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뻘 땀 흘리며 갖가지의 부품들을 들고 다니는 남성들이 많은 곳. 딱딱한 기계와 마주하며 가격흥정이 이어지는 곳. 바쁜 용산의 모습입니다. 그런 곳에서 여직원들은 뭘 하며 쉬고, 커플들은 어디서 데이트를 하는 걸까요? 평상시 용산에 다니면서 용산 커플들은 어디서 사랑을 키우는지, 여직원들은 어디서 수다를 떠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런 생각으로 한참을 돌아다니다 보니 용산의 커플들과 여직원들을 위한 장소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지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겨주는 곳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대형서점입니다. 용산아이파크몰 6층에 있는 대교문고는 뜨거운 햇살을 피해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는 곳입니다. 왁자지껄 떠들지는 못하지만 새로 나온 책과 베스트셀러 책들을 구경하며 조용한 수다를 즐길 수 있어 갓 사귄 연인들에게는 데이트하기 안성맞춤입니다. 평상시 구입하고 싶었던 책도 연인 앞에서 구입한다면 어딘지 달리 보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같은 층에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 또 있습니다. 어여쁜 가구들이 즐비해 있는 가구공간입니다. 어린아이들이 사용하는 유아용 가구부터 고풍스런 분위기를 자아내는 고가구까지 모두 전시돼 있는 이 공간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기기 좋습니다. 특히 PC부품들만 가득하다고 생각되는 용산에서 보기 드문 곳이라 용산 커플들이 데이트하기 적정한 곳입니다. 색색의 색상과 꽃무늬 디자인, 나무의 숨결이 느껴지는 원목 가구를 보고 있자면 여기가 용산이 맞는지 의심이 될 겁니다.

그래도 고개를 들리면 PC부품이 눈에 들어와 용산인걸 실감하게 하지요.

가구 전시장을 조금만 벗어나면 바로 영화관이 보입니다. 데이트하면 역시 영화를 빼 놓을 수 없겠죠. 이 대형 영화관에는 갖가지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공간도 함께 있어 데이트하기 최적의 장소인 것 같습니다.

우연하게도 용산에 들린 때가 카스맥주에서 이벤트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물 풍선 던지기부터 분사된 물줄기 맞기, 캐리커처와 타로 점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이번 행사는 연인들이 함께 앉을 수 있도록 흔들의자까지 마련했습니다. 음악공연을 할 수 있도록 무대도 설치되어 있어 다양한 행사가 열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행사는 다음주까지 아이파크 몰 야외무대에서 진행된다고 하니 꼭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아이파크 몰 꼭대기 층에 가면 새로운 볼거리가 있습니다. 용산에 있으면서도 잘 모르는 이들이 많지만 괜찮은 데이트 코스로 손색이 없습니다. 미니골프와 농구 등을 즐길 수 있는 이 곳은 개구리, 얼룩말 등의 동물 동상들과 이동 미끄럼틀, 갖가지의 조경들이 잘 갖춰져 있어 연인들뿐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가도 좋습니다. 한 켠에는 간식과 음료 등을 사먹을 수 있는 매점이 갖춰져 있습니다.

사랑하는 연인들끼리야 어디든 무얼 하든 좋겠지요. 아이파크몰 정문에 있는 긴 계단에 손을 마주잡고 데이트하는 연인들만 봐도 장소가 중요한 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용산에 와서 PC부품만, 디카, MP3 플레이어만 사고 돌아갈 것이 아니라 곳곳에 숨어 있는 데이트 장소에서 즐거운 데이트를 즐겨보세요.

다나와 정소라 기자 ssora7@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