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의 대표 이미지는 푸른 바다와 하얀 모래 해변이다. 하지만 하와이의 진짜 매력은 그보다 훨씬 더 다채롭다. 섬 곳곳에는 활화산이 만든 장엄한 능선과 울창한 열대우림, 깎아지른 해안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수많은 트레킹 코스가 숨어 있다. 단순히 전망 좋은 해변을 걷는 것이 아니다. 원시림 속을 지나며 폭포를 만나는 길, 구름 위를 걷는 듯 한 능선 길, 거친 용암 대지를 가로지르는 길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하와이 아일랜드, 오아후, 마우이, 카우아이, 몰로카이, 라나이 등 6개의 주요 섬으로 이루어진 하와이에서 꼭 걸어봐야 할 다섯 개의 트레킹 코스를 소개한다.

마크 트웨인이 극찬한 운무
할레아칼라 국립공원 (마우이)
할레아칼라는 마우이섬 동쪽에 위치한 해발 약 3,000m의 휴화산이다. ‘태양의 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전설에 따르면 반인반신 마우이가 이곳 정상에서 태양을 붙잡아 낮 시간을 늘렸다고 한다.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할레아칼라 정상에서 보는 장엄한 운무에 ‘내가 본 가장 숭고한 광경’이라고 극찬했다. 할레아칼라 정상에서는 구름 위에서 떠오르는 태양과 붉게 물든 하늘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일출투어는 미리 예약해야 한다.

태평양에서 최고
마우나케아 (하와이 아일랜드)
마우나케아는 해발 4,205m의 휴화산이다. 정상에 쌓인 만년설 때문에 하와이어로 ‘하얀 산’이라는 뜻의 이름을 갖게 되었다. 해저에서 측정하면 그 높이가 10,000m로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할 수 있다. 하와이는 물론 태평양에서 가장 높은 높이와 건조하고 깨끗한 대기 덕분에 천문학 관측지로도 유명하다. 화산 곳곳에 전 세계에서 온 12개 이상의 거대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으며 전문 가이드와 함께하는 스타게이징(별 관측) 투어가 특히 인기다. 다만 마우나케아는 높은 고도로 인해 어린이와 청소년, 임산부에게는 고산병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방문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태평양의 그랜드 캐니언
와이메아 캐니언 (카우아이)
하와이 군도 중 가장 오래된 섬인 카우아이는 오랜 침식 작용으로 인해 깊은 협곡과 울창한 열대우림이 발달해 있다. 그중에서도 ‘태평양의 그랜드 캐니언’이라는 별명을 가진 와이메아 캐니언은 이름만큼 장엄한 협곡 풍경을 자랑한다. 길이가 약 22km, 깊이가 약 1km에 달하며, 붉은 화산 토양과 푸른 초목의 대비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풍경으로 유명하다. 전망대에서는 협곡의 웅장하고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초보자부터 숙련된 트레커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코스가 있어 선택의 재미가 있다.

용암 대지를 직접 걷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 (하와이 아일랜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은 활화산인 킬라우에아 화산과 마우나로아 화산을 품고 있다. 이곳에서는 용암 대지를 직접 걸으며 살아 숨 쉬는 지구의 역동성을 체감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누릴 수 있다. 트레킹 도중에는 화산 지대의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스팀 벤트’를 발견할 수 있으며, 야간에는 멀리서 붉게 빛나는 용암을 관찰할 수도 있다.

다이아몬드 헤드로 유명
레아히 (오아후)
오아후섬의 대표적인 화산 분화구인 레아히는 정상의 모습이 ‘참치의 이마’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하와이어 이름이다. 영어명으로는 다이아몬드 헤드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레아히 정상에서는 와이키키 해변과 호놀룰루 도심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최고의 전망 명소로 꼽힌다. 십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레아히는 성인 기준 40분에서 1시간 이내로 정상까지 도달할 수 있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정상에서는 태평양으로 펼쳐진 광활한 오션 뷰와 와이키키 시내의 활기찬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많은 방문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 하와이 전역의 하이킹 코스, 캠핑 명소 및 액티비티 운영 정보는 하와이 주정부에서 공식 추천하는 아웃도어 앱 ‘아우터스페이셜(OuterSpatial)’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글 남현솔 기자, 사진 하와이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