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는 여행 범위가 상당히 넓은 목적지다. 2박3일, 3박4일 짧은 일정이라면 몇 곳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간단히 읊어보자면 지역 단위로는 긴자와 시부야, 신주쿠, 하라주쿠, 롯폰기, 아사쿠사, 오다이바, 우에노 등이 있다. 게다가 아자부다이힐즈, 오모테산도힐즈, 워터즈 다케시바 등 지엽적인 상업지구까지 합하면 가야 할 곳이 넘친다. 여행 효율성을 높이려면 숙소 위치가 꽤 중요하다. 이번엔 수변 상업지구 워터즈 다케시바(WATERS Takeshiba)와 화려한 긴자(Ginza)의 호텔이다.

●메즘 도쿄 오토그래프 컬렉션
Mesm Tokyo, Autograph Collection
도쿄의 감각을 고스란히 담은 호텔이 메즘 도쿄 오토그래프 컬렉션이다. 화려하면서도 일본의 절제된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파란색과 남색을 주요 색감으로 채택해 발랄하면서도 진중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로비 천장의 독특한 장식으로 반짝임을 더했다.
먼저 16층 로비에 다다르면 스카이트리가 여행자를 반긴다. 발걸음을 옮기면 감동은 더 커진다. 스미다강, 하마리큐정원, 스카이트리, 도쿄 도심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진다. 맑은 날에 이 광경을 보면 여행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17층~26층에 자리한 객실은 챕터 1~3(더블·트윈)으로 나뉘며, 기본 객실도 40제곱미터(12.1평)의 넉넉한 공간감을 자랑한다. 객실에 따라 스카이트리, 레인보우 브릿지 같은 랜드마크가 보인다. 메즘은 어메니티도 신경 쓴 태가 난다. 욕실에는 한 권의 근사한 책이 놓여 있는데, 뚜껑을 열면 다양한 비품이 나온다.

직접 커피를 내리고, 말차를 타 볼 수 있도록 도구와 재료를 마련해뒀는데, 발코니가 있는 객실이라면 정원과 강을 보면서 여유로운 티 타임을 누릴 수 있다. 게다가 객실마다 디지털 피아노가 있는 것도 흥미롭다. 저녁에 로비 라운지인 Whisk에서 작은 공연을 하는데, 무대의 연장선처럼 느껴진다.

올데이 레스토랑인 Chef’s Theatre의 조식도 괜찮다. 일식과 양식을 기본으로 하고, 오믈렛(게살·에쉬레 버터 등)과 카레 국수, 음료 샘플러 등 단품 메뉴들을 준비했다. 점심과 저녁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프렌치 코스와 단품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한다.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역시 위치다. 호텔이 자리한 워터즈 다케시바는 수변 상업지구로 엔터테인먼트, 레스토랑 & 카페, 극장, 페리 터미널, 식료품점 등이 모인 공간이다. 그중에서도 호텔 건물 1층에는 Bio c' Bon이라는 유기농 전문 식료품점이 있는데, 일반 마트에서 볼 수 없는 제품이 많아 지갑을 조심해야 한다. 간단한 스낵부터 주류까지 다채로운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페리를 타고 아사쿠사까지 갈 수 있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또 호텔이 다케시바역(유리카모메)과 맞닿아 있어 레인보우 브릿지와 오다이바(해변공원·쇼핑몰 등)를 쉽게 오갈 수 있고, 하마마쓰초역(야마노테선·도쿄모노레일)을 통해 하네다공항, 도코역, 시부야, 신주쿠, 아키하바라, 우에노 등 중심지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알로프트 도쿄 긴자
Aloft Tokyo Ginza
알로프트 도쿄 긴자는 일본 자본주의가 집약된 긴자를 효율적으로 여행할 때 고려할 만한 숙소다. 일단 호텔에서 나와 3분만 걸으면 긴자 중심부에 닿을 수 있고, 아사쿠사선과 히비야선이 교차하는 히가시긴자역에서 도보 2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하네다공항에서 일정을 시작하면 지하철(나리타 익스프레스보다 4배 이상 저렴)로 35~40분이면 도심에 들어올 수 있는 것도 장점.


호텔은 젊은층을 겨냥해 화려한 색감으로 포인트를 줬다. 5성 호텔과 비교하면 부대시설은 부족한데, 필요한 건 갖춘 알뜰한 호텔이다. 객실 타입은 총 5개로 더블과 트윈, 스위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올데이 레스토랑과 바, 루프톱, 피트니스 센터 등도 갖췄다. 호캉스보다는 관광 & 쇼핑 위주의 일정을 계획한 여행자에게 적합한 곳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즐거움을 추가했다. 호텔 최상층의 루프톱 ‘루프 독스(Roof Dogs)’에서 바비큐(Grilln' & Chilln')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Nordisk와 아메리칸 그릴 브랜드 Weber와 협업해 색다른 느낌을 더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6월15일부터 10월20일까지 이용 가능하다.

물론 많은 호텔이 그렇듯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다. 2022년 연말부터 급격하게 상승한 숙박료와 가격 대비 넓지 않은 객실 크기(최저 약 6.9평)는 아쉬운 부분이다. 긴자의 비싼 땅값이 반영돼서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그런데도 위치(관광지 접근성)와 서비스, 청결 등이 단점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다.

이 밖에도 밀레니엄 미쓰이 가든 호텔 도쿄(Millennium Mitsui Garden Hotel Tokyo), 머큐어 도쿄 긴자(Mercure Tokyo Ginza), 솔라리아 니시테츠 호텔 긴자(Solaria Nishitetsu Hotel Ginza) 등이 지하철역(히가시 긴장 & 긴자 잇초메)과 가까운 긴자 호텔들이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