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는 플래시를 어떻게 할까? 태블릿과 전자책은 어떻게 달라질까?
어도비가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에이티브 스위트(Creative Suite, 이하 CS) 제품군을 내놓는다. 지난해 태블릿, 스마트폰 등 디지털 출판을 위해 내놓은 5.5 버전에 이어 기본부터 새로 만든 CS 6다.
주요 제품인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인디자인 등 모든 제품이 업그레이드 됐고, 특히 HTML 5에 대한 지원이 향상된 것이 눈에 띈다. 어도비 엣지 프리뷰를 통해 직접 HTML 5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고 웹 에디터인 드림위버에서 이를 자유롭게 통합할 수 있다. 웹페이지 내에 들어간 플래시 동영상도 HTML5로 변환해주는 것이 돋보인다. 만들어지는 파일은 HTML과 자바 스크립트, CSS뿐이어서 웹 표준을 지키는 애플의 단말기에서도 정상적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동안 웹 페이지를 가득 채웠던 플래시 배너 광고들이 HTML 5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 어도비 스스로도 플래시를 모바일 디바이스에 억지로 우겨넣는 노력은 안드로이드 4.0에서 마무리 짓기로 했고 애플은 끝까지 플래시를 막아 왔다. 표준화에 대한 요구가 늘어난 셈이다.
CS6에서 플래시는 좀 더 강력한 힘을 갖되, 가벼운 애니메이션은 HTML5에 물려주는 모양새다. 대신 플래시에는 DRM으로 보안을 강화하고 유니티 등의 3D 게임 엔진을 품어 화려한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CS 5.5에서부터 시작된 멀티 스크린, N 스크린 전략은 CS6에서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한번 만든 페이지는 해상도가 바뀌고 단말기가 달라져도 본래 의도 그대로 최적의 웹 페이지를 보여주기 위해 ‘플러드 그리드 레이아웃(fluid grid layouts)’을 이용해 스마트폰, 태블릿, PC에 각각 맞는 화면을 최적화하는 기술도 들어간다. 해상도가 바뀌면 이미지나 글자들의 배치가 흐트러지는 것을 막는 것인데 어도비는 절대적인 위치값을 따로 지정할 수 있게 해 어떤 단말기에서든 최대한 같은 화면을 만들어낸다.
이는 인디자인에도 적용돼 매우 돋보이는 결과물을 내어 준다. 여러 단말기는 물론이고 똑같은 아이패드용 디지털 매거진에서도 가로 화면과 세로 화면을 함께 디자인할 수 있다. 세로 이미지로 만든 것을 가로로 바꾸어도 오브젝트들의 배열이 크게 흐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픽 엔진의 개선이 있었던 것도 눈에 띈다. 어도비는 그 동안 동영상 편집 툴에만 적용했던 머큐리 그래픽스 엔진을 이미지 편집툴에도 적용했다. 그래픽카드의 GPU를 이용한 병렬 컴퓨팅을 더했기 때문에 화면 전환이나 광원 효과는 물론이고 복잡한 연산이 필요한 필터 효과 또한 아주 빠르고 매끄럽게 작동시키게 됐다. 머큐리 엔진은 여전히 동영상 편집에는 CUDA 기술을 적용해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에서 제대로 쓸 수 있지만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에는 오픈 CL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AMD의 그래픽카드에서도 똑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포토샵의 필터 효과도 늘었다. 특히 ‘어댑티브 와이드 앵글’ 필터는 어안이나 초광각 렌즈로 촬영한 사진에 생기는 왜곡 현상을 개선해 준다. 포토샵이 사진에 담긴 EXIF 정보를 읽어와 어떤 렌즈로 찍었는지 파악해 그에 맞는 왜곡률 대로 사진을 보정하는 기술이다. 대부분의 광각, 어안 렌즈의 정보가 들어있기 때문에 꽤 정확하다. 렌즈를 비틀어 토이카메라 같은 효과를 내는 틸트 효과도 기본 필터로 적용됐다.
동영상 편집 역시 강화됐다. 프리미어 CS6는 머큐리 엔진을 적극적으로 써 성능 좋은 GPU를 갖추고 있다면 동영상에 효과를 실시간으로 적용해 준다. 애프터 이펙트나 포토샵 등을 넘나들며 작업하는 동영상의 특성을 살려 소재로 쓸 이미지나 작업 파일을 매번 저장하지 않아도 포토샵으로 옮겨 편집한 내용이 실시간으로 본래 동영상 프로젝트에 반영되는 장면은 기가 막힌다.
전체적으로 CS6는 엄청난 새로운 기술이라기보다 더 쉽게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장치들이 가득하다. 생각하는 것들을 만드는 데에 들이던 노력들을 창조적인 작업에 투자하라는 의미해서 어도비의 CS6에 대한 메시지는 ‘크리에이티브 나우(Creative Now)’다.
클라우드로 CS6의 요소들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미뤄질 전망이다. CS6는 5월 초부터 정식 판매에 들어간다.
최호섭 기자 notebook@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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