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또 공개하고야 말았다.
후쿠오카에서 맛있다고 소문난 곳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魚忠
일본식 가정식, 우오츄
후쿠오카 여행 중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을 때 ‘우오츄’로 가면 된다. 우오츄는 텐진에 위치한 일본식 가정식 전문점인데, 후쿠오카 현지에서는 카이센동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카이센동은 음식 특성상 가격대가 좀 높은 편. 첫 방문이라면 일본 가정식 메뉴를 추천한다.


밥, 미소국, 참깨 소스에 버무린 사시미, 장아찌 반찬, 계란말이는 기본으로 나오고 메인을 하나만 고르면 1,780엔, 2개를 고르면 2,080엔, 가성비 넘치는 가격이다. 도미조림, 가자미조림, 고등어된장조림, 하카타 야채조림, 고등어와 연어 구이, 돈까스, 낫토 등 메인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가장 추천하는 메인 메뉴로는 은대구 된장구이와 치킨난반, 보리멸튀김을 추천한다. 보리멸튀김은 각종 야채튀김과 함께 나와 가성비가 좋고, 치킨난반 같은 경우는 큼지막한 닭튀김 3조각과 샐러드가 같이 나와 밥과 곁들이기 좋다. 400엔을 추가하면 나오는 참치 중뱃살을 밥위에 얹어 간장을 뿌려 먹으면 저렴한 가격에 카이센동을 즐길 수도 있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의 경우 어린이 런치 메뉴가 따로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외에도 도미 오차즈케, 돈지루밥상, 텐동, 가츠동 등 일본에서 상상하는 대부분 메뉴를 만날 수 있다. 참고로 밥 리필은 무제한이고 한국어 메뉴판도 갖추고 있어 주문하기 편하다.
飛うめ
시간의 맛, 토비우메
후쿠오카에서 소바, 우동 맛집을 찾고 있다면 토비우메를 추천한다. 텐진 신텐초 상가 안에 위치한 자그마한 음식점이다. 신텐초 상가는 1946년부터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쇼핑 아케이드다.


토비우메는 트렌디한 가게가 아니다. 료칸이 생각날 정도로 어두운 톤의 낡은 목조로 꾸며져 있고, 내부 분위기도 차분한 편이다. 토비우메의 주 고객층은 주로 근처에서 사시는 어르신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대략 75년 정도 된 노포다.

메뉴는 간단하다. 텐동, 튀김정식, 소바, 우동. 그중 10번, 냉자루소바와 튀김 정식이 베스트셀러다. 튀김은 새우 3개와 꽈리고추가 나온다. 토비우메 소바 츠유(간장)는 달지 않다. 짠맛, 감칠맛, 아주 옅은 산미가 느껴져 시원하게 먹으면 개운하다. 같이 나온 새우튀김을 소바 츠유에 찍어 먹으면 간장에 기름이 번져 좀 더 풍부한 소바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덴토지덮밥도 추천한다. 눅눅하게 소스에 젖은 새우튀김과 반쯤 익힌 계란이 밥 위 가득 올려져 있다. 숟가락으로 떠먹기보단, 계란을 살살 달래가며 젓가락으로 밥을 야금야금 퍼먹으면 된다. 비가 오거나 으슬으슬한 날에는 온소바도 좋다. 시간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
OMUYA
나폴리탄과 오므라이스, 오무야
오무야는 텐진에 위치한 오므라이스 전문점이다. 가게가 규모가 상당히 작고, 내부 인테리어는 2000년대가 떠올려질 만큼 레트로하다.

추천 메뉴는 오므라이스와 나폴리탄 스파게티. 오므라이스는 채소와 햄을 잘게 썰어 캐첩을 넣고 볶은 밥을 오믈렛으로 잘 감싸 내어준다. 위에 올라간 진한 갈색의 소스는 하이라이스와 돈까스 소스의 중간 맛. 반드시 일본에서 꼭 먹어봐야 할 맛은 아니지만, 반드시 일본에서 꼭 느껴봐야 할 가게 분위기다. 손님층은 주로 여행객보다는 현지 아주머니들, 이 근방 사랑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격은 850엔에서 900엔, 한화 8,000원을 넘지 않는 가격이니 무엇을 시키든 부담이 전혀 없다.

나폴리탄은 캐첩을 베이스로 만드는 간소화한 스파게티다. ‘나폴리탄’이라는 이름 때문에 이탈리아 나폴리 음식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제2차 세계대전 미군을 통해 일본에 전래된 캐첩 스파게티를 바탕으로 일본에서 재해석한 음식이다.

보통 파스타는 심이 살아있는 알 덴테의 익힘으로 식감을 즐기는데, 나폴리탄의 포인트는 파스타의 심까지 푹 익혀 부드럽게 씹히는 면에 있다. 양파, 피망, 햄 같이 보관이 용이한 재료들을 캐첩에 넣고 끓여 만든 소스에 푹 삶은 스파게티면의 조화. 여기에 같이 나오는 파마산 치즈를 가득 뿌려 먹으면, 일본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중 별미다.
川端ぜんざい広場
후쿠오카 최고의 팥죽, 카와바타 시장 젠자이 히로바
카와바타 시장은 후쿠오카 하카타에서 가장 먼저 번성한 상업 마을이다. 대략 400m에 달하는 아케이드에 100여 개가 넘는 가게가 입점해있다. 워낙 역사가 오래된 아케이드라 ‘젠자이 히로바’ 같은 노포가 가득하다. 실제로 보이는 대부분이 거의 맛집이다.


젠자이 히로바는 팥죽을 판매하는 가게다. 가게 내부에는 후쿠오카 3대 축제라고 불리는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의 8번 야마카사가 1년 내내 장식되어 있다. 야마카사는 거대한 가마 장식을 뜻한다. 젠자이 히로바의 단팥죽은 홋카이도산을 사용한다. 고소하고 달콤한 팥죽 위로 쫀득하게 구운 떡 2개를 올려준다.

여름철 한정으로는 말차빙수도 판매한다. 사실 젠자이 히로바는 과거 폐점한 적이 있다. 이후 시민들의 성원으로 카와바다 시장에서 다시 부활시킨 가게다. 팥죽은 650엔, 한화 6,000원이 넘지 않는 착한 가격도 장점이다.
Liquid Liquid
텐진에서 가장 한가한 카페, 리퀴드 리퀴드
텐진 다이묘 거리에서 쇼핑을 즐기다가 잠시 쉬어갈 곳을 찾는다면, 리퀴드 리퀴드 카페를 추천한다. 주변부로 빈티지 의류 편집숍부터 시작해 다양한 패션 브랜드숍이 즐비한다. 붉은 벽돌과 대비되는 흰색 간판 덕분에 쉽게 찾을 수 있다.


커피, 각종 허브 티 등 다양하지만 추천 메뉴는 초콜릿 우유와 아이스크림 샌드. 극강의 달달구리 조합. 트렌드가 가득한 텐진답게 카페지만 맥주와 하이볼도 판매한다. 그뿐만 아니라 컵, 티셔츠, 에코백 등 다양한 굿즈도 쇼핑할 수 있다. 카페 내부는 10명 남짓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크키다. 한적한 분위기 덕분에 잠시 쉬어가기 좋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