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아이폰도 무상 리퍼 받는 꼼수가 있었다?"
김씨는 구입한지 반 년도 되지 않은 아이폰4S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화장실에 갔다가 바지 뒷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을 변기에 빠뜨리고 만 것. 잽싸게 건져냈지만 아이폰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버렸다.
아직 무상 서비스 기간(구입 후 1년)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리퍼를 받기 위해 공식 서비스 센터를 찾아갔지만, 침수 아이폰은 무상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물에 빠진 아이폰4S의 리퍼 비용은 무려 27만원이었다.
당장 여윳돈이 없어 리퍼폰으로 교체하지 못한 김씨는 며칠 후 지인으로부터 귀가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설 AS센터를 찾으면 침수폰도 아주 싼 값에 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체 얼마에?
▲ 사설 업체중 가장 큰 규모로 운영되는 아이픽스코리아 (출처:홈페이지)
김씨는 휴대폰 내부에 있는 침수라벨로 침수 여부를 진단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싼 값에 리퍼 받을 수 있는 '꼼수'를 알게 됐다. 이 라벨이 붉은색으로 변하게 되면 무상수리가 불가능하다. 반대로 말하면 이 침수라벨이 변색되지 않았다면 침수폰으로 판정 받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씨는 곧장 사설업체를 찾아 아이폰의 침수 라벨만 교체하는 서비스를 받았다. 라벨 교체 비용이 5만원이었으며, 물이 묻은 부품을 닦고 점검하는 비용까지 모두 합해 7만원이 들었다. 이 아이폰을 가지고 다시 공식 서비스센터를 찾으니 아무 문제 없이 무상 리퍼를 받을 수 있었다. 애초에 판정 받았던 27만원에 비하면 무려 20만원을 절약한 셈이다.
▲ 시내 곳곳에 사설 수리 센터 간판이 눈에 띈다 (출처:다음로드뷰)
확인 결과, 현재 대부분의 사설업체가 이 같은 침수라벨 교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었다.
마포구에 위치한 한 사설 수리업체 관계자는 "침수상태가 너무 심해 부품이 모두 손상된 경우가 아니라면, 침수라벨 교체만으로 무상 리퍼를 받을 수 있다"며 "(공식 수리 센터에서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미 여러 고객들이 침수폰의 라벨만 교체하는 서비스를 받아 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애플 공식 서비스센터인 투바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사설 업체에서 부품을 교체하거나 제품을 분해한 경우에는, 리퍼나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설업체에서 특별한 이상 없이 제품을 수리해 놓았다면, 기사가 사실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무상 리퍼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고 언급했다.
결국 사설업체를 통한 '꼼수'는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지만 위험부담이 있다는 설명이다. 부품 교체나 분해 후 재조립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된다면 공식 서비스센터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사설업체 역시 서비스 후의 품질 보증기간을 두고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 차이를 생각한다면 해봄직한 모험이다. 결국 애플의 엄격한 AS정책에도 '구멍'이 있었다.
한편, 최근 시내 곳곳에서 사설 아이폰 서비스 센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사설업체가 점차 늘어나는 이유는 애플 공식 서비스 센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한정적이고, 사용자들이 여기에 불편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하경화 기자 ha@it.co.kr