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ID 2005 전시회의 볼거리?
IMID 전시회는 말 그대로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라는 학술 및 세미나의 부속 이벤트로서 열리는 전시회이다. 물론 그 위상이 매년 강화되어 이제는 주요 국제 전시회 중의 하나로 자리잡았지만, 그 성격상 일반인들에게는 그다지 큰 흥미를 유발하지는 못할 것이다. 참가업체부터가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소재, 부품, 계측기, 검사장비 등 전문적인 분야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이 전혀 없지는 않다. 이번 IMID 전시회에서 디스플레이 분야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인들에게도 흥미를 유발할 만한 부스라면 역시 삼성과 LG였을 것이다. LG는 관련 계열사들이 하나의 커다란 부스에 공동으로 전시관을 꾸몄다는 것이 돋보였다. 하나의 LG라는 이미지를 주는 데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관람객 입장에서도 한 곳만 가면 LG 계열사들의 제품을 한 번에 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관된 제품간의 유기적인 관계(예: LG화학의 필터와 LG전자의 PDP 완제품)를 보여주는데 효과적이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삼성의 계열사들은 각기 하나씩 부스를 차렸는데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인 삼성SDI는 삼성전자나 LG계열사 공동관과 같은 규모의 전시관을 단독으로 운영해 큰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아래의 사진에서 보듯이 42인치부터 60인치까지의 대형 PDP를 3행으로 쭉 세우고, 바로 그 밑에 세계 최대의 80인치와 102인치 PDP를 전시함으로써 다른 모든 디스플레이 메이커들의 기선을 제압하고 있었다.
위의 사진을 보면 마치 중국의 거대한 궁궐 세트와 인해전술을 연상할 수도 있을 정도로 규모와 양으로 위세를 과시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 전시장 한편에서는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조그만 방도 꾸며져 있었다. 사진을 찍은 시간이 적절치 않아서 제대로 보여주지는 못했는데... 화가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면 뒤쪽에 설치된 HD카메라가 그림을 찍어 PDP로 보여주었다. 실제 그림의 색감과 PDP가 재현해 주는 자연스러운 색감을 비교해 보라는 것이었다. (실제 보니 상당히 비슷했다) 심지어 벽난로 속의 불꽃도 PDP가 만들어낸 영상이었다.(속았죠?) 규모와 양과 질이 결합된 독특한 전시 컨셉이 돋보였다고 하겠다.
◆ Slim CRT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삼성SDI와 LG필립스Display는 조금 더 얇아지고 다양해진 슬림 CRT를 전시했다. 이미 지난 5월에 올렸던 삼성과 LG의 슬림 CRT-TV 벤치마킹 기사를 보신 분이라면 이들 제품이 어떤 정도의 파급효과가 있을 지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비록 FPD와 매우 비슷해 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덩치가 크고 무거운데다 기존 CRT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화질상의 문제점(기하학적 왜곡현상, 외광 반사, 화면균일성, 모아레 등)은 여전하다.
하지만 LCD나 PDP가 아직은 따라오지 못하는 것은 가격뿐만이 아니다. 디지털이면 무조건 좋은 것으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데... CRT는 그 아날로그적 특성으로 인해 영상 소스의 품질이 그리 좋지 못해도 매끄럽게 만들어 준다. LCD나 PDP같은 디지털 디바이스들이 CRT 수준으로 계조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비트 이상으로 신호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기술적으로 복잡해지고 원가도 높아진다. 또한 CRT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인간의 시각적 특성과 잘 융화되는 면이 있기 때문에 화질면에서 많은 장점을 가진다. 사실 현재의 화질 수준을 놓고 본다면 (화면 크기가 좀 작기는 해도) 필자도 LCD나 PDP가 아닌 CRT-TV의 화질을 선호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CRT의 단점 때문이 아니라) 디스플레이 시장의 트렌드 때문에 CRT는 지난 100여년간 지켜 온 왕좌를 서서히 PDP와 LCD에게 물려 줄 수밖에 없다. 단지 슬림 CRT의 적용범위가 TV에서 모니터로까지 넓어지고, 가격이 더욱 저렴해 짐에 따라 수명을 좀 더 연장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 방송을 하지 못하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오히려 당분간은 시장이 확대되기도 할 것이라 전망된다.
◆ PDP 필터... 유리에서 필름으로 바뀌나?
40인치 이상의 대형 디지털 TV시장에서 아직은 PDP가 지배적인 지위를 누리고는 있다. 하지만 LCD의 거센 추격으로 인해 조만간 50인치 이상으로 조정해야 할 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LCD와 PDP 두 제품 모두 매우 빠른 속도로 화질을 개선해 나아가고 있다. 현재 PDP는 보다 매끄러운 계조의 표현을 위해 영상신호의 처리를 10 ~ 12비트로 높인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10비트를 구현하는 LCD-TV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아직 대부분의 LCD는 8비트에 머물고 있다. CRT와 같은 직발광형 디스플레이로서의 장점(높은 색재현율, 넓은 시야각, 빠른 응답속도)과 디지털 FPD로서의 장점(완벽한 평면성, 왜곡없는 화면 등)을 모두 지니고 있는 PDP에 어떤 변화가 일고 있는지 IMID 2005를 통해 살펴 보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LG전자로 기존의 유리 필터(Glass Filter)를 필름 필터(Film Filter)로 대체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리를 필름으로 대체할 경우 무게, 두께, 선명성, 색재현 범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한다. 물론 필름이 유리에 비해 강도는 약하겠지만 대형 TV에 LCD같이 약한 디스플레이도 사용되고 있는 마당에 별다른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다. LG전자에서는 현재 50% 수준이 필름 필터의 채용율을 연말까지 80%로 높이고, 아마도 내년에는 100% 필름 필터로 갈 것이라고 한다. 삼성은 아직 필름 필터를 채용할 계획이 없는 것 같은데... 이렇게 LG전자가 필름 필터를 과감하게 도입하는 것은 아마도 LG화학이라는 자회사와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 뱀다리 : 이번 전시회에서 LCD 메이커들은 주로 개선된 기술을 수치와 논리로서 홍보하려고 한 반면, PDP 메이커들은 감성적인 면에서 접근하려 했기 때문에 PDP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기술적 내용을 설명드릴 부분이 많지는 않다. 향후에 PDP의 화질 특성에 대해 깊이 있게 따져 보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
출처 : 디스플레이 포탈 - 모니터포유 http://www.monitor4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