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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에서 우주까지...나만의 ‘개인 로켓’ 시대 개막

2025.08.27. 15: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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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0년 전만 해도 비행기는 정부와 군대, 그리고 극소수 부유층만이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었다. 그러나 상업 항공사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뒤바뀌었다. 운항 노선이 확대되고, 엔진 성능 향상과 제작 단가 하락 등 기술의 발전이 맞물리며 누구나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주 영역에서도 비슷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활주로에서 날아오른 첫 민간용 로켓, ‘오로라’
지난 5월 23일, 뉴질랜드 항공우주 기업 ‘던 에어로스페이스(Dawn Aerospace)’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차세대 우주 비행선, ‘오로라(Aurora)’를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민간 우주 탐사기업 ‘블루오리진’처럼 우주 관광 티켓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오로라라는 기체 자체를 소유해 운용할 수 있는 구조다. 즉, 역사상 처음으로 민간과 기관이 직접 구매해 운용할 수 있는 로켓인 셈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가 여객기를 구매해 독자적으로 노선을 운영하듯 ‘우주 운항 사업자’가 탄생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1. 던 에어로스페이스는 민간에서 운용할 수 있는 개인 로켓, 오로라를 선보였다. ⓒ던 에어로스페이스
보통 로켓은 거대한 발사대에서 수직으로 쏘아 올린다. 이를 위해 전용 발사장, 추진체 보관 시설, 회수 장치 등 막대한 인프라가 필요한 데다, 한 번 발사할 때마다 수백억 원이 소요된다. 이에 스페이스X에선 재사용 로켓 기술을 통해 발사 단가를 낮추고 발사 빈도를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민간이 운용하기엔 문턱이 높았다.
오로라는 이런 인프라 제약을 대폭 줄였다. 우선 활주로에서 수평 이륙한 후 음속의 3배 이상 속도로 비행하며 고도 100km 지점인 ‘카르만 라인(Kármán Line)’까지 올라간다. 2024년 11월 시험비행에선 마하 1.12 속도로 고도 25.1km까지 3분 만에 돌파하며, 항공기 중 ‘이륙 후 20km 이상 고도 도달까지 걸린 시간’ 부문에서 F-15 Streak Eagle의 기록을 50년 만에 경신했다.
사진 2. 오로라는 시범 비행에서 전투기 F-15 Streak Eagle가 세운 기록을 4.2초 앞당기며 빠른 속도로 고도 25.1km에 도달했다. ⓒ던 에어로스페이스
임무를 수행한 오로라는 비행기처럼 착륙할 수 있으며, 간단한 정비와 재급유를 거쳐 4시간 이내에 다시 비행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발사대와 회수선을 동원해야 하는 기존 로켓과 달리, 기존 공항과 활주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로켓 엔진의 추진력을 활용하면서, 항공기처럼 정비와 재급유 후 곧바로 재 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그렇다면 성능은 어떨까. 최대 탑재 중량은 10kg으로 대형 위성 발사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반도체 소재 실험, 생명과학 연구, 국방 감시, 기상 관측, 미세 중력 실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예시로 미세 중력 실험의 경우 고도 상승과 하강 구간을 조절해 최대 3분간 무중력 상태를 만들 수 있고, 이때 고도·비행 경로·탑재 장비의 환경(온도, 진동, 방사선 노출량 등)을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다. 
우주로 가는 문 앞에서 풀어야 할 숙제
개인용 로켓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국가 규모의 우주개발 역량이 없어도 대학·연구소·민간기업에서도 소형 우주 실험, 극한 환경 장비 시험 등을 직접 시행할 수 있게 된다. 대규모 발사 인프라가 없는 국가에서도 자체적인 우주 실험을 진행할 수 있으며, 소규모 운용사가 우주 관광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항공 산업이 성장하던 20세기처럼, 세계 각지에 ‘우주항’이 생기고 노선 경쟁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성이다. 초고속·고고도 비행은 기체 결함이나 조종 실수 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규제와 법적 기준도 재정립해야 한다. 국제 항공 규약 및 우주조약은 국가 또는 기업의 발사를 전제로 하기에, 민간이 직접 소유·운영할 시 적용 범위가 모호하다. 또 고고도 정찰이나 무기 운반 등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될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보험과 책임 소재를 어떻게 설정할지 역시 중요한 과제다. 
하늘을 연 여객기처럼, 개인용 로켓이 우주로 가는 문을 여는 데는 앞으로의 선택과 준비에 달려있다. 우주로의 접근이 쉬워진다는 사실은 매력적이지만, 책임과 안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단발성 이벤트로 끝날 수 있다. 이에 따라 던 에어로스페이스의 오로라는 그 기로에 선 개인용 로켓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첫 번째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글 : 김우현 과학칼럼니스트, 일러스트 : 유진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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