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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에 도착한 로봇, 이제 손을 쓴다…뉴빌리티, 하이브리드 휴머노이드 ‘빌리’ 공개

2026.09.30. 14: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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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빌리티가 9월 29일 ‘Billi: The First Look’ 미디어 프리뷰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이브리드 휴머노이드 ‘빌리(Billi)’를 공개했다. 강기혁 대표와 김락희 프로덕트 오너(PO)가 개발 배경과 제품 구조를 소개했으며, 실제 로봇 시연과 질의응답을 통해 이동·조작 기술의 결합 방식과 산업 현장 실증 계획을 설명했다.

빌리는 바퀴형 이동부에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상체와 양팔, 손, 모듈형 적재부를 결합한 로봇이다. 자율주행 로봇 ‘뉴비’를 운영하며 축적한 공간 인식 기술을 활용해 작업 대상까지 접근하고, 물건을 집어 적재한 뒤 다음 장소로 운반하는 일련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강기혁 뉴빌리티 대표는 배달·순찰 로봇을 운영하면서 목적지에 도착한 이후의 작업까지 처리해야 한다는 고객 요구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뉴빌리티는 이러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이동과 물체 조작을 연결하는 빌리를 개발했으며, 기존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로봇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달·순찰 현장에서 찾은 과제, 도착 이후의 작업까지 자동화

빌리의 출발점은 기존 배달·순찰 로봇 사업에서 확인한 고객의 요구였다. 배달 로봇이 목적지에 도착하더라도 물품을 전달하는 과정이 남고, 순찰 로봇 역시 경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필요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뉴빌리티는 이동 전후에 사람이 맡아야 했던 작업까지 로봇이 처리할 수 있어야 고객의 도입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강기혁 대표는 이동 기능만으로 고객이 기대하는 투자 대비 효과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개발 배경으로 꼽았다. 도착한 위치에서 임무를 수행하려면 어떤 형태의 로봇이 필요한지 검토했고, 기존 배달·순찰 서비스 개선과 제조·물류 분야 진출을 함께 고려해 빌리의 구조를 정했다는 설명이다.

 

개발 기반으로는 뉴비의 현장 운영 경험을 제시했다. 뉴빌리티에 따르면 국내외 150곳 이상의 서비스 현장에서 약 400대 규모의 로봇을 생산·배치·운영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누적 자율주행 거리는 14만km를 넘는다. 현재 운영 규모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1억4,500만 건의 실환경 공간 데이터가 확보된다고 한다.

이 데이터에는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 노면 상태와 장애물, 공간 구조와 경로 변화 등 실제 서비스를 수행하면서 마주한 조건이 반영돼 있다. 뉴빌리티는 이러한 경험을 로봇이 주변 공간과 작업 대상의 관계를 이해하는 ‘공간지능’으로 발전시키고, 다른 현장과 로봇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간 RFM(Spatial Robot Foundation Model) 학습에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이경한 엔비디아 이사도 뉴빌리티의 현장 운영 경험을 언급했다. 이 이사는 실제 배달 로봇을 여러 현장에 투입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빌리의 작업 영역을 넓히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동할 땐 낮추고 작업할 땐 펼친다…바퀴와 양팔을 결합한 빌리

이날 시연에서 빌리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작업 선반 앞으로 이동한 뒤 물건을 집어 적재함에 넣었다. 이동할 때는 팔을 접고 상체를 낮추는 주행 모드로 전환했으며, 작업 지점에서는 물체를 다룰 수 있도록 자세를 바꿨다. 뉴빌리티는 이 과정을 통해 이동부터 접근, 집기와 적재까지 이어지는 작업 흐름을 소개했다.

김락희 PO는 실내외에서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동하기 위해 바퀴형 하체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상체에는 높낮이를 조절하는 승강 구조와 360도 회전 기능을 적용했고, 사람이 사용하는 선반과 작업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양팔과 손을 결합했다. 집어 올린 물품을 다른 장소로 옮길 때는 업무에 맞게 구성할 수 있는 모듈형 적재부를 활용한다.

빌리의 사양은 물체를 들어 다루는 하중 기준 15kg 미만, 적재함에 실어 운반하는 중량 기준 최대 60kg이며, 작업 지속 시간은 수행하는 업무에 따라 약 4~6시간으로 설명했다. 고정된 위치에서 팔을 사용하는 작업과 이동을 병행하는 작업 사이에 차이가 있어, 실제 운용 시간은 현장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이동에는 카메라 기반 맵리스 자율주행과 V-SLAM 기술 등이 적용된다. 맵리스 자율주행은 사전 정밀지도 없이 주변 환경을 인식해 주행하는 기술이며, V-SLAM은 카메라 영상으로 주변 지도를 구성하면서 로봇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뉴빌리티는 뉴비의 서비스 현장에서 고도화한 자율주행 기술에 작업 대상 인식과 조작 기능을 연계했다고 설명했다.

로봇 손을 비롯한 구성 요소는 파트너사와 협력해 확보하고, 작업에 따라 다섯 손가락 형태의 손이나 물체를 집는 그리퍼 등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강 대표는 빠른 상용화를 위해 협력을 활용하되, 장기적으로는 구성 요소를 자체 개발할 역량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잘 집으려면 제대로 접근해야…이동과 조작을 잇는 공간지능

빌리의 작업 수행 과정은 인식과 판단, 제어로 연결된다. 선반 앞에 도착하면 자신의 위치와 자세, 주변 공간, 물체의 상태를 파악하고 어떤 방식과 순서로 작업할지 결정한 뒤 팔과 손, 몸체를 움직이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이동 경로와 작업 자세는 물체를 집는 동작의 성공 여부에 직접 영향을 준다. 손의 조작 성능이 확보돼 있더라도 로봇이 물체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거나 적절하지 않은 각도로 접근하면 작업을 수행하기 어렵다. 김 PO는 물체를 다룰 수 있는 위치까지 이동해 자세를 확보하고, 그때 얻은 정보를 조작에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작업 능력은 개별 동작을 뜻하는 ‘스킬’을 축적하고 조합하는 방식으로 확장한다. 이동과 접근, 집기, 적재 등 필요한 스킬과 실행 순서를 작업에 맞춰 구성해 하나의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다른 업무를 맡게 되면 그에 필요한 기능과 동작을 추가하고, 기존에 확보한 공간 이해 능력과 함께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대응하는 능력도 개발 과제로 제시했다. 물건을 의도한 대로 잡지 못했다면 실행 결과를 확인하고 자세나 다음 행동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실증 과정에서 성공한 작업과 함께 예외 상황도 데이터로 확보해 학습에 반영할 계획이다.

뉴비의 주행 데이터가 곧바로 손과 팔의 조작 능력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공간 데이터는 작업 위치와 접근 자세를 판단하는 기반이며, 물체를 다루는 동작에는 별도의 조작 경험과 학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빌리티는 성수에 마련한 학습 공간에서 몸체와 손의 작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향후 실증 현장에서 확보할 데이터와 결합해 작업 능력을 높여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엘리베이터 버튼부터 공정 사이 운반까지, 사람이 맡았던 작업 맡는다

기존 뉴비 운영 과정에서 빌리의 필요성을 확인한 사례로는 엘리베이터 연동이 소개됐다. 뉴비는 플랫폼 간 연동을 통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했지만, 제조사마다 요구하는 통신 규약과 조건이 달라 서비스 현장을 확대할 때 개별 대응이 필요했다.

빌리에서는 손으로 버튼을 누르고 탑승하는 방식을 통해 이러한 연동 부담을 줄이려 한다. 사람이 사용하는 설비를 로봇이 직접 조작할 수 있으면, 현장마다 별도 시스템을 연결해야 하는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뉴빌리티는 엘리베이터 이용을 이동과 조작 기술이 함께 필요한 사례로 제시했다.

 

제조·물류 분야에서는 자동화된 공정 사이를 사람이 연결하는 작업에 주목했다. 개별 설비가 자동으로 작동하더라도 물품을 꺼내 다른 위치로 옮기거나 다음 공정에 전달하는 과정에는 사람의 작업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뉴빌리티는 빌리가 이동과 집기, 운반을 연속해서 수행하도록 해 이러한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김 PO는 고정된 위치에서 동일한 동작을 반복하는 환경에는 기존 협동로봇이 적합하며, 빌리는 여러 위치를 오가면서 서로 다른 동작을 하나의 작업 시나리오로 연결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입 대상과 작업 범위는 현장에서 사람이 맡고 있는 업무, 기존 자동화 설비의 구성 등을 살펴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운반하는 플로, 순찰하는 쉴드…제조·가정으로 이어지는 제품 구상

뉴빌리티는 업무별 제품군으로 빌리 플로, 빌리 쉴드, 빌리 웍스, 빌리 홈을 제시했다. 공통으로 확보한 공간지능과 작업 능력을 활용하면서 적용 환경에 맞춰 이동 구조와 조작부, 부가 장치를 구성한다는 구상이다.

‘빌리 플로(Billi Flow)’는 식품 제조와 물류·유통 분야의 운반 작업을 대상으로 한다. 물품을 집어 적재한 뒤 목적지로 옮기는 업무에 대응하며, 이동·조작 기능과 적재 모듈을 결합한다.

‘빌리 쉴드(Billi Shield)’는 보안과 순찰, 시설관리를 위한 제품군이다. 담당 구역을 이동하며 현장 상태를 확인하고 초동 조치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개발하며, 임무에 필요한 센서와 장비를 모듈 형태로 장착하도록 구상했다.

‘빌리 웍스(Billi Works)’는 제조 현장의 작업을 맡는 모델이다. 공정 간 물품 전달, 설비 조작과 반복 업무에 이동·정밀 조작 기술을 활용해 기존 자동화 설비 사이에서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한다.

‘빌리 홈(Billi Home)’은 가사 작업을 겨냥한 장기 개발 제품군이다. 계단과 문턱, 좁은 이동 경로 등 주거 공간의 조건에 대응하기 위해 이족보행과 정밀 조작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뉴빌리티는 각 환경에서 필요한 작업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기능과 로봇 형태를 단계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입장이다. 강 대표는 이족보행 역시 장기적인 개발 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는 사업 현장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구조를 우선 선택했다고 밝혔다. 후속 라인업의 구체적인 공개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하반기 CJ제일제당 실증부터…단계별 실증으로 상용화 추진

상용화는 산업별 실증을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구승완 뉴빌리티 최고전략책임자(CSO)는 기본 동작에 대한 강화학습과 모방학습 이후에도 현장의 다양한 예외 상황을 처리하기 위한 학습이 필요하며, 업종마다 요구되는 동작과 판단이 달라 수개월에 걸친 실증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실증을 준비 중인 분야는 식품 제조와 정밀 제조, 물류, 대규모 교통 복합시설이다. 협력사 가운데 CJ제일제당을 공개했으며, 올해 하반기 식품 제조 분야에서 빌리 1대로 작업 수행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업종에서 상용화에 필요한 수준을 확보하면 유사한 업무를 가진 다른 기업으로 적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작업 성능은 상용화까지 네 단계로 나눠 높여갈 계획이다. 초기에는 사람의 작업 성능을 기준으로 약 30~40% 수준의 핵심성과지표(KPI) 달성을 전제로 시작하고, 최종 단계에서는 80~95% 수준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앞으로 실증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이며, 이날 공개된 빌리가 이미 확보한 성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시간당 박스 처리량과 같은 구체적인 생산성 수치는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김 PO는 업종과 작업 내용에 따라 기준이 달라 일률적인 수치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답했으며, 현장별 실증 과정에서 요구 성능을 정하고 단계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초기 도입은 사유지 내 실증을 중심으로 추진한다. 강 대표는 빌리가 아직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우선 인증이 필요하지 않은 사유지에서 실증과 사업 기회를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빌리는 실내와 실외를 모두 고려해 개발됐으며, 서비스 확대에 필요한 인증 절차도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뉴비 첫 시연의 시행착오 떠올린 이상민 의장, 빌리의 지속 개선 약속

 

뉴빌리티는 빌리의 현장 도입 이후 운영과 모니터링, 유지보수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자체 통합 플랫폼인 NCC(Neubility Control Center)를 기반으로 RX(Robot Transformation) 솔루션을 제공하고, 실증과 서비스 운영에서 얻은 데이터를 공간 이해와 물체 조작 능력 개선에 활용한다. 현장마다 필요한 작업 동작을 축적하면서 여러 제품군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과 운영 경험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프리뷰에서 선보인 이동·집기·적재 동작은 하반기 실증을 통해 반복 수행 능력과 작업 효율을 검증받게 된다. 뉴빌리티는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과 운영 안정성을 확인하면서 상용화 범위를 정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물류·유통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고객의 운영 효율을 높이는 성과를 만들고, 도입부터 안정적인 운영까지 지원하는 상용화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행사 말미에는 군 복무 중인 뉴빌리티 공동창업자 이상민 의장도 무대에 올랐다. 육군 인공지능센터에서 AI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고 소개한 이 의장은 대학 2학년이던 2017년 창업 당시 로봇 상용화 경험 없이 어떻게 양산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날 빌리를 보며 2018~2019년 뉴비를 처음 선보였던 때가 떠올랐다며, 초기 시연에서는 로봇이 제대로 주행하지 못해 애를 태우기도 했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기술을 발전시켜왔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로봇 기술의 필요성에 대한 믿음이 지속적인 투자와 개발로 이어졌으며, 빌리 역시 오랜 기간 준비해온 기술을 바탕으로 선보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개선된 모습을 공개하겠다는 뜻을 전하면서, 자신은 군 복무 중인 장병으로서 육군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기사원문 : https://kbench.com/?q=node/282249 Copyrightⓒ kben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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