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가끔 주변 사람들 중에 '대체 신이 무슨 짓을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능력도 좋고, 성격도 좋고, 외모도 끝내주고, 집에 돈도 많은 사람들 가끔 있잖아요. 그러면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엄친아 또는 끝판왕, 또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재수 없다'라고 하기도 하죠.
IT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 라는 명대사가 떠오르는, 모든 스펙을 다 갖춘 넘사벽 하이엔드급 제품들이 있죠. 관련 분야에서 눈에 띄게 뛰어난 제품을 소개하는 코너. <이 구역의 미친X>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세탁건조기 구역의 미친X]
시간이 흘러도 ;'하이엔드'스럽게
공간의 품격을 높여주는 고성능 세탁건조기
삼성전자 인피니티 AI 콤보
세탁이 끝나면 꺼내서 건조기에 넣고, 다시 건조가 끝나면 또 꺼내야 한다. 이 단순한 과정이 생각보다 꽤 귀찮다. 그래서 등장했다.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처리하는 일체형 세탁건조기.
한 번 넣으면 세탁부터 건조까지 쭉 이어지며, 빨래 옮기는 그 3분의 수고를 기술이 대신해준다.게다가 세탁기와 건조기를 따로 둘 공간이 필요 없으니, 작은 집에서도 부담이 없다. 귀찮음도 덜고, 공간도 아끼는 셈이다. ‘빨래 한 사이클의 완성형’이라 불러도 과하지 않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이 있다. 두 대를 합쳤다고 해서 꼭 더 저렴한 건 아니다.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200만 원을 훌쩍 넘는 건 기본, 고급형 모델은 400만 원대를 육박한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새로 내놓은 인피니티 AI 콤보 WD99F25AHR(이하 인피니티 AI 콤보)의 출고가는 699만 원. 같은 용량의 세탁기와 건조기를 각각 사는 것보다 훨씬 비싸다. 단순히 디자인 때문일까, 아니면 진짜 다른 급의 기술이 들어간 걸까.
세탁건조기 / 세탁25kg 건조18kg / 에너지 1등급 / 인버터히트펌프+히터 / 스테인리스 아트 스틸 / 풀터치 조작 / 원격제어 / 음성명령 / [성능] AI 세탁건조 / AI 이불세탁건조 / AI 진동소음저감 / AI 에너지절약 / AI 홈 / AI진동소음저감 / [코스] 미세플라스틱저감 / 펫케어 / 트루스팀살균 / 쾌속 / [편의 기능] 오토 오픈도어 / 통세척 / 열풍내부살 / 자동열교환기세척 / 내부조명 / [크기] 686×1,110×865mm
변치 않는 가치를 위한 '인피니티 디자인'

▲ 인피니티 라인으로 처음 선보인 세탁건조기로, 외관 소재가 고급스러운 리얼 스테인리스다.
예쁘면 뭐든지 용서된다는 말이 있다. 세탁기도 예외는 아니다. 세탁실 안에 들어가 있으니 대충 생겨도 된다는 건 옛말이다. 요즘 세탁기·건조기는 단순한 ‘생활가전’이 아니라, 집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인테리어 오브제다. 매일 마주보는 물건이라면, 예뻐야 한다. 그리고 그 ‘예쁨’에는 기술이 따라와야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삼성 인피니티 AI 콤보 콤보(6,640,840원).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라인업 중에서도 최상위인 ‘인피니티(Infinite)’ 시리즈에 속한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목표로, 고급스러운 소재와 정제된 디자인, 그리고 독보적인 기술을 결합한 삼성의 플래그십 라인이다.
▲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돌출 없이 매끄러운 심리스 디자인이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인피니티 AI 콤보 콤보에 미친 듯이 신경을 썼다. 군더더기는 모두 버리고, 라인만 남겼다. 손잡이도, 버튼도, 돌출된 부분도 없다. 그 대신 한 덩어리의 금속처럼 매끈한 심리스(Seamless)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도어는 가볍게 터치만 해도 열리는 히든 방식이라 편리함까지 챙겼다.
외관 전체는 은빛이 감도는 리얼 스테인리스 아트 스틸로 마감됐다. 표면에는 장인의 붓 터치를 연상시키는 롱 아트 헤어라인 공법이 적용돼 빛의 각도에 따라 은은하게 결이 흐른다. 단순히 ‘세탁기’가 아니라, 세탁실을 작품처럼 만들어주는 존재감. 이래서 이름 앞에 ‘인피니’를 붙인 게 아닐까.
국내 최대 용량으로 건조까지 빠르게
▲ 제품 깊이가 ‘비스포크 AI 콤보’ 대비 10mm 줄어 더욱 다양한 공간에 돌출 없이 조화롭게 설치할 수 있다.
인피니티 AI 콤보의 강점은 단순히 빠른 속도만이 아니다. 세탁 25kg, 건조 18kg의 국내 최대 용량을 구현했다. 요즘 대용량 건조기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체형 세탁건조기에서는 구조적으로 건조 용량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통 한 개에서 세탁과 건조가 모두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품은 건조 15kg 정도에 그친다.
그런 점에서 인피니티 AI 콤보의 건조 18kg은 의미가 다르다. 같은 구조를 가진 세탁건조기 중에서도 드물게 독립형 건조기에 버금가는 용량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참고로 삼성 비스포크 AI 콤보 일반 모델 중 일부가 18kg 건조 용량을 지원한다)
여기에 쾌속 코스를 적용하면 세탁부터 건조까지 79분이면 한 사이클이 완료된다. 바쁜 아침 셔츠 한 벌은 39분이면 보송하게 말라 나온다. 이 수치는 단순 홍보용 수사가 아니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 검증을 거친 시험 결과로, DOE 기준(3kg 면·폴리에스테르 혼합 세탁물, 냉수 세탁, 헹굼 1회, 최강 탈수, 보송 건조 설정)에서 79분 완주를 기록했다.
AI 홈을 위한 7인치 와이드 터치 스크린

▲ 7인치 터치 스크린으로 다양한 코스와 기능을 한눈에 보고 설정할 수 있다.
삼성 인피니티 AI 콤보는 단순히 세탁·건조만 하는 가전이 아니다. 전면에 탑재된 7인치 와이드 AI 홈 터치스크린을 통해 세탁·건조 코스 조작은 물론, 세탁 리포트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세탁이 끝나면 물과 세제 사용량, AI 절약 모드를 통해 절감된 에너지 수치까지 바로 보여주는 식이다.
사용자는 ‘코스 더 보기’를 눌러 다양한 세탁·건조 코스를 탐색하고, 각 코스의 세부 옵션을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다. 세탁과 건조를 동시에 진행할지, 하나만 진행할지도 선택 가능하며 진행 중에도 남은 시간 확인과 옵션 변경이 자유롭다.


▲ 별도의 허브 없이도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기기와 전구, 스위치 등 다양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단순한 세탁기 패널이 아니라, 스마트홈의 제어 허브 역할을 한다. 내장된 허브를 통해 Wi-Fi, Zigbee, Matter, Thread 표준을 지원해 스마트싱스(SmartThings)에 등록된 다양한 기기를 직접 연결·제어할 수 있다. 덕분에 별도의 스마트 허브 없이도 집 안 가전을 한 화면에서 관리할 수 있다. 심지어 세탁 중에도 걸려오는 전화를 받을 수 있고, 날씨 확인, 타이머 설정, 음악 감상까지 가능하다.

▲ 빅스비를 통해 다양한 기기를 작동시킬 수 있다.
여기에 빅스비 음성인식 기능이 더해져 제품을 조작하거나 정보를 확인할 때 손을 쓸 필요도 없다. “하이 빅스비, 오늘 날씨 어때?” “표준 코스로 세탁 시작해줘.” 말 한마디면 명령이 실행되고, 추가 지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필요한 정보를 찾을 때 키보드를 두드릴 필요 없이, 친구에게 말하듯 대화하면 된다.
사진과 영상 재생 기능도 지원해 빨래가 도는 동안 갤러리에 저장된 사진을 보거나 간단한 콘텐츠를 재생해둘 수도 있다. 세탁이 단순한 ‘집안일’에서, 잠깐의 휴식 시간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세탁, 건조 고성능 AI 기술을 팍팍
요즘 가전은 AI로 시작해 AI로 끝난다. 인피니티 AI 콤보 역시 이름처럼 AI 기능의 집약체다.새로운 기술이라기보다, 지금까지 쌓아온 삼성의 세탁·건조 AI 기술을 가장 완성도 높은 형태로 구현한 제품에 가깝다.
세탁물의 종류와 무게, 오염도를 스스로 인식해 옷감 손상 없이 세탁할 수 있도록 최적의 코스를 자동으로 설정한다. 세제 투입량도 알아서 조절한다. 자주 세탁하거나, 비교적 오염이 적은 옷이라면 AI가 세제 사용량을 줄여 불필요한 낭비를 막는다.

▲ 세탁물의 오염도를 학습하고 무게와 오염도에 맞춰 세제와 유연제를 자동으로 넣어준다.
AI 세제자동투입 통의 용량은 기존 모델보다 400ml가량 커져 한 번 채워두면 최대 17주 동안 추가 보충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세탁 효율은 그대로, 관리 부담은 더 줄였다.

▲ 프레임 MEMS 센서는 200만 원대 보급형 세탁건조기엔 탑재되지 않는다.
또한, 세탁 과정에서는 AI 버블세탁이 작동해 세제와 물의 비율을 자동으로 맞추고, 세탁기 내부 진동은 AI 진동 소음 저감 시스템인 NEW 프레임 MEMS 센서가 잡아준다. 바닥 상태를 스스로 인식해 진동을 최소화하며, 미적용 제품 대비 최대 80% 진동 저감 효과를 보여준다고.
전기요금도 부담 없다.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에, AI 절약 모드를 적용하면 세탁 시 최대 60%, 건조 시 최대 30%까지 절전이 가능하다.
세탁 후까지 깔끔하게, 세심한 편의 기능들

▲ 비스포크 AI 콤보 중 고급형 모델에 탑재되는 기능인 오토 오픈 도어 기능을 지원한다.
세탁이 끝난 뒤의 관리까지 인피니티 AI 콤보는 세심하다. 세탁·건조가 완료되면 도어가 자동으로 열리는 오토 오픈 도어 기능이 작동해 내부에 남은 열기와 습기를 빠르게 배출한다. 냄새나 곰팡이 발생을 줄이고, 사용자가 세탁물을 꺼낼 때도 손잡이를 당길 필요가 없다.

▲ 히터 기능 또한 마찬가지로 비스포크 AI 콤보 중 고급형 모델에서나 볼 수 있다.
세탁조 내부는 고온의 열풍으로 건조시키는 열풍 내부 살균 기능이 탑재됐다. 세탁 후 남은 수분을 말끔히 제거해 장시간 사용 후에도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자주 입는 옷의 냄새나 세균이 신경 쓰인다면 에어워시 기능이 도움이 된다. 세탁 없이 고온 공기로 탈취·살균을 진행해 생활 냄새나 세균을 99% 이상 제거해 준다. 매일 세탁하기 어려운 재킷, 코트, 패딩 등의 관리에도 유용하다.
고급의 기준은 ‘한 뼘 거리’에서 갈린다


▲ (왼쪽) 인피니티 AI 콤포 / (오른쪽) 비스포크 AI 콤보 WD90F25AHT(3,959,930원).
누군가에겐 숨은 그림 찾기 같을지도?
사실 인피니티 AI 콤보의 기능만 놓고 보면 특별히 새로운 건 없다. 세탁물 감지, AI 절약 모드, 세제 자동 투입 등은 이미 ‘비스포크 AI 콤보’에서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던 기술이다. 차별점은, 그 익숙한 기술을 얼마나 정제된 형태로 완성했느냐에 있다.
이 제품의 핵심은 외관이다. 스테인리스 스틸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아트 스틸 공법으로 표면의 깊이감과 내구성을 모두 끌어올렸다. 가벼운 터치만으로 열리는 히든 도어 구조 덕분에 손잡이나 돌출부가 사라지고, 어느 각도에서도 매끈한 플랫 디자인이 완성된다. 세탁기라기보다 하나의 인테리어 오브제에 가까워 보인다.

물론 가격(6,640,840원)만 보면 고개가 갸웃해진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은 아무리 초프리미엄이라 해도 쉽게 와닿지 않는다. 게다가 멀리서 보면 390만 원대 비스포크 AI 콤보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같은 스테인리스 톤, 비슷한 디스플레이 구성, AI 기능까지도 얼핏 유사하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 차이가 느껴질 것이다. 표면의 질감, 마감의 정교함, 도어가 닫힐 때의 감촉까지. ‘만듦새’의 단계가 다르니까. 마치 가죽 소파를 멀리서 봤을 땐 비슷해 보여도, 앉아보면 재질과 마감의 차이가 확실히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r
글 / 양윤정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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