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여행자는 괴롭다. 수많은 선택지 중 도대체 무엇이 최선의 선택인지, 고민에 빠질 일이 많아서다. 그래서 AI의 도움을 받았다. 방콕 여행자라면 어차피 높은 확률로 선택하게 될 확신의 리스트.방콕에서 실패할 일 없는 숙소와 레스토랑, 액티비티를 경험하고 왔다.

트립닷컴에 접속하면 ‘트립.베스트(Trip.Best)’라는 탭이 있다. AI를 통해 전 세계 트립닷컴 이용객이 선호하는 스폿들을 호텔, 명소, 레스토랑, 나이트라이프까지 4개의 카테고리로 구분해 정리한 리스트다. 리스트에는 트립닷컴에서 선보이는 상품들 중 예약량, 테마, 이동 거리, 리뷰, 전반적인 퀄리티 등 여러 기준에 적합한 상위 1%의 상품 약 2만개가 순서대로 올랐다. 전 세계 수많은 여행객들에게 높은 확률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검증된 상품인 만큼 무엇을 선택하든 실패할 일이 희박하다는 의미다. 정말일까? 트립.베스트 카테고리에서 상위 20위권 안에 오른 곳들만 직접 경험해봤다.
●레스토랑
쏨분 씨푸드 센트럴 엠바시(Somboon Seafood Central Embassy) | 1위
쏨분 씨푸드는 약 10년 전에도 방콕에서 꼭 가봐야 할 맛집으로 통했다. 그런데 웬걸. 시간이 무색하게도 쏨분 씨푸드의 인기는 여전하다. 트립.베스트 레스토랑 부문에 무려 1위에 올라 있다.

다양한 태국 음식을 선보이는 캐주얼한 식당인데 방문객의 99%는 뿌 팟 퐁 커리를 주문하는 모습이다. 코코넛 밀크와 달걀을 부드럽게 더한 커리를 바삭하게 튀긴 게 위에 끼얹은 뿌 팟 퐁 커리는 그야말로 밥도둑. 대부분의 테이블 위에 뿌 팟 퐁 커리가 올라있다. 빙그르르 돌아가는 원형 회전 테이블에 둘러 앉아 일행들과 여러 가지 메뉴를 공유하기 딱 좋은 식당이기도 하다. 뿌 팟 퐁 커리뿐만 아니라 똠양꿍, 팟타이, 돼지고기 볶음 등의 태국 음식들이 모두 평타 이상의 맛을 자랑한다. 방콕에 여러 지점을 두고 있는 프랜차이즈 식당이니 각자의 동선에서 선택의 폭도 넓다.
더 하우스 오브 스무스 커리(The House of Smooth Curry) | 16위
디 아테네 호텔 럭셔리 컬렉션 호텔에 있는 타이 퀴진 레스토랑이다. 세련된 태국 왕실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태국 음식을 팟타이와 똠양꿍으로만 알고 있는 여행자라면 이곳에서 태국 정통 음식을 경험해보면 좋겠다. 향신료를 과하게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은은하고도 정갈한 태국 왕실 음식의 향연이 펼쳐진다. 다른 건 몰라도 에피타이저로는 연꽃에 말린 새우와 코코넛, 샬롯, 새우 페이스트 등을 섞어 올린 미엥 부아 루앙(Mieng Bua Luang)을, 메인 요리로는 코코넛 밀크가 은은하게 감도는 셰프 톤의 엄마 카레(Chef Ton’s Mother’s Curry)를 꼭 선택하길 권한다.

아테네 호텔은 발라야 알롱콘 공주(Princess Valaya Alongkorn)가 머물렀던 칸다바스 왕궁의 터였다. 유난히 꽃을 좋아했던 공주의 취향을 따라 꽃을 모티브로 인테리어를 꾸몄다. 더 하우스 오브 스무스 커리에서도 음식 위에 작은 꽃을 가지런히 올리거나 접시 아래로 꽃잎을 흩뿌리기도 하며 왕실의 품격을 이어가고 있다. 일단 기분이 좋아지는 비주얼과 분위기부터 합격이다.
블루 엘리펀트 레스토랑 방콕(Blue Elephant Restaurant Bangkok) | 10위
태국 정통의 파인 다이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이다. 1984년 방콕에 문을 연 이후 미슐랭 가이드부터 방콕 베스트 다이닝 등 수많은 미식 전문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제는 방콕 레스토랑의 클래식이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사톤에 위치한 레스토랑은 연노란색의 우아한 유럽풍 단독 건물부터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무려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맨션이다. 오래됐지만 잘 관리된 건물에서 느껴지는 우아함과 고풍스러운 인상이 여행자에게도 확신을 준다. 음식의 품격은 두말 할 게 없다.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똠양꿍부터 팟타이, 그린 커리 등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다소 익숙하지 않은 메뉴를 시도해보길 권한다. 에피타이저로는 새우 가지 샐러드, 메인 요리로는 크랩 커리와 특제 소스를 입혀 구운 립을 추천한다. 태국 파인 다이닝을 골고루 경험하고 싶다면 정성스럽게 구성한 코스 요리가 정답이다.

블루 엘리펀트 레스토랑은 쿠킹 클래스도 운영하고 있다. 음식의 맛은 신선한 식재료와 적량, 타이밍이 좌우한다. 신선한 식재료는 적량으로 준비되어 있으니 셰프의 설명에 따라 순서와 불의 세기, 식재료를 넣는 타이밍을 제대로 익혀보자. 즉석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맛보는 재미. 쿠킹 클래스라 가능하다. 새콤달콤하고 아삭한 식감이 일품인 태국식 샐러드 쏨땀과 한국인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팟타이가 쿠킹 클래스 인기 메뉴다.
●호텔
디 아테네 호텔 럭셔리 컬렉션 방콕(The Athenee Hotel a Luxury Collection Bangkok) | 8위
디 아테네 호텔 럭셔리 컬렉션 방콕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라마 5세의 딸, 발라야 알론콩 공주가 지내던 칸다바스 왕궁이 있던 자리가 바로 여기다.

호텔은 반사세기에 걸쳐 공주의 감각과 역사를 이어가는 중인데 전반적인 인테리어부터 책과 꽃, 체스를 사랑했던 공주의 취향과 감각을 존중했다. 호텔 로비에는 재스민 꽃을 모티브로 만든 샹들리에가 우아하게 걸려 있고, 객실을 포함한 호텔 곳곳에는 생화와 함께 꽃 그림이 단아한 모습으로 걸려 있다. 지역사회에서 열린 이벤트가 끝나면 당시 사용됐던 꽃을 수거해 말리고 향을 더해 포퓨리로 활용하는 재사용의 미덕도 보여준다. 체스판을 연상시키는 타일도 공주의 마음에 쏙 들 것만 같다. 현대식으로 개량한 전통 의복을 일하는 직원들. 그들로부터 친절하지만 과하지 않은 서비스를 받았을 때, 닮고 싶은 여유를 느낀다.

참고로 호텔 3층은 ‘천국의 층’으로 불린다. 태국 왕실의 정통 요리를 선보이는 더 하우스 오브 스무스 커리(The House of Smooth Curry)와 고급스러운 일본 가이세키 요리가 펼쳐지는 킨츠기 방콕 바이 제프 램지(KINTSUGI Bangkok by Jeff Ramsey), 고전적인 프렌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더 알리움 방콕(The Allium Bangkok)까지, 미식의 천국이 모두 3층에 자리해서다.
●명소
왓 아룬(Wat Arun Ratchawararam Ratchawaramahawihan) | 2위
방콕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1초의 망설임 없이 왓 아룬(Wat Arun)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왓 아룬은 첫 방문자도 재방문자도 누구라도 좋아할 방콕의 클래식 명소로 꼽힌다.

1909년 지어진 사원은 높이 82m, 둘레 234m의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얼핏 보면 힌두교 사원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기도 하는데, 실제로 힌두교의 우주론을 형상화한 모습이라 그렇다. 불탑을 오르는 계단은 가파르고 아슬아슬하지만 그 위에서 내려다보는 왕궁과 차오프라야강 일대의 풍경은 오를만한 가치가 있다. 태국 전통 의복을 입고 화려한 장신구로 한껏 치장한 다음 사원을 한 바퀴 거니는 시간은 이방인에게 확실히 특별한 경험이다.
원더풀 펄 크루즈(Wonderful Pearl Cruise) | 9위
방콕의 야경은 나무랄 데 없이 아름답다. 반짝반짝 빛나는 세련된 쇼핑몰과 으리으리한 고층 건물의 불빛, 도로 위를 가득 채우고 움직이는 자동차, 조명을 입고 화려하게 변신한 왓 아룬까지, 보고 싶은 밤의 모습이 한 가득이다. 그런 여행자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방콕에는 차오프라야강 위를 오가는 크루즈가 다양하다.

그중 원더풀 펄 크루즈는 화려한 방콕을 닮은 최신형 디너 크루즈다. 약 2시간 동안 양껏 마음껏 뷔페를 즐길 수 있다. 크루즈는 1,2층으로 나누어 운영하는데 각 층마다 로맨틱한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기도 한다. 방콕의 밤, 크루즈, 라이브 재즈 그리고 시원한 맥주. 더 필요한 게 있나?
●나이트 라이프
쩟 페어 야시장(JODD FAIRS Rama 9 - Night markets) | 5위
깔끔하게 정돈된 야시장을 찾는다면 쩟 페어 야시장으로 향할 일이다. 수 십 개의 부스가 계획도시처럼 늘어서 있는 곳이다. 특히 쩟 페어 야시장은 렝 샙으로도 유명하다.

렝 샙은 최근 한국에서도 열풍이 불었는데, 돼지 등뼈를 양파, 마늘, 후추 등 향신료를 넣고 푹 고와 라임즙과 다진 마늘, 고추, 고수 등을 잘게 다진 양념을 함께 섞어 부어낸 뜨거운 고깃국이다. 고춧가루가 빠진 감자탕과 비슷한 비주얼인데 새콤매콤한 게 꽤나 중독적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어마어마한 양이 두 눈을 사로잡는다. 쩟 페어 야시장에서 꼭 먹어볼 메뉴로 꼽힌다. 이뿐만 아니라 각종 과일과 주스, 꼬치, 튀김, 스낵 등 야식으로 즐길 수 있는 음식들이 다양한 편. 저렴한 옷과 소품 등도 판매하고 있으니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방콕 글·사진 =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취재협조=트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