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바꿨으면 좋겠을 마음을 양껏 불러 일으킬 희대의 명곡을 부르는 이거 기획한 나
여러분은 트렌디한 현대인입니다. 손목에 반짝이는 최신형 스마트워치를 끼고 멋진 수트까지 걸친 모습이 퍽 멋스럽고 세련돼 보이는군요. 그런데 시선을 조금 아래로 내려보니, 마우스가... 유선??
케이블이 거추장스러운지 자꾸 마우스를 들었다 놨다 하시는 모습에 이 동생, 눈물 한 바가지 흘려 버렸습니다. 아, 형님 누님들, 이젠 바꾸셔야 할 때가 됐습니다. 단양에서 고추 농사하고 계신 제 할머니께서도 작년에 무선 마우스로 갈아탔어요.
힘 센 놈들도 오래 못 버텼다
과거, 무선 마우스가 욕 먹었던 이유
▲ 그 시절 많이 쓰던 무선 마우스. 로지텍 M185, 마이크로소프크 무선 모바일 마우스 1000.
2010년대 초반만 해도 무선 마우스는 '싼티'의 아이콘이었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우선, 일부 고가 게이밍 무선 마우스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제품이 반응 속도가 느려서 작업용은커녕 게임용으로는 더더욱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윈도우 바탕화면에서 옛날 무선 마우스를 빙글빙글 돌려 보면 내 손보다 한 박자 늦게 마우스 커서가 뒤따라왔죠.
윈도우에서도 속 터지는데 게임에서는 오죽할까요? 그래서 당시에는 "게임은 무조건 유선"이라는 인식이 당연했습니다. 게다가 무선 마우스 안에는 건전지가 들어가서 무게까지 늘어났고, 자주 교체해야 하니 유지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힘세고 오래가는' 에너자이저나 듀라셀조차도 금세 방전되기 일쑤였죠.
결정적으로, 당시 무선 마우스는 반응 속도와 배터리 의존성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기 때문에 제조사들도 굳이 고급 라인업을 만들려 하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레 시장은 저렴한 노트북 번들형 무선 마우스 위주로 채워졌고, 그 결과 무선 마우스는 “싸구려, 성능 떨어지는 물건”이라는 인식이 굳어졌습니다.
햄스터 한 마리 몰고 가세요
지금은 무선 마우스가 대세인 세상
▲ '무선 마우스'를 햄스터로 명칭 변경합시다! (햄스터도 꼬리가 없으니 찰떡)
이런 이유 때문에, 아직까지 유선 마우스를 고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유도 다양하고 충분히 납득할 만해요. 그런데 유선마우스파가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면, 무선마우스 시장이 최근에 확 바뀌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아래 표를 볼까요?
어때요? 무선 마우스가 조금 끌리긴 하는데… 아직은 반신반의하시죠? 괜찮아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래서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정말 무선 마우스가 대세인지, 수치로도 뒷받침되는지! 저처럼 꼼꼼히 따지는 분들을 위해 데이터를 정리했어요. 자, 이제 숫자로 말해볼게요.
▲ 무선 마우스의 점유율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자료: 다나와 리서치)
다나와리서치에 집계된 연간 마우스 판매량 통계를 보면, 2021년까지는 유선 마우스가 약 53%로 과반을 차지했지만, 2022년~2023년을 거치며 과반을 내주고 40.9%까지 밀려났습니다. 올해 17월 기준으로는 28.6%까지 쪼그라들었죠.
반대로 무선 마우스 입장에서 보면 2022년부터 점유율 역전, 2023년부터는 점유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게이밍 기어 브랜드가 반응 속도 빠른 무선 마우스를 본격적으로 보급하기 시작한 것이 2020년 전후이고, 중국산 고스펙 가성비 무선 마우스들이 시중에 풀리기 시작한 것이 2022~2023년이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70% 이상의 점유율로 대세가 됐죠.
무선 마우스 어서 내게로...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난 무선 마우스가 좋다"
▲ 프로게이머들이 가장 많이 쓰는 게이밍 마우스 . 상위 5개 제품이 모두 무선이죠.
(출처: Best Gaming Mouse [2069 Pro Players, Jul 2025])
처음엔 무선 마우스가 별로였던 여러분. 그런데 이 글, 여기까지 읽으셨잖아요? 슬슬 흔들리는 거, 맞죠? ‘사볼까, 말까...’ 고민 중이라면 이제 진짜 이유를 확인할 차례입니다.
▲ 고 폴링레이트 유행을 이끈 레이저. 하이퍼폴링 동글을 통해 폴링레이트를 8000Hz(8KHz)까지 극대화합니다.
첫째, 반응 속도는 이젠 차이가 없어졌죠. 심지어 프로게이머들도 무선 마우스로 연습하고 경기까지 뛰는 세상이니까요. 요즘 고스펙 무선 마우스는 폴링 레이트 4K, 8K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오히려 구형 유선 마우스보다 체감상 더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 무선 마우스 시장은 90g대 중심에서 50~60g대 초경량 마우스로 무게 중심이 완전히 이동했습니다.
둘째, 최근 무선 마우스는 경쾌한 움직임을 보장하고 손목 건강을 지키기 위해 초경량 디자인을 표준으로 채택하는 추세입니다. 50g대의 초경량 무선 마우스가 많아졌으며, 30g대의 깃털 같은 마우스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죠. 한때 마우스에 무게추를 넣어서 무겁게 만들던 유행도 있었는데, 마우스로 인한 손목 부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초경량으로 유행이 확 변했습니다.
▲ 로지텍, 레이저 중 일부 고성능 제품은 무선 충전도 지원합니다.
셋째, 건전지가 필요 없는 건 물론이고, 일상 용도로는 배터리 사용 효율도 좋아서 충전 스트레스도 별로 없습니다. 가끔 식사 시간에 USB 케이블을 꽂아 두면, 다녀오면 완충되어 있죠.
넷째, 제품들 가격대도 다양해졌습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성능 좋은 무선 마우스는 15~25만 원을 무조건 써야 했는데, 요즘은 5만 원 전후로 고사양 게이밍 무선 마우스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2만 원 밑으로도 성능 좋고 깃털처럼 가벼운 무선 마우스를 너끈히 구하죠.
그밖에도 선이 없으니 게임할 때 선이 걸리적거려 짜증 날 일도 없고, 책상 위도 깔끔해집니다. 사소하지만 한 번 맛보면 다시는 유선으로 돌아갈 수 없는 포인트이기도 하죠. 데스크톱 마우스/노트북 마우스 구분할 필요도 없어집니다. 집에서 데스크톱 마우스로 쓰다가 노트북 들고 나갈 때는 노트북용 마우스로 쓰면 되거든요. 여러 대의 마우스를 주렁주렁 보유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고민은 배송을 늦출 뿐...
용도별로 완벽한 무선 마우스 추천 리스트
요즘 용도별로 잘 나가고 후기도 좋은 무선 마우스들을 추려봤습니다. 먼저 일상/사무 + 게임까지 모두 커버하는 올라운더 성향의 마우스로는 VXE R1 시리즈가 인지도가 높습니다.
▲ ATK VXE R1 SE+
특히 ATK VXE R1 SE+(11,900원)는 입문형으로 많이 추천되는 제품인데요, 해외 배송으로만 구매가 가능하지만 1만 원대 마우스로는 믿을 수 없는 정도의 스펙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벼운 무게, 게임 용도로 써도 충분한 준수한 성능의 센서, 큰 배터리 용량까지 갖춰서 커뮤니티에서 가장 인기 많은 마우스 중 하나입니다.
▲ ATK VXE R1 PRO MAX
고급형인 ATK VXE R1 PRO MAX(48,300원)는 더 좋은 센서, 더 고급의 스위치를 적용해서 성능과 감성을 챙겼죠. 후속 기종으로 더 가벼운 ATK VXE MAD R+(57,100원) 시리즈가 나왔지만, 여전히 잘 팔리는 R1 시리즈입니다. 두 제품 다 국내 출시되어서 A/S도 받을 수 있답니다.
▲ Razer Viper V3 Pro
주로 경쟁형 게임을 하는 하드코어 게이머라면 '장비 탓' 하지 않기 위해서 끝판왕급 스펙의 마우스가 필요합니다. 이에 부합하는 건 역시 Razer Viper V3 Pro(239,000원)이겠죠. 게이머들 사이에서 일명 '바브삼'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 현존 최상급 스펙에 유명 브랜드의 사후 지원까지... 투자할 가치가 있는 마우스입니다. 그외 선택지로는 로지텍 G PRO X SUPERLIGHT 2 DEX(190,964원/일명 지슈라2 덱스), ASUS ROG HARPE ACE EXTREME(386,730원)도 있습니다.
▲ ATK A9 ULTRA
만약 가격이 부담된다면? 가성비 고스펙 마우스인 ATK A9 ULTRA(63,310원)도 있습니다. 플래그십급 PAW-3950ULTRA 센서와 Nordic 52840 컨트롤러를 사용해서 최대 42,000DPI의 감도를 자랑하고, 유선/무선 모두 8K 폴링 레이트를 지원합니다.
▲ 로지텍 M350 PEBBLE
성능보다는 휴대성에 더 중점을 둔다면 전통의 강호 로지텍 제품들만 한 것이 없습니다. 도서관에서 주로 쓰는 용도로는 휴대가 편한 납작한 모양과 저렴한 가격, 조용한 클릭음을 갖춘 로지텍 M350 PEBBLE(27,790원)가 무난합니다.
▲ 로지텍 MX Anywhere 3S
장소 구분 없이 전천후로 신뢰성 높은 마우스를 원한다면, 투명한 유리 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로지텍 MX Anywhere 3S(103,760원)가 괜찮은 선택입니다. 휴대성은 좀 떨어지지만 VXE R1 SE+를 들고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한번 쓰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그것이 무선 마우스니까ㅡ。
이제 '무선 마우스 = 선 없는 불편한 마우스'가 아닙니다. 과거의 단점을 다 극복했기 때문입니다. 좋은 무선 마우스를 한 번이라도 써 본 사람은 다시는 유선 마우스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하죠. 요즘은 무선 이어폰을 쓰는 게 당연한 것처럼, 마우스 또한 조만간 무선 마우스가 완전히 점령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제약에서 자유로운 무선 마우스의 세계를 경험해 보는 건 어떨까요? 비싸지 않습니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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