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씨티에스 공급 ASRock DeskMini(데스크미니) X600에 관한 소고
2022년을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1인 가구 비중은 약 34.5%, 전체 인구 중 3분의 1이 넘는다. 2년 전 공식 통계인데 증가세를 감안하면 2024년 현재는 어림잡아 족히 40%는 될 것으로 보인다. 5명 중 2명이 혼자 사는 나라. 여러 가지 특성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는 역시 협소한 주거 공간이다.
특히 대부분의 청년이 대도시에 몰려 있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1인 가구는 현실적으로 원룸, 오피스텔 정도에 살게 되는데 돈도 문제지만 공간이 부족해 새 물건을 들이기 어려운 실정이다. 코로나19 이후 프리랜서도 많이 늘면서 혼자 집에 머무르는 사람이 많아졌고, 공간 효율에 대한 니즈는 갈수록 커진다.
이는 PC 시장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데스크톱을 노트북 시장이 상당 부분 잠식했지만 그렇다고 데스크톱이 아예 필요 없지는 않다. 1인 가구에게는 대형 모니터를 가지고 일도 하고, 넷플릭스도 보고, 게임도 하는 것이 삶의 중요한 일상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TV를 없앴으면 없앴지, 대형 모니터의 수요는 줄지 않는다.
성인 남성 손 한 뼘~ 타이니 PC 수요 '꿈틀'
모니터는 줄이는 데 한계가 있고, 고객의 시선은 본체로 모인다. 시장은 미니 PC를 넘어 초소형 PC로 분위기가 넘어가는 듯하다. 일명 타이니 PC라 불리는 이 초소형 본체는 성인 남성의 손 한 뼘 남짓한 사이즈에 불과하다. 데스크톱에서 굳이 휴대성을 논할 것까지는 없지만 들고 다녀도 부담이 없을 정도로 작고 또 가볍다.
미니 PC는 ATX라는 규격이 출발인데 이보다 작은 것이 M-ATX이고, 또 여기서 더 줄인 것이 ITX 규격이다. 타이니 PC는 ITX보다 더 작다.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은 낮지만 애플 PC 또한 컴팩트한 사이즈의 맥 미니가 꾸준한 인기를 모으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애플뿐 아니라 윈도우 기반의 초소형 PC 시장에도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ASUS의 NUC13, 레노버 M시리즈, MSI Cubi 시리즈 등이다. 하지만 초소형 시장이 아직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쉬운 점이 눈에 띄는 것이 사실이다.
쓸 만한 성능이면 가격이 비싸거나, 가격이 합리적이다 싶으면 실사용하기에 스펙이 현실적으로 떨어지거나, 해외 직구로만 살 수 있는 등 접근성이 떨어지고 AS의 이슈가 발생할 우려가 높은 경우 등이다. 이런 흐름 속에 등장한 애즈락의 ASRock DeskMini(데스크미니) X600이 눈에 띈다. 합리적 가격과 만족스러운 성능, 신뢰할 만한 품질보증이 모두 어우러진다.
DeskMini X600의 가장 큰 강점은 누가 뭐래도 작은 크기다. 높이 15.5cm, 깊이 15.5cm에 불과한 정말 작은 PC다. 컴퓨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작은 15cm 남짓의 크기는 1인용 책상 위에 올려두어도 부담이 거의 없다.
공간 활용도 측면에서 최고의 강점을 가진다. 이 작은 본체 안에 CPU, RAM,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SSD, 파워, 쿨러가 모두 들어간다. 전작인 X300이 낮은 스펙과 또 그만큼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후, 본체는 작게 유지하면서 더 높은 스펙으로 실사용 시 쾌적함을 바라는 사용자를 위해 출시한 후속작이다.
그럼에도 예상 외의 넉넉한 I/O 포트도 제공한다. 전면에 마이크 단자, 헤드폰 단자, A 포트, C 포트가 있고 후면에는 DC잭, HDMI, 디스플레이, 2개의 USB 3.2 A 포트, 랜 포트를 제공한다. 특정 단자가 없어서 PC 작업에 제약이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3개의 디스플레이 출력을 지원하기 때문에 여러 개의 모니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게임과 워크스테이션 모두 만족스러운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USB 포트가 여유롭지는 않기 때문에 별도의 허브는 마련하는 편이 좋다.
세 번째 강점은 저장 장치 확장성이다. 제품을 개봉하면 2.5인치 저장 장치 장착용 케이블이 제공된다. 초소형 PC를 이용할 때 대부분의 사용자는 외장 SSD를 사용하겠지만 안정성 측면에서 고정된 장치를 필요로 할 때가 있다.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어서 사용도 쉽다. 당장 필요하지 않다 해서 버리지 말고 잘 보관해 두자.
다음으로 전작 대비 확 줄어든 어댑터다. 사실 워낙 작은 크기기 때문에 X300이나 X600이나 외관상 차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눈에 띄는 차이는 바로 어댑터다. PC가 작아도 어댑터가 무겁거나 커서 효용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경량형 노트북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문제다. DeskMini X600은 전작과 동일하게 120W 스펙의 어댑터를 제공하지만 크기를 확 줄였다. 전작의 경우 어댑터의 크기가 본체 못지않게 커서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공간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PC답게 부자재의 스펙을 개선해 활용성을 높인 점도 평가할 만한 부분이다.
가장 확실한 변화는 다름아닌 성능
무엇보다 가장 큰 강점은 누가 뭐래도 성능이다. 전작의 경우 CPU가 5600G였지만 이번에는 8500G/8600G/8700G로 선택을 다양화하고 프로세서 스펙을 높였다. 현실적으로 전작은 게임을 하기엔 무리가 많이 따랐지만 X600은 충분히 고성능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내장 그래픽의 성능이 대폭 높아졌고, DDR5 메모리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물론 미들타워급의 성능을 바라는 사용자에게는 아쉬울 수 있으나, 이 정도로 컴팩트한 사이즈와 합리적 가격이라는 바운더리 내에서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제공되는 65W 쿨러는 발열 조절에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타이니 PC라는 이름에 걸맞은 작은 크기, 다양한 I/O 포트, 뛰어난 확장성, 높은 휴대성, 향상된 성능까지 ASRock DeskMini X600은 전작의 피드백을 충실히 반영해 모든 점에서 진보된 제품으로 시장에 돌아왔다. 분명 타이니 PC가 시장의 주된 흐름은 아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1인 가구 중심으로 방향성이 타이니 PC로 가고 있다는 것이고, 애즈락은 구성원의 70%가 연구 인력으로 채워진 회사답게 이 분야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CPU가 가격에 직결되는 만큼 전작 대비 가격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합리적이다. 데스크톱 PC에도 경량화 바람이 불고 있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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