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generated image @Google Gemini 2.5 Flash
다시 떠올리기조차 싫은 팬데믹 시국은 우리의 업무 환경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었고, 카페나 공유 오피스에서 일하는 모바일 오피스 문화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이제는 집이든, 카페든, 심지어 해외 출장지에서도 노트북만 열면 곧바로 나만의 사무실이 된다. 그만큼 노트북 수요가 크게 늘었고,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주변기기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하지만 노트북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바로 디스플레이다. 아무리 16인치, 17인치의 대형 화면이라 해도 데스크톱 PC의 듀얼 모니터 환경에서 누리던 작업 효율에는 미치지 못한다. 엑셀과 웹 브라우저를 동시에 띄워 비교하거나, 영상 편집 프로그램의 타임라인과 미리보기 창을 넉넉하게 배치하는 호사를 누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때 필요한 해법이 바로 휴대용 모니터다. 두께 5~10mm, 무게 1kg 내외의 초슬림, 초경량 제품을 노트북 옆에 세우면 데스크톱 못지않은 듀얼 모니터 환경이 완성된다. 문제는 바로 그다음부터다.
▲ ASUS ZenScreen MB169CK<139,000원>
많은 소비자들이 모니터를 살 때 해상도, 주사율, 색 영역(Color Space), 밝기 같은 디스플레이 사양부터 꼼꼼히 살펴보지만, 휴대용 모니터는 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더 중요한 조건이 있다. 바로 노트북과의 연결 호환성이다. 휴대용 모니터 역시 일반 PC용 모니터처럼 영상 신호와 전원 공급이 모두 충족돼야 작동하지만, 그 방식에는 조금 다른 개념이 숨어 있다.
아무래도 일반 모니터보다 두께, 부피가 줄어든 휴대용 목적이다 보니 일반 전원 어댑터보다는 USB-A나 USB-C 방식의 전원 공급을 요구한다. 영상 신호도 일반 HDMI를 지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초보자들이 이해하기 살짝 복잡한 USB-C 방식을 많이 채택한다.
우선 USB-C로 영상을 출력하려면 노트북이 DP Alt Mode를 지원해야 한다. DP Alt Mode는 USB-C 포트를 영상·오디오 출력 단자로 전환해 DisplayPort 기반 신호를 내보내는 기능으로, 주로 USB 3.1 Gen 1 이상이나 썬더볼트 3/4 포트에서 지원된다. 따라서 출시된 지 오래된 노트북이나 사양이 낮은 보급형 모델에서는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 USB-C 케이블 하나로 깔끔하게 연결되는 LG전자 그램 +view 16MR70<297,800원>
이때 핵심은 전원 공급이다. 노트북이 DP Alt Mode뿐 아니라 USB-PD 기능까지 함께 지원해야 한다. USB-PD는 최대 240W까지 전력을 전송할 수 있는 규격이며, 휴대용 모니터를 구동하는 데는 보통 15W 내외면 충분하다. 두 기능을 동시에 지원할 경우 케이블 하나로 영상 신호와 전원을 모두 처리할 수 있어 연결이 깔끔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DP Alt Mode만 지원하고 USB-PD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휴대용 모니터에 전원 케이블을 따로 연결해야 한다. 결국 케이블을 두 개 꽂아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제조사 스펙표를 보면 “USB-C (DP 1.4, PD 충전 지원)”처럼 두 규격을 모두 지원한다고 명시된 제품도 있지만, “USB-C (DP 1.4만 지원)”이라고 표기된 경우도 적지 않다. 즉, DP Alt Mode 지원이 곧바로 PD 지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특히 보급형 노트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이므로, 자신이 쓰는 노트북의 스펙을 확실히 확인한 뒤 휴대용 모니터를 구입해야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가장 전통적인 연결 방식은 역시 HDMI와 별도의 전원을 함께 연결하는 방법이다. DP Alt Mode나 USB-PD 지원 여부와 관계없이 대부분의 노트북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초슬림형 바디로 제작된 일부 노트북은 HDMI 출력 단자가 아예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USB 허브나 도킹 스테이션을 활용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영상 신호는 HDMI가 담당하고, 전원은 USB-A나 USB-C로 공급받으면 된다. 특별히 까다로운 사양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다만 여기서도 또 하나의 물리적 장벽이 있다. 바로 HDMI 단자의 크기다.
▲ HDMI Mini 규격만 지원하는 ASUS ZenScreen Fold OLED MQ17QH<3,590,000원>
HDMI 케이블을 통한 연결 방식에는 일반 HDMI, 미니 HDMI, 마이크로 HDMI 세 가지 규격이 있다. 대부분의 노트북은 표준 HDMI 포트를 탑재하고 있으므로 모니터 측 규격만 맞추면 된다. 다행히 거의 모든 휴대용 모니터는 해당 규격에 맞는 HDMI 케이블을 번들로 제공하니, 구입 전 구성품만 확인하면 된다. 전원은 별도의 USB-A 또는 USB-C 케이블로 공급하면 되며, 전원 어댑터나 노트북의 USB-A 포트에서 전력을 뽑아 사용할 수 있다.
▲ 4K(3840x2160 60Hz)를 지원하는 휴대용 모니터
비트엠 Newsync P140UT 4K AdobeRGB 포터블 멀티터치 HDR 무결점<250,390원>
마지막으로 USB-C 버전에 따른 영상 출력 성능 차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DP 1.2는 최대 4K 60Hz, DP 1.4는 4K 120Hz 또는 8K 30Hz, 썬더볼트 4는 DP 1.4 기반으로 최대 8K 60Hz 또는 듀얼 4K까지 지원한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고해상도·고사양 휴대용 모니터를 구입하면 정작 제 성능을 100%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 ASUS ZenScreen Duo OLED MQ149CD<749,000원>
지금까지 휴대용 모니터를 사기 전 반드시 점검해야 할 호환성 이슈를 살펴봤다. 먼저 사용 중인 노트북이 DP Alt Mode와 USB-PD를 지원하는지, 그리고 해당 포트의 버전이 무엇인지 꼼꼼히 확인하자. 이후 HDMI 규격과 개수, 모니터의 입력 단자 구성, USB-C 버전, 목표 해상도와 주사율, 케이블·어댑터 동봉 여부까지 체크하면 자신에게 딱 맞는 휴대용 모니터를 고를 수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호환성 체크 → 연결 방식 선택 → 스펙 비교’의 순서로 접근할 것. 이 과정만 지키면 광활한 듀얼 모니터 환경을 가방에 쏙 넣어 다니는 신세계가 열린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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