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동차를 타고 달리면 몸이 이리저리 쏠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달리고, 멈추고, 회전할 때마다 쏠림 현상이 발생한다. 민감한 사람은 멀미를 하기도 한다. 물론 도로에서 오는 충격이 타이어와 서스펜션을 통해 차로 전해져 진동을 만들고 이로 인해 흔들림이 발생하지만 일단 배제하고 논하겠다.

피칭(Pitching)
피칭은 자동차가 앞뒤로 흔들리는 것을 말한다. 달리는 차에서 피칭이 일어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일 때다. 앞머리가 지면을 향해 수그러 지며 차체가 쏠리게 된다. 전문 용어로 노즈 다이브 현상이라고 한다. 풋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강력한 엔진 브레이크를 걸어도 노즈 다이브 현상이 생긴다. 반면 가속할 때도 차체가 쏠린다. 정지 상태에서 액셀 페달을 밟으면 순간적으로 몸이 뒤쪽으로 젖혀지듯이 차도 앞머리가 들리고 꽁무니가 주저앉기 때문이다. 노즈 업이나 스쿼드 현상이다.

노즈 다이브와 스쿼드 현상을 이해하는 것은 자동차를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데에서 꼭 필요하다. 그 이유는 두 가지 현상이 앞뒤 바퀴에 실리는 무게를 조절해주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일종의 양팔저울이라고 생각하자. 앞뒤 바퀴 중간점이 저울을 평행하게 해주는 지점이라고 가정하면, 노즈 다이브 때는 앞바퀴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고 거꾸로 스쿼드 때는 뒷바퀴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감속은 속도를 줄이는 것 외에 차체 앞쪽에 무게를 더 많이 실어주는 효과가 있고, 가속은 속도를 올리는 것 외에 차체 뒤쪽에 더 많은 무게를 실어주는 또 다른 효과가 있다.

롤링의 정도는 회전각의 크기와 비례한다. 급하게 회전할수록 차체 앞머리가 돌아가는 방향의 반대쪽으로 차체가 심하게 기울어지며 롤링이 커진다. 피칭과 마찬가지로 롤링도 차체의 무게 중심을 이동시킨다. 다시말해 급하게 오른쪽으로 회전할수록 차체가 왼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왼쪽 바퀴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린다.

쏠림을 최소화해야 안전
차체 쏠림인 피칭과 롤링이 적을수록 자동차는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 그 이유는 네바퀴에 골고루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사람이 한 발로 달리는 것과 두 발로 달리는 것 중 후자가 안정적인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먼저 피칭을 최소화하려면 천천히 감속하고 서서히 가속해야 한다. 특히 차가 완전히 멈추려는 순간과 정지 상태에서 움직이려는 순간에 더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자동차를 다뤄야 한다. 롤링의 경우 급하게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것을 자제할수록 자동차의 자세가 안정적이다.

운전에 서툰 사람일수록 액셀과 브레이크 페달을 급하게 밟거나 급하게 놓는다. 그때마다 차가 앞뒤로 흔들리며 쏠림 현상이 생긴다. 여성의 경우 와일드한 성격이 그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하이힐 같은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운전하기 때문이다. 밑창이 얇으면서도 단단한 신발이 운전하는 데 적합하다


글·박영웅 기자(heropark@istrad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