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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잘 지내나요? 자연을 사랑한다면, 포틀랜드

2024.10.11. 15:01:11
조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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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는 김나영 작가가 포틀랜드에 사는 이에게 물었다. 거기서 잘 지내나요?

Interviewee from Portland
심지아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7년째 거주 중인 심지아입니다. 현재 비행 학교에서 비행을 가르치고 있어요. 티칭은 이제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고, 다음 여정인 운송용 조종사 훈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오기 전에는 여행잡지에서 글을 쓰던 기자였고요. 상투적인 표현 같지만, 진심으로 죽기 전에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30대 중반에 미국행을 결심했습니다.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다’가 제 좌우명이거든요.

-여러 선택지 중에서 포틀랜드행을 결정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요?

우연과 필연의 합작이라고 할까요? 제가 기자로 일할 때 방문했던 미국의 첫 도시가 포틀랜드였어요. 그때 도시에 대한 기억이 너무 좋아서 막연히 동경하던 곳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비행을 시작한 곳은 포틀랜드가 있는 오리건주가 아닌 플로리다주였어요. 사람과 장소에도 궁합이 있다고들 하잖아요. 저에게 플로리다는 쿨하게 보이지만 어쩐지 친해질 수 없는, 어색한 친구 같은 곳이었죠. 비행 훈련을 받으면서 동시에 교관으로 일하는 게 가능한 비자를 받으려면 칼리지(College) 규모의 큰 비행 학교에 가야 했는데, 미서북부에서 이게 가능한 유일한 학교가 포틀랜드 바로 옆 도시인 ‘힐스보로(Hillsboro)’에 있었어요. 그래서 힐스보로에서의 생활을 시작으로 나중에 이곳 포틀랜드로 옮겨 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삶과 포틀랜드에서의 삶에서 가장 비교가 되는 지점이 있다면요?

한국에 살 때는 계절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시간 단위로 삶을 살았다면, 포틀랜드에선 계절에 따른 낮과 밤의 길이가 꽤 크게 일상을 좌우해요. 저는 보통 낮에 공원 가는 걸 무척 좋아하는데, 겨울엔 낮 시간이 무척 짧아서(가장 짧을 땐 오후 5시쯤 해가 집니다) 해가 진 후엔 거의 갈 곳이 없다시피 해요. 한국은 좋은 카페가 너무 많고 또 늦게까지 여는데, 여기는 대부분 카페가 늦으면 오후 6시, 평균적으론 오후 3~4시에 문을 닫거든요. 그래서 낮이 긴 여름엔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겨울엔 보통 집에서 시간을 보내요. 미국 영화나 시리즈에서 주인공들이 항상 집에서 모여 노는 데는 이유가 있었어요(웃음). 카페는 물론, 레스토랑이나 바조차도 한국과 비교하면 일찍 닫는 편이에요.

또 하나는 유행이 없다는 것. 한국과 달리, 여긴 진짜 유행이랄 게 없어요. 다들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마음이 가는 대로 살아요. 상대적 박탈감 같은 건 비교할 대상이 있을 때 느껴지는 건데, 그런 게 없다 보니 삶의 모든 면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미의 기준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가늘고 날씬한 다리, 밝은 피부같이 제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은 완전히 사라졌고요, 심지어 이제 근육이 없는 몸, 그을리지 않은 피부는 아름다워 보이지 않을 정도예요. 이곳에 살며 후자에 속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많이 보며 살게 된 영향이겠죠.

-지금 머물고 있는 동네는 어딘가요? 그 동네를 선택한 이유는요?

지금 살고 있는 동네는 ‘알버타 아트 디스트릭트(Alberta Art District)’라는 곳이에요. 알버타 스트리트를 따라서 바, 카페, 빈티지 숍, 갤러리 등이 즐비한 곳입니다. 전에는 공항 근처에 살아서 좋아하는 바에 가려면 자전거를 타고 한참이나 나가야 했어요. 그때쯤 자주 들르던, 마가리타가 맛있는 바가 한 곳 있었는데, 나중에 이사할 집을 찾는 중 그 바가 바로 앞에 있는 지금의 집을 발견하게 된 거죠. 그렇게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어요.

여름마다 매달 마지막 목요일에 열리는 ‘라스트 서스데이(Last Thursday)’라는 이브닝 스트리트 마켓이 이 동네의 하이라이트예요. 다양한 상점이 참여하고, 스트리트 푸드는 물론 오픈 갤러리, 콘서트, 댄스배틀 등이 펼쳐지는 시끌벅적하고 신나는 행사죠. 이런 이벤트에 편안한 차림으로 슬슬 걸어갈 수 있다는 사실은 늘 흐뭇해요. 그 외에 평일에는 매우 조용하고 한적한 편이랍니다.

-쉬는 날은 주로 어떻게 보내나요?

휴일엔 집에서 아침을 먹고, 책 한 권을 집어 든 채 집 근처 거리로 나가요. 길을 걷다 동네 단골 카페 야외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죠. 습도가 낮아서 여름에도 그늘에만 있으면 꽤 시원해서 무조건 카페 야외석을 선호해요.

그 다음에는 사과 한 알을 챙겨서 짧은 트레일을 걸을 수 있는 공원에 가요. 한국의 공원과는 많이 다른, 숲 개념의 ‘네이처 파크’입니다. 포틀랜드 안팎에 이런 공원이 무척 많아요. 또 여름에는 강변을 찾아가기도 해요. 차디찬 ‘컬럼비아강(Columbia River)’에서 수영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짧은 기간이죠. 강변이지만 해변처럼 모래사장이 있어서, 수영하고 나와선 강변에서 책도 읽고 낮잠도 자며 시간을 보내곤 해요. 그러고 나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레스토랑에 들러 가볍게 저녁을 먹거나, 장을 봐서 요리를 해요. 저희 집에는 TV가 없고 주로 프로젝터를 이용해서 OTT 시리즈나 영화를 봐요. TV 없는 삶에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포틀랜드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 3곳과 그 이유는요?

포틀랜드에서 사시사철 가장 자주 가는 곳은 ‘로어 맥리 파크(Lower Macleay Park)’입니다. 걷기에도 달리기에도 좋고 도시 안에 있다는 게 믿기 힘들 정도로 울창한 숲길이죠. 길가에 작은 시내가 흘러 경치도 너무 아름답고요. 사계절 느낌이 아주 달라요. 사실 오래전 포틀랜드에 출장을 왔을 때 들른 곳 중 하나였고 너무 마음에 들었었는데, 이름을 몰라서 다시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마침내 다시 찾아냈을 때의 기쁨이란!

두 번째는 역시 공원인 ‘로렐 허스트 파크(Laurelhurst Park)’에요. 죄송합니다. 공원러버라서요(웃음). 공원 자체도 아름답지만, 주변에 엄청 큰 저택들이 둘러싸고 있는데 위화감 없이 공원을 함께 공유하는 듯한 모습이 무척 아름다워요. 늘 언젠가는 이곳에 살겠다 다짐하며 구경합니다. 공원 안에 큰 밤나무가 있는데, 몇 년 전까진 아무도 밤을 줍지 않아 모두 저의 차지였지만 지금은 경쟁자가 많아졌어요. 아, 그리고 여름엔 매주 야외 콘서트도 열려요.

마지막은 ‘파월 북스토어(Powell Book Store)’입니다. 다운타운에서 가장 생기 있는 장소 중 하나죠. 책을 사거나 보러 가기에도 좋지만, 아무 목적 없이도 자주 들르기 좋은 곳이에요. 세계에서 가장 큰 사설 서점이라고들 해요. 정확한 팩트체크는 미처 해 보지 못했지만, 골목의 코너에서 시작해 이젠 한 블럭을 통째로 점유하고 있는 크기에 미로 같은 구조로 유명하죠. 길을 잃어도 즐거운 몇 안 되는 곳이에요.


-포틀랜드를 여행할 때 꼭 해 봐야 할 3가지는 무엇인가요?

포틀랜드는 매우 작은 도시예요. 기왕 포틀랜드에 여행을 왔다면 적어도 3일 정도는 차를 렌트해서 근교(미국에서 근교란 약 4시간 거리까지 수용해야 합니다)에도 가볼 것을 추천해요. 차로 2시간 정도 소요되는 아름다운 바닷가 ‘오리건 코스트(Oregon Coast)’나, 3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벤드(Bend)’는 주변에 ‘스미스 록 주립공원(Smith Rock State Park)’ 같은 엄청난 절경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거점 도시예요. 맛있는 맥주로도 유명합니다.

다음으로는 피크닉 담요를 챙겨서 공원에서 시간을 보낼 것. 책을 읽든, 보드 게임을 하든, 요가나 명상을 하든 그 무엇이든지요. 큰맘 먹고 여행을 왔으니 바쁘게 구경을 다니고 싶겠지만, 하루 혹은 반나절, 아니 그것도 어렵다면 적어도 3시간 정도는 공원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즐겨 보길 바라요. ‘뉴 시즌스 마켓(New Seasons Market)’ 같은 로컬 스토어에 들러 과일이나 간식을 사 들고 가면 더 좋겠죠? 장담컨대, 포틀랜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 중 하나가 될 거에요.

추천 공원은 앞에서도 말했던 ‘로렐허스트 파크’와 ‘마운트 테이버 파크(Mt. Tabor Park, 작은 언덕 같지만 알고보면 활화산이랍니다)’입니다.

마지막으론 빈티지 숍 탐방하기! 미국에 오고 나서 뒤늦게 중고의 매력을 알게 됐어요. 다른 사람에게 필요치 않은 것을 누군가는 필요로 하고, 그 덕에 지구에도 이롭다는 생각이 들어 심지어 구매할 때마다 뿌듯함까지 느껴요. 포틀랜드에는 대규모 빈티지, 앤티크숍이 정말 많아요. 보통 여러 판매자가 각자 꾸민 코너들을 한데 모아 놓은 형태라 보물 찾기 하는 기분도 들고 구경만 해도 정말 재밌어요. 추천 숍은 ‘어버나이트(Urbanite)’, ‘몬티첼로 앤티크 마켓플레이스(Monticello Antique Marketplace)’입니다. 어버나이트에서 멀지 않아 함께 둘러보길 추천하는 숍 ‘카고(Cargo)’는 이름처럼 온갖 수입 소품으로 가득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톡톡 튀는 로컬 상품의 비중이 많아졌어요. 지하에는 앤티크 가구도 있고요. 선물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항상 들르는 곳입니다.

-포틀랜드에서 아직 해 보지 못했지만, 꼭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은 것도 있나요?

저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해보는 성향이라 아직 해보지 못한 건 바로 떠오르지 않네요. 물론 몰라서 못해본 건 있겠죠? 그 대신 전에는 생각지도 않았지만, 포틀랜드에서 새롭게 시작하게 된 것이 있는데 바로 클라이밍이에요. 고소공포증이 살짝 있어서(비행하고는 별개랍니다) 관심도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스미스 록 주립공원에서 첫 클라이밍을 경험하고 나서 그 매력에 빠져들었죠. 클라이밍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기회를 내 보시길 추천해요. 특히 포틀랜드 사람들은 친화력이 엄청 좋은 편이라서 살짝 말을 건네다 보면 순식간에 친구가 되어 함께 즐길 수 있을 거예요.


-포틀랜드 여행을 준비 중인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많은 사람들이 포틀랜드를 힙스터 도시로 여기잖아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제 생각엔 우리나라의 ‘힙스터’ 개념과는 상당히 다른 것 같아요. 포틀랜드에 여행을 오신다면, 그걸 숙제로 드리고 싶어요. 어떻게 다른지 느껴 보는 것. 다운타운, 번화한 거리에서 쇼핑을 하고, 미식을 맛보는 것으로는 절대 알 수 없어요. 공원에도 가보고, 자전거도 타 보고, 하이킹 트레일도 걸어 보고 해야만 포틀랜드식 ‘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게 이곳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거든요.


*김나영 작가의 질문으로 시작된 해외살이 인터뷰 시리즈. 타국에서의 삶을 동경해 왔던 마음 때문인지 수상하게도 해외에 지인이 많은 김나영 작가가 저마다의 사정으로 이방인의 삶을 선택한 이들의 해외살이를 묻는다.


글 김나영 에디터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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