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정품CPU를 확인하는 방법
지난 기사를 통해 인텔 그레이(병행수입제품) CPU의 판매량이 늘어남에 따른 피해 사례와 정품과 그레이의 차이에 대해 알아봤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우리나라 시장에서 인텔의 정품 CPU는 인텔코리아에서 지정한 공식 유통사인 인텍앤컴퍼니와 피씨디렉트, 코잇 등 3사를 통해 출시된 제품을 말하며, 그레이 제품은 이 3사를 거치지 않고 해외 시장에서 바로 수입한 제품을 뜻한다.
두 CPU 모두 인텔에서 만든 제품이기에 품질이나 성능, 안정성 면에서 전혀 차이가 없다. 하지만 A/S 방식과 기술 지원 부분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정품 CPU는 인텔코리아와 유통사 3사를 통해 정식 A/S와 기술 지원을 모두 받을 수 있는 반면, 그레이 CPU는 국내에서는 구입처를 통해서만 교환이 가능하다. 대신에 그레이 CPU의 경우 이러한 핸디캡 때문에 정품 CPU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물론 CPU가 고장나는 확률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대부분의 유저들이 A/S를 받으러 가야 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때문에 가격적인 이점만을 따진다면 그레이 제품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혹시라도 CPU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를 비롯해 좀 더 높은 질의 서비스를 받고자 한다면 정품을 선택하는 것이 더 이득일 것이다.
지난 기사에 이어 이번 기사에서는 인텔 정품 CPU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며, 정품 CPU를 구매할 때 주의해야할 점에 대해 알아봤다.
- 정품 CPU, 어떻게 확인할 수 있죠?
1) 육안으로 정품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정품 CPU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박스에 붙어 있는 정품 스티커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앞서 말했듯 정품 CPU는 인텔 공인 유통 3사를 거쳐 출시된다. 때문에 이 3사에서 유통하는 모든 정품 CPU에는 정품 인증 스티커가 붙어 있으며, 이를 통해 3사 중 어느 업체를 통해 유통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당연히 정품 스티커가 붙어 있지 않다면 그레이 제품일 확률이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다음 단계를 통해 정품 여부를 다시 한 번 확인해봐야 한다.

참고로 현재 인텔 정품 CPU에는 위와 같은 스티커가 붙어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품 CPU에 대한 더욱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바코드가 추가된 스티커를 부착할 예정이다. 유통사에서는 이를 통해 더 효율적으로 판매 CPU를 관리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도 기존 보다 한층 더 원활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스티커는 2월 중순부터 적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2) 온라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방법
다음으로 온라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첫번째 방법보다는 다소 번거로운 방법이기는 하지만 확실하게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에 이미 인텔 CPU를 구매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보는 것이 좋다.
▲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리얼CPU 웹페이지 (www.realcpu.co.kr)
이 방법은 인텔에서 운영하는 리얼CPU(www.realcpu.co.kr) 페이지를 방문해 CPU의 시리얼 넘버를 입력하면 된다. 시리얼 넘버의 위치는 제품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CPU의 정품 박스 또는 히트스프레더(표면) 위에 새겨진 영문과 숫자의 조합이 시리얼 넘버다.
▲ 시리얼 번호 위치를 찾는 방법 (출처 : 리얼cpu)
만일 자신이 갖고 있는 CPU의 시리얼 넘버가 정품일 경우 아래와 같은 팝업창이 뜬다. 하지만 정품이 아닐 경우 정품 CPU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볼 수 있다. 참고로 정품 CPU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은 리얼CPU 뿐만 아니라 인텔 공식 유통사 중 하나인 인텍앤컴퍼니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 정품 CPU가 맞다면 위와 같은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3) 그래도 불안하다면 구매 전 문의를 통해 확인하는 것도 방법
위의 두 가지 방법은 CPU를 구입한 후 정품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기왕이면 구입 전에 미리 정품 CPU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아쉽게도 직접 구입하고자 하는 판매처에 전화 또는 온라인으로 문의하는 아날로그적인 방법 밖에는 없다. 좀 더 확실하게 정품을 구입하고자 의지가 있다면 약간의 번거로움을 감수하고라도 연락을 통해 미리 시리얼 넘버를 확인해야 한다.
실제 그레이 제품을 정품으로 속여 파는 판매자들이야 열에 한 둘 정도에 불과하겠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역시 전화 확인이나 직접 매장을 방문해 시리얼 넘버를 입력해보고 구입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할 것이다.
- 다나와에서 CPU 판매 페이지 확 바뀐다
이처럼 그레이 CPU에 대한 피해와 정품 CPU 구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다나와에서도 오는 2월부터 정품과 그레이 제품에 대해 보다 확실한 분류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의 제품을 정품과 그레이, 벌크와 벌크+쿨러의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표기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방식과 비교해 정품과 그레이 제품에 대한 분류가 편하고, 가격 비교도 한층 쉬워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 2월부터 바뀌는 다나와 CPU 가격비교 페이지
이번 개편과 관련해 다나와 제휴마케팅팀의 여민기 CM은 "이는 올바른 유통 문화를 위해 인텔 유통 3사와 다나와가 힘을 모아 진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나와는 소비자들의 걱정을 덜기 위해 그레이를 정품으로 둔갑해 파는 행위를 철저히 막을 것"이라며, "그레이박스는 저렴하게 들여오는 만큼 정품과 가격이 엄연히 다르고, 이에 대한 이익은 소비자가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직한 유통과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에게 믿고 제품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 인텔코리아의 적극적인 홍보와 판매자들의 정직한 유통 자세 필요
정품 CPU가 올바로 뿌리내리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기 위해서는 다른 누구보다도 인텔코리아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인텔은 지난 2009년 3월 국내에서 유통되는 정품은 공식 유통 3사를 통해서만 판매가 가능하고, 이외의 제품은 그레이로 취급해 서비스를 제한하는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소비자들이 잘 모를 정도로 이에 대한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만일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더라면 소비자들의 혼선이 줄었을 것으며, 그레이 판매에 대한 피해도 지금보다 줄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품 CPU와 그레이 CPU 구분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옳다. 더 이상 피해자가 늘어날수록 결국 그 원성은 고스란히 인텔 자신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또한 판매자들도 정품과 그레이에 대한 좀더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알려줘야할 의무가 있다. 정품 CPU를 구매했을 때의 이점과 그레이 CPU를 구매했을 때의 이점은 분명하다.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알려줌으로써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레이를 정품으로 속여파는 행위도 근절되어야 한다. 물론 이를 통해 어느 정도의 이윤은 챙길 수 있겠으나, 이 같은 부도덕한 행위를 하는 몇몇 판매 업자들 때문에 대부분의 정직한 상인들이 욕을 먹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결국 PC 시장 전체가 신뢰를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올바른 유통 문화의 정책을 위해서라도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정직한 판매는 필수일 것이다.
미디어잇 홍진욱 기자 honga@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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