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서 일하며 수많은 제품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다뤄 온 제가 직접 느낀 건, 똑똑한 소비는 세세한 정보와 꼼꼼한 비교에서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남들이 쉽게 지나치는 세부 사항이나,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놓치는 정보를 바탕으로 혼수 가전을 준비한다면, 예산은 줄이고 만족도는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혼수 가전은 단순히 집을 채우는 물건이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함께할 도구들입니다. 결혼을 앞둔(저요!) 예비 신부의 눈으로, 그리고 가격 비교의 경험으로 발견한 구매 꿀팁을 지금부터 함께 나눠볼게요!
[나의 혼수원정기]
식세기 사고 후회한 사람 없다더니...
두 명이서 사는데 12인용 식기세척기 구매한 이유?
"우리 식기세척기 꼭 사야 해?" 예비 신랑이 진지하게 물었습니다. 저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이 사람은 구멍 난 팬티도 "어차피 보는 사람도 없는데 멀쩡하다"며 그냥 입는 사람입니다. 카드값 통장, 비상금 통장, 생활비 통장 등 현금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기 위해 여러 개의 통장을 관리하며, 불필요한 소비를 극도로 아끼는 제테크 덕후이기도 합니다. 그의 입버릇 중 하나는 "지금 아껴야 노후에 걱정이 없다"이죠.
이런 사람이 식기세척기를 산다고 하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습니다. 분명 "손으로 씻으면 되는데 굳이?"라며 한마디 할 게 뻔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마음을 굳혔습니다. 이제 이 사람을 설득해야 했습니다.
혼수 가전에 식기세척기가 들어가는 이유!
▲ 식기세척기 있으면 설거지 싸움 대신 TV 리모컨 쟁탈전만 남아요!
(AI generated image @Microsoft Image Creator(DALL·E 3))
사실 처음에는 "설거지 정도야 괜찮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어차피 둘이 먹을 밥이고, 설거지하는 것도 크게 힘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저는 6년 차 자취생이었습니다. 설거지가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 한 끼 먹고 바로 씻지 않으면 그릇이 쌓이고 스트레스가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죠.
퇴근하고 피곤한데 설거지까지 해야 한다는 게 얼마나 번거로운지, 바쁜 아침에 후다닥 먹고 나가려다 어제 쌓인 그릇을 보고 한숨 쉬는 게 얼마나 짜증 나는 일인지 경험으로 배웠습니다. 그런데 신혼집에서는 이걸 평생 해야 한다니? 상상만 해도 답이 나왔습니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흥미로운 정보를 보게 되었습니다. 식기세척기가 손 설거지보다 더 위생적이고, 물과 전기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이걸 본 순간 ‘이거다!’ 싶었습니다.
요즘 전기요금도 오르고, 물 절약이 중요해지면서 가전제품의 에너지 효율이 더욱 주목받고 있잖아요. 손 설거지는 물을 계속 틀어놓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양을 사용하게 되지만, 식기세척기는 정해진 양의 물만 사용해서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 식기세척기 요 녀석, 이렇게 열심히 일할 줄이야~
그리고 위생적인 면에서도 장점이 많았습니다. 저는 그릇을 뜨거운 물로 헹군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손 설거지로 70도 넘는 물을 사용하기는 어렵잖아요. 하지만 식기세척기는 고온 세척과 살균 기능이 기본이라 세균까지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다고 해요. 요즘처럼 미세먼지나 위생 문제가 신경 쓰이는 때에는 더욱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문제는 남편을 설득하는 것이었습니다. 워낙 아껴 쓰는 성향이라 "굳이 사야 할까?"라는 반응이 나올 게 뻔했거든요. 하지만 저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이건 단순한 가전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 평화를 위한 투자라는 것을요.
예쁜 건 빌트인인데, 가성비는 프리스탠딩?
그런데 막상 식기세척기를 사려고 하니, 또 다른 고민이 생겼습니다. 설치 방식이 빌트인, 프리스탠딩, 카운터탑, 무설치 이렇게 네 가지나 있더라고요.
"빌트인으로 할까? 프리스탠딩? 아니면 카운터탑? 무설치?"
▲ 싱크대 안에 설치하는 빌트인,
전면/상단/측면 모두 마감처리가 되어있어 싱크대 외부에도 설치가 가능한 프리스탠딩.
① 빌트인
싱크대 아래에 매립해서 주방과 일체감 있게 설치하는 방식이었어요. 용량이 크고 주방이 깔끔해 보이는 게 장점이었죠. 다만 빌트인 식기세척기를 설치하려고 할 때, 우리 집 싱크대 하부장 크기를 꼭 확인해야 해요! 만약 설치하려는 공간과 식기세척기의 가로 사이즈가 딱 맞다면 하부장을 떼어내고 비교적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지만, 사이즈가 다르면 얘기가 달라지죠. 이럴 경우 싱크대를 이동하거나 리폼 작업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추가적인 시공비가 발생할 수 있어요.
② 프리스탠딩
빌트인처럼 큰 용량을 갖추고 있지만, 싱크대에 매립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세울 수 있는 제품이었어요. 냉장고처럼 따로 자리를 차지하는 게 단점이긴 했지만, 빌트인처럼 공간을 뜯지 않아도 되고, 나중에 이사를 가도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어요.
③ 카운터탑
싱크대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방식이었어요. 작은 크기 덕분에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었지만, 대신 용량이 작아서 많은 식기를 한 번에 씻을 수 없다는 게 아쉬웠어요. 그리고 주방 조리 공간을 차지한다는 것도 고민이었죠.
④ 무설치
전용 물탱크에 물을 채워서 사용하는 제품이었어요. 수도 연결이 필요 없어서 어디든 둘 수 있고, 이사 갈 때도 부담이 없다는 게 장점이었죠. 하지만 계속 물을 채워야 한다는 점이 귀찮을 것 같았어요. "설거지 줄이자고 산 건데, 결국 내가 물통 채우느라 왔다 갔다 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1~2인 가구가 많이 선택하는 카운터탑, 무설치. 두 설치 방식이 모두 가능한 겸용 제품도 많답니다.
고민 끝에 저희는 공간 활용성과 주변 인테리어를 고려해서 빌트인을 선택했습니다. 빌트인이라 식기세척기가 들어갈 공간의 철거가 필요한데, 우리는 어차피 올 리모델링 중이라 설치 부담이 없었어요.
LG전자 VS 삼성전자
식기세척기 시장의 GOAT는?
빌트인 식기세척기를 사려고 보니 생각보다 브랜드에 대해서 고민할 게 적더라고요. 과거에는 LG, 삼성, SK매직 삼파전이었지만, 지난해 SK매직이 식기세척기 사업을 철수하면서, 최근에는 LG와 삼성이 양대산맥이 되었어요.
여러 후기들을 살펴보니 사실 세척 성능 자체는 두 브랜드 간 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향 평준화되었다고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주목했던 부분은 건조 기능과 편의성인데요, 브랜드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자세히 살펴볼게요!
LG전자 – 스팀 살균에 연수 장치까지?
▲ LG전자 식기세척기에만 탑재되는 스팀 살균 기능.
고온 스팀 분사 기술을 통해 밥풀이나 소스를 쉽게 제거하고, 살균 효과가 뛰어나다고 해요.
LG의 가장 큰 강점은 스팀 기능이었어요. 끓인 물에서 나온 순수한 스팀을 분사해 식기를 깨끗하게 세척하고 살균하는 기술인데요, 고온의 스팀이 기름때를 부드럽게 녹여줘서 세척력이 더 뛰어나고, 물 얼룩까지 줄여줘 유리컵이 반짝반짝해진다고 해요. 또, 99.99% 살균 효과가 있어서 위생 관리에 신경 쓰는 신혼부부들에게 딱 맞는 기능이죠. 다만, 스팀 기능이 있는 모델이 따로 있기 때문에 구매 전 꼭 확인해야 해요!
그리고 건조 성능도 2022년 이후로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외부 공기를 데워서 내부로 순환시키는 열풍 건조 기술 덕분에 물얼룩 걱정도 줄어든다고 해서 점점 LG 쪽으로 기울어졌어요.
▲ 모델명을 보고 트루스팀, 열풍건조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고를 수 있어요.
다만, LG 식기세척기라고 해서 전 모델에 스팀 살균과 열풍건조 기능이 포함된 건 아니랍니다. 해당 기능은 중·고급형 모델에 주로 적용되기 때문이에요. 스팀 기능이 포함된 모델은 주로 이름에 "스팀"이 들어가거나, 제품 설명에서 따로 강조된답니다. 열풍 건조(히터+팬 건조) 또한 마찬가지에요. 고급형 모델에 적용되고, 중급형 이하 모델은 열풍이 아닌 응축 건조 방식 사용해요.
즉, 모든 LG 식기세척기에 스팀과 열풍 기능이 있는 건 아니고, 중·고급형 라인업부터 포함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구매할 때 모델명을 잘 확인해야 합니다.
▲ 연수장치 성능을 유지하려면 주기적으로 소금을 보충하면 됩니다. (이미지: LG)
식기세척기를 예전에 써본 분들은 아실거에요. 그릇에 물자국이 남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요. LG 식기세척기는 국내 제조사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연수장치를 적용해 세척수의 석회질을 줄여 물 얼룩을 줄였다고 해요.
LG 식기세척기의 연수 기능은 물 속 미네랄과 석회질을 조절해 식기에 남는 얼룩을 최소화하는 기술이에요! 지역에 따라 수돗물의 경도가 다른데, 연수 기능이 있으면 물때와 얼룩 걱정 없이 유리컵도 더욱 깨끗하게 세척할 수 있다고 해요. 특히 경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식기 표면에 하얀 얼룩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삼성전자 - 열풍 건조 기본 + 정수 필터?
신혼부부라면 식기세척기를 고를 때 LG전자 vs 삼성전자 중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죠. 저도 한참 알아봤는데, 가격만 따진다면 삼성 2024년형 식기세척기도 여러모로 신혼집에 잘 맞는 것 같더라고요. 용량에 비해 가격대가 더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LG 식기세척기는 국내에서 제조하지만, 삼성 식세기는 해외 제조입니다)
삼성 식기세척기의 열풍 건조 방식은 내부 히터에서 뜨거운 바람을 발생시켜 식기를 빠르게 건조하는 방식이에요. 100도에 육박하는 강한 열풍을 직접 불어넣어 물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해요. 덕분에 습기 걱정 없이 건조력이 뛰어나고, 특히 스테인리스나 유리 식기에서 효과가 좋아요.
위생 면에서는 삼성 100°C 직수 살균이 인상적이었어요. 삼성 식기세척기의 직수 살균은 100°C로 직접 끓인 물을 사용해 살균 세척하는 방식이에요. 물탱크나 배관에 잔여물이 남지 않고, 매번 새로운 물을 끓여서 사용하므로 위생적이라고 합니다.
그외에도 정수 필터를 탑재해서 물얼룩 감소 및 위생 강화한 고급형 모델도 있더라고요. 저희는 20년이 지난 구축아파트라 이 점이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 삼성 인덕션, 식기세척기을 조합하면 직렬 설치여도 띄움 장치가 필요 없어요.
또한, 삼성 식기세척기는 인덕션과 직렬 설치할 때 띄움 자재 없이도 깔끔하게 ‘슬림핏’ 설치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에요! 보통 식기세척기 위에 인덕션을 배치할 경우, 열 배출 문제 때문에 일정한 공간을 띄워야 하는데요, 삼성 제품은 효율적인 열 배출 설계 덕분에 별도의 띄움 없이도 바로 설치 가능하다고 해요. 덕분에 주방이 더 깔끔하고, 공간 활용도 좋아지는 거죠! 특히 신혼부부처럼 작은 주방을 효율적으로 쓰고 싶은 분들에게 딱 맞는 설계인 것 같아요.
여러 번 고민 끝에 저희는 LG 식기세척기를 선택했어요! 나중에 태어날 아이를 생각하니, 살균에 탁월하다는 LG 식기세척기의 스팀 살균 기능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LG 냉장고, 인덕션을 이미 샀는데, 식기세척기도 색상을 맞춰야 예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어요. 깔맞춤 못 잃어...!
신혼부부인데 14인용을 구매한 이유
▲ 삼성 14인용 식기세척기는 Max Flex 3단 바구니를 탑재해
상단 랙과 중간 랙을 위아래로 움직여 원하는 대로 편리하게 쓸 수 있어요. (이미지: 삼성전자)
마지막까지 12인용과 14인용 사이에서 고민했어요. 둘이 사는데 12인용(LG전자 빌트인 식기세척기는 최소 12인용부터 시작이에요)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결국 14인용을 선택했어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요? 사실, 12인용 모델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지만, 14인용 모델을 선택한 이유는 수납공간의 효율성 때문이었어요.
LG전자의 14인용 식기세척기는 3단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서, 기본적인 12인용 모델보다 훨씬 더 넉넉한 수납 공간을 제공해요. 특히, 최상단에 다용도 렉이 추가되어 수저나 조리도구 등을 따로 정리할 수 있어 상단 바스켓에 머그컵이나 작은 그릇들을 여유롭게 배치할 수 있었죠. 이는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식기 수가 많을 수 있는 가구에서는 큰 장점이 되어요. 아직은 둘 뿐이지만, 저희는 요리를 많이 해먹는 편이었고 나중에 자녀가 태어날 경우도 고려해야 했어요.
또한, 하단 바스켓의 구조가 최적화되어 대형 냄비나 프라이팬도 충분히 수납할 수 있어, 주방에서 자주 사용하는 다양한 크기의 식기들을 한번에 세척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편리하겠더라고요. 하루에 여러 번 돌려야 할 필요가 줄어들고, 바쁜 일상에서 효율적으로 식기를 관리할 수 있으니까요.
▲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한 스마트 선반으로
최대 14인용 많은 양의 식기를 한 번에 세척할 수 있어요. (이미지: LG전자)
▲ LG전자 14인용 식기세척기는
상단 선반에 글레이드 레일이 있어서 힘들 들이지 않고 부드럽게 선반을 꺼낼 수 있어요. (이미지: LG전자)
여러분도 집안에서 매일 사용하는 식기들이 많거나, 수납 공간이 부족해 고민이라면 14인용 식기세척기를 고려해 보세요. 그만큼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이 될 거예요!
내돈내산! 실제로 써보니...
사실 처음에는 적응이 필요했어요. 식기 넣는 위치도 정해져 있고, "이거 넣어도 돼?" 하면서 하나하나 찾아봐야 했거든요. 하지만 한 번 돌려보니 '와... 신세계다!' 싶었어요. 기름기 많은 냄비도 깨끗하게 세척되고, 물 얼룩도 거의 없더라고요. 무엇보다 설거지 시간을 확 줄일 수 있어서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식기세척기를 반대하던 남편이 "설거지 해야겠다"라고 말하는 순간, '그거 식기세척기에 넣으면 돼~'라고 말할 때의 쾌감이란!
▲ 많은 양의 식기도 뚝딱! 식기세척기가 없었으면 부부싸움을 최소 1번은 더 하지 않았을까요?
지금은 정말 잘 샀다고 생각해요. 식기세척기가 없었으면 여전히 설거지 때문에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을 것 같아요. 신혼 가전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식기세척기만큼은 꼭 리스트에 넣어보세요. 확실히 생활의 질이 달라집니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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