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방개'(우리집 첫 로봇청소기였던 것)의 애처로운 몸부림. 사고뭉치가 따로 없다.
한때는 '멍청이', '돈낭비' 취급을 받았던 로봇청소기. 요즘은 마치 가족처럼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처음 로봇청소기를 샀던 몇 년 전만 해도 필자의 지인들 모두가 “그걸 왜 사냐?”며 놀렸지만, 이제는 다들 필자에게 “언니, 그거 진짜 좋아? 추천 좀!”이라며 조언을 구할 정도니까 말이다.
초창기 로봇청소기? 떠올리기조차 싫은 기억이다. 거금을 들여 샀던 내 첫 로봇청소기의 애칭은 '물방개'였다. 물방개는 거실 가운데만 빙빙 돌다 가끔 힘들면 벽에 가서 몸을 부비적거렸다. 내가 쓴 100만 원이 고작... 이거라고? 라는 좌절감을 안겨 주던 물방개는 결국 창고 가장 깊숙한 곳에 봉인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로봇청소기들은 마침내 쓸 만한 녀석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요즘은 가성비까지 좋아졌다. 이제 더이상 구매 실패로 내상을 입지 않아도 된다!
로봇청소기, 이렇게 진화해 왔다!
로봇청소기의 역사는 마치 인류의 진화처럼 드라마틱했다. 1세대는 그저 심봉사 그자체다. 무작위로 돌아다니며 머리를 들이박았기 때문에 가구에 상처가 나는 건 기본, 하루 종일 돌려도 청소가 안 되는 구역도 있었다.
▲ 2세대 대표 로봇청소기인 '물방개'도 원래는 멋진 이름이 있었다. 'LG전자 로보킹 터보'다.
2세대는 비로소 눈이 달렸다. 맵핑 센서와 카메라 덕분에 집 구조를 이해했고 장애물을 피할 줄 알았다. 하지만 아직 완벽하진 않았다. 흡입만 하거나 물걸레만 하는, 딱 하나만 할 줄 아는 친구들.
로봇청소기가 제대로 된 물건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건 3세대부터였다. 흡입과 물걸레질을 동시에 해주니 "청소에서 해방됐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내가 내상을 딛고 로봇청소기 2호를 다시 구매한 시점이 그 시점이다.
그리고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것들은 4세대라고 할 수 있다. 우리집 로봇청소기 3호 "삼룡이(모델명에 3이 들어간다)"는 청소 후 자동으로 걸레를 빨고 말려준다. 주인이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되는 거다. 이 정도면 로봇청소기를 쓰지 않는 게 더 이상한 시대가 되었다.
로봇청소기 비싸다던데? NO, 이젠 진짜 싸다!
로봇청소기 가격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지금 보면 바보 같은 '물방개'도 2016~2017년 당시에는 꽤 똘똘한 로봇청소기였고,
이 녀석을 들이기 위해 무려 849,000원이라는 거금을 지불했다.
그때만 해도 이 정도면 최첨단 가전이고, "이제 청소는 끝났다!"며 뿌듯해했더랬다.
'로청? 비싸지 않아?' 라는 말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초창기 로봇청소기 중에서 고급형은 고가의 명품 가전처럼 취급받았다. 알고 보면 저가형과 큰 차이도 안 나는 멍청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로봇청소기'라는 이름이 주는 환상과 멋짐을 무기로 100만원 전후의 가격을 받았다.
이후로도 한동안은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가격이 계속 올랐다. 최근까지도 최고급형은 150~200만 원을 넘보는 지경이었고 중급형도 80~100만원 사이를 왔다갔다 했으니까.
▲ 로봇청소기 기능은 해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올 초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다. 흡입, 물걸레질, 세척, 건조, 똑똑한 맵핑, 완벽한 청소까지. 사람들이 원하는 주요 스펙을 모두 갖췄는데도 가격이 말도 안 되게 저렴한 로봇청소기들이 시중에 확 풀리기 시작한 거다. 얼마나 저렴해졌냐고? 무려 20~50만원대까지 내려왔다.
▲ 100만 원대 로봇청소기 기능? 그거 다 넣고 20만 원대라고?
요즘 커뮤니티에를 보면 20~50만 원대 로봇청소기를 구매한 사람들의 행복사 간증 후기가 넘쳐난다. "이걸 왜 진작 안 샀지? 로청을 몰랐던 과거의 나를 후회한다", "로청 구매하고 내 삶이 달라졌다" 같은 후기 말이다. 최고급 제품의 1/4, 최대 1/8 가격에 물걸레 세척과 건조까지 가능한 풀스펙 제품들이 많아졌으니, 가격 때문에 망설이던 자들이여. 더 이상 외면하지 말지어다. 저렴한 로봇청소기가 당신의 삶을 윤택하게 바꿀 것이라.
요즘 얘네 모르면 간첩,
커뮤니티 HOT템 로봇청소기
▲ JONR P20 Pro (399,000원)
한성컴퓨터가 국내 유통하는 JONR P20 Pro는 최근 필자의 지인들이 가장 많이 구입한 모델이다. 당시 한 글로벌 쇼핑에서 20만 원대로 특가에 풀렸을 때 친구 3명이 동시에 구입했고, 모두가 하나같이 "진짜 미쳤다"는 반응이었다.
▲ 확장형 물걸레, 안티 탱글 브러시, 열풍 건조 등 가격 대비 혜자스러운 구성이다.
이 가격에 이게 된다고?? 해킹 툴이라도 심어진 거 아니야? 라고 의심까지 할 정도다. 흡입력도 8,000Pa로 강력하며, 구석까지 꼼꼼하게 닦아내는 엣지 물걸레 기능은 고가 모델 부럽지 않다. 스테이션도 있어 먼지통 비움과 걸레 빨래까지 알아서 해준다.
▲ 에코백스 디봇 T30 옴니 DDX11 (878,990원)
비상금을 조금 더 투자할 수 있다면 에코벡스 디봇 T30 옴니가 좋다. 우리집 '삼룡이'가 바로 이 제품이다. 1만 1,000Pa 흡입력에 물걸레질도 높은 압력으로 빡빡 닦아줘서 유튜브 내돈내산 리뷰들의 후기가 아주 좋다.
▲ 물방개와 비교되는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
물걸레를 70℃ 온수로 세척한 후 열풍으로 완벽하게 건조해주고 바닥 플레이트까지 냄새 없이 깨끗하게 관리해준다. 청소가 끝난 후 걸레를 만져봤더니 거의 새것 같은 느낌이었다. 가격도 특가 기준 국내 정발 제품이 50만 원 전후로 매우 합리적이다.
끝판왕 로봇청소기를 찾는다면?
▲ 드리미 X50 Ultra (1,390,000원)
"이왕 사는 거 끝판왕으로 가자"는 분들에게는 드리미 X50 울트라를 추천한다. 실제로 사용해 본 사람들의 후기는 압도적이다.
▲ 6cm의 문턱을 걸어 오르는 기술을 탑재해 집안을 자유롭게 누빈다.
특히 6cm 문턱을 넘나드는 능력 덕분에 화장실이나 베란다 문턱까지 뚜벅뚜벅 넘어가서 직접 청소하는 모습을 보고 "이제 진짜 사람 손은 필요 없겠네"라고 느꼈다는 리뷰가 많다. 필자의 돈 많은 친구 A는 이 모델을 사용한 후 집의 모든 문턱에 있던 로봇청소기 경사로를 없앴다고.
▲ 로보락 S9 MaxV Ultra (1,752,790원)
로보락 S9 MaxV Ultra도 또 다른 끝판왕이다. 70℃ 고온수를 뱃속에 품고 나오는 것이 특징. 뜨거운 물로 바닥 기름때를 완벽히 제거해주는 후기를 볼 때마다 필자 역시 강력한 지름의 유혹을 느끼고 있다.
▲ 몸통 두께가 7.98cm에 불과해 침대와 가구 아래의 사각지대까지 청소할 수 있다.
특히 이 제품은 집 안에 가전, 가구가 많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로보락 최초로 리트랙트센스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지원하는데, 기존의 고정형 LDS와 달리 센서 높이가 자동으로 조정돼 좁은 공간도 손쉽게 통과한다. 참고로 이 제품은 직배수 전용 모델(1,940,000원)도 따로 존재한다.
▲ 에코백스 디봇 X8 프로 옴니 (1,490,000원)
물걸레질에 진심이라면 이걸 골라야 한다. 무려 돌돌이(롤러형) 물걸레가 탑재됐다. 롤러가 돌아갈 때마다 저절로 더러운 부분을 씻어내서 항상 깨끗한 상태의 걸레로 바닥을 닦는 것이 특징.
▲ 청소 중에도 16개의 노즐을 통해 물걸레를 지속적으로 세척한다.
다른 청소기들은 중간중간 스테이션에서 물걸레를 빨더라도 그 다음 세척 타이밍 전까지는 더러워진 물걸레를 질질 끌고 다니는데. 이 제품은 그럴일이 애초에 없다. 단 문턱 등반 수준이나 흡입력은 하이엔드급 중에서는 평이하다.
이제 진짜 바꿀 때다!
새 로봇청소기로 바꾸고 나의 행복시대 시작됐다
▲ 삼룡이가 등장하고 우리집 물방개는 바로 은퇴식을 가졌다.
이젠 더 이상 로봇청소기는 사치품이 아니다. 20~40만 원대의 저렴한 제품들도 1~2 년 전 최고급 모델의 기능을 뛰어넘는 시대다. 필자의 주변에서 최근에 로봇청소기를 구매한 사람들 중 "괜히 샀다"고 후회한 사람은 정말 단 한 명도 없다. 바닥 청소의 해방을 경험할 진정한 골든 타임, 바로 지금이 기회다.
▲ 이젠 바꿨으면 좋겠을 마음을 양껏 불러 일으킬 희대의 명곡.
기획, 편집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r
글 / 김진우 news@cowave.kr
(c) 비교하고 잘 사는, 다나와 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