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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Schoo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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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부터 삐끄덕
만나기로 한 장소를 모르는 막내를 배려하기 위해 논현동의 집 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전화도 없고 오지도 않는 것이다. 그 시끄러운 두카티의 오픈 클러치의 탬버린(S4RS는 건식 클러치를 오픈할 수 있다. 마치 탬버린을 빠르게 치는 소리가 난다)과 테르미뇨니 머플러의 소리가 필요할 때 안 들리니 불안하기까지 하다. 아내에게 이 녀석 온다고 아침 밥 좀 먹이자고, 국이랑 유부초밥까지 만들어 놨는데 혹시 사고 난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 만나기로 한오전 8시 30분이 다되어가는데, 이제는 김종한 작가와의 약속 시간도 틀어지게 생겼다. 8시20분이 되자 휴대폰으로 메시지 하나가 덜렁 온다. 원래 만나기로 한 장소로 도착해있단다.
제길, 배신의 씨앗은 지금부터 잉태 된 거다. 헐레벌떡 그 곳으로 달려갔지만, 0시 0분 0초를 지키는 우리 김작가 님이 역시 쌍심지를 켜고 있다. 막내 녀석이 미안하다고 연발총을 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신호대기 때 미리 메시지를 날리던지, 이놈이 매너가 참 거시기하다. 그러니 아직 총각을 못 면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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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중대 결정을 내리다
배기량이 적어서 먼저 떠난 김우석 대표 (HONDA FTR223)를 제외한 4명은 스로틀을 감았다. 한 시간 남짓 국도를 달렸을까? 갑자기 투어 마스터인 김 작가의 바이크 (BMW R1100S)가 박서 엔진의 이상으로 인해 비틀대기 시작했다. 갓길에 대고 셀모터를 돌려보니 틱틱틱 신음을 해대기 시작한다. 아~ 방전이다. 정비도 철저히 했는데 왜 달리는 중에 방전일까? 이것저것 생각할 때가 아니다. 이제 겨우 수안보 근처에 왔는데, 하는 수 없이 우철 형님하고 나하고 젖 먹을 힘까지 다해 밀어서 시동을 걸어봤다. 다행히도 걸린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웬걸 조금 달리다 다시 푸드득 대기 시작한다. 이번엔 아무래도 다른 큰 고장 같아서 바로 BMW 모토라드 이곳저곳에 전화를 걸었지만, 신통한 대답도 없고 떠나기 전에 분명 전체 점검을 받았다는데 이걸 대구로 끌고 가서 정비해서 가지고 가야 하나 서울로 다시 가야 하나 여행을 포기해야 하나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인적도 드문 수안보 근처라 뾰족한 수가 나오질 않았다.
일본가는 배편의 수속 시간이 여유가 그리 많지 않은지라 더더욱 답답해져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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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날이 장날
정말 가는 날이 장날이다. 이젠 빨리 달리지도 못한다. 생각하는 동안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결국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로 결정했다. 코너에서만 가속, 직선은 감속하면서 달리고 또 달렸다.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달리는 중, 어느 가게의 만두 냄새가 헬멧 안으로 들어와 오장육부를 자극한다. 하지만 이 목마름과 배고픔을 이겨내도 도착할까 말까다. 열심히 달린 결과 약 10분 정도 차이로 대구 즈음에서 선두 팀에 따라 붙었다. 나의 R1200RT와 김종한 작가의 페이져는 극적으로 4시간 만에 부산 구포다리 위를 지나고 있었다. 결국 우리는 빠짐없이 부산항에 도착했다. 먼동이 트기 전에 자아를 찾아 미리 떠나신 우석 씨와 만나 수속을 마치고 배에 바이크를 진입 시키는데 성공했다. 휴~ 이제야 제대로 숨을 쉴 수 있겠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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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담화의 시작
정신없는 수속을 마치고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뒷 담화(혹자는 뒷다마)를 풀어 놓기 시작했다. 우철 형님은 푹 퍼진 R1100S를 맡겼던 집이 무당집 이었다는 이야기와 수안보 동네 트럭 회사에 기껏 전화해서 리프트 있는 차량을 섭외해서 보내달라고 했는데도 결국 가수 보아 다리통만한 판자만 덜렁 가져와서 트럭 위에서 ‘어서 실어요!’ 하는 통에 위험을 무릅쓰고 R1100S를 한방에 실은 무용담.
우석 씨는 FTR223의 너무 빠른 최고 속(최고 안정 속도 90km/h) 때문에 혼자서 자아를 찾아 새벽 5시에 떠났지만, 안개 덕에 시야 확보를 못해서 빨리 달리지도 못하고 실드를 계속 열고 달려, 안면에 서리가 내려 고드름까지 얼면서 부산까지 달렸다는 이야기 까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결국 마지막 총구는 김종한 작가에게 돌려졌다. 긴 여행 떠나기 전에 정비를 제대로 안하고 떠나면 민폐를 끼친다고 항상 주의를 주고, 500km 이상 더 탈수 있는 내R1200RT의 뒤 타이어를 일본 도착 후 교체하였으면 했지만, 거기서 그걸 교체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시간 민폐니 해서 미리 다 교체 하게 해놓고는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고 전부들 한 마디씩 던진다. 우철 형님은 나름 재미가 있으셨는지 별 말씀이 없다. 뭐, 나도 할 말이 없다. 너무 기가 막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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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뒷길 라이더
이런 허기도 김종한 작가의 독특한 성격이 아니었다면, 아무리 급해도 생길 수가 없었던 일이다. 이번 여행에서 알아버린 김종한 작가의 특성 중 하나는 장거리 여행시 바이크를 정차하고 누군가와 연락 할 때도 절대 편의점이나 물 몇 모금 마실 수 있는 곳에 정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차피 전화하고 다시 떠나려면 5분 이상 시간을 보낼 것이고, 물 몇 모금에 보름달 빵 하나면 허기 없이 달릴 수 있는데, 그는 항상 인적이 드문 곳에만 바이크를 세운다. 참으로 고지식하고 특이한 성격의소유자다. 그 특성은 일본 여행 중에도 반복되며, 시골길 및 뒷길(!)에서는 대단히 스마트하고 최고의 라이딩 실력을 자랑하는 그가 유독 대도시에만 들어서면 버벅이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최고의 뒷길 라이더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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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치 튀김을 맛보다 배에는 식당의 식권부터 모든 것이 벌써 일본풍이다. 레스토랑 이건 아이스크림이건 맥주건 자판기에서 꺼내 먹게 되어있다. 시설 중엔 운치 있는 동양식 목욕탕도 설치되어 있다. 사진을 찍으면 변태로 오인될까봐 못 찍었지만, 그 운치 있는 그 탕은 시골 목욕탕만 하다. 배의 주요 고객으론 보따리 행상인 아주머니, 할머니 들이며 이들은 저녁때가 되자 각 방마다 라면과 찌개 냄새를 피운다. 외국인이라면 코를 막겠지만, 나는 뛰어 들어가서 한 수저 얻어먹고싶을 만큼 아주 향기로움 그 자체다. 하지만 객실 밖 쓰레기통엔 ‘제발 취사금지!’란 글이 한글로 대문짝만하게 쓰여 있었다. 배의 승무원들은 아무리 주의를 줘도 법을 안 지켜주는 보따리 아줌마들이 힘드시겠지만, 어떠한 열악한 조건에도 버텨온 한민족 할매와 아줌씨들은 막을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릴 적 꿈이었던 마도로스가 안 되길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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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약의 효과
좌측통행과 우회전의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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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명산, 아소팜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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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첫 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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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첫 료칸과 성찬
식사를 마치고 드디어 기대하던 온천탕이 비어있는걸 확인하고 휘리릭 들어갔다. 일단 노천탕은 아직도 누군가가 거시기하는 중이라, 일반 탕에 들어갔는데 그 뜨겁기가 어릴적 할아버지가 “인석아~ 시원하니까 들어와”하는 그런 거짓말보다 약간 더 뜨겁다. 귀하게 자라신 한 분이 뜨거운 탕에 결국 못 들어오셨지만, 우리들은 온천물로 얼굴이 반질반질하게 목간을 하고나서 배 톡톡 두들기며 방으로 돌아와서는 내일 갈 곳과 할 일등을 정리해본다. 나는 수면 유도제를 먹고 대화에 참여했는데, 갑자기 목에서힘이 빠지면서 소리들이 멀어진다. 귓가에 스치며 멀어지는 멘트… “쟤, 또 약 먹었나 보다.” 다음 회에는 벳부를 지나 아소 산을 향해 떠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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