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호텔, 루프톱 바, 미디어 아트, 공항이라는 4가지 영역.
에디터의 마음을 동하게 한 싱가포르의 강렬한 공간들이다.

●싱가포르를 닮은 호텔
싱가포르의 싱그러운 자연을 닮은 호텔이 생겼다. 아티젠 싱가포르(ARTYZEN Singapore)는 열대 정원 저택 ‘빌라 마리(Villa Marie)’에서 영감을 받아 호텔 곳곳을 신록의 기운으로 채웠다. 또 예술(Art)과 불교의 선(Zen)의 합성어인 브랜드명에 걸맞게 육체와 정신, 영혼의 아름다움을 고취시킬 수 있는 투숙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객실을 포함해 호텔 대부분은 시선을 사로잡는 예술 작품과 오브제로 채워져 있고, 루프톱 수영장은 플루메리아(Plumeria)를 필두로 숲 속의 오아시스로 표현했다. 카페 퀴니노(CAFÉ QUENINO), 레스토랑 퀴니노(QUENINO BY VICTOR LIONG)는 영양과 미식을 모두 잡은 메뉴들을 제공하고 있다. 정원을 콘셉트로 한 화려한 디자인은 덤이다.


매력 포인트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객실의 경우 4m 층고와 발코니가 선사하는 개방감이 인상적이고, 수영장은 가깝게는 뎀시힐(Dempsey Hill, 레스토랑과 카페, 편집숍으로 유명한 지역), 저 멀리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까지 보이는 뷰 맛집이다. 또 자연의 숨결이 깃든 웰니스 & 워크아웃(Wellness & Workout) 공간, 벤츠 차량 서비스(호텔 출발 기준 1.5km 목적지까지 편도 서비스, 쇼핑으로 유명한 오차드 거리 이동 가능)도 있다.
●붉은 랜턴 아래 고혹적인 슬링
이 도시국가의 낮과 밤은 전혀 다르다. 낮에는 자연의 평화로움이 감도는 느낌이라면 저녁은 화려하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면 차분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조명이 감싸는 빛의 도시가 된다. 야경을 쫓아 정처 없이 걷게 만드는 마력이랄까. 싱가포르의 저녁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건 바와 칵테일이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칵테일 문화를 선도하는 곳으로, 쉴 새 없이 술집을 옮겨 다니는 바 호핑(Bar Hopping)의 성지로도 유명하다. 특히, 아시아 베스트 50 바 2023(Asia’s 50 Best Bars 2023)에서 단일 지역 최다인 11개의 바가 이름을 올렸다.

싱가포르 바 문화에 첫발을 들이는 이들에게 랜턴(Lantern)도 괜찮겠다. 준수한 칵테일과 음식은 물론 싱가포르의 야경(마리나 베이+콜리어 퀘이 일대)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더 풀러턴 베이 호텔의 루프톱 바인 랜턴은 이름부터 남다르다. 1933년 클리포드 부두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붉은 랜턴 부두로 알려져 있었고, 호텔은 지금도 클리포드 부두의 유산을 활용하고 있다. 바 이름이 랜턴인 건 어쩌면 운명이다. 대표 칵테일은 풀러턴 슬링과 머라이언, 시그니처 음식은 와규 비프 숏립과 필리 스테이크 샌드위치다.

풀러턴 슬링은 풀러턴의 방식으로 싱가포르 슬링을 해석했는데, 현지에서 생산된 라임 가든 진(Lime Garden Gin)과 만다린 오렌지 리큐르가 기본이 된다. 여기에 칼라만시와 파인애플 주스, 장미 시럽으로 색감과 맛을 더했다. 풀러턴 슬링이 앞에 놓이면 붉은빛에 먼저 유혹되고, 진 특유의 상쾌함. 열대과일의 풍미와 달콤함에 사로잡혀 계속 홀짝이게 된다. 후텁지근한 싱가포르의 더위를 이겨 내는 마법 같은 힘이다.
●아이들이 완성하는 예술
싱가포르 여행 중 무조건 한 번은 찾게 되는 곳이 마리나 베이 샌즈다. 호텔과 카지노, 쇼핑 등을 즐길 수 있는 복합쇼핑몰인데, 이곳 지하 2층엔 아이들이 열광할 만한 콘텐츠도 있다. 화려한 색감, 반응형 콘텐츠가 특징인 ‘디지털 라이트 캔버스 바이 팀랩(Digital Light Canvas by teamLab)’이다.

캔버스는 온갖 생명체들이 살아 움직이는 그래피티 네이처(Graffiti Nature), 나만의 캘리그래피, 생명의 붓글씨(Strokes of Life) 등으로 채워진다. 아이들이 선호하는 건 그래피티 네이처. 종이에 동물을 그리면 지름 15m 캔버스에서 살아 있는 생명체가 된다. 본인의 손으로 생명을 불어넣은 동물 친구가 캔버스를 유영하고, 또 같이 호흡할 수 있으니 아이들은 지치지 않고 캔버스 위를 뛰어다닌다. 1~2층에 있어도 감각적인 미디어아트라 눈이 갈 수밖에 없는데, 결국 이 예술을 완성하는 건 아이들의 열정이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참, 이 액티비티를 무료로 체험하는 방법이 있다. 싱가포르항공 크리스플라이어 더 베스트 신한카드만 있으면 된다. 카드 소지자는 마리나 베이 샌즈 라이프스타일 멤버십 엘리트 등급을 받을 수 있다. 해당 등급이 되면 디지털 라이트 캔버스를 비롯해 마리나 베이 샌즈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혜택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공항, 여행이 되다
싱가포르 여행의 마침표 혹은 시작점은 창이공항(Changi Airport)이다. 이 공항은 단순히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곳이 아니라 여행이 가능한 공간이다. 대표 콘텐츠인 주얼(Jewel Changi Airport) 덕분이다. 정원과 쇼핑몰, 레스토랑, 호텔 등의 시설로 구성된 복합엔터테인먼트 시설이다. 그중에서도 900그루가 넘는 나무와 장엄한 폭포, 예쁜 채광이 특징인 포레스트 밸리(SHISEIDO FOREST VALLEY)가 핵심이다.

첫 만남부터 짜릿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실내 폭포인 주얼 레인 보르텍스(Jewel Rain Vortex)를 마주한 순간, 짜르르 전율이 흐른다. 천장을 보면 화사한 햇살과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고, 아래를 보면 어두운 심연으로 빨려드는 인상을 받는다. 폭포 주변은 수많은 초록이 감싸고 있다. 최상층에 있는 공원까지 올라가면서 자연의 숨결을 만끽할 수 있다. 인간의 상상력과 자연이 합해진 걸작인 셈. 게다가 부대시설도 즐기려면 최소 1시간은 필요하다. 다른 출국보다 더 여유를 갖고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취재협조 프리퍼드 호텔 & 리조트, 싱가포르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