 그래픽 미포함. 하위 모델인 코어 i3-14100과 차이가 많이 난다. P코어가 2개, E코어가 4개 더 늘었다. 실사용 체감은 훨씬 더 나은 수준이다.
코어 i7: 하이엔드 게이머 및 고성능 작업이 요구되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제품군이다. 게임 시 프레임을 높게 유지할 수 있고, 멀티코어를 활용한 작업에 최적화됐다. 영상 편집, 3D 렌더링 시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대표 모델: 코어 i7-14700K. P코어 8개에 E코어 12개로 총 28스레드 구성이다. 내장 그래픽은 인텔 UHD 770을 지원한다. 하위 모델인 코어 i5-14400F와도 차이를 크게 벌렸다. P코어가 2개, E코어가 8개 더 늘었다. 사실상 인텔 CPU 중 작업용 CPU로는 가성비가 가장 좋은 제품이다. 코어 i9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 정도면 어지간한 작업은 해결된다.
코어 i9: 플래그십 모델. 하이엔드 게이머 및 고성능 작업이 요구되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제품군이다. 코어 i7 프로세서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한다. 최고의 성능이 필요하다면 확실한 정답이다.
대표 모델: 코어 i9-14900K. P코어 8개에 E코어 16개로 총 32스레드 구성이다. 내장 그래픽은 인텔 UHD 770을 지원한다. 코어 i7-14700K보다 E코어가 4개 더 많다. 어떤 타협도 없이 최고의 CPU가 필요하다면 그냥 이 CPU를 고르면 된다.
2. 복잡한 메인보드 칩셋, 역시나 궁금해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에 맞는 메인보드를 선택할 때는 메인보드 칩셋의 종류와 차이에 대해 알아야 한다. 메인보드 칩셋은 플래그십부터 보급형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별로 어렵지는 않다.
플래그십 칩셋 Z790: LGA 1700 소켓(12, 13, 14세대 코어 프로세서 지원) 제품군 중 가장 뛰어난 최상위 칩셋이다. 간단하게는 CPU 오버클럭을 지원하며 PCIe 4.0, PCIe 3.0 칩셋 레인 및 SATA 포트, USB 등 모든 점에서 지원하는 것이 가장 많다. 즉, 확장성이 가장 뛰어나다.
대표적으로는 칩셋 PCIe 4.0(20레인 지원), 칩셋 PCIe 3.0(8레인 지원), USB 3.0(10개), USB 3.2 Gen2 10G(10개), USB 3.2 Gen2x2 20G(5개) 등이 있다. USB 3.2 Gen2x2 20G가 5개씩이나 되는 것은 Z790뿐이다.
하이엔드 칩셋 H770: H770은 Z790에서 기능을 조금 뺀 제품이다. 칩셋 PCIe 3.0(8레인 지원) 등 같은 점도 좀 있다. 다만 Z790과 달리 CPU 오버클럭이 안 된다. 그리고 확실하게 Z790과 가격 차이가 나는 B760과 달리 조금 애매한 구석이 있는 칩셋이기도 하다.
Z790과의 대표적인 차이는 칩셋 PCIe 4.0(16레인 지원), USB 3.0(8개), USB 3.2 Gen2 10G(4개), USB 3.2 Gen2x2 20G(2개) 등이 있다. USB 3.2 Gen2 10G, USB 3.2 Gen2x2 20G 등이 Z790보다 확실히 모자란다.
메인스트림 칩셋 B760: B760은 Z790에서 기능을 많이 뺀 제품이다. H770보다 조금 모자란 면도 있다. 당연히 CPU 오버클럭은 안 된다. 하지만 Z790 메인보드보다 훨씬 더 저렴하다. 그런 이유로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시스템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칩셋이기도 하다. 코어 i5 프로세서와 잘 어울린다.
Z790과의 대표적인 차이는 칩셋 PCIe 4.0(10레인 지원), USB 3.0(6개), USB 3.2 Gen2 10G(4개), USB 3.2 Gen2x2 20G(2개) 등이 있다. USB 3.2 Gen2 10G, USB 3.2 Gen2x2 20G 등은 H770과 같다. 다만 칩셋 PCIe 4.0, PCIe 3.0 레인 등은 H770보다 확연히 낮다. Z790에서 반토막이 났다고 보면 된다.
3. 위클리포스트의 추천 메인보드 PICK
이제 인텔 CPU와 메인보드 칩셋의 조합을 고려해, 현실 사용자를 위한 위클리포스트의 추천 PICK을 공개하며 이를 두 가지로 나눈다. 첫 번째는 추천하는 메인보드 칩셋 조합, 두 번째는 시장에서 구매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실제 메인보드 제품이다.
코어 i5+B760 메인보드: 메인스트림 시스템의 정석 조합이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시스템이고, 그만큼 성능도 보장되어 있다.
코어 i7+Z790 메인보드: 하이엔드 시스템의 기본 구성. Z790 메인보드 중 가성비 좋은 제품군을 함께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코어 i9+Z790 메인보드: 플래그십 시스템의 구성. 코어 i9 프로세서를 사용한다면 Z790 메인보드도 가성비보다는 순수한 성능에 초점을 맞추고 선택하게 된다.
위 3가지 방향을 기억하고, 실제 시장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는 다음 조합이 가능하다.
코어 i5-14400F + ASRock B760M-HDV/M.2 D5 대원씨티에스: 코어 i5-14400F에 무난한 B760 메인보드와의 조합이다. 게임 및 기본적인 크리에이티브 작업에 적합하다. 애즈락 B760은 메인보드 중에서도 가격대가 저렴한 편인데, 그렇다고 해서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즉, 가성비만 놓고 보면 최상위권에 있는 조합이라 볼 수 있다. 다만 코어 i5-14400F는 내장 그래픽이 없기에 내장 그래픽을 활용한다면 코어 i5-14500 등으로 교체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코어 i7-14700K + ASRock Z790 스틸레전드 WiFi D5 대원씨티에스: 코어 i7-14700K는 실질적으로 고성능 작업 및 게이밍 시스템을 인텔 CPU로 구성할 때, 가성비가 가장 좋은 CPU다. 가격대는 좀 높지만 P코어가 8개에 E코어도 많은 편이다.
따라서 Z790 메인보드도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단순히 저렴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성능 및 내구성도 보장된 제품을 골라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는 스틸레전드만 한 게 없다. 멋진 디자인, 안정적인 전원부, PCIe 5.0 SSD 지원 및 이에 대응하는 커다란 히트싱크, 2.5Gbps 랜, 전면 USB 3.2 Gen2x2 Type-C 지원 등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
사실 이 정도 조합으로도 인텔 시스템에서는 ‘졸업’에 가깝다. 아래부터는 일반 사용자보다는 고급 사용자 영역이다.
코어 i9-14900K + ASRock Z790 Nova WIFI 대원씨티에스: 그 어떤 타협도 하지 않은 최고의 시스템이다. 물론 코어 i7-14700K의 가성비가 유독 좋긴 하지만, 그래도 최고의 CPU를 뽑으라면 이는 코어 i9-14900K다. E코어 수가 더 많기도 하고 클럭도 더 높다.
이에 대응하는 메인보드도 Z790 중 최고 성능인 Z790 노바다. 물론 애즈락 시스템에서 가장 최고의 메인보드는 ASRock Z790 Taichi D5 대원씨티에스이긴 한데, 타이치는 가격도 무지막지하다. 그만큼 무식한 성능도 지녔다. 전원부가 24+1+2페이즈다.
다시 노바를 언급하자면, 노바는 게이밍 라인업에서는 최고 성능의 제품이다. 전원부는 20+1+1페이즈로 타이치보다 낮긴 하지만, 그 외에 게이밍 관련 기능을 놓고 보면 타이치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 즉, 게임이 주 목적이라면 노바, 어떤 식으로든 최고의 성능을 확인해보고 싶다면 타이치를 고르면 된다.
참고로 애즈락 유통사 대원씨티에스는 PC 하드웨어 유통업계에서 오랜 신뢰를 쌓아온 업체다. 애즈락 제품군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소비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제공한다. 서비스 센터도 애즈락 유통사 중 가장 뛰어나다.
4. 그래픽카드도 있어야 한다면?
여기부터는 그래픽카드 코너다. 마찬가지로 가성비 측면을 중시한 결과, 애즈락 라데온 시리즈만 한 것도 드물다. AMD 라데온 기반 그래픽카드인데, 가성비에서 비교 대상이 없다. 단순히 가격만 저렴한 게 아니라 성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메인스트림: ASRock 라데온 RX 7600 CHALLENGER OC D6 8GB 대원씨티에스. FHD 해상도에 최적화된 그래픽카드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게이머에게 적합한 모델로, 무난한 성능을 내준다.
퍼포먼스: ASRock 라데온 RX 7900 GRE 스틸레전드 OC D6 16GB 대원씨티에스. QHD 해상도에서의 게이밍에 적합한 제품이긴 한데, 옵션을 잘 조절하면 4K 해상도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일단은 7900 시리즈 제품군이다. 라데온 그래픽카드 네이밍에서는 분명히 고성능 제품군이다. RTX 4070 SUPER보다 조금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한다.
하이엔드: ASRock 라데온 RX 7900 XTX Phantom Gaming OC D6 24GB 대원씨티에스. 4K 해상도에 최적화된 최고 성능의 그래픽카드다. 비디오 메모리부터가 24GB로 범상치 않다. 가격대도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최고의 성능을 원한다면 납득할 수 있다.
** 편집자 주
이것으로 현실 사용자의 인텔 CPU 등급별 메인보드 선택 가이드를 마친다. 현실 사용자고 가성비를 고려한다면 대부분 코어 i5에 B760 시스템으로 구성하게 될 것이고, 고사양 시스템이라면 코어 i7에 Z790 시스템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글에서 하이엔드 시스템을 잔뜩 언급했지만, 사실 중요한 건 고사양 부품보다도 자신에게 맞는 부품을 찾는 것이다. 맨 처음에 언급했던 것처럼, 돈맥경화가 심한 이때에 PC 구매도 알뜰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들 투자한 돈에 비해 만족도가 높은 PC를 구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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