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부 기사(DX11 환경에서 더 강한 엔비디아 '페르미')에서는 새로운 페르미 아키텍쳐로 출시된 엔비디아의 GTX 400 시리즈 그래픽 카드의 기술적 특징과 이를 통해 윈도7에서 공식 지원하는 다이렉트X 11 환경에 얼마나 적합한가를 알아봤다.

CUDA 기술이 그래픽 카드를 더 이상 게이밍 머신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시스템의 잠재력을 높이는 GPGPU로 유익한 기술임에는 틀림없다. CUDA 기술이 페르미 아키텍쳐로 한 단계 발전하고 다이렉트X 11이 공식 지원되면서 활용 가치는 더욱 높아져 가고 있다. 또한 GPGPU의 가능성은 오히려 게임 이외의 부분에서 더 높게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PC용 그래픽 카드에 대한 인식은 아직 게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성격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GTX 400 시리즈는 바로 이 지점에서 도전과 한계라는 묘한 딜레마를 지니고 있다. 특히 처음 선보인 GTX 400 시리즈의 플래그십 모델인 GTX 480과 GTX 470은 엔비디아가 지향하는 기술의 방향과 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능이나 기능 외적인 부분에서 소비자들에게 아쉬움을 사고 있다.

얼마 전 메인스트림급 그래픽 카드 라인업인 GTX 465 그래픽 카드가 선보였으며 머잖아 460 모델도 선보이게 된다. 이로써 보다 현실적인 비용 투자로 페르미 아키텍쳐를 즐길 수 있게 된다. PC 게임과 어플리케이션 또한 다이렉트X 11 환경에 빠르게 최적화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다이렉트X 11 기반 PC 게임 벤치마크테스트를 통해 다이렉트X 11이 지원하는 기술적 특징들이 게임 및 이를 지원하는 어플리케이션에서 어느 정도로 효율적으로 작용을 하는가와 여기서 페르미 아키텍쳐 기반의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가 어느 정도의 성능 지원을 해 주는가를 알아보기로 하겠다.

-  유니진(UniGine) 헤븐 벤치(Heaven 2.1 Benchmark)

유니진(UniGine)사의 헤븐 벤치는 다이렉트X 11 기반에서 테셀레이션 효과 등 여러 가지 옵션이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벤치마크 프로그램이다. 테스트는 모니터 해상도와 테셀레이션 옵션을 달리 진행했다. 화면 해상도는 최근 16:9 화면 규격의 대형 모니터가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1600*900과 1920*1080 해상도 두 가지로 설정했으며, 테셀레이션 옵션은 disabled, normal, extreme 3 단계로 나눴다.

▲ 유니진(UniGine)사의 Heaven 2.1 Benchmark 실행 화면

지포스 GTX 480과GTX 470 모델은 현재 엔비디아의 싱글코어 그래픽 카드 중 가장 상위 제품이며 HD 5870과 HD 5850 모델은 경쟁사인 AMD의 싱글코어 그래픽 카드 중 가장 상위 제품이다. 가격이나 단순 스펙 상의 차이보다는 일단 양대 메이커의 싱글 코어 최상위 제품이라는 상징성에 따라 이 네 가지 제품을 테스트 제품으로 정했다.

헤븐 벤치 테스트에서는 엔비디아와 AMD 그래픽 카드가 다이렉트X 11의 테셀레이션 효과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앞선 기사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테셀레이션 기술은 지오메트릭 연산으로 이미지의 질감 표현을 보다 사실적으로 구현해 준다. 따라서 이 옵션을 켜면 이미지의 퀄리티는 확실히 좋아지지만 연산에 따른 스트레스로 프레임 하락은 필연적이다.

테셀레이션 옵션을 해제했을 경우 HD 5870이 GTX 470보다 약간 나은 결과를 보여주지만 테셀레이션 옵션이 적용되면 그 결과는 바로 역전된다. 테셀레이션 옵션이 높아지면 질수록 그 차이는 더 벌어진다.
 

-   스톤 자이언트 (Stone Giant) 벤치

▲ 거리에 따른 심도 표현과 광원 효과 등의 현실감을 높여 준다

▲ 테셀레이션 옵션에 따라 질감의 디테일 표현이 달라진다

테셀레이션 효과와 더불어 3D 그래픽 이미지에 현실감을 불어 넣어주는 대표적인 것이 씨네마틱 이펙트다. 카메라에서 초점이 맞은 이외의 부분이 흐려지는 소위 아웃포커스 효과와 같은 심도 표현이나 빛 망울 등을 한층 효과적으로 표현해준다. Stone Giant 벤치도 헤븐 벤치와 마찬가지로 다이렉트X 11 기반에서 화면 해상도와 테셀레이션 효과를 조절할 수 있는데, 특히 시네마틱 이펙트 표현이 뛰어나다.

헤븐 벤치와 마찬가지로 테셀레이션 옵션 변화에 따른 프레임 하락에서 GTX 400 시리즈가 성능 우위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1600X900 해상도 테스트
 

 ▲ 1920X1080 해상도 테스트

-   배트맨 : 아캄 어사일럼 (Batman Arkham Asylum)

PC용 3D 게임 그래픽이 점차 실사와 가깝게 발전하는 과정에서 떠오르는 과제 중 하나가 현실에서 각종 물리 현상을 게임 내에서 얼마나 유사하게 구현해내는가 이다. 특히 게임에 자주 등장하는 안개나 파편의 분산, 폭발 등은 3D 이미지로 구현하는 데에 많은 연산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별도의 물리 연산 카드가 도입되기에 이르렀으며, 현재는 엔비디아에서 이를 인수, 자사의 그래픽 카드에 이 물리 연산을 지원하는 PhysX 기능을 기본 탑재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 그래픽 카드의 기술적 차이 중 크게 구분되는 부분이 바로 이 PhysX를 하드웨어적으로 지원을 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른 차이다. 특히 PhysX 기술의 활성화 여부에 따라 게임 내에서 이미지와 프레임 유지에 엄청난 차이를 유발하게 된다. 현재 다이렉트X 11 기반 게임 중 Batman Arkham Asylum은 PhsyX 옵션에 따른 차이를 확인해 보는 데에 적당한 사례 중 하나다.

▲ 락스테디 스튜디오의 배트맨 : 아캄 어사일럼(Batman Arkham Asylum)

▲ PhsyX 기술의 활성화 여부에 따라 게임 화면에 많은 차이가 발생

PhsyX 옵션을 활성화 해 놓은 상태에서 해상도만 달리 한 테스트 결과는 PhsyX 기능을 하드웨어적으로 그래픽 카드에서 지원을 하는 경우와 CPU에 의존하는 경우 어느 정도 차이가 생기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GTX 400 시리즈는 피직스를 활성화해 놓은 상태에서도 게임에 전혀 지장이 없는 수준의 높은 프레임을 유지하고 있다. CPU를 통한 피직스 지원을 받으면서 그래픽 카드의 성능 차이도 의미가 없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피직스를 해제할 경우 프레임은 놀라울 만큼 높게 나타난다. 물론 이 경우 수증기나 물 안개 등은 화면에서 사라지게 된다. PhsyX를 해제한 경우에도 전체적인 결과 수치는 GTX 400 시리즈가 좋게 나타나고 있다.

다이렉트X 11 환경이 가져올 기술적 변화에 대한 부분을 이를 기반으로 한 몇몇 게임 벤치 테스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알아봤다. 결과적으로는 다이렉트X 11이 기술적으로 가져온 변화를 더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데에 있어 현재는 엔비디아의 GTX 400 시리즈가 조금 더 앞서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가격적인 면에서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PC 부품으로서 그래픽 카드의 통념상 3D 게임에서의 성능 지표 외에 GPGPU 활용을 감안한 게임 외적인 이득도 따져보아야 할 때가 됐다. 성능 향상을 위한 CUDA 코어 수 증가는 발열과 전력 소모라는 그림자를 수반하고 있지만 대중형 그래픽 카드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GTX 480과 GTX 470의 제품 포지셔닝과 이 제품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생산성 향상이라는 측면을 감안하면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은 조금 달라진다. 페르미 아키텍쳐 기반의 GTX 400 시리즈를 제대로 바라보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

글 / Mr.Weiver 테크니컬라이터 allweiver@hanmail.net
기획 및 진행 / 다나와 홍진욱 기자 honga@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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