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ASUS
작고 귀엽기만 한 줄 알았지? 이제는 아니다.
요즘 미니PC, 성능도 가성비도 미쳤다 "
기억하는가? 대략 8~10년 전 '미니PC'라는 이름이 처음으로 유행하던 때를. 장난감처럼 생긴 데다가 가격도 노트북보다 훨씬 저렴해서 누구나 한 번쯤 관심 가졌던 바로 그 물건. 하지만 집이나 펜션에서 막상 써보면 인터넷 창 하나 띄우는데도 마우스 커서가 뚝뚝 끊기고, 백신 프로그램이라도 돌아가면 최소 한 시간은 컴퓨터 사용이 불가능할 지경이었다.
예전에는 인터넷 되는 장난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정말로!!!!
▲ <이미지 출처 : www.ark-pc.co.jp >
미니PC가 첫 유행할 때를 떠올려 보자. 당시 미니PC는 대부분 인텔 아톰(체리트레일 시리즈) 프로세서에 램은 2~4GB였다. 가격은 당시 가격으로 20만 원 전후. 10년새 먹거리 물가가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는 걸 감안하면 요즘 돈 가치로는 30만 원이 넘는 물건이었다.
대표 제품인 인텔 아톰 Z8300~Z8500의 경우, 시네벤치 R15 기준 약 80~100점에 불과하며 사진이나 영상이 나오는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인터넷 서핑조차 헐떡거렸다. 한게임 맞고가 취미이시던 할아버지께서 갑자기 전화를 걸어 컴퓨터도 더위를 먹었다고 했을 정도니까. 성격 느긋하신 어르신들조차 못 참아 줄 물건이던 것이 그 시절 미니PC였다.
그런데도 미니PC는 손바닥 크기에 인터넷과 간단한 문서 작업이 가능하다는 장점 덕분에 잘 팔렸다. 하지만 부실한 성능 때문에 한동안 '미니PC는 성능이 나쁘다'는 고정관념에 시달려야 했다.
요즘은 손바닥 위로 괴물이 올라왔다
작다고 얕보면 큰코다친다
▲ GMKtec GMK G3 N100 해외구매 (베어본) (124,130원)
암울하던 미니PC 시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 건 약 5년 전부터다. 이 시기부터 가장 저렴한 미니PC조차 과거 제품보다 최소 3~4배 성능이 발전했고, 인터넷이나 오피스 작업, 유튜브 영상 시청 정도는 무리 없이 커버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게 인텔 N100(N150 등) 프로세서를 탑재한 미니PC들이다. 인터넷에서 '10만 원대 PC의 기적'으로 불리며 할인 행사가 있을 때마다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좀 더 예산을 높이면 과거엔 상상할 수 없던 고성능 미니PC도 살 수 있다. 구형 AMD 라이젠 모바일이나 인텔 울트라 100H 시리즈를 탑재한 제품들은 대부분의 일상 작업에서 전혀 버벅이지 않는다.
▲ Beelink SER8 8845HS 해외구매 (베어본) (445,380원)
여기서 끝? 아니다. 최근 2년 새 가장 핫한 제품군은 AMD 라이젠 7845H, 8845HS를 탑재한 30~50만 원대 미니PC다. 이들은 CPU 성능뿐 아니라 내장 그래픽도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최신 게임들 중에서 일부 초고사양 게임만 제외하면 어지간한 게임들은 FSR 업스케일링 적용 후 FHD 해상도에서 할 만한 비주얼과 프레임을 뽑는다.
예를 들어,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처럼 어린 자녀들이 선호하는 게임은 물론이고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발로란트처럼 중학생 수준에서 즐겨 찾는 게임까지 무리 없이 FHD 100~200Hz 까지도 커버된다. 그래서 자녀용 PC나 홈PC로도 매우 적합하다. 작년에 조카 중학교 입학 선물로 7845H 미니PC와 모니터를 세트로 사줬는데, 어찌나 좋아하던지 가족모임이 있을 때 마다 내 옆에서 떨어지질 않는다.
▲ ASUS NUC 15 Pro+ NUC15CRSU9 M.2 (32GB, M.2 1TB) (1,584,940원)
최고급 미니PC로 넘어가면 내장그래픽이 더욱 강해진다. 특히, 인텔 루나레이크 프로세서를 탑재한 미니PC의 경우 프로세서 연산 성능은 약간 내려가는 대신 AI 연산 성능과 내장그래픽이 더욱 개선되며, 게임은 물론 영상 편집 등의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AMD 라이젠 AI 시리즈 프로세서를 탑재한 미니PC는 프로세서 연산 성능과 내장그래픽 성능이 모두 개선되었으며, 서브 PC가 아니라 메인 PC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이 많다. 가격도 점차 내려가고 있어 많은 유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격 면에서도 매력적이다. 인터넷/유튜브 시청용 인텔 N100 미니PC는 10만 원대부터 시작하고, 다용도 보급형은 20~30만 원대, 성능 좋은 중급형은 약 50만 원 전후다. 최신 고급형은 100만 원대지만, 한숨 나오는 성능의 미니PC를 20~40만 원 줬던 옛날과 비교해 보면 그냥 뭘 사더라도 혜자다.
요즘 나온 거 아무거나 사도 되나? 그건 아니죠~
AS, 가성비 중에 뭣이 중한디?
"미니PC 요새 좋은 건 알겠고, 그러면 생긴 게 마음에 들면 아무 거나 사면 되는지?" 라는 질문 전에 잠시 숨을 고르시길 바란다. 미니PC는 시스템 완제품 형태로 제공되며, 자가 수리가 어렵기 때문에 브랜드 선택이 중요하다.
만약 AS를 중시한다면, 가격이 좀 비싸긴 해도 기존에 우리가 알던 메이저 브랜드의 미니PC가 좋다. ASUS, ASRock, 레노버 등 익숙한 이름들 말이다. 이들 브랜드는 초기 불량이나 향후 AS 지원에서 중국산 직구 제품보다 우위에 있다.
가성비를 중시한다면 직구 비메이저 브랜드 제품을 고려할 만하다. 다만 그 중에서도 아무 브랜드나 고르면 안 되고 품질과 안정성 검증이 확실한 브랜드를 선택해야 한다. 오랜 기간 동안 많은 구매자들이 품질과 안정성, 백도어 이슈에서 문제 없음을 검증한 브랜드들.
대표적으로는 Beelink와 GMKtec이 있다. Beelink가 약간 더 비싼 편이지만 만듦새가 좋고, GMKtec은 가성비가 좋고 최신 사양으로 신제품을 더 빨리 내는 편이다.
가격대/용도별 대표 제품은?
10만 원대 [입문형]
인터넷/유튜브/홈서버 용도
▲ GMKtec GMK G3 N100
베어본 (124,130원) / 8GB, SSD 256GB (179,000원) / 8GB, SSD 512GB (205,900원) / 16GB, SSD 512GB (199,000원) / 16GB, SSD 1TB (314,900원)
10만 원대는 AS 보다는 가성비가 더 중요한 가격대다. 올해 초에 나온 GMKtec GMK G3 N100 모델이 이 급에서는 '국밥'이다. 해외구매 대행으로는 16GB 램 + 512GB SSD 조합이 10만 원대 중후반이고, 알리 행사 기간에는 10만 원대 초중반에도 구할 수 있다.
▲ Beelink EQ14 N150
전반적인 퀄리티가 좀 더 좋은 것은 Beelink EQ14 N150이다. 가격은 행사 없을 때 20만 원 전후인데 할인 끼고 사면 10만 원대 중후반에 구매할 수 있다.
둘다 인텔 N100 N150 이기에 성능이 대단치는 않지만, 인터넷 창 두세개, 유튜브 4K 영상 보는 정도는 문제 없다. 게다가 작다. 한주먹거리 밖에 안 되는 수준. 그래서 AS고 뭐고 욕심 없이 간단하게, 싸게 사서 막 굴릴 컴퓨터를 찾는다면 가성비가 기가 막힌다.
20만~30만 원대 [보급형]
인터넷/유튜브/홈서버 용도
▲ GMKtec GMK M6
베어본 (251,860원) / 8GB, SSD 512GB (316,350원) / 16GB, SSD 512GB (342,000원)
초등학생 자녀의 첫 PC 를 미니PC로 알아본다면 GMKtec GMK M6 정도가 적당하다. AMD 라이젠 6600H를 탑재했고 16GB 램과 512GB SSD를 탑재한 가격이 국내 직구대행 30만 원대 초중반에 판매된다. 만약, 할인 행사 기간이라면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성능은 두말할 것 없다. 자녀들의 인강, 학습용 웹사이트나 프로그램도 전혀 버벅임 없이 쾌적하게 쓸 수 있고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 몇몇 모바일게임의 PC버전 같이 어린 아이들이 친구들과 같이 하는 게임들도 문제 없이 돌린다.
40~60만 원대 [중/고급형]
고사양 작업을 안 하는 메인PC
중/고등학생 자녀의 PC
▲ ASUS ExpertCenter PN53-S1-B-S7002MD M.2
AS가 중요해지는 가격대에서는 널리 알려진 ASUS의 미니PC가 적격이다. ASUS ExpertCenter PN53-S1-B-S7002MD M.2는 50만 원대의 가격에 AMD 라이젠 7 7730U, 16GB 램, 512GB SSD를 탑재한다. 내장 그래픽 성능은 보통이지만 8코어 프로세서의 여유 있는 스펙 덕분에 다용도로 쾌적하게 쓸 수 있다.
100만 원대 [최고급형]
프리미엄 홈PC
게이밍/영상편집 가능
▲ GMKtec EVO-X1 370
32GB, SSD 1TB (1,010,800원)
연산 성능, 내장 그래픽, AI 구동까지 추구하는 얼리어답터라면 GMKtec EVO-X1 370이 정답이다. 12코어 24스레드의 AMD 라이젠 AI 9 HX 370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50 AI TOPS로 윈도우즈 코파일럿 PC 기준도 만족한다. 기본 32GB LPDDR5X 메모리와 1TB SSD를 탑재해 영상 편집, 고사양 작업에 사용해도 되며, RDNA 3.5세대 16CU를 탑재한 AMD 라데온 890M 내장그래픽은 최신 게임도 감당된다.
다만, 이 제품은 직구로만 구할 수 있기에 초기불량을 제외하면 향후 고장에는 대응하기 어렵다. 돈이 넉넉해서 고장 나건말건 상관 없거나, '컴잘알'이라면 추천할 만한데 그게 아니라면 구매 고민을 접어두자.
▲ ASUS NUC 15 Pro NUC15CRKU7 M.2
16GB, M.2 512GB (1,379,000원) / 32GB, M.2 1TB (1,487,000원)
최신 인텔 프로세서를 사용했고 3년 보증으로 AS도 빵빵한 미니PC, ASUS NUC 15 Pro NUC15CRKU7 M.2. 예전에 인텔이 만들던 고성능 미니PC NUC 라인업을 ASUS가 이어 받은 것으로, 스펙, 편의사양 모두 최상급이다. 16코어의 인텔 코어 울트라 7 255H (애로우레이크) 프로세서를 사용했고, 내장 그래픽도 현 시점 가장 강력한 내장그래픽 중 하나인 인텔 아크 140T를 탑재했다.
썬더볼트4 포트로 고성능 주변기기나 외장 스토리지, 외장 그래픽카드를 100%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인텔 프로세서와 내장 그래픽의 조합 덕분에 영상 편집에 사용해도 쾌적하다.
미니PC, 이제는 충분히 고려해도 되는 옵션!
간편함과 성능 모두 GET
미니PC는 노트북보다 가격 대비 부품 스펙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편이며, 손바닥 만한 크기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 좋다. 과거에는 돈 아까운 장난감에 가까웠지만, 요즘은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어 PC를 구매할 때 '괜찮은 선택지'가 됐다. 실제로 유튜브나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실사용자들의 리뷰가 모든 걸 설명해준다.
▲ 부담 없는 가격이라 효도용으로도 좋다.
만약 책상 위나 아래에 먼지만 쌓여 가는 거대한 PC 본체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과감히 정리해 보는 것도 좋겠다. 서브PC로 사용해도 좋고, 공간이 부족한 원룸에도 딱 좋다. 지금은 간편함과 성능을 모두 잡은 미니PC의 전성기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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